Semua Bab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Bab 1101 - Bab 1110

1127 Bab

제1101화

이런 일은 지금껏 단 한 번도 없었다.박정길과 임혜연에게 아들은 박태규 하나뿐이었으니 마음이 타들어 가는 것도 당연했다. 밤새 불안이 가시질 않았다.의아한 마음에 사람을 시켜 조사한 결과, 박태규가 연씨 가문의 연회장을 벗어난 적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상황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었다.그는 비서를 데리고 연회에 참석했는데 지금은 그 비서의 행방 역시 묘연했다. 두 사람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었다.박태규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장소가 연회장이었으니 박정길과 임혜연은 직접 연씨 저택으로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막 아래층으로 내려온 연상진은 박정길의 말을 듣자마자 비웃듯 입을 열었다. 감정을 숨길 생각도 없어 보였다.“하! 저희에게 박태규를 내놓으라 하실 염치가 있을 줄은 몰랐네요. 저희가 먼저 박씨 가문으로 찾아가 따지려 했거든요. 박태규는 정미 생일 연회에서 하지율에게 약을 먹이고 저희 가문더러 하지율을 자신에게 시집보내라고 협박했어요.”아무리 둔한 연상진이라도 박태규의 속셈 정도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퍼즐은 이미 맞춰진 상태였다.‘하지율과 결혼하려는 이유는 뻔하지. 연경 그룹 지분을 노리는 거 아니겠어? 형이 그렇게 화내는 이유도 이해가 가.’박태규의 계획은 정말로 역겨웠다. 상상만으로도 불쾌감이 치밀어 오를 정도였다.‘하지율과 연씨 가문을 이간질한 뒤 그 애의 지분을 빼앗아 연경 그룹을 손에 넣으려는 속셈이었겠지. 미친놈...’연상진은 절대 연경 그룹 지분을 외부인에게 넘길 생각이 없었다.“쯧.”그는 박씨 가문 사람들이 분수를 모른다고 생각하며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연태훈과 연재영은 연상진의 말을 듣고 순간 표정을 굳혔다. 너무도 직설적인 말이었다.하지만 이미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었다.연상진의 폭탄 발언에 박정길과 임혜연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눈빛에 분노와 의심이 동시에 어렸다.“그런 일이 있었을 줄이야... 그렇다면 확실히 연씨 가문에서 우리 태규를 숨긴 게 맞잖아!”연상진은 반박하고 싶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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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2화

그때.끼익...스산한 소리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린 박태규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젊고 잘생긴 남자가 천천히 어둠으로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큰 키에 잘록한 허리, 정교하고 완벽한 이목구비는 감탄을 자아낼 정도였다.온몸으로 풍겨대는 기품과 분위기는 결코 경호원에게서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박태규는 단번에 남자를 알아봤다.“너, 너는... 하지율 옆에 붙어 다니던 기생오라비!?”주용화의 검은 눈이 미세하게 일렁였다.깊고 어두운 눈동자에 살기가 어렸다. 보이지 않는 압박감이 박태규를 정면으로 덮쳐 왔다.“!”박태규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주용화의 눈을 마주하니 이유 모를 두려움이 단전에서 치밀어 올랐다. 다리마저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그는 공포를 억누르며 주용화에게 소리쳤다.“너... 너 이게 뭐 하는 짓이야!? 감히 나한테 이런 짓을 하고도 무사할 것 같아? 당장 이거 풀어! 지금 풀어주면 목숨은 살려주지. 안 그러면 널 갈기갈기 찢어 죽일 거다! 그리고 너랑 하지율, 그렇고 그런 사이지? 그년도 묶어서 내가 어떻게 유린하는지 똑똑히 보게 해주... 끄악!!!”순간, 주용화의 눈에 살기가 번뜩였다.박태규는 남자의 움직임을 포착하지도 못한 채 그의 발 아래 짓눌려 버렸다.“크윽...”주용화의 구두가 박태규의 얼굴을 짓눌렀다.코뼈와 이가 부러지는 소리가 서늘하게 공간을 울렸다.그 광경을 본, 이제 막 의식을 되찾은 여비서는 비명을 지르며 몸을 파드득 떨었다.그러나 주용화는 담담하게 그녀를 힐끗거릴 뿐이었다.여비서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구석으로 움츠러들며 입을 틀어막았다. 그 이후로 그녀는 숨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했다.그때, 방문이 다시 열렸다.정장을 말끔히 차려입은 젊은 남자가 공손하게 주용화 앞으로 다가왔다.그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이 두 사람은 어떻게 처리할까요?”주용화가 담담하게 말했다.“배후를 캐내.”그의 눈이 복수와 살육의 빛으로 번뜩였다.“그리고 저놈의 고간을 잘라서 비서가 먹는 걸 직접 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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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3화

