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Chapter 411 - Chapter 420

514 Chapters

제411화

하지율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장하준 씨의 사과는 거절할게요. 사과해도 저는 받아들이지 않을 겁니다. 당신이 저지른 일들은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로 넘어갈 수 있는 게 아니에요.”장하준이 입술을 삐죽이며 말했다.“네가 한 말이니까, 나중에 후회하지 마.”“걱정 마, 후회하지 않을 테니까.”하지율이 미소를 짓더니 말을 이었다.“하지만 참 안타까워.”장하준이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뭐가 안타깝다는 거야?”하지율이 대답했다.“일찍 자수했다면 관대한 처벌을 받을 수도 있었을 텐데... 물론 지금은 자수할 기회도 없지만 말이야.”장하준이 코웃음을 치며 하지율이 무슨 허풍을 떠는 건지 비웃으려는 순간 하지율의 시선이 문 쪽으로 향했다.경찰복을 입은 경찰들이 장하준 앞으로 다가왔다.“장하준 씨, 신고를 접수했습니다. 당신은 주거침입과 고의적인 타인 재산 훼손 혐의로 신고 접수되었습니다. 수사에 협조하시기 바랍니다.”장하준이 본능적으로 반박했다.“무슨 오해라도 있나 본데 나 아니...”경찰은 그가 협조하지 않자 즉시 그를 둘러쌌다.“장하준 씨, 수사에 협조해 주시길 바랍니다!”상황을 본 장하준은 입을 다물었다. 더 변명하면 강제연행 될게 뻔했고 체면만 더 깎일 뿐이었다.신고한 사람이 누군지 따로 알아볼 필요도 없었다.장하준은 하지율을 노려보며 말했다.“두고 보자! 오늘 네 오만함이 며칠 뒤엔 비굴함으로 돌아올 거야!”장하준이 연행되는 소동은 잠시의 파문을 일으켰으나 음악계 인사가 아니었기에 교류회는 곧 평온을 되찾았다.임채아는 장하준이 끌려가는 것을 보고 급히 말했다.“지후야, 하준이가 잡혀갔어. 우리가 도와주자.”고지후는 한 번 쳐다보고 무심하게 시선을 돌렸다. 그 눈빛에는 장하준을 도울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그의 목소리는 감정이 전혀 없이 냉담했다.“자업자득이야.”“하지만...”고지후가 말을 끊으며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임채아를 바라보았다.“하준이가 너무 오만방자했어. 이제라도 교훈을 얻어야지.”임채아는 더는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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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2화

하지율은 현성의 말에 무안해져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반박할 여지가 없었다.“말씀하신 대로 제 잘못이었어요. 포기해 본 뒤에야 쉽게 접으면 안 된다는 걸 깨달았죠. 장담컨대 다시는 음악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저에게 기회를 한 번만 주시면 안 될까요?”현성은 담담히 대답했다.“이미 준 기회를 잡지 않은 건 지율 씨에요. 내 문하는 누군가가 시간이 날 때나 찾아오는 놀이터가 아니지요.”“저한테 기회를 줬다고요?”하지율의 눈빛이 돌변했다.현성이 깊이 그녀를 응시했다.“얼마 전, 지율 씨가 재능 있다고 생각해 만남을 청한 적이 있지요.”그는 옆에 있는 고지후를 바라보며 덧붙였다.“지율 씨 남편이 대신 나와서 가사 일로 바빠 불가능하다며 거절했더랬죠.”하지율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고지후를 바라보았았다.“당신이 나 대신 만났다고요?”고지후의 눈빛이 잠시 흔들리더니 하지율의 시선을 피했다. 그 표정으로 모든 게 명백해졌다. 그가 그녀 대신 현성의 제안을 거절했던 것이다!하지율은 지금이 따질 때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급히 해명했다.“죄송합니다. 저는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혹시...”현성이 손을 내흔들며 하지율의 말을 막았다.“나도 나이가 들어 체력이 예전 같지 않아요. 그리고 이미 내 마지막 제자를 정했어요.”그의 시선이 임채아에게로 향했다.“임채아 씨가 내 마지막 제자예요.”임채아는 현성이 자신을 언급하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선생님.”현성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채아 씨는 지율 씨 재능에는 못 미치지만 음악에 대한 노력과 열정이 남달라요. 불치병을 앓아도 단 한 번도 음악을 포기하지 않았지요. 재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노력하지 않으면 소용없는 법이지요.”“나도 인정해요. 가끔 사람을 잘못 볼 때도 많다는걸... 전에 재능은 부족하다는 이유로 마음 독하게 먹고 열심히 노력하는 제자 몇 명을 내쳤는데 지금은 그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빛나는 큰 성취를 이루고 있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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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3화

