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Chapter 431 - Chapter 440

514 Chapters

제431화

하지율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고지후가 오라고 했어요.”송아현은 광대를 쳐다보는 듯한 표정으로 웃었다.“죄송하지만 하지율 씨, 저는 대표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했어요.”말을 마친 송아현은 고개를 돌려 옆에 있던 경비원에게 말했다.“쓸데없는 사람 얼른 내보내지 않고 뭐 해요?”이 상황을 본 두 명의 경비원은 씩씩거리며 하지율 앞으로 다가갔다.하지율은 차갑게 송아현을 슬쩍 보았다.“자만심에 가득 차서 자신의 주관과 취향만으로 판단하는 건 대표 비서가 갖춰야 할 덕목이 아니죠. 송 비서님, 곧 지금의 행동으로 인해 대가를 치르게 될 거예요.”송아현은 입술을 살짝 비틀며 경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하지율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돌아서서 떠나려 했다.송아현은 고성 그룹의 오래된 직원으로 일반 비서에서 대표 비서로 승진했기에 업무 능력은 당연히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다만 송아현은 줄곧 하지율을 싫어했다.장하준과 마찬가지로 하지율이 아무 쓸모가 없고 고지후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그래서 늘 하지율을 싸늘하게 대했고 존중이라곤 전혀 없었다.그때 문 쪽에서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일이죠?”고개를 돌린 송아현은 얼음처럼 차갑던 표정이 녹아내리고 친절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임채아 씨, 대표님 만나러 오셨어요?”“네, 지후가 할 말이 있다고 불러서 왔어요.”임채아는 옆에 있는 하지율을 보고 놀라며 말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죠?”송아현은 하지율을 짜증스럽게 쳐다보며 말했다.“대표님께선 이곳에서 하지율 씨를 보길 원치 않으세요. 지난번에 고성 그룹에서 난리를 부려서 경비원과 데스크 직원까지 해고될 뻔했어요. 오늘 또 난동을 부리니... 내보낼 수밖에요.”옆에 있던 장하준이 웃으며 조롱하듯 말했다.“저렇게 주제 파악 못 하는 사람이 있으니 차라리 문 앞에 간판을 걸지 그래요? 개와 누구는 들어올 수 없다고.”“하준아.” 임채아가 급히 장하준의 말을 끊었다.“그런 말 하지 마.”장하준은 하지율을 멸시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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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화

임채아는 그 말을 듣고 얼굴에 수줍음이 피어올랐다.“나도 지후가 정말 샤인을 데려올 수 있을 줄은 몰랐어.”“이젠 쓸데없는 생각 안 할 거지?”말하며 장하준은 잠시 멈칫하고 고소한 듯 미소를 지었다.“하지율 처지가 얼마나 처참해졌는지 봐. 지후가 고성 그룹에 들여보내지도 않잖아. 너는 말하지 않았는데도 바로 올라올 수 있는 게 바로 차이야.”곧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두 사람은 함께 고지후의 사무실로 들어갔다.장하준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잊지 않고 하지율을 깎아내렸다.“지후야, 방금 아래층에서 하지율을 만났어. 송아현 씨 말로는 네가 하지율을 고성 그룹에 들여보내지 말라고 했다며? 들여보내는 사람은 해고한다고. 그런데 하지율이 말 안 듣고 억지로 들여오려고 했어. 송아현 씨가 어쩔 수 없이 경비를 불러 내쫓으려는데 마침 나와 채아를 만났지 뭐야. 착한 채아가 하지율 대신 얘기해주는데 하지율이 고마운 것도 모르고 우리를 조롱했어.”장하준의 말을 듣고 고지후는 살짝 멈칫했다.“하지율이 왔어?”“그래. 송아현 씨 말로는 지난번 데스크 직원이 그 여자를 들여보내서 네가 그 직원과 경비 다 해고하려고 했다며? 송 비서가 1분도 머물지 못하게...”장하준의 말이 끝나기 전에 고지후가 갑자기 진태환을 불러들였다.“진태환, 아래층으로 가서 하지율 데려와.”장하준과 임채아는 모두 놀라 서로를 쳐다보았다.약 10분 후, 누군가 사무실 문을 두드렸고 진태환이 어색한 표정으로 들어왔다.“대표님, 하지율 씨... 이미 갔습니다.”...반 시간 후 송아현은 일그러진 표정으로 하지율 앞에 나타났다.“하지율 씨, 대표님께서... 돌아오시라고 하셨어요.”하지율은 거짓말하지 않았고 정말 고지후와 약속했었다.그녀는 휴대폰으로 뉴스를 보며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가서 고지후에게 전하세요. 지금 바빠서 시간이 없다고.”현재 하지율은 카페에 편안히 앉아 있는 상태로 전혀 바빠 보이지 않았다.송아현은 하지율이 일부러 자신을 난처하게 만들려는 걸 알고 입술을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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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3화

