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Kabanata 1781 - Kabanata 1790

1834 Kabanata

제1781화

잠자코 있던 함우민이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지율 씨, 이제 막 돌아오셨잖아요. 조금 더 쉬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굳이 다른 곳으로 옮기실 필요가 있습니까?”유소린이 곧바로 받아쳤다.“그러게. 지율아, 이제 돌아왔으니 당연히 푹 쉬어야지. 둘만의 시간도 좀 보내고.”유소린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함우민을 힐끗 보며 덧붙였다.“맨날 옆에서 윙윙거리며 성가시게 구는 사람만 없어져도 속이 다 시원하겠네.”함우민은 주용화를 한 번 바라본 뒤 다시 말했다.“그래도 여러 사람이 함께 있으면 무슨 일이 생겼을 때 같이 상의하고 방법을 찾을 수 있잖아요.”유소린은 어깨를 으쓱하며 비꼬았다.“도와주시겠다는 마음은 고맙네요. 그런데 우리 지율이는 화야 씨만 있으면 충분하거든요. 무슨 일이 생겨도 화야 씨가 알아서 해결해 줄 거예요.”함우민의 목소리가 차갑게 가라앉았다.“주용화 씨가 뭘 해결한다는 겁니까? 애초에 주용화 씨가 지율 씨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으니까 손형원에게 납치된 것 아닙니까?”말이 끝나기도 전에 차가운 목소리가 끼어들었다.“그만하세요.”하지율의 얼굴은 싸늘하게 굳어 있었다.“함우민 씨, 여기 있는 게 불편하면 언제든 떠나셔도 됩니다. 제 개인적인 일에 더 이상 이래라저래라 하지 말아 주세요.”함우민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하지율을 바라봤다.주용화를 뒤에서 공격했던 일이 드러난 뒤, 하지율은 함우민에게 차갑고 거리감 있는 태도를 보였지만 이렇게까지 심한 말을 한 적은 없었다.그런데 지금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조금의 체면도 남겨주지 않았다.하지율은 함우민의 반응에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늦었네요. 저희는 먼저 가볼게요.”그리고 유소린을 바라봤다.유소린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지율아, 먼저 가. 여기는 내가 알아서 할게.”하지율은 사람들에게 짧게 인사를 건넨 후 주용화와 함께 별장을 떠났다....숙소로 돌아온 주용화는 잘 꾸며져 있는 방을 보고서야 눈빛에 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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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2화

어느새 밤이 깊어졌다.하지율은 희미하게 들려오는 주용화의 목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지율 씨... 지율 씨...”처음에는 주용화가 부르는 줄 알았지만, 눈을 떠 보니 주용화는 여전히 바닥에 누워 있었다.얇은 커튼 사이로 스며든 달빛이 방 안을 희미하게 비추고 있었다.하지율은 침대에서 내려와 머리맡에 있던 무드등을 켰다.그제야 주용화가 잠꼬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주용화는 잠든 와중에도 편치 않아 보였다. 이마에는 진땀이 맺혀 있었고 미간을 깊게 찌푸린 모습은 마치 악몽에 시달리는 사람 같았다.하지율은 다급히 주용화의 어깨를 흔들었다.“화야 씨, 얼른 일어나 보세요.”하지만 몇 번을 불러도 주용화는 쉽게 깨어나지 못했다.평소의 주용화에게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었다.늘 경계심이 강한 사람이라 누가 이름만 불러도 곧바로 눈을 뜨곤 했었으니까.하지율이 어쩔 줄 몰라 하던 그때, 주용화가 천천히 눈을 떴다.하지율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휴지를 꺼내 주용화의 이마에 맺힌 땀을 조심스럽게 닦아 주었다.“화야 씨, 악몽 꾸셨어요?”주황빛 조명 아래 비친 하지율의 눈빛은 한없이 부드러웠다. 어둠 속에 켜진 작은 등불처럼 따뜻했다.흐릿하던 주용화의 시선도 조금씩 초점을 되찾았다.주용화는 갑자기 몸을 일으켜 하지율을 힘껏 끌어안았다.고요한 방 안에 거칠게 뛰는 심장 소리로 가득 찼다.주용화의 몸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고 숨결도 불안하게 흐트러져 있었다.하지율이 조심스럽게 물었다.“화야 씨, 무슨 꿈을 꾸신 거예요?”한참 동안 말이 없던 주용화가 쉰 목소리로 답했다.“지율 씨를 잃어버리는 꿈이었어요. 계속 찾아다녔는데...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더군요.”하지율의 가슴이 저릿하게 아려 왔다.그녀는 주용화의 등을 천천히 토닥이며 부드럽게 말했다.“화야 씨, 꿈일 뿐이에요. 그런 일은 절대로 없어요.”주용화는 한동안 아무 말 없이 하지율의 온기를 느꼈다.조금씩 긴장이 풀리자, 하지율이 자리에서 일어나 물 한 잔을 따라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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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3화