현성이 의미심장하게 노아를 바라보았다.“네가 이렇게 남을 위해 말하는 모습은 처음 보는구나.”노아의 푸른 눈동자는 바다처럼 깊고 평온했다.“그녀는 그럴 만한 가치가 있으니까요.”이 순간, 현성뿐 아니라 하지율 자신도 마음이 움직이는 듯했다.현성이 노아를 깊게 응시하며 말했다.“노아야, 넌 아직 젊다. 감정에 휘둘리지 마라.”노아는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선생님, 저는 감정에 치우친 게 아니라 사실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만약 선생님께서 지율 씨에 대해 제대로 아신다면 절대 놓치지 않으실 거예요. 저 한번 믿어주시고 한 번만 도와주시면 어떨까요?”현성이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이 녀석이...” 하지율이 노아를 바라보며 말했다.“노아 씨, 도와주려는 마음 감사해요. 하지만 괜찮아요.”그녀의 목소리는 잔잔하기 그지없었다..“선생님 말씀처럼 세상에는 길이 여러 갈래가 있잖아요. 선생님의 인정을 받는 것이 하나의 길이면, 스스로 길을 찾는 것도 또다른 길이죠. 모두 같은 길을 걸을 필요는 없어요. 옳은 길이라면 어디든 같은 종착지에 닿을 테니까요.”그 말에 현성은 깜짝 놀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학력이 낮다는 소문과 달리 깊은 통찰력이 놀라웠다.보아하니 재능은 비범하나 정작 본업엔 쓰지 않은 듯했다. 아까운 재능을 모두 좋은 남자 잡는 데 쏟아부은 모양이다. 노아조차 그 부드러운 유혹의 덫에 걸려들다니...노아가 자기와의 친분을 내세우며 부탁하는데 사실 거절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노아는 그녀를 가끔 조언해 주라고 부탁했을 뿐, 제자로 삼아달라고 한 건 아니니까.이 시점에 하지율의 거절은 오히려 현성이 그녀에 대한 인상을 되돌려놨다.사실 처음부터 하지율은 현성이 자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챘었다. 공정하게 행동하며 그녀를 모욕한 이들에게 사과를 시키고 예의상 칭찬도 했지만,마음속에는 숨길 수 없는 편견이 있었다. 하지율은 노아가 이 상황에 나서서 대신 말해준 데 감사했지만 이미 큰 의미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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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4화