고지후는 미간을 찌푸렸다.“그 여자 위치 보내. 내가 갈게.”...그렇게 한 시간 후 고지후는 마침내 하지율을 데리러 왔다.그는 얇은 입술을 살짝 열며 진태환에게 말했다. “경비원과 데스크 직원들에게 알아서 사표 제출하라고 해.”“네.”진태환이 떠나려던 순간 여성의 차가운 목소리가 가볍게 울려 퍼졌다.“고지후 씨는 왜 무고한 직원들에게 화를 내지?”하지율은 입가에 담담한 미소를 머금었지만 눈동자는 싸늘했다.“당신이 직접 날 고성 그룹에 들여보내지 말라고 지시했잖아. 그 사람들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고.”그러면서 옆에 조용히 서 있는 송아현을 바라보았다.“송 비서님, 그렇죠?”송아현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말도 못 했다.지난번 하지율이 고지후를 찾아왔을 때 실제로 고지후가 하지율을 다시는 고성 그룹에 들여보내지 말라고 지시했다.그런데 조금 전 고지후는 그녀에게 하지율이 올 거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이론상으로는 그녀의 행동에 사실 별문제가 없었고... 다만... 태도가 좋지 않았을 뿐이었다.고지후는 몇 초 동안 침묵하다가 차분히 말했다.“앞으로 하지율이 오면 우선 위에 보고하라고 지시해.”“네.” 진태환이 대담하고 떠나려는데 하지율이 그를 불렀다.“됐어요.”그녀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앞으로 다시 올 일 없으니까.”임채아가 방금 왔을 때는 보고도 없이 프런트에서 바로 들여보냈다.하지만 고지후가 늘 임채아와 그녀를 차별했기에 하지율은 진작 익숙해져 있었다.하지율의 행동을 지켜보던 장하준은 속으로 콧방귀를 뀌며 중얼거렸다.“까탈스럽게 구네.”그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귀에 들리긴 충분했다.하지율이 고개를 돌렸다.“뭐라고?”장하준이 조롱했다.“내 말이 틀렸어? 고성 그룹에서 널 환영하지 않으면 올 때 미리 지후에게 전화해서 준비하라고 하면 되잖아. 그냥 바로 가버려서 지후가 직접 데려오게 만들고. 참 대단해.”“그 말은 무례한 문전박대를 당해도 죽기 살기로 고성 그룹에 빌붙어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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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4화