박태규의 실종에 대해서는...그게 하지율과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하지율에게는 충분한 알리바이가 있었다.박정길과 임혜연이 하지율이 박태규를 납치했다고 주장하자 하지율은 오히려 박태규의 부모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일부러 아들을 숨겨 두고 연씨 가문 사람들 앞에서 연극을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맞받아쳤다.“하지율에게서 박씨 가문과 연씨 가문이 절친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박태규는 이런 비열한 짓을 저질렀고, 심지어 영상을 촬영해 지율이를 협박하려 했습니다. 만약 박씨 가문에서 이에 대해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지 않는다면 내일 박태규의 모습이 그대로 뉴스 헤드라인에 오를 겁니다. 듣자 하니 박 대표님께서 최근 대선을 준비 중이라던데요. 자식의 흠 하나만으로도 여론은 쉽게 돌아설 것이고 함께해 온 사람들의 신뢰까지 흔들리게 될 겁니다.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포기할지는 박 대표님께서 더 잘 판단하시리라 생각합니다.”정계에 몸담고 있는 박씨 가문에게 부정적인 뉴스는 무척이나 치명적이었다.게다가 최근, 박정길은 실제로 대선을 준비하고 있었다.‘그 영상이 공개된다면...’박정길의 얼굴 근육이 공포에 파르르 떨렸다.그는 확신할 수 있었다. 아들의 영상이 퍼지는 순간 자신은 확실히 낙선할 것이다.하지율은 연씨 가문의 아가씨였고 눈앞의 고지후 또한 결코 만만한 인물이 아니었다.이 일을 쉽게 넘기기는 아마 어려울 터였다.박정길이 난처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내가 어떻게 하면 그 영상을 넘길 겁니까?”그 나름대로 한발 물러선 것이었다.고지후는 말없이 하지율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뜻을 따르기 위함이었다. 그는 하지율이 고개를 끄덕이자 미리 준비해 둔 계약서를 꺼내 박정길에게 건넸다.“?”대충 계약서를 훑은 박정길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이건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거나 다름없지 않습니까!”하지율은 박씨 가문의 몇몇 핵심 산업 지분을 인수하려 하고 있었다.고작 20퍼센트의 지분이었지만, 현재 지분이 뿔뿔이 분산된 박씨 가문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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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4화

고지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당연하죠. 이제 한솥밥을 먹는 가족이 되었는데 프로젝트를 누구에게 맡기든 다를 게 있겠습니까? 박원 그룹도 하이테크 그룹들의 인도 아래 단숨에 대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겁니다.”하지율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늘 과묵하다고만 생각했던 고지후가 이렇게 능숙하게 말의 온도를 조절하며 박정길을 이끄는 모습은 처음이었다.마치 오래전부터 이런 협상에 익숙했던 사람처럼 보였다.고지후의 말에 화를 가라앉힌 박정길은 종국에 하지율을 향해 웃어 보이기까지 했다.“그럼 지율 양, 조금 뒤에 바로 비서더러 지분 양도 계약서를 준비하도록 하겠네. 그쪽에서도 자금을 먼저 준비해 두는 게 좋겠어. 사흘 뒤에 정식으로 계약하지.”하지율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렇게 해요.”박정길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자리를 떴다. 그의 발걸음에는 계산이 끝난 사람 특유의 가벼움이 묻어 있었다.하지율이 지배하고 있는 하이테크 그룹은 각국의 판도를 좌우할 정도의 영향력을 지니고 있었다.그런 회사와 인연을 맺을 수 있다면 박정길로서는 손해를 따질 이유가 없었다. 더구나 시장가 인수였으니, 명분까지 완벽했다.문이 닫히자 하지율은 다시 미간을 찌푸렸다.박원 그룹은 연경 그룹에 비하면 한 수 아래였지만, M국 정부를 등에 업고 있다는 점이 문제였다.그만큼 20퍼센트의 지분을 인수하는 데 필요한 자금 규모도 만만치 않았다.하지율은 자원이 많은 대신 당장 손에 쥘 수 있는 현금이 넉넉한 편은 아니었다.초기 지분을 처분하는 선택지는 애초에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잠시 계산을 마친 그녀는 결국 심다희와 강병주를 떠올렸다.심다희는 예술학과를 전공했지만 투자에도 꾸준히 손을 대고 있었다. 심씨 가문의 귀한 딸답게 자본과 인맥, 자원을 두루 갖춘 인물이었고, 지금은 제법 여유 있는 자산가로 자리 잡은 상태였다.심다희는 하지율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망설임 없이 도움을 약속했다.그리고 곧 자신의 명의로 된 유동 자금을 확인했다.“아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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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5화