하지만 남자의 얼굴에 닿기도 전에 그녀의 손목이 단단히 잡혔다.어둠 속에서 남자의 잘생긴 얼굴이 희미하게 빛났다.“너 이미 여러 번 때렸어. 이제 그만해.”굳게 붙잡힌 손목은 단단히 조여와 빼낼래야 빼낼 수 없었다.고지후를 올려다보는 하지율의 눈동자에는 전에 본 적 없는 혐오와 증오가 눈동자에 가득했다.“원래 내 것이었던 기회를 당신이 나 몰래 임채아에게 준 거지? 내가 틀리지 않았다면 나 대신 현성을 거절했을 뿐 아니라 임채아를 데리고 그를 만나러 갔던 거지?”“게다가 현성에게 내가 학력이 낮고 몇 년간 가정주부로 살았으며 앞으로도 집안을 돌봐야 하니 차라리 그 기회를 임채아에게 주는 게 낫다고 말했을 거야. 그녀는 불치병에 걸려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니까?”그녀의 말투는 질문이었지만 표정은 확신에 차 있었다.더 이상 설명이 필요했는가? 결혼식도, 목걸이도, 이제 이렇게 소중한 기회마저 모두 똑같은 방식으로 빼앗겼다.하지율은 고지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한 마디 한 마디 물었다.“고지후, 내 것이면 무슨 짓을 해도 아무런 죄책감 없이 바로 임채아에게 줄 수 있는 이유가 뭐야?내가 그녀 가족을 죽였어? 아니면 조상욕을 했어? 그것도 아니면 전생에 죽을 죄라도 지었어? 대체 당신이 뭔데 나 대신 결정해?!”고지후는 잠시 침묵한 뒤 낮고 쉰 목소리로 어둠 속에서 말했다.“채아의 불치병은 낫지 않을지도 몰라. 그녀는 너보다... 이 기회가 더 필요해.”“짝!”그가 잡지 못한 다른 한 손이 그의 얼굴을 세게 때렸다.그녀는 너무 분해서 손가락이 떨렸지만 정작 맞은 상대방은 크게 아프지 않았다.“다음은은 뭐야?” 그녀는 그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웃었다.“스튜디오? 바이올린도?... 내가 여기서 뭘 더 줄 수 있을까 생각해 봤어.”“생각났다, 마지막에는 내 목숨을 가져가겠지. 어차피 그녀는 불치병에 시달리고 있고 나는 건강하잖아.”“얼른 나를 죽이고 내 목숨도 가져가. 네 첫사랑 병이 다시 악화되면 그것도 내가 저주해서 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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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5화

고지후의 검은 눈동자는 깊고 고요했다.“확실해?”“ 농담같아?”“연회장에 과도 있어, 그걸로 한번 찔러봐.”하지율의 웃음에는 한 점의 온기도 없었다.“내가 모든 사람 앞에서 실수하게 만들어 감옥에 보내려는 속셈이야?”고지후는 그녀의 증오 어린 눈을 보며 말했다.“오바 하지 마, 그냥 복수할 기회를 주고 싶은 것뿐이야.”하지율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칼 한 방으로 내가 잃은 모든 걸 보상할 수 있을 것 같아? 세상에 그런 좋은 일도 있어?”그녀가 현성 앞에서 고지후 뺨을 때리지 않은 건 남들에게 말할 구실을 주기 싫었기 때문이다.그런 자리에서 누가 잘못했든 먼저 손을 대면 결국 그녀 탓이 된다. 그런 쓰레기 한 사람 때문에 명예를 잃는 건 전혀 가치 없는 일이다.자신이 잘못한 걸 알았는지 고지후는 한참 침묵하다가 말했다.“보상할게.”“보상?”하지율이 비웃으며 말했다.“뭘로 보상 할 건데? 자비로운 그 40억 말이야?”고지후를 한 번 더 보는 것조차 역겨워 난 하지율은 몇 걸음 물러서더니 뒤돌아 사라졌다.고지후는 그 자리에 서서 그녀가 떠나는 뒷모습을 조용히 응시하며 한참 움직이지 않았다....사무실 문이 두드려지더니 진태환이 들어왔다.“대표님, 샤인 위치를 확인했습니다. 직접 가시겠습니까?”진태환은 며칠 동안 샤인를 추적했고 오늘 드디어 단서를 잡았다.지난번 그가 샤인의 친구와 취하자 상대는 번호를 바로 해지해 버렸다. 전화번호를 추적해 보니 전혀 관계없는 사람의 신분증으로 나왔다.진태환은 상대가 외부와 연락하기 위해 따로 만든 번호라고 추측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발각된 걸 알고 더는 연락을 원하지 않아 바로 번호를 해지한 것이다.이 때문에 수사가 엇나가 시간이 많이 지체됐다.결국 해커를 고용해 기술적으로 상대 휴대폰 위치를 추적했다.고지후는 마침 할 일이 없어 흔쾌히 동의했다.“같이 가.”...하지율과 유소린이 스튜디오에서 파손된 장비 목록 작성에 여념이 없었다.“연습실 악기는 거의 다 못 쓰게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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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6화

