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Chapter 1831 - Chapter 1834

1834 Chapters

제1831화

고지후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그 소식을 전한 뒤 전화를 끊었다.방화범이 누구인지는 굳이 입 밖에 낼 필요가 없었다.그런 짓을 벌일 만한 동기와 능력을 갖춘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였으니까.하지율과 고지후 역시 서로가 누구를 떠올리고 있는지 알고 있었기에 더는 언급하지 않았다.병실로 돌아와 하지율이 깨어있는 모습을 본 순간, 주용화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주용화는 곧장 하지율의 앞으로 다가서며 나직이 물었다.“지율 씨, 언제 일어났어요?”“방금요.”하지율은 주용화를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화야 씨, 어디 다녀오는 거예요?”“진소현 씨에게 예정보다 조금 일찍 나가 달라고 했습니다. 계속 여기 남아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 필요는 없으니까요.”진소현을 대하는 주용화의 태도는 한때 부부였던 사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차갑고 냉담했다.곰곰이 생각해 보면 하지율 역시 고지후를 대할 때는 이보다 더 매정했던 적이 적지 않았다.“내일 윤택이 보러 가려고 해요. 화야 씨도 같이 갈래요?”주용화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좋습니다.”...다음 날, 주용화는 정말로 사람을 불러 하지율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던 반지를 녹여 없앴다.반지를 빼낸 뒤에도 손가락에는 선명한 반지 자국이 남아 있었다.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질 흔적이었지만, 그 흔적이 몹시 거슬렸다.한편, 진소현은 떠나기 전에 따로 하지율을 찾아와 인사하지는 않았다. 그저 문자 한 통만 남겨 두고 떠났다.[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저를 찾아오세요.]주용화는 하지율의 손가락에 남은 반지 자국을 가만히 내려다봤다.깊게 가라앉은 눈빛에는 어떤 감정이 담겨 있는지 쉽게 읽히지 않았다.하지율이 무언가 말을 꺼내려던 순간, 주용화가 먼저 하지율의 손을 잡았다.“다음에는 고온에도 쉽게 녹지 않고, 그렇게 쉽게 뺄 수도 없는 반지를 만들어 줄게요.”하지율은 주용화와 맞잡은 손에 힘을 주며 미소 지었다.“좋아요.”반지 문제를 정리한 뒤, 하지율과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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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2화

저택 안으로 들어선 순간, 집 안은 하지율이 떠나던 날과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가구는 물론이고 작은 장식품 하나까지 모두 원래 자리에 그대로 놓여 있었다.임연자는 현관까지 나와 하지율을 반갑게 맞이했다.“사모님, 드디어 다시 뵙네요!”하지율이 고지후와 결혼한 뒤부터 임연자는 줄곧 이 집에서 일해 왔기에, 두 사람은 각별한 사이였다.오랜만에 임연자를 보자 하지율의 입가에도 옅은 미소가 번졌다.“아주머니, 오랜만이에요.”하지율은 잠시 말을 고른 뒤 덧붙였다.“저랑 윤택이 아빠는 이미 이혼했어요. 앞으로는 지율 씨라고 편하게 불러 주세요.”임연자는 당황한 듯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아이고, 제가 그만 습관처럼 불렀네요.”그제야 임연자의 시선이 하지율의 옆에 있는 젊은 남자에게 향했다.눈에 띄게 훤칠한 외모에 잠시 놀란 임연자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이분은...”하지율은 미소를 띤 채 주용화를 소개했다.“제 약혼자예요. 주용화 씨예요.”소개를 마친 하지율은 다시 주용화를 바라봤다.“화야 씨, 이분이 바로 제가 말했던 연자 아주머니예요. 지난 5년 동안 저를 정말 많이 챙겨 주셨어요.”주용화는 예의 바르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하지율은 다시 임연자에게 시선을 돌렸다.“아주머니, 윤택이는 어디 있어요?”“작은 도련님은 방에서 공부하고 있어요. 도련님은 급한 일이 생겨서 잠깐 나가셨는데 곧 들어오신다고 하셨어요. 사모님... 아니, 지율 씨가 오시면 편하게 계시라고도 하셨어요.”이야기를 들은 하지율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먼저 윤택이부터 보고 올게요.”오랜만에 돌아온 곳이었지만 하지율에게는 모든 것이 여전히 익숙했다.하지율은 주용화와 함께 계단을 올라갔다.주용화는 이곳이 궁금한 듯 주변을 둘러보며 집 안 곳곳을 살폈다.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고윤택의 방 앞에 도착했다.하지율이 가볍게 문을 두드리자, 방 안에서 고윤택의 앳된 목소리가 들려왔다.“들어오세요.”문이 열리고 문 앞에 선 사람이 하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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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3화

