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Chapter 531 - Chapter 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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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1화

그들의 태도는 진작 알고 있었으니까 말이다.연태훈에게 있어서 연정미와 하지율은 똑같은 친딸이다.연정미와 그렇게 오랜 시간 함께 하고 오랫동안 연정미를 키워왔으니 연정미를 편애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20여 년을 함께 살아온 연정미와 몇 년 동안 같이 산 하지율.둘 중 누구를 선택할지는 너무 뻔한 것이었으니까 말이다.하지율의 차량이 빗속에서 움직였다.하지율은 저번에 교통사고가 난 뒤 운전 속도를 많이 낮췄다.신호등이 푸른색으로 변하자 하지율이 천천히 액셀을 밟았다.하지만 그때 하지율이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행인 한 명이 붉은 등에 길을 건너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율은 놀라서 브레이크를 확 밟았다.하지만 이미 늦었다. 차는 그대로 행인을 치고 말았다.다행인 것이 있다면 속도가 빠르지 않고 제때 브레이크를 밟아 충격이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인은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하지율은 얼른 달려가서 상황을 확인하고 구급차를 불렀다....병원.의사가 응급실에서 나와 밖에서 기다리던 하지율에게 얘기했다.“환자는 그저 간단한 뇌진탕으로 쓰러진 겁니다. 현재 큰 문제는 없습니다. 곧 깨어날 거예요.”하지율은 그 말을 듣고 한숨을 내쉬었다.행인이 무단횡단을 한 것이지만 하지율은 그가 무사하기를 바랐다.의사와 몇 마디 더 나눈 뒤 하지율은 병실로 걸어 들어갔다.남자는 병상에 누운 채 잠을 자고 있었다.아까는 너무 다급하고 당황해서 남자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침대 가까이로 온 하지율은 그제야 남자의 얼굴을 봤다.‘이 사람...’남자의 얼굴은 약간 새하얗게 질려있었고 얼굴에는 피가 말라붙어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조각 같은 얼굴을 숨길 수는 없었다.눈앞의 남자는 얼마 전 하지율이 단종건의 생신 연회에서 봤던 남자다.하지율은 옆의 의자에 앉아 남자가 깨어나길 기다렸다.30분 정도 지난 뒤, 남자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더니 이내 천천히 눈을 떴다.하지율은 깨어난 남자를 보고 바로 다가갔다.“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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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2화

남자는 그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기억이 안 나요.”하지율은 약간 당황했다.“기억이 안 난다고요? 기억상실증이에요?”의사가 검사한 바에 따르면 그저 약간의 뇌진탕과 찰과상이 있을 뿐, 아무 문제도 없다고 했다.“기억상실증?”남자가 중얼거렸다.“확실히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아요...”하지율은 놀라서 남자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남자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제 이름을 알아요?”이름까지 잊어버리다니.이건 아주 심각한 일이다.하지율은 더 지체하지 않고 얼른 벨을 눌러 의사를 불러왔다.하지율의 말을 들은 의사는 또 검사를 해주었다. 그리고 결론을 얘기했다.“뇌진탕으로 인한 기억상실증일 수 있습니다. 깨어나기 전에는 검사해 낼 수 없는 것이죠. 뇌신경은 원래 취약해서 기억상실증이 나타나기 쉽습니다. 효과적인 치료 방법도 아직은 없고요.”하지율은 머리가 아팠다.아까 얘기해 보니 남자는 이미 이름도 잊어버린 상태였다.게다가 신분증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지갑이나 핸드폰도 없었다.마치 급하게 달려 나와 아무것도 챙기지 못한 사람 같았다.하지율은 혼자서 이 일을 처리할 수 없었기에 얼른 유소린과 정기석을 불러왔다.유소린은 병원에 와서 그 남자를 보더니 저도 모르게 얘기했다.“와, 잘생겼어. 완전 미남 그 자체야.”남자는 그런 유소린의 혼잣말에 머쓱해하면서 대답했다.“감사합니다.”유소린은 그 남자가 이렇게 예의 바를 줄은 몰랐다.하지율이 정기석을 보면서 얘기했다.“기석 씨, 이 사람 Z국인은 아닌 것 같아요. 경찰에 얘기해 봤는데 아직 신분을 알 수 없대요. 혹시 조사 좀 해줄 수 있어요?”정기석은 묵묵히 그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남자는 순진무구하게 정기석을 바라보면서 먼저 인사를 건넸다.“안녕하세요.”정기석이 물었다.“본인 이름은 기억하나요?”남자가 고개를 저었다.“기억이 나지 않아요.”“그럼 무슨 기억이 있는데요?”남자가 고민하다가 얘기했다.“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요.”한참 있다가 남자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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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3화