장하준의 ‘방해’가 없었다면 하지율은 고지후와 동등하게 협상할 기회도 없이 진작 그에게 휘둘렸을 것이다.그러고 보니 장하준에겐 오히려 고마워해야 했다.하지율은 눈을 감고 소파에 기대어 앉아 자신과 상관없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지후가 송아현을 슬쩍 쳐다보자 그녀도 다가와 하지율에게 깊이 고개를 숙였다.“하지율 씨, 죄송합니다.”그러나 하지율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아 장하준은 몰라도 송아현은 계속 몸을 숙인 채로 있어야 했다.극도로 난감한 상황에서 그녀는 저도 모르게 몸이 떨리며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하지율은 마음속으로 비웃었다.‘고작 사과 한번 하는데 참 억울한 모습이네. 누가 보면 제대로 자존심 구겨지는 일이라도 시킨 줄 알겠어.”고지후는 하지율의 반응을 기대조차 하지 않았기에 덤덤하게 말했다.“됐어. 이쯤에서 그만둬.”송아현은 아랫입술을 깨물며 수치와 분노가 섞인 표정을 지었고 장하준은 입을 삐죽거리며 다시 소파에 앉았다.고지후는 하지율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람들 다 모였으니까 협업에 관해 얘기해야지.”“협업?”임채아는 돌발 상황에 온통 관심이 쏠려 있어 순간 반응하지 못했다.“무슨 협업?”고지후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계속 샤인 찾고 싶어 했잖아. 이미 찾았어.”임채아는 무의식적으로 말했다.“샤인을 찾았다는 건 아는데 하지율 씨와는 무슨 상관이 있다고...”임채아의 말이 뚝 멈추며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하지율을 바라보았다.“설마... 이 여자가 샤인이야?”장하준도 놀란 표정으로 하지율을 바라보았다.하지율은 눈을 뜨고 차분히 말했다.“임채아 씨를 위해 곡을 작곡할 수는 있지만 샤인의 이름을 쓰지는 않을 거예요. 스튜디오도 넘겨드릴 수 있지만 200억을 내놓아요. 흥정은 거절이니까. 고지후 씨도 알다시피 난 애초에 이 스튜디오를 넘기는데 200억을 요구했어요.”장하준은 곧 충격에서 벗어나며 입을 열었다.“샤인의 이름이 아니라면 세상에 훌륭하고 유명한 작곡가가 그렇게 많은데 우리가 왜 당신한테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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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5화

‘지후가 나서서 강병주에게 손을 쓴 거구나. 하긴, 지금 하지율을 건드릴 순 없으니 주변 사람들을 건드려서 혼내주는 것도 채아를 위해 복수하는 방법이니까.’임채아는 두 눈에 담긴 기쁨을 감추며 나지막이 말했다.“지후야, 하지율 씨가 그렇게 힘들다는데... 그만두는 게 어때?”하지율이 피식 웃었다.“이렇게 쉽게 그만둘 거면 그 고생을 하면서 내게 강요하진 않았겠죠.”고지후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하지율을 바라보았다.“하지율, 너는 지금 나와 협상할 자격이 없다는 걸 명심해.”하지율은 그 말을 듣고 즉시 일어나며 말했다.“좋아, 내게 협상할 자격이 없다고 하니 그럼 이만 가볼게. 너랑 협상할 자격이 있는 사람과 얘기해.”문 쪽으로 걸어가는 하지율의 뒷모습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모두가 하지율의 행동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강병주 사건이 정말 고지후의 소행이라면 오늘 하지율은 그를 위해서 기꺼이 스튜디오를 내주고 임채아를 위해 곡을 써야 했다.고개를 숙이고 간절히 애원해야 맞는데 왜 저토록 오만한 걸까.달칵.하지율이 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고지후가 갑자기 일어나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그는 하지율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강병주 그냥 둘 거야?”하지율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고지후, 당신이 그랬을 텐데. 남에게 부탁할 때는 부탁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지금 누구 앞에서 고고하고 오만하게 구는 건데? 내게 부탁해서 안 되니까 더럽고 비열한 수작을 써서 내가 동의하도록 강요하는 거지. 정말 이딴 걸로 날 제멋대로 휘두를 수 있다고 생각했어?”입은 웃고 있었지만 눈동자에는 차가운 냉기가 흐르고 있었다.“나와 선배가 가까운 사이라 여기까지 기꺼이 내 발로 온 거 인정해. 하지만 선배를 이용해 날 협박하고 갖고 놀 생각이라면 사람 잘못 봤어. 선배가 중요한 사람이긴 해도 내가 모든 걸 포기할 정도는 아니야. 계속 날 상대해 봐. 싸워서 이기진 못해도 네 살점 하나 물어뜯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으니까.”장하준은 강병주의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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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6화