주용화는 거실 탁자 위에 놓인 건강 식이요법 책 한 권을 집어 들었다.누가 봐도 하지율이 읽던 책이었다.그때 현관 쪽에서 낮고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여기까지 오실 줄은 몰랐습니다.”주용화가 고개를 돌리자, 문 앞에 선 고지후가 눈에 들어왔다.고윤택은 고지후를 발견하자 곧장 달려갔다.“아빠, 언제 오셨어요?”고지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말했다.“윤택아, 엄마한테 먼저 가 있어. 아빠는 화야 삼촌이랑 잠깐 이야기 좀 할게.”고윤택은 두 사람의 분위기를 살피더니 순순히 자리를 비켜 주었다.고윤택이 방을 나가고 나서야 고지후가 안으로 들어왔다.잠시 주변을 둘러본 고지후가 먼저 입을 열었다.“둘러보시니 어떻습니까?”주용화는 시선을 거두지 않은 채 담담하게 답했다.“여자 보는 눈이 없는 고지후 씨한테 감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순간 공기마저 싸늘하게 식어 버렸다.짧은 침묵 끝에 고지후가 다시 입을 열었다.“지율이가 떠난 뒤에도 이 집만큼은 손대지 않았습니다. 지율이가 돌아오고 싶어지는 날이 온다면 언제든 돌아올 수 있도록요.”주용화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떠올랐다.“가정을 지키지 못한 원흉이 이제 와서 떠난 조강지처가 돌아올 자리를 남겨뒀다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하는 겁니까?”주용화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더욱 또렷한 목소리로 덧붙였다.“헛수고일 겁니다. 제가 있는 한 지율 씨는 절대로 고지후 씨한테 돌아가지 않을 테니까요.”말을 마친 주용화는 그대로 몸을 돌렸다.그 순간 뒤에서 고지후의 차갑고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두 분 사이를 방해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포기할 생각도 없고요.”고지후는 천천히 방 안을 둘러봤다.“이 집을 보셨다면 아실 겁니다. 모든 흔적이 쉽게 지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저에게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죠.”주용화는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입가에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그건 두고 봐야 알겠군요.”주용화는 그 말만 남긴 채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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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4화

스카프 아래로는 희미하게 가려진 붉은 자국들이 군데군데 드러나 있었다.고지후는 가슴 한가운데가 거대한 손에 움켜쥔 듯 답답하게 조여 오는 감각을 느꼈다.숨이 막힐 만큼 괴로웠고 동시에 아릿한 통증이 가슴 깊은 곳을 파고들었다.이미 각오했던 일이었다.하지만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견디기 힘들었다.그제야 고지후는 하지율을 정말로 잃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실감했다.아직 시간은 이른 편이었다. 하지율은 약속을 지키지 못한 미안한 마음에 고윤택에게 영화를 보러 가자고 제안했다.고윤택은 하지율과 함께하는 시간이라면 단 1초라도 더 갖고 싶었다.고윤택은 두 손을 마주 잡으며 환하게 웃었다.“좋아요! 아빠랑 엄마랑 같이 영화관에 가는 건 처음이에요!”예전에도 하지율은 고윤택과 함께 영화를 본 적이 있었다.하지만 고지후는 바쁜 일정 때문에 한 번도 함께하지 못했다.고지후 역시 고윤택과 시간을 보내고 싶었고, 하지율과도 조금이라도 더 함께 있고 싶었다.마침 하루 일정을 비워 둔 상태였기에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영화관에 도착하자 고지후는 자연스럽게 영화표를 예매했다.상영관 안에서는 고윤택을 가운데에 두고 하지율과 고지후가 양옆에 자리를 잡았다.아빠와 엄마가 함께하는 영화 관람이 처음인 고윤택은 내내 들뜬 모습이었다.하지만 영화가 시작된 지 십여 분도 지나지 않아 하지율은 잠들고 말았다.영화가 끝난 뒤에야 고지후가 조심스럽게 하지율을 깨웠다.“지율아, 영화 끝났어. 이제 가자.”하지율은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봤다.상영관의 불은 이미 모두 켜져 있었고 관객들도 대부분 자리를 떠난 뒤였다.하지율은 기억을 더듬어 봤지만 영화 내용이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잠들어 버린 모양이었다.고윤택과 영화를 보러 왔지만 정작 영화 한 편을 통째로 자고 만 셈이었다.하지율은 민망한 표정으로 시간을 확인한 뒤 말했다.“윤택아, 저녁은 뭐 먹고 싶어? 엄마가 사 줄게.”고윤택이 입을 열기도 전에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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