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분위기가 얼어붙었다.임채아가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꺄악, 사람 살려!”놀란 장하준이 정신을 차린 뒤 본능적으로 고지후에게 다가가 상황을 살펴보려는데 임채아가 그의 팔을 힘껏 잡았다.“하준아, 나 무서워...”지금 하지율의 모습은 무자비한 살인자가 된 것처럼 정말로 끔찍했다.이 상황을 본 장하준도 발걸음을 멈췄다.하지율이 갑자기 미쳐서 임채아도 죽일까 걱정했다.방심한 사이 고지후가 공격을 받았다.만약 경계하고 있었다면 절대 하지율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을 텐데.고지후는 자기 복부에 꽂힌 칼을 보며 동공이 움츠러들었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상처받은 눈동자를 하고 있었다.“왜... 하지율, 내가 죽길 바라는 거야?”하지율의 길고 가는 속눈썹은 나비 날개처럼 가볍게 떨렸다.그녀의 얼굴도 백지장처럼 창백하고 투명했다.칼을 쥔 손은 살짝 떨리고 있었다.하지율도 이러는 게 처음이었지만 눈빛은 단호했고 두려움은 전혀 없었다.“고지후, 지난번에 복수할 기회를 주겠다고 했잖아. 난 이제 그 기회를 사용했고 그 약속을 지킬지 말지는 당신에게 달렸어.”고지후의 얇은 입술이 살짝 말려 올라가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하지율, 내가 그렇게 미우면 차라리 칼로 내 심장을 찌르지 그래?”“그럼 내가 살인자가 되잖아.” 하지율은 아무 감정 없는 미소를 지었다.“걱정하지 마. 아무리 미워도 죽이지는 않을 테니까. 살인하면 목숨으로 대가를 치러야 하잖아.”아마도 이쪽의 소리가 너무 컸기 때문인지 누군가 사무실 문을 벌컥 열었다.서둘러 들어온 함우민이 눈앞의 장면을 보고 표정이 확 변했다.“지율 씨, 괜찮아요?”장하준은 함우민이 도착하자 급히 말했다.“우민아, 빨리 하지율 그 미친 여자를 제압해! 그 여자가 지후를 칼로 찔렀어!”함우민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리며 그제야 자신이 이성을 잃었다는 걸 깨달았다.하지율과 약속한 시각보다 40분이나 일찍 도착했는데 하지율이 이미 와 있을 줄이야.그가 일찍 여기 나타나는 걸 원치 않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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