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하지율은 주용화가 찾아낸 것이 아니라 스스로 탈출했다.그 말은 곧, 그들의 계획이 완전히 실패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었다.아직 결정적인 승부수를 찾지 못했을 뿐이었다.연정미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단보현을 바라봤다.“보현 오빠, 제가 심수현과 결혼하면 심씨 가문의 힘을 일부라도 빌릴 수 있어요. 그러면 주용화를 상대하기도 훨씬 수월해지겠죠.”연정미는 씁쓸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제 꿈은 아마 더 이상 이룰 수 없을 거예요. 그렇다면 그 꿈을 오빠한테 맡기고 싶어요.”연정미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오빠가 성공할 수만 있다면 전 뭐든 할 수 있어요.”평소 냉정하기로 유명한 단보현조차도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내놓겠다는 연정미의 말 앞에서는 끝내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단보현은 끝내 참지 못하고 연정미를 끌어안았다.“정미야, 내가 권력을 손에 쥐게 되면 반드시 널 다시 데려올 거야. 너 말고 다른 여자와는 절대 결혼하지 않을 거야.”연정미는 조용히 단보현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그러더니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보현 오빠, 우리가 함께할 수 없어도 서로 마음속에만 있다면 충분해요. 저는 오빠가 저 때문에 정략결혼까지 포기하길 바라지 않아요. 단씨 가문도 절대 허락하지 않을 테니까요.”단보현은 차갑게 말했다.“결혼할지 말지는 내가 결정할 일이야.”연정미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괜한 말씀 하지 마세요. 지금은 대의를 우선해야 할 때예요.”잠시 말을 멈춘 연정미가 다시 입을 열었다.“사실 오빠한테 한 사람을 추천하고 싶어요.”그러자 단보현은 연정미를 내려다보면서 물었다.“누군데?”연정미의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가 번졌다.“심다희요.”“심다희는 저와 함께 명문 가문 최고의 재원으로 불렸고 심씨 가문 사람이기도 하죠. 제가 아무리 수현 오빠를 설득해도 한계는 있어요. 하지만 오빠가 심씨 가문과 혼인으로 깊이 연결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그때면 수현 오빠도 모든 경계심을 내려놓고 오빠를 전폭적으로 도울 거예요.”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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