하지율은 말없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무엇을 말해야 할지, 어디서부터 입을 열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예전의 하지율이었다면 고지후 앞에서 쉴 새 없이 말을 이어갔을 것이다. 사소한 일에도 웃고 괜히 말꼬리를 늘어뜨리며 시간을 끌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마주 앉아 있으면서도 꺼낼 이야기가 없었다. 임채아가 사라진 지금은 다툴 이유마저 사라져 버렸으니까.고지후는 그녀의 침묵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 듯, 차분한 목소리로 먼저 입을 열었다.“많이 변했네. 예전에는 우리에게 아이만 있으면 내가 조금만 양보하고 달래주면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윤택이를 이용해서 너를 붙잡으려 했지만...”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낮게 웃었다.“윤택이가 그러더라. 지금의 네가 예전보다 훨씬 행복해 보인다고.”고지후는 죄책감에 고개를 떨군 채 말을 이었다.“그때의 나는 몰랐어. 어린아이에게 엄마가 곁에 있는 게 가장 행복한 선택이라고만 생각했거든. 지금 와서 보니, 나는 다섯 살짜리 아이보다도 못했더라.”그 순간, 그는 하지율의 눈에서 낯선 빛을 보았다. 지난 몇 년 동안 한 번도 마주한 적 없던 생기 어린 광채였다.문득 결혼 초기가 떠올랐다. 자신과 혼인했을 때의 하지율 또한 이런 눈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는 이제야 알아차렸다.고지후가 그녀를 아내로 맞이한 이유가 아이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저 그때는, 하지율이 자신의 아내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느꼈을 뿐이었다.고지후는 그녀를 싫어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약하지만 분명한 호감이 있었다. 싫어하는 사람과 결혼하기 위해 어머니와의 연까지 끊을 수는 없었을 테니까.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하지율은 서서히 생기를 잃어갔다.고지후는 그 변화를 알아채지 못했다. 그는 습관처럼 그녀를 무시했고, 그사이 쌓이는 실망과 고통은 온전히 하지율의 몫이 되었다.어느새 그녀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사라졌고, 하지율은 시들어가는 장미처럼 말라갔다.사랑하는 사람은 꽃을 기르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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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6화

주용화는 예상했다는 듯 어깨를 가볍게 으쓱였다.“당신이 윤택이의 아버지라 해도 당신과 하지율 씨 사이에는 이미 아무런 관계도 없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챙겨야 한다는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죠.”하지율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주용화는 여전히 가시를 숨기지 않았다. 말투는 담담했지만 그가 내뱉는 단어 하나하나에 날이 서 있었다.하지율과 고지후는 그가 하루 종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유가 고윤택 곁에 있었기 때문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그 사실이 이 독설을 정당화해 주는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고지후는 애초에 언쟁을 즐기는 성격이 아니었다.특히 이렇게 의미 없는 말싸움이라면 더더욱 피하고 싶었다.그는 주용화를 없는 사람처럼 넘기고 다시 하지율을 바라봤다.“지율아, 자금 문제는 걱정하지 마. 내가 방법을 찾아볼게. 현재 고성 그룹에서 무리 없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8천억 정도야.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마련할게. 삼일 안에 전부 준비해 줄 테니까...”그때, 곁에서 듣고 있던 주용화가 불쑥 끼어들었다.“왜 갑자기 그렇게 큰돈이 필요한 거죠?”하지율은 잠시 망설였지만 숨기지 않았다. 그녀는 박원 그룹 지분 인수 계획을 간단명료하게 설명했다.“박태규가 실종된 상태라 당장 붙잡고 따질 수는 없어요. 그렇다면 이 상황을 이용해 이득을 챙기는 게 더 합리적이죠.”그녀의 목소리는 감정 없이 차분했다.“박정길 씨가 대선에 출마한 지금이 박씨 가문과 협상하기 가장 좋은 시기예요. 대선이 끝나면 지금처럼 유연하게 나오지 않을 거고요.”하지율은 시선을 내리지도, 흐리지도 않았다.“박태규를 찾는다 해도 얻을 수 있는 건 형식적인 사과뿐이에요. 박태규의 계획은 실패했고, 임씨 가문과 박씨 가문은 이미 한배를 탔죠. 이제 와서 박태규를 제거하는 건 불가능해요. 박씨 가문도 절대 동의하지 않을 테죠.”짧게 숨을 고른 그녀가 말을 맺었다.“연씨 가문이 이 일을 빌미로 박씨 가문에서 이득을 챙기게 두느니 내가 먼저 움직이는 게 나아요. 그래야 지금까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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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7화