사실은 하지율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싶었다.만약 그녀가 조금이라도 물러서면 고지후는 더 요구하며 계속 압박했을 것이다.하지율은 쓸데없는 말 대신 가방에서 악보 한 묶음과 소형 플레이어를 꺼냈다.“창작곡인데 임채아 씨와 고지후 씨가 보고 제 제안을 받아들일지 결정하시죠.”임채아는 악보를 받아서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다만 그저 슬쩍 보고는 이내 고개를 들어 하지율을 올려다보았다.임채아도 음악을 전공했고 상당한 수준을 지녔기에 악보가 훌륭한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었다.하지율이 말을 이어갔다.“난 샤인의 이름을 이용해 누구를 홍보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거예요. 특히 임채아 씨의 인기를 위해서는 더더욱 안 하죠. 솔직히 고지후 씨가 제시한 돈은 나중에 제가 벌 수도 있는 거라 그렇게 마음이 혹하진 않네요. 물론 고지후 씨가 명성이 망가져도 가치가 있을 만큼의 금액을 제시하면 생각해 볼 수는 있죠. 하지만 계산해 보니 그러려면 최소 몇조는 되어야겠더라고요.”몇조라니, 정신이 멀쩡한 사람이면 동의할 리가 없었다.고지후가 아니라 장하준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담 작곡가를 찾아주기 위해 몇조를 퍼붓지는 않을 것이다.아무리 돈이 많더라도 말이다.하지율이 덧붙였다.“이 곡 중에 임채아 씨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하나 골라요. 굳이 샤인의 이름으로 화제성을 얻으려 한다면 고지후 씨가 날 죽여도 그건 안 돼요.”고지후는 그녀를 슬쩍 보고는 소형 플레이어를 재생했다.아름다운 바이올린 선율이 플레이어에서 우아하게 흘러나왔고 순간 사무실은 조용해졌다.음악을 모르는 송아현과 진태환조차 음악 소리에 끌려 무의식적으로 그 속에 빠져들었다.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는 사이 모든 곡이 끝났다.고지후는 잘생긴 얼굴로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으며 임채아를 돌아보았다.“채아 네 생각은 어때?”임채아는 몇 초 동안 망설이다 말했다.“하지율 씨의 곡은 정말 놀랍지만 내게 필요한 건 훌륭한 작곡가가 아니라... 빠르게 인기를 얻을 수 있는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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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7화

“채아가 스캔들로 유명해지길 원하는 거야?”장하준은 불만스럽게 말했다.“유명세가 필요 없다면... 어떤 작곡가도 다 되니까 굳이 하지율일 필요가 없지.”고지후는 장하준을 무시하고 임채아를 바라보았다.“채아야, 샤인의 이름으로 유명해졌다는 건 본인 이름으로도 유명해질 수 있다는 뜻이야. 곡이 어떤지 네가 나보다 더 잘 알잖아. 물론 네가 작곡가를 바꾸고 싶다면 나도 강요하지 않을게.”임채아는 편견을 갖고 까다롭게 악보들을 살펴보았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하지율의 곡은 정말로 새롭고 창의적인 데다 유명 작곡가들의 틀에 박힌 스타일과는 완전히 달랐다.이러니 샤인이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는 것도 당연했다.음악가로서 전문적인 시선으로 보면 이 곡들은 전부 큰 인기를 끌 가능성이 있었다.머리를 빠르게 굴리던 임채아가 결정을 내렸다.“지후 네 말대로 하지율 씨 창작곡은 훌륭한 게 맞아. 그럼 그렇게 하는 걸로 하자.”말하며 장하준에게 더 이상 거부하지 말라는 듯 눈치를 줬고 장하준도 그녀가 받아들이자 더 말하지 않았다.양측이 모두 동의했으니 곧바로 구체적인 세부 사항을 논의하기 시작했다.“오늘 상의한 모든 내용은 녹음해서 증거로 남겨뒀어. 만약 내 창작곡이 유출되면 법적 책임을 물을 거야.”장하준이 비꼬았다.“표절로 허울뿐인 명성을 얻은 건지 누가 알아?”여전히 하지율이 샤인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과거 외국인 참가자와 대결할 때 샤인을 응원하고 그녀를 칭찬하기까지 했으니까.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그 샤인이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사람일 줄은.하지율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표절했다면 지금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이 명성을 얻었을 때 진작 밝혀졌겠지. 하지만 그게 걱정이라면 지금이라도 계약 무효로 해도 돼. 그리고 내 모든 창작곡은 창작한 날부터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고 창작한 타임라인도 있으니까 어떠한 의심이나 모함도 두렵지 않아.”그녀는 장하준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보았다.“만약 오늘 들려준 미공개 곡이 유출된다면 당신들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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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8화