하지율이 말했다.“임채아가 불치병에 걸렸는데도 열심히 한다는 가산점이 있어서, 냉혈한이 아닌 이상 감동하지 않기 어려울 거야.”유소린이 눈살을 찌푸렸다.“하지만 그건 다 연기잖아!”하지율의 목소리는 매우 차분했다.“하지만 현성 선생님은 그 사실을 모르겠지.”유소린은 그 말을 참을 수 없었다.“그럼 그분도 옳고 그름을 분별 못 하는 노인네일 뿐이야. 임채아가 너보다 낫다고 생각하다니, 두고 봐. 나중에 분명 후회할 거야! 지율아, 이번 음악회는 우리가 제대로 준비해서 그 임채아랑 현성 선생님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자!”하지율은 처음의 분노와 억울함에서 벗어나 침착해졌다.“그렇게 생각하는 게 오히려 잘됐어. 우리가 현성 선생님과는 다른 길을 가야 한다는 뜻이잖아. 그분이 세계 최고의 음악가이긴 하지만, 우리에게 맞는 스승은 아닐 수도 있어.”유소린은 고개를 끄덕였다.“지율아, 네 재능은 어떤 사람에게도 배울 필요가 없어. 너에게 부족한 건 가르침이 아니라 기회뿐이야.”하지율이 말했다.“그래도 이번에는 노아 씨 덕분에 도움을 많이 받았어. 초대장도 주고, 현성 선생님도 소개해 주려고 했잖아.”유소린이 웃었다.“그 노아라는 남자, 널 마음에 들어 하는 게 분명해. 한번 고려해 볼 생각 없어?”그녀는 하지율에게 장난스럽게 윙크했다.“결혼 생각이 없더라도 연애하는 건 손해 볼 일 없잖아.”하지율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지금은 연애를 생각하고 싶지 않아. 사업에만 집중하고 싶어.”유소린은 그냥 해본 말이었기에, 그녀의 말을 듣고 더 이상 고집하지 않았다.유소린은 직접 꾸민 작업실을 둘러보며 매우 아쉬워했다.“우리 작업실, 정말 지킬 수 없는 걸까?”하지율이 말했다.“지키든 못 지키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미리 준비해 두는 게 좋아. 만에 하나 임채아가 정말 작업실을 빼앗아 가면, 우리가 연습할 곳이 없어서 음악회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 게다가 고지후가 끼어들면...”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노크 소리가 들렸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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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7화

유소린을 조사하고 하지율을 찾아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하지율을 보며 진태환이 가볍게 헛기침했다.“하지율 씨, 저희는... 샤인을 찾으러 왔습니다.”하지율의 눈빛이 미묘하게 변했다. 고지후가 이곳을 찾아왔다는 것은, 그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뜻이었다. 고지후는 유소린을 힐끗 보며 말했다. “유소린 씨, 잠시 자리를 비워주시겠습니까?”유소린은 눈빛으로 하지율에게 물었고, 하지율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유소린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진태환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 유소린과 진태환이 떠나자, 고지후는 하지율의 앞으로 다가갔다. 남자의 깊고 어두운 눈은 그녀를 훑어보며 무언가를 살피는 듯했다.“알고 보니 당신이 샤인이었군.”그는 그가 하지율에 대해 정말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는 그저 결혼 5년 동안 그녀가 직업을 가진 적이 없다는 것만 알았다.그녀가 일을 하든 안 하든 그에게는 사실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녀의 예전 직업에 대해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었다.그녀가 바이올린을 켜고, 유창한 세느어와 에덴어를 구사할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고 매우 신비한 작곡가, 샤인이었다는 사실은 그에게 예상치 못한 놀라움이었다.하지율은 고지후가 왜 자신을 찾아왔는지 알고 있었기에,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나는 임채아 전속 작곡가는 안 할 거야. 다른 사람 찾아봐.”고지후가 그녀를 보며 물었다.“이유는?”하지율은 이미 마음의 준비를 했기에,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알면서 묻는 건가?”고지후의 능력이라면 그녀의 정체를 알아내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었다. 고지후의 목소리는 낮고 청아했다.“만약 보수 문제라면, 원하는 조건을 언제든지 말해도 좋아.”하지율은 웃었다.“지후 씨가 내 정체 알면 더 이상 나 안 찾아올 거라고 생각했어. 똑똑한 남자라면 자기 전처가 지금 애인이랑 얽히는 거 원하지 않을 테니까.”하지율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조롱이 담겨 있었다.“임채아 씨를 위해 길 닦아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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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8화