하지율은 주용화와 시선을 마주하며 조용히 감탄을 내뱉었다.“화야 씨... 당신, 정말 똑똑하네요.”주용화는 싱긋 웃으며 아침 식사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박태규가 실종된 상황에서 최적의 해결책은 그 방법뿐이죠.”고지후 역시 결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었다.그는 이 방법으로 이득을 챙기는 것이 가장 합리적임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하지율이 이 일을 단순히 넘기지 않겠다고 결심했다면 그는 기꺼이 그녀의 편에 서서 끝까지 함께 물고 늘어질 생각이었다.그동안 하지율은 그로 인해 지나치게 많은 것을 양보했고, 감당하기 어려운 억울함을 삼켜야 했다.고지후는 이제 더 이상 그녀가 주변 사정이나 타협을 이유로 물러서지 않기를 바랐다.그때, 병원에 도착한 연태훈과 연재영은 우연히 박정길이 싱글벙글하며 병원 밖으로 나오는 모습을 목격했다.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어제까지만 해도 박씨 가문 사람들은 그들에게 박태규를 내놓으라 요구했고 아들을 내주지 않으면 협력을 전부 중단하겠다고까지 했었다.‘왜 갑자기 태도가 바뀐 거지? 박태규를 찾은 건가?’연재영은 얼굴을 굳히며 박정길 앞으로 걸어갔다.“아저씨, 이렇게 급히 병원에서 나오신 이유가... 혹시 박태규가 발견된 건가요?”고개를 든 박정길은 눈앞의 남자가 연재영임을 알아보고 웃음기를 거두었다.“아직 못 찾았어.”박태규의 실종은 손형원이나 연씨 가문 때문일 가능성이 높았다. 반면 하지율이 개입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약에 취한 뒤 곧바로 의식을 잃어 박태규를 납치할 여유조차 없었으니까.‘반면 연씨 가문 사람들은... 그럴듯하게 꾸며 태규를 납치해 박씨 가문을 압박하려 했을 수도 있겠지.’박정길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늙은 구렁이 같은 연태훈을 위아래로 살폈다.과거 여러 차례 당한 경험이 있었기에 한시도 경계를 늦출 수 없었다.이를 눈치채지 못한 연태훈은 웃음을 띠며 박정길에게 다가왔다.“박 대표, 여기까지 온 이유가 혹시 지율이 때문인가?”박정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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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8화

“아버지, 아저씨가 정말 박원 그룹의 지분20퍼센트를 하지율에게 양도할까요? 예전에 우리가 10퍼센트를 사겠다고 할 때도 안 된다고 했잖아요. 어머니를 도왔던 일까지 들먹이면서 인수하지 못하게 만들었는데 갑자기 하지율에게 팔겠다고 하다니...”연태훈은 박정길이 떠난 방향을 바라보며 무미건조하게 말했다.“박원 그룹이 지율이의 인수를 받아들인 건 그 애 산하의 하이테크 그룹을 눈여겨봤기 때문이야. 박원 그룹의 주식 가치는 연경 그룹만 못하지만 20퍼센트는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지. 하지율이 가진 자금으로는 절대 감당할 수 없어. 결국 그 애는 우리에게 도움을 청하게 될 거다.”연경 그룹이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년 정도가 필요했다.과정은 무척이나 복잡했고, 자금 회수 계획까지 세워야 했다.연경 그룹의 기업 가치가 하늘을 찌르는 것과는 달리, 당장 손에 쥘 수 있는 현금은 많지 않았다.유능한 사업가는 투자를 합리적으로 진행한다.돈을 은행에 넣고 이자를 받는 건 평범한 사람들의 방식일 뿐이었다.연재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만약 하지율이 도움을 청하면, 그 기회를 이용해 그 애가 가진 초기 지분을 인수할 수 있을까요?”“....”연태훈은 아들을 깊이 바라보며 눈빛을 가라앉혔다.“재영아, 세상 모두가 아는 초기 지분의 가치를 하지율이 모를 거라 생각하느냐? 그 애가 지분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면 애초에 연경 그룹으로 들어오지도 못했을 거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봐라. 너라면 돈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초기 지분을 팔겠느냐?”연재영은 입을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연태훈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어갔다.“네가 아는 걸 왜 지율이가 모를 거라 생각하느냐. 더군다나 우리가 그 애에게 줄 수 있는 건 다른 사람도 줄 수 있어. 그런 상황에서 지율이가 우리를 선택할 것 같으냐?”연재영은 무심코 우리와 하지율은 가족이라는 말을 꺼내려다 연태훈의 말에 담긴 뜻을 깨닫고 입을 다물었다.그는 은연중에 초기 지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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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9화