“화야 씨, 사실 저랑 손형원 씨 사이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하지율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주용화는 반사적으로 하지율의 손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하지율이 단단히 오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깊은 연못을 닮은 주용화의 검은 눈동자에는 하지율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지율 씨, 제가 지율 씨랑 한 침대를 쓰기 싫어서 이러는 거로 생각하신 거예요? 그런 거 아니에요. 오히려 그 반대예요. 저도 지율 씨랑 같이... 자고 싶어요. 그런데 지금은 안 됩니다.”주용화는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문질렀다.“두통이 또 심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율 씨 곁에 너무 가까이 있으면 안 돼요. 혹시라도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게 되면 지율 씨를 다치게 할 수도 있으니까요.”사실은 같은 방에 있는 것조차 위험하다고 생각했다.이성적으로 생각하면 하지율에게서 최대한 멀어져야 했다.그런데 하지율이 시야에서 잠시라도 사라지면 불안이 밀려와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을 정도로 초조해지고 예민해졌다.몇 분조차 떨어져 있는 게 견디기 힘들었다.그래서 하지율이 함께 자자고 말했을 때도 순간 마음이 흔들렸다.이성을 전부 내던지고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내 욕심 때문에 지율 씨를 위험에 빠뜨릴 수는 없어. 더는 지율 씨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하지율은 말없이 주용화를 바라봤다. 가슴 한쪽이 먹먹하게 조여왔다.정작 가장 힘든 사람은 주용화 본인이었지만, 주용화는 끝까지 하지율부터 걱정하고 있었다.하지율은 천천히 손을 내밀어 주용화의 손을 잡고 손가락을 깍지 꼈다.“화야 씨, 우리 같이 치료받고 꼭 나아요.”주용화는 맞잡은 손에 힘을 주며 미소를 지었다.“그래요.”...며칠 뒤, 하지율은 연씨 가문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얼굴을 마주했다.하지만 납치당했던 일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연경 그룹 내부 구도 역시 여전히 미묘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하지율이 적당한 이유를 둘러대도 누구 하나 깊이 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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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4화