하지율의 표정이 차분해졌다.“내가 거절하면?”“당신은 윤택이 엄마야. 당신을 강요하고 싶지 않고, 추하게 만들고 싶지도 않아.”“지금 날 협박하는 거야?”하지율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내가 윤택이 엄마인 거 알면서도, 날 임채아 전속 작곡가로 만들라는 거야? 네 상간녀를 위해 일하라는 거야?”“나는 임채아와 떳떳한 관계라고 말했어. 상간녀가 아니야.”중요한 것은 임채아가 그의 정부인지 아닌지가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그녀가 임채아의 전속 작곡가가 되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하지율은 너무 화가 나 웃음이 나왔다.“원래 내 거여야 할 기회를 임채아한테 주고, 내 거여야 할 작업실도 임채아한테 양보하라더니, 이제는 내가 임채아 전속 작곡가가 돼야 한다고? 당신, 진짜 나한테서만 다 뜯어내려 하네!”고지후의 눈빛이 깊고 고요해졌다.“생각할 시간을 줄게. 잘 생각하고 대답해.”하지율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생각할 필요 없어. 절대 승낙 안 해.”고지후는 그녀를 깊이 바라보며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눈빛은 차갑고 무덤덤해 그의 감정을 읽어낼 수 없었지만, 왠지 모를 불안감을 자아냈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고지후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지금 승낙하면 당신이 원하는 대로 조건을 맞춰줄 수 있어. 다음에 다시 이야기할 때는, 아마... 오늘 같지 않을 거야.”하지율은 비웃었다. 그녀의 태도는 매우 단호했다.고지후는 더 이상 아무 말 없이 몸을 돌려 떠났다. 하지율은 감정 없는 얼굴로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임채아 옆에서 3년 동안 일하며 매일 그들의 다정한 모습을 지켜보라고?그렇다면 그녀와 고지후의 이혼은 아무 의미도 없는 일이 되어버린다. 게다가 임채아의 온갖 요구와 스케줄까지 받아들여야 한다니. 미치지 않고서야 그런 조건을 받아들일 리가 없었다.하지율의 작업실을 떠난 후, 고지후는 갑자기 물었다.“이 작업실이 장하준이 망가뜨린 그곳이야?”그는 방금 그 방의 난장판을 아직 잊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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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두 사람의 협상은 결렬되었다.이후 하지율은 현성 선생님과 관련된 일까지 알게 되어 두 사람이 제대로 협상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졌다. 그리고 지금, 샤인이 하지율이라는 사실까지 밝혀졌다.고지후는 물론, 진태환도 골치가 아팠다.진태환은 운전하면서 물었다.“하지율 씨가 샤인이라면 임채아 씨를 위해 작곡을 해줄 리 없을 것 같습니다. 다른 작곡가를 찾아볼까요?”고지후는 얇은 입술을 살짝 움직였다.“샤인...”그는 그 이름을 되뇌며 깊은 생각에 잠겨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진태환은 한참을 기다려도 고지후의 대답이 없자 다시 말을 꺼냈다.“대표님, 임채아 씨를 위해 다른 작곡가를 알아보시는 게...”“필요 없어.”고지후는 정신을 차리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하지율은 동의할 거야.”...다음 날 아침, 하지율이 정시온을 유치원에 내려주고 나오자마자 유소린에게서 전화가 왔다.“지율아, 뉴스 봤어? 선배가 검색어에 올랐어!”운전 중이던 하지율은 뉴스를 볼 틈이 없었다. 그녀가 물었다.“선배한테 무슨 일이야?”“누군가 선배의 흑역사를 폭로했어. 지금 긴급하게 언론 대응을 하고 있는데, 효과가 없어. 상대방이 이른바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있거든. 내가 보기에 그쪽은 화제가 절정에 달할 때 한꺼번에 터뜨리려고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강병주는 대중적으로 유명한 인물이었다. 뛰어난 외모와 음악적 재능 덕분에 많은 여성에게 인기가 많았다.지금은 인기 아이돌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웬만한 일선 연예인만큼은 되었다.하지율이 물었다.“지금 선배 어디 있어?”유소린이 말했다.“아파트에 있으면서 밖에 나가지 말라고 했어. 오늘 공연도 전부 취소됐대.”하지율은 핸들을 돌렸다.“나 그쪽으로 갈게.”...하지율이 강병주의 아파트 아래에 도착하자마자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이 보였다. 주변 사람들은 작은 소리로 수군거렸다.“강병주가 예전에 한 여자를 임신시키고 책임지기는커녕 도망쳤다고 들었어. 그 여자는 그 일로 우울증에 걸려서 몇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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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화