전화를 끊은 후 정기석이 물었다.“조사하는 데 시간이 걸릴 거예요. 그동안 어쩔 생각이에요?”하지율은 남자를 쳐다보면서 말했다.“일단 간병인 한 명을...”하지만 하지율이 다 얘기하기도 전에 남자가 거절했다.“싫어요.”하지율이 멈칫하고 다시 입을 열었다.“무슨 요구라도 있어요?”남자는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얘기했다.“다른 사람의 간호를 받는 건 싫어요. 지금 나는 기억을 잃어서 아무도 모르는 상태인데, 만약 당신이 도망가면 난 어떡해요? 그러니 날 책임져요.”하지율이 미간을 찌푸렸다.“하지만 이건 다 당신이 신호를 위반해서 일어난 일이에요. 경찰한테 증거도 있어요.”“하지만 내가 기억상실증이 된 건 당신이 날 쳐서 그런 거잖아요.”하지율은 남자를 쳐다보면서 물었다.“그럼 어떻게 할까요?”“내가 기억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줘요. 혹은 내 가족이 나를 찾아오기 전까지 나를 책임져요.”하지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돈을 빌려줄게요. 한동안 먹고살 수 있도록...”하지만 하지율이 다 얘기하기도 전에 남자가 이어서 얘기했다.“만약 당신이 준 돈을 다 쓰고도 기억을 찾지 못하거나 가족을 찾지 못하면요? 나는 신분증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서 일을 할 수도 없어요. 경찰이 확인해 봤는데 제가 Z국인이 아니라잖아요. 그럼 저는 내 나라도 아닌 곳에서 아무것도 못 하다가 길가에서 죽으란 말인가요? 그러니까 나를 책임져요. 내가 돈을 많이 쓸까 봐 걱정하는 거라면 내가 기억을 다 찾거나, 가족이 나를 찾은 뒤 돈을 갚아줄게요. 그러면 되잖아요.”하지율은 약간 어이가 없었다.하지만 남자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었다.그냥 기억상실증이면 몰라도 지금 이 남자는 신분증도 없었다.만약 가족도 찾지 못하고 집도 구하지 못한다면...“...”두 사람의 대화는 어딘가 약간 이상했다.유소린이 정기석을 힐긋 쳐다보았다. 정기석의 눈썹은 약간 찌푸려져 있었다.분위기는 그대로 굳어버렸다.정기석이 먼저 이 침묵을 깨뜨렸다.“그럼 먼저 저랑 가죠. 당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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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4화

“일단 제 집에서 하루 묵어요. 거기는 방이 많으니까요.”하지율과 유소린이 서로를 마주 보았다.이 남자를 호텔에 보낸다고 하면 남자는 또 싫다고 할 것이다.그렇다고 해서 하지율은 낯선 남자를 집에 들이고 싶지는 않았다.정기석의 제안은 모든 문제를 해결해 버렸다.하지율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기석 씨 신세를 좀 질게요.”유소린과 하지율은 함께 정기석의 저택으로 갔다.남자에게 방을 내어준 다음 하지율이 거실로 왔다.정기석이 전화를 끊는 것을 본 하지율이 물었다.“어때요?”정기석은 미간을 찌푸리고 대답했다.“비서가 얘기하길, 이 사람은 초대를 받은 손님이 아니래요. 누구인지는 아는 사람이 없고요. 연회에서 이 남자를 본 사람도 없대요. 누구인지도 모른다고 하고...”하지율이 미간을 찌푸렸다.“어르신한테도 여쭤봤어요?”“네. 어르신도 이 사람을 모른다고 하셨어요. 초청한 적도 없다고요. 아직 아무 단서도 없네요.”하지율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이미 사람을 시켜서 해외 쪽으로 알아보게 하고 있어요. 하지만 아무 단서도 없이 조사하는 건 시간이 좀 걸릴 거예요.”하지율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내 탓이에요. 정신을 똑바로 차렸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정기석이 하지율에게 물을 부어주고 얘기했다.“의사는 뭐래요? 치료 방법이 있대요?”하지율이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의사 선생님이 얘기하시길, 익숙한 장소로 데려가 보라고 하던데... 우리는 저 사람이 어디를 익숙하게 느끼는지 모르잖아요.”정기석이 무언가 떠올리고 얘기했다.“어르신한테 찾아가 볼까요? 어르신의 의술이라면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요.”하지율은 그 말을 듣고 눈을 반짝였다.“그래요. 내일 당장 어르신께 데려가야겠어요.”단종건을 떠올린 하지율은 무언가 생각난 듯 다시 물었다.“기석 씨, 기석 씨는 어르신의 신분을 미리 알고 있었던 거죠?”정기석은 단종건의 신분을 알고도 전혀 놀라지 않았고 되묻지도 않았다.정기석이 물었다.“제가 어르신의 진짜 신분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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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5화