연씨 가문 형제들은 연태훈과 눈빛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누구 하나 놀란 기색은 없었다.하지율이 사라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연정미도 실종됐으니, 처음부터 주용화를 의심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다만 심증만 있을 뿐 물증이 없었다.주용화가 하지율의 실종 배후로 연정미를 의심하면서도 증거가 없어 손을 쓰지 못했던 것처럼, 연씨 가문 역시 마찬가지였다.연정미의 말을 듣고 나서 연재영이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정미야, 납치된 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말해줄 수 있겠어?”연정미는 원래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었다.언제나 우아하고 침착했지만 지금은 달랐다. 눈동자 깊은 곳에 짙은 원망과 증오가 들끓고 있었다.“주용화는 계속 지율의 행방을 말하라고 다그쳤어. 모른다고 했더니 나를 쇠사슬로 묶어 놓고 고문했어. 어디서 데려왔는지도 모를 의사들까지 붙여서 매일 전기 충격을 가했어.”연정미는 이를 악물었다.“몇 번이나 정신을 잃었는지도 몰라. 그런데도 찬물을 끼얹어 억지로 깨운 다음 또 전기 충격을 가했어.”말을 이어갈수록 몸이 바르르 떨렸고 눈빛에는 감출 수 없는 증오가 서려 있었다.삼각지대에 끌려갔을 때도 큰일을 겪기는 했지만 육체적으로 심한 고통을 당한 것은 아니었다.호랑이에게 잡아먹힐 뻔했던 일 역시 결국 자신의 선택이 불러온 결과였다.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런 모욕을 당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연재영은 이야기를 듣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주용화가 정말 선을 넘었구나! 정미를 납치한 것도 모자라 사적으로 고문까지 한다니!”연재영이 주먹을 움켜쥐었다.“아버지, 아무리 주용화가 주씨 가문 가주라고 해도 이번만큼은 그냥 넘어가면 안 됩니다.”연재영의 목소리가 더욱 차가워졌다.“이번 일을 그대로 넘기면 우리 연씨 가문은 누구나 건드릴 수 있는 만만한 집안으로 보일 겁니다. 그리고 이제는 확신이 듭니다. 지난번 정미가 삼각지대로 끌려갔던 일에도 주용화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요!”주용화는 하지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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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5화

연상준은 잠시 연정미를 바라보다 다시 물었다.“그거 말고는? 주용화가 널 납치했다는 걸 직접 증명할 만한 증거는 없어?”연정미는 입술을 달싹였다.그동안 겪었던 모욕과 고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지만 곰곰이 떠올려봐도 확실한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증언만으로는 아무것도 입증할 수 없었다.그러다가 문득 예전에 하지율이 손형원에게 납치당했다고 주장했을 때가 떠올랐다.연정미는 순간 멍해졌다.그리고 다음 순간,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하하... 하하하...”방 안에 있던 연태훈과 연재영, 연상준은 모두 놀란 표정으로 연정미를 바라봤다.연태훈이 다급하게 물었다.“정미야, 괜찮은 거냐?”대답이 없자 연태훈은 곧바로 문 쪽을 향해 외쳤다.“의사! 의사 좀 불러!”연태훈은 연정미의 정신 상태가 정말로 심각해진 것은 아닌지 걱정되기 시작했다.잠시 뒤 웃음을 멈춘 연정미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아버지, 주용화는 하지율의 복수를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하는 사람이에요.”연정미의 목소리는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예전에 하지율이 손형원에게 납치됐을 때도 손형원은 끝까지 자기 짓이 아니라고 했죠. 그러니까 저한테 똑같은 시나리오로 복수한 거예요. 일부러 저를 납치한 거라고요. 하지율 대신 복수하려고!”연상준은 싸늘한 눈빛을 한 연정미를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어느 순간부터인지, 눈앞의 여동생이 너무도 낯설게 느껴졌다.하지율이 많이 변했다고 생각했는데 연정미 역시 다르지 않았다.연이은 사건들은 연정미의 마음을 완전히 뒤바꿔 놓은 듯했다.하지만 결국 증거는 없었다. 주용화에게 여러 번 당한 연씨 가문도 증거 없이 억지로 밀어붙일 수는 없었다.이 문제는 당분간 보류될 수밖에 없었다.연상준은 방을 나서기 전 마지막으로 연정미를 돌아봤다.연정미는 침대에 기대앉아 무표정한 얼굴로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왠지 모르게 연상준은 이번만큼은 연정미가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다음 날, 단보현은 연정미를 문병하기 위해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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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6화

