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너머로 남자의 나른하고 매력적인 목소리가 들렸다.“지율 씨, 요즘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라도 있어요?”하지율이 대답했다.“네, 제 선배와 관련된 일인데, 아직 해결할 수 없는 정도는 아니에요.”정기석이 말했다.“만약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 있다면, 언제든 나에게 말해줘요.”“알겠어요.”전화를 끊자, 따뜻한 물 한 잔이 그녀 앞에 놓였다.“지율 이모, 물 마셔요.”정시온은 마치 어른처럼 진지하게 말했다.“아빠가 그랬는데, 감기 걸렸을 때 따뜻한 물 많이 마시면 빨리 낫는대요.”하지율은 정시온이 건네준 물을 받고 마음이 따뜻해졌다.“고마워.”잠시 후, 초인종이 울렸다. 정시온은 문을 열려던 하지율을 막았다.“아빠가 온 것 같아요. 지율 이모는 누워서 쉬세요. 제가 가서 문 열게요.”정시온이 이렇게 의젓하게 행동하자 하지율은 거절하지 않았다. 문을 열자 역시 정기석이 서 있었다. 정시온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빠, 지율 이모가 열이 좀 나는 것 같아요. 약 가져왔어요?”정기석은 그를 힐끗 보며 말했다.“당연히 가져왔지. 네 아빠 센스가 그렇게 없지는 않아.”그제야 정시온은 안심하고 고개를 끄덕였다.하지율의 얼굴은 약간 창백했고, 피곤함과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정기석은 눈길을 한 번 주더니 탁자 위에 놓인 체온계를 들었다.그는 체온계로 하지율의 이마를 스캔했다.39.2도.정기석의 눈빛이 흔들리며, 여유롭던 표정이 진지해졌다.“지율 씨, 열이 꽤 심한데요. 당장 병원에 가야겠어요.”하지율이 막 입을 열려는데,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하지율은 휴대폰을 들었고, 유소린에게서 걸려 온 전화라는 것을 알았다.그녀는 전화를 받았다.“지율아, 나 사고 쳤어...”전화기 너머로 유소린의 힘없고 지쳐버린 목소리가 들려왔다.하지율의 표정이 굳어졌다.“소린아, 무슨 일이야?”“음악회 장소 문제는 협의가 가능하다고 해서, 상대방이 약속한 유흥업소로 갔어. 유흥업소에 술 취한 재벌 2세들이 몇 명 있었는데, 나보고 억지로 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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