약 8조 원 정도.심다희가 당장 마련할 수 있는 금액은 2000억에 불과했다.강병주도 강수로와 상의해 보았지만, 두 사람이 모은 돈은 고작 6000억 정도였다.강원 그룹의 정상 운영도 지켜야 했기 때문이었다.고지후는 1조 4000억 정도를 조달할 수 있었지만, 그 돈을 그대로 하지율에게 넘긴다면 이후 회사 투자를 진행할 때 엄청난 리스크를 짊어질 수밖에 없었다.자금에 문제가 생긴 상황에서 투자 실패가 발생하면,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었으니까.함우민은 8000억을 낼 수 있었고, 정기석 쪽에서는 최대 1조까지 가능했다.그러나 모두 합쳐도 3조, 아직 5조가 부족했다.단종건에게서 돈을 빌린다 해도 그가 나머지 5조를 전부 마련하기란 쉽지 않았다.게다가 하지율은 고지후, 정기석, 함우민에게 회사의 모든 유동자금을 쥐어짜 자신에게 내놓게 할 수도 없었다.만약 그들의 회사에 문제가 생긴다면 혼자서 모든 책임을 감당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건강에 별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하지율은 곧 병원을 나서 사무실로 향했다.남은 건 부족한 자금을 마련할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현재 그녀에게 있는 자산은 고작 하이현이 남긴 초기 지분뿐이었다.잠시 고민한 그녀는 결국 표서준을 통해 하이현파 주주들에게 연락하기로 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주용화가 조용히 말했다.“초기 지분을 그 사람들에게 팔려는 거군요.”하지율은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당장 동원할 수 있는 자금에는 한계가 있어요. 고지후의 지원을 감안해도 사흘 안에 8조 원을 마련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죠. 하이현파의 자금을 차용하면 그쪽 운용에도 부담이 되고 회수 역시 단기간에 끝낼 수 없을 거예요.”잠시 무언가를 고민하던 그녀가 말을 이어갔다.“유동 자금이 빠듯하면 상대의 투자 판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요. 무엇보다 나를 믿어 주는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거든요. 그러니 외부에 기대기보다는 내 힘으로 정리하는 편이 낫죠. 설령 인수를 진행하지 않더라도 유동 자금 문제는 내 약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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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0화

“솔직히 그쪽과 합의하기는 어려워요. 그 사람들에게 내 소중한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고 싶지 않고요.”주용화는 하지율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하지율 씨 생각이 맞아요. 연씨 가문이든 다른 사람이든 굳이 타인에게 빚을 질 이유는 없죠.”하지율이 하이현파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전화를 들고 표서준에게 연락하려던 찰나 사무실 문이 갑자기 열렸다. 표서준이 다급한 얼굴로 들어서며 말했다.“대표님, 누군가 대표님을 만나고 싶어 합니다.”하지율은 눈썹을 찌푸리며 의아해했다.‘나를 찾아올 사람이 누가 있지?’“누군데요?”표서준은 자기도 모른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정체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투자를 하고 싶다며 대표님을 직접 만나 대화하고 싶다고 합니다.”하지율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최근 유동자금이 부족하긴 했지만, 상대가 얼마나 큰 투자를 제안할지는 알 수 없었다.그렇다고 거절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일단 직접 만나보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이 금세 머릿속에서 정리됐다.“들여보내요.”“알겠습니다.”표서준의 안내를 받고 사무실로 들어온 사람은 이십 대 중반으로 보이는, 깔끔하고 준수한 외모의 젊은 남자였다.부드럽고 따뜻한 미소가 인상적이었다.하지율 뒤에 선 주용화를 발견한 남자가 순간 몸을 움찔했다. 그러나 곧 밝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소개했다.“안녕하세요, 하 대표님. 저는 김경환입니다. 이번에 저희 대표님을 대신해 투자 관련 논의를 위해 찾아왔습니다. 하 대표님께서 연씨 가문의 일원으로서 현재 글로벌 기술 업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기업들을 이끌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대표님께서 그 기술과 역량을 높이 평가하시어, 투자를 받아들일 의향이 있으신지 여쭙고자 합니다.”하지율은 연씨 가문으로 돌아온 뒤 몇 차례 투자 제안을 받아본 적이 있었다.그러나 대부분은 그녀 산하 기업의 지분을 차지하려는 속셈이었다.그들은 그녀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거라 믿고 욕심을 앞세워 접근한 것이었다.하지율은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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