순식간에 분위기가 얼어붙었다.임채아가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꺄악, 사람 살려!”놀란 장하준이 정신을 차린 뒤 본능적으로 고지후에게 다가가 상황을 살펴보려는데 임채아가 그의 팔을 힘껏 잡았다.“하준아, 나 무서워...”지금 하지율의 모습은 무자비한 살인자가 된 것처럼 정말로 끔찍했다.이 상황을 본 장하준도 발걸음을 멈췄다.하지율이 갑자기 미쳐서 임채아도 죽일까 걱정했다.방심한 사이 고지후가 공격을 받았다.만약 경계하고 있었다면 절대 하지율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을 텐데.고지후는 자기 복부에 꽂힌 칼을 보며 동공이 움츠러들었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상처받은 눈동자를 하고 있었다.“왜... 하지율, 내가 죽길 바라는 거야?”하지율의 길고 가는 속눈썹은 나비 날개처럼 가볍게 떨렸다.그녀의 얼굴도 백지장처럼 창백하고 투명했다.칼을 쥔 손은 살짝 떨리고 있었다.하지율도 이러는 게 처음이었지만 눈빛은 단호했고 두려움은 전혀 없었다.“고지후, 지난번에 복수할 기회를 주겠다고 했잖아. 난 이제 그 기회를 사용했고 그 약속을 지킬지 말지는 당신에게 달렸어.”고지후의 얇은 입술이 살짝 말려 올라가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하지율, 내가 그렇게 미우면 차라리 칼로 내 심장을 찌르지 그래?”“그럼 내가 살인자가 되잖아.” 하지율은 아무 감정 없는 미소를 지었다.“걱정하지 마. 아무리 미워도 죽이지는 않을 테니까. 살인하면 목숨으로 대가를 치러야 하잖아.”아마도 이쪽의 소리가 너무 컸기 때문인지 누군가 사무실 문을 벌컥 열었다.서둘러 들어온 함우민이 눈앞의 장면을 보고 표정이 확 변했다.“지율 씨, 괜찮아요?”장하준은 함우민이 도착하자 급히 말했다.“우민아, 빨리 하지율 그 미친 여자를 제압해! 그 여자가 지후를 칼로 찔렀어!”함우민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리며 그제야 자신이 이성을 잃었다는 걸 깨달았다.하지율과 약속한 시각보다 40분이나 일찍 도착했는데 하지율이 이미 와 있을 줄이야.그가 일찍 여기 나타나는 걸 원치 않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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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9화