단보현은 그 말을 듣자 눈썹을 치켜올렸다.“상태가 이상하다니? 무슨 뜻이야?”연정미는 단보현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보현 오빠도 주씨 가문에 관한 소문들을 기억하시죠?”그 순간, 단보현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주용화의 문제가 심각한 거야?”“그건 잘 모르겠어요. 제가 주용화와 접촉한 시간이 길지는 않으니까요.”연정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눈빛을 깊게 가라앉혔다.“하지만 심각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방법을 써서 심각하게 만들 수는 있죠. 심지어...”연정미는 단보현을 바라보며 붉은 입술로 천천히 말했다.“미쳐버리게 만들 수도 있고요.”단보현은 연정미를 바라보면서 물었다.“혹시 좋은 방법이라도 떠올린 거야?”연정미가 낮게 웃으며 대답했다.“이번 하지율의 실종 사건이 주용화에게 꽤 큰 타격을 준 것 같더군요. 보현 오빠, 그게 뭘 의미하는지 아세요?”단보현도 어리석은 사람은 아니었기에 순식간에 연정미의 뜻을 알아차렸다.“하지만 지금의 하지율은 쉽게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한 번 납치를 당했으니 앞으로는 훨씬 조심하겠지.”단보현은 차분히 말을 이었다.“내가 조사한 바로는 지금 주용화가 매일 하지율의 곁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고 있어. 다시 하지율을 납치하는 건 거의 불가능해.”그 말에 연정미의 미소가 더 깊어졌다.“우리가 하지율을 납치할 필요는 없어요. 주용화가 하지율에게 또 무슨 일이 생겼다고 믿게 만들기만 하면 돼요.”그러자 단보현이 대답했다.“하지만 주용화가 그렇게 쉽게 속을 사람은 아니잖아?”연정미가 입을 열었다.“평소라면 주용화를 속이기 어렵겠죠. 하지만 이미 마음이 흔들린 상태라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계속 주용화를 자극해서 정신을 흐트러뜨리기만 하면 성공할 가능성은 충분히 커질 거예요.”단보현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계획 자체는 괜찮아 보이지만 실행이 쉽지는 않아. 주용화의 상태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계속 자극한다는 것부터가 어렵지. 주용화도 바보가 아니고 하지율도 바보가 아니야.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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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7화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어요.”그러자 단보현이 물었다.“무슨 조건?”연정미가 말했다.“하지율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어요.”단보현과 연정미는 서로를 바라보다가 묵묵히 웃었다.하지율을 다치게 할지 말지는 결국 하지율이 상황을 얼마나 잘 판단하느냐에 달려 있었다.단보현에게는 단종건이라는 연결고리가 있었고 연정미에게는 하지율과 혈연이라는 연결고리가 있었다.두 사람은 손형원처럼 칼부터 들고 설치는 부류가 아니었다.단보현과 연정미는 힘으로 밀어붙이기보다 머리로 움직이는 쪽에 가까웠다.연정미가 말했다.“함우민이 저와 손잡겠다고 한 걸 보면 저를 그다지 대단하게 보지 않는다는 뜻이겠죠. 그런데 그게 오히려 좋아요. 그래야 함우민도 저를 경계하지 않을 테니까요. 지금은 함우민에게서 정보를 받아야 하니 당분간은 적으로 돌리면 안 돼요.”연정미는 예전에 단보현이 함우민에게 납치당했던 일 때문에 감정적으로 움직이지 말라고 돌려서 일러 주고 있었다.그러자 단보현은 담담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 나도 선을 지킬 줄은 알아.”연정미가 다시 말했다.“보현 오빠, 이 일은 당분간 많은 사람이 알면 안 돼요. 우리 둘만 알고 있는 게 좋아요.”단보현은 고개를 끄덕였고 연정미에게는 조력자가 필요했다.이리저리 생각해 보아도 가장 적합한 사람은 단보현이었다.단보현은 의료 자원을 하지율에게 빼앗기고 이미 쪼개진 상태였고 하지율과 심각하게 대립하고 있었다.하지율이 단보현의 이익을 건드린 이상, 단보현도 절대 그냥 넘어갈 리가 없었다.단보현은 손형원과 달랐다.단보현은 연정미를 좋아해서 도와줄 수는 있어도 모든 걸 내던질 사람은 아니었다.단보현은 언제나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선 안에서 득실을 따졌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하지율은 단보현의 이익을 건드렸을 뿐 아니라 자원까지 빼앗아 단보현에게 큰 손해를 입혔다.이미 단보현에게 있어서 하지율은 눈엣가시이자 반드시 제거해야 할 존재가 되어 있었다.그러니 단보현은 반드시 연정미에게 협조할 것이고 하지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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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8화

