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헤어지자는 말을 하면... 저도 화낼 겁니다.”주용화가 웃지 않으니 평소의 밝고 부드러운 모습은 사라지고 차가운 인상만 남았고 온몸에서 풍기는 기세마저 서늘했다.하지율이 주용화를 알고 지내는 동안, 주용화가 자신에게 이렇게 차가운 얼굴을 보인 적은 거의 없었다.손형원이 하지율과 반년 가까이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정도가 전부였다.평소 주용화는 하지율과 다투지도 않았다.둘 사이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늘 먼저 사과하고 한발 물러섰다.그런데 이번에는 하지율이 몇 번이고 헤어지자고 하자, 주용화는 확실히 얼굴이 굳어 있었다.하지율은 순간 숨이 막히는 듯했다.하지만 이번에는 마음이 약해지지 않았다.몸을 돌려 위층으로 올라가려는 순간, 주용화가 하지율의 손목을 낚아채 품으로 끌어당겼다.주용화의 목소리는 다시 부드러워졌다.“지율 씨, 분명히 방법은 있을 겁니다. 지금도 보세요. 저는 멀쩡하잖아요.”하지만 하지율은 이미 마음을 굳힌 상태였고 더 이상 시간을 끌고 싶지 않았다.하지율은 아무런 감정도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화야 씨는 많은 일을 겪었으니 사람의 추한 면도 많이 봤겠죠. 사실 저도 별다를 것 없는 사람이에요. 저는 그렇게 고결한 사람도 아니고요. 정말 고결했다면 손형원 씨의 지분도 받지 않았겠죠. 제가 화야 씨와 함께하기로 한 이유는 두 가지였어요. 첫째는 화야 씨가 저를 너무 많이 도와줘서 제가 갚을 길이 없었기 때문이고... 둘째는 화야 씨와 함께하면 앞으로도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물론 좋아하는 마음이 없었다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그 마음은 제 일이나 제 아이에 비하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요.”하지율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이어 갔다.“전에 화야 씨가 그랬잖아요. 제가 화야 씨한테 주는 마음이 너무 적다고요. 맞아요. 저는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정말 많아요. 그중에서 화야 씨에게 줄 수 있는 마음은 10분의 1도 안 될지도 몰라요.”하지율은 주용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