“지후가 깨어나면 저 여자는 진작 그림자도 안 보일 거야!”함우민이 말렸다.“지후가 응급실로 들어가기 전에 말했어. 자기가 깨어나면 처리하겠다고. 하준아, 홧김에 일 저지르지 말고 지후 말 들어.”장하준은 하지율을 가리키며 소리쳤다.“저 여자가 지후를 죽일 뻔했어. 지후는 절대로 그냥 두지 않을 거야. 여기서 눈엣가시처럼 있는 것보다 빨리 감옥에 보내서 거기서 지내는 게 어떤 건지 알게 해줘야지!”최근 몇 달간 하지율이 일을 완벽하게 처리해 장하준은 빈틈을 전혀 찾지 못했다.그래서 분노로 이를 갈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이제야 겨우 하지율의 약점을 잡았는데 어떻게 쉽게 놓아줄 수 있겠나.하지율은 무표정한 얼굴로 자리에 서 있었고 얼굴에는 긴장이나 당황스러움이 전혀 없었다. 마치 이 일과 무관한 사람처럼 보였다.함우민이 계속 설득하려 했지만 경찰이 이미 도착했다.“누가 신고했나요? 살인범은 어디에 있죠?”장하준과 임채아는 동시에 하지율을 가리켰다.장하준이 소리쳤다.“저 여자요! 저 여자가 칼로 지후를 찔렀어요. 형사님, 저 여자를 데려가서 사형에 처하세요.”경찰이 하지율을 돌아보았지만 하지율은 평온한 표정으로 서 있었고, 피하거나 도망갈 기색이 전혀 없었다.경찰이 의심스럽게 물었다. “그쪽이 사람을 죽였어요?”하지율은 차분히 대답했다. “아니요.”장하준은 꼬리를 밟힌 고양이처럼 발끈했다.“저 여자는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형사님, 죄를 인정하지 않으니 더 엄하게 처벌해야죠!”하지율이 덤덤하게 그를 쳐다보았다.“내가 사람을 죽였다고 말하는데 그럼 피해자 시신은 어디 있어?”장하준은 당황했다.“지후... 지후는 응급실에서 살리고 있지.”“죽었어?”장하준이 하지율에게 삿대질했다.“하지율, 넌 지후가 죽길 바라지?”하지율은 장하준과 굳이 말을 섞고 싶지 않아 경찰에게 말했다.“형사님, 저는 사람을 죽이지 않았습니다.”살인과 상해는 서로 다른 개념이었다.경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일행을 바라보며 말했다. “정확히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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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화

의사가 나오며 말했다.“칼이 중요 부위를 찌르지 않아 생명에 지장은 없습니다. 조금만 휴식을 취하면 금방 회복할 겁니다.”고지후가 응급실에서 나오자 임채아는 옆에 서 있던 하지율을 밀쳐내고 자기가 아내라도 되는 것처럼 침대 옆으로 달려갔다.“지후야, 지후야 괜찮아?”장하준은 하지율과 다투는 것도 잊고 고지후의 상태를 확인하러 달려갔다.고지후는 곧 병실로 옮겨졌고 하지율이 들어가서 상황을 확인하려 했지만 장하준이 문밖에서 막았다.“지후를 보러 들어가고 싶다면 나한테 빌어. 내 기분이 좋아지면 들어갈 수 있게 해줄지도 몰라.”의사랑 이야기를 마친 함우민이 이 모습을 보고 급히 다가왔다.하지율 대신 뭐라고 말하려는데 하지율은 주저하지 않고 돌아서서 떠났다.“그럼 관둬.”장하준은 놀랐다.‘하지율은 늘 예상대로 행동하지 않네.’“이봐, 돌아...”장하준이 입을 벙긋하며 뭐라고 말하려는데 하지율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갔다. 발걸음에는 주저함이 없었다.함우민은 그 모습을 보고 장하준에게 급히 한마디 했다.“내가 가볼게.”함우민은 서둘러 따라갔다.장하준은 함우민이 황급히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마음속에 이상한 감정이 떠올랐다.함우민은 평소 남의 일에 참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왜 갑자기 고지후의 일에 이렇게 신경 쓰는 걸까....하지율은 병원을 나서자마자 함우민에게 따라잡혔다.“지율 씨, 어디 가요? 제가 모셔다드릴게요.”하지율이 발걸음을 멈췄다. “집에 가서 샤워하고 쉬려고요.”함우민은 그제야 하지율의 옷에 피가 묻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제가 모셔다드릴게요.”“좋아요.” 하지율은 거절하지 않았다.차가 출발한 후 함우민은 하지율의 창백하고 지친 얼굴을 보며 눈동자에 한 줄기 안타까움이 스쳤다.“지율 씨, 왜 저를 기다리지 않았어요? 제가 지후를 설득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잖아요.”하지율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요. 함우민 씨는 그 사람을 설득할 수 없어요.”임채아에 관한 일이라면 누구도 그를 설득할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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