연재영과 연정미가 한참 억지를 부리며 물고 늘어졌지만 하지율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전부 받아쳤다.그렇게 30분 넘게 버티던 끝에, 연재영과 연정미는 결국 할 말을 잃었다.그동안 단보현은 줄곧 주용화를 관찰하고 있었다.주용화의 표정은 담담했고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이상도 없어 보였다.이상한 시선을 눈치챈 듯, 주용화가 단보현을 흘깃 바라봤다.그리고 얇은 입술 끝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었다.주용화는 하지율의 곁으로 다가가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지율 씨, 잠깐 바람 좀 쐬고 올게요.”그러자 하지율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네.”최근 주용화는 하지율의 동행 아래 거의 보름 가까이 치료를 받았다.주용화는 치료에 매우 협조적이었고 적극적이기까지 했다.그 결과는 전례 없이 좋았다.보름도 되지 않아 주용화의 상태는 절반 이상 회복되었고 예전처럼 매일 촘촘하게 치료를 받을 필요도 없어졌다.최진수는 하지율에게 이렇게 말했다.“급할수록 돌아가야 해요. 빠른 회복만을 무리하게 추구하면 오히려 병세 안에 폭탄을 묻어 두는 꼴이 됩니다. 최근 치료 효과가 좋았으니 앞으로는 그렇게 자주 치료하지 않아도 됩니다. 사흘에서 닷새에 한 번 정도면 충분합니다. 하지율 씨가 곁에서 함께하고 협조해 주면 주용화 씨의 치료 효과도 더 좋아지고 회복 기간도 많이 줄어들 겁니다.”최진수는 조심스럽게 덧붙였다.“제 예상으로는 아무리 빨라도 1년 정도는 필요합니다. 그래야 주용화 씨의 병세를 완전히 안정시킬 수 있습니다. 그동안은 하지율 씨가 주용화 씨를 많이 이해해 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절대 다시 자극해서는 안 됩니다.”평범한 일로는 주용화를 자극하기 어려웠다.생사가 오가는 순간에도 주용화는 태연함을 잃지 않는 사람이었다.하지만 오직 하지율만이 예외였다.어째서인지 하지율은 문득 손형원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그 병은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시한폭탄 같은 거죠. 주용화는 적이 너무 많아요. 그 사람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주용화를 죽이려 들 거예요. 주용화를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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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9화