이렇게 자극적이고 막장스러운 일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구경꾼들은 모두 휴대폰을 꺼내 촬영하기 시작했다.이 모습을 본 하지율은 미간을 찌푸렸다.유소린은 아직 멀리 있어서 도착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었다.이 여자를 이대로 놔둘 수 없다고 생각한 하지율은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곧 소동을 일으키던 가족을 쫓아냈다.하지만 불과 한 시간 만에 현장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왔고, 빠르게 퍼져나갔다.이제 모두가 강병주를 무책임하고 쓰레기 같은 남자라고 욕하며 감옥에 보내야 한다고 외쳤다. 사람이 유명해지면 사생활이 거의 사라지는 법이었다.예전에 하지율이 그랬고, 지금의 강병주도 마찬가지였다.음악계의 젊은 여성 피아니스트 몇 명이 나서서 강병주를 비난하며, 강병주가 강제적으로 성폭력을 가했다고 주장했다.재능 있고 잘생긴 강병주가 음악을 가르쳐준다는 명목으로 그들을 농락했다는 것이다.강병주의 가스라이팅에 당한 그들은 신고하는 대신 그의 이른바 ‘여자 친구’가 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병주가 싫증 나자 그들과 헤어졌다는 것이다.연이은 폭로로 강병주에 대한 기사는 더욱더 신빙성을 얻었다.한순간에 강병주는 모두가 비난하는 쓰레기가 되었다.강병주의 일은 음악계 전체를 뒤흔들었다.강병주는 각종 국제 음악 대회에서 수많은 우승을 차지하며 많은 영광을 얻었었다. 그의 재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지만, 인성은 정말 최악이었다.많은 계약 업체들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가, 인터넷에 폭로와 확실한 증거들이 터져 나오자, 연달아 계약 해지 성명서를 발표했다.계약 업체들의 태도는 강병주에게 사형 선고를 내린 것과 다름없었다.이는 강병주의 행동을 인정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강병주의 아파트에서, 유소린은 인터넷 뉴스를 보며 분통을 터뜨렸다.“은혜도 모르는 배은망덕한 년! 분명 강병주가 그 여자를 도와줬는데, 오히려 뒤통수를 치다니! 정말 나쁜 년이야!”유소린은 참지 못하고 욕설을 내뱉었다.그때, 강병주가 술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우연히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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