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율이 말했다.“임채아가 불치병에 걸렸는데도 열심히 한다는 가산점이 있어서, 냉혈한이 아닌 이상 감동하지 않기 어려울 거야.”유소린이 눈살을 찌푸렸다.“하지만 그건 다 연기잖아!”하지율의 목소리는 매우 차분했다.“하지만 현성 선생님은 그 사실을 모르겠지.”유소린은 그 말을 참을 수 없었다.“그럼 그분도 옳고 그름을 분별 못 하는 노인네일 뿐이야. 임채아가 너보다 낫다고 생각하다니, 두고 봐. 나중에 분명 후회할 거야! 지율아, 이번 음악회는 우리가 제대로 준비해서 그 임채아랑 현성 선생님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자!”하지율은 처음의 분노와 억울함에서 벗어나 침착해졌다.“그렇게 생각하는 게 오히려 잘됐어. 우리가 현성 선생님과는 다른 길을 가야 한다는 뜻이잖아. 그분이 세계 최고의 음악가이긴 하지만, 우리에게 맞는 스승은 아닐 수도 있어.”유소린은 고개를 끄덕였다.“지율아, 네 재능은 어떤 사람에게도 배울 필요가 없어. 너에게 부족한 건 가르침이 아니라 기회뿐이야.”하지율이 말했다.“그래도 이번에는 노아 씨 덕분에 도움을 많이 받았어. 초대장도 주고, 현성 선생님도 소개해 주려고 했잖아.”유소린이 웃었다.“그 노아라는 남자, 널 마음에 들어 하는 게 분명해. 한번 고려해 볼 생각 없어?”그녀는 하지율에게 장난스럽게 윙크했다.“결혼 생각이 없더라도 연애하는 건 손해 볼 일 없잖아.”하지율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지금은 연애를 생각하고 싶지 않아. 사업에만 집중하고 싶어.”유소린은 그냥 해본 말이었기에, 그녀의 말을 듣고 더 이상 고집하지 않았다.유소린은 직접 꾸민 작업실을 둘러보며 매우 아쉬워했다.“우리 작업실, 정말 지킬 수 없는 걸까?”하지율이 말했다.“지키든 못 지키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미리 준비해 두는 게 좋아. 만에 하나 임채아가 정말 작업실을 빼앗아 가면, 우리가 연습할 곳이 없어서 음악회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 게다가 고지후가 끼어들면...”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노크 소리가 들렸다.방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