주용화의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눈빛은 한 점 온기도 없는 차가움으로 가라앉아 있었다.“그러지 않았다면 손형원이 왜 죽었겠습니까?”연정미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래. 주용화는 신경 쓰고 있어. 그래서 형원 오빠를 죽여 버린 거야.’주용화는 하지율을 탓하지 않았고 대신 하지율을 빼앗아 간 상대를 없애 버릴 뿐이었다.연정미는 곧바로 화살을 하지율 쪽으로 돌렸다.“혹시 그런 생각은 안 해 보셨어요? 하지율 씨가 꼭 납치당한 것만은 아닐 수도 있다는 거요.”연정미는 의미심장하게 웃었다.“어쩌면 형원 오빠와 어떤 거래를 하고 스스로 따라간 걸 수도 있잖아요. 그 대가가 바로 손씨 가문 지분의 30퍼센트였을 수도 있고요.”연정미는 주용화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그렇지 않고서야 형원 오빠가 왜 직접 하지율 씨를 돌려보냈겠어요?”주용화는 담담하게 말했다.“연정미 씨는 실종돼 있던 동안 무슨 일을 겪으셨길래 그렇게 망상에 가까운 추측을 즐기게 되셨어요?”주용화의 말에 연정미는 다시 한번 그때 전기 치료의 굴욕을 떠올렸다.원망이 커질수록 연정미의 미소는 오히려 더 짙어졌다.“주용화 씨.”연정미는 천천히 웃으며 말했다.“하지율 씨는 이미 형원 오빠의 지분을 받아들였어요. 그 말은 앞으로 형원 오빠를 더 이상 미워하지 않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죠. 주용화 씨를 용서했듯이 언젠가는 형원 오빠도 용서하게 될 거예요.”연정미는 눈빛을 길게 늘어뜨렸다.“사실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하지율 씨의 미래 커리어 따위가 그 지분에 비할 수나 있겠어요? 계속 바이올리니스트로 살아 봐야 결국 재벌의 눈치나 봐야 하는데... 차라리 직접 재벌이 되는 게 낫죠.”연정미는 일부러 주용화를 자극하듯 말을 이어 갔다.“솔직히 말해서 하지율 씨가 주용화 씨를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형원 오빠의 지분은 받지 않았을 거예요. 저는 제가 야망이 있다는 걸 인정해요. 그런데 하지율 씨도 저 못지않게 야망이 큰 사람이에요.”연정미는 붉은 입술 끝을 부드럽게 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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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0화

며칠 뒤, 하지율과 주용화는 고윤택을 마중하러 공항에 갔다.고지후도 두 사람과 함께 갔다.이번에 고윤택은 고지후의 여동생이 데려온 게 아니라 고지후의 비서 진태환이 데리고 왔다.고윤택은 한동안 하지율을 보지 못해 무척 그리워하고 있었다.그동안 몇 번이나 하지율을 보러 가겠다고 했지만 하필 그때 하지율이 실종된 상태였다.고지후는 어쩔 수 없이 잠시 그 사실을 숨겨야 했다.정시온도 M국에 있었고 하지율이 돌아온 뒤 몇 번 만나기도 했다.하지만 고윤택은 하지율과 멀리 떨어져 있어 줄곧 만날 기회가 없었다.주용화의 상태가 안정된 뒤에야 하지율도 고윤택이 오는 걸 허락했다.공항에서 고윤택은 하지율을 보자마자 곧장 달려와 꼭 끌어안았다.“엄마, 너무 보고 싶었어요!”하지율은 품에 뛰어든 고윤택을 안고 웃으며 말했다.“엄마도 네가 보고 싶었어.”한참 그리웠다는 말을 쏟아낸 뒤, 고윤택은 고개를 돌려 주용화를 바라봤다.“화야 아저씨.”그러자 주용화는 고윤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윤택아, 오랜만이야.”고윤택은 이미 하지율과 주용화가 사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 사실에 반발하거나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윤택은 하지율과 주용화에게 차례로 인사를 마친 뒤, 마지막으로 고지후를 바라봤다.“아빠.”고지후는 이미 이런 상황에 익숙했기에 담담하게 대답했다.“가자.”하지율은 곧 회의가 있어 시간을 낼 수 없었다.그래서 우선 고윤택을 회사로 데려갈 수밖에 없었다.고지후도 자연스럽게 고윤택을 따라 연경 그룹으로 향했다.하지율은 사무실에 잠시 머문 뒤 곧 회의실로 갔고 주용화 역시 당연하다는 듯 하지율을 따라갔다.예전에 주용화가 하지율의 보디가드였을 때는 어떤 회의 자리에는 동석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하지만 하지율이 납치된 뒤로는 상황이 아예 달라졌다.이제 주용화는 하지율이 어디를 가든 거의 따라다녔다.주용화가 참석하기 애매한 자리도 있었지만 하지율은 그냥 주용화의 뜻대로 두었다.말하자면 꽤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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