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발뺌하겠다는 거야? 하지율, 분명히 말해두는데, 그건 안 돼!”하지율은 장하준을 흘깃 쳐다보고는 입꼬리를 올렸다.“그래서? 나한테 뭘 어쩌겠다는 건데?”장하준이 입을 열었다.“나…”하지만 말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하지율이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도 장하준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보상은 감사한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억지로 시키는 건 협박이다.결국은 상대방의 양심에 달린 문제였다.하지율이 다시 입을 열었다.“게다가, 난 임채아가 날 구한 거라고 생각 안 해. 총을 대신 맞은 것도 아니고, 몸값을 내준 것도 아닌데, 그게 어떻게 내 목숨을 구한 거야?”하지율은 장하준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오히려 내가 임채아 은인이지. 내 목숨 걸고 몸값 들고 갔으니까 말이야. 내가 협조 안 했으면 벌써 죽었을지도 몰라. 장하준, 네가 그렇게 은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임채아 목숨 구한 것도 잊지 말고 꼭 갚아. 설마 배은망덕하게 잊어버릴 건 아니지?”장하준은 하지율의 말에 어이가 없어서 눈이 휘둥그레졌다.“너… 너는 채아 구하러 간 게 아니라 고윤택 구하러 간 거잖아!”하지율이 담담하게 말했다.“윤택이는 내 아들이야. 구하러 가는 게 당연하지. 근데 임채아는 나랑 무슨 관계야? 내가 왜 이유 없이 임채아를 구해야 해?”하지율의 표정은 차가웠고, 말투는 더욱 매정했다.“물론, 임채아가 내 딸로 들어온다면 그 은혜는 갚을 필요 없어.”장하준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다. 화가 나서 거의 기절할 지경이었다.그때, 멀리서 급한 발소리가 들려왔다.“지율아, 너랑 윤택이는 괜찮아?”유소린과 정기석이 달려왔고 화야도 그 뒤를 따랐다.유소린은 서둘러 하지율 앞으로 다가와 상처가 없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이윽고 유소린은 시선을 고윤택에게 돌렸다.“윤택아, 다친 데 없지?”고윤택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괜찮아요.”유소린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지율아, 너 정말 너무 무모해. 혼자서 범인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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