“지율 씨가 연씨 가문 사람이라는 걸, 고지후도 알게 된 건가요?”하지율이 대답했다.“아니요. 그 사람들은 아직 몰라요.”하지율은 고지후와 연정미가 어떻게 알게 된 사이인지 설명해 주었다.정기석은 그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웃었다.“고지후가 연정미와 아는 사이라면 특급 게스트 사건은 어쩌면 정말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연재영과 심씨 가문 사이를 보면 그저 말 한마디면 되는 일이잖아요. 심다희 씨가 아무리 심씨 가문 아가씨라고 해도 결국은 가문의 뜻을 따라야 하는 법이고.”하지율이 담담하게 웃었다.“만약 고지후가 임채아를 위해 그 카드를 쓴다면... 그것도 나쁜 것은 아니죠. 특급 게스트가 뭐 중요한 일도 아니고. 그저 음악회에서 나를 깔아뭉개기 위해 그 카드를 사용할까 봐 걱정돼요.”“그래도 어르신이 있는데,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을 거예요.”하지율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단씨 가문에서는 단성훈이 나를 노리고 있어요. 게다가 강영주 씨 말을 들어보니 단성훈의 삼촌도 연정미를 좋아한대요. 적의 적은 곧 아군 아니겠어요? 그들도 언젠가는 임채아를 도울지도 몰라요.”아무리 하지율이 아무 죄도 없다고 해도, 하지율이 연씨 가문의 친딸이라는 것만으로도 죄가 될 수도 있었다.정기석이 낮은 소리로 얘기했다.“지율 씨, 임채아에게는 고지후가 있고 연정미에게는 단성훈이 있지만 지율 씨한테도 우리가 있잖아요.”그 말을 들은 하지율은 마음이 약간 떨렸다. 하지율은 고개를 끄덕이고 대답했다.“그러네요. 저한테도 이렇게 든든한 사람들이 있죠.”...장씨 가문 저택.남자의 비명이 저택을 울렸다.“아파요, 아빠! 그만 때려요!”장현우는 화가 나서 크게 숨을 몰아쉬었다.“아프라고 때리는 거다. 당장 네 놈을 때려죽여야 하는데!”그렇게 얘기하면서 장현우가 채찍을 높게 들었다가 장하준을 향해 내쳤다.이미연은 그런 장하준이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는 것을 보고 가슴이 아파서 눈물이 흐를 것만 같았다.이미연은 장현우의 손을 꼭 잡고 얘기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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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6화

이튿날.유소린은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하지율은 남자를 데리고 단종건을 만나러 갔다.그동안 편한 호칭을 위해 그들은 남자를 “화야”라고 부르기로 했다.화야를 단종건에게 데리고 가자 단종건은 미간을 찌푸리고 고개를 저었다.“확실히 본 적 없는 사람이야. 기억도 없고.”이런 미모의 소유자라면 만났을 때 기억이 남기 마련이다.하지율은 그 말을 듣고 물었다.“어르신, 기억상실증을 고쳐주실 수 있나요?”단종건은 흰 수염을 쓸어내리며 얘기했다.“나는 각종 난치병과 불치병을 치료해 본 적은 있어도 기억상실증은... 정말 처음 봐. 하지만 일단 맥을 짚어볼 수는 있지.”화야는 단종건의 앞에 앉아서 팔을 내밀고 예의있게 인사했다.“잘 부탁드립니다, 어르신.”아주 무해하고 살가워 보이는 얼굴이었다.단종건은 눈살을 찌푸리고 예리한 눈빛으로 화야를 쳐다보았다.화야는 그런 단종건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미소를 지은 채 담담하게 앉아 있었다.단종건은 시선을 옮기고 맥을 짚었다.하지만 기억상실증은 맥을 짚는다고 해도 짚이는 것이 없었다.“기억상실증은 내가 도와줄 수 없겠어.”하지율은 미리 예상했었기 때문에 크게 실망하지는 않았다. “수고하셨어요, 어르신.”이때 단종건이 갑자기 얘기했다.“지율아, 단성훈의 일은 내가 어제 사람을 시켜 조사하게 했다. 정말... 미안하구나.”하지율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어르신, 이 일은 어르신과 상관없어요. 어제의 일로 저를 면박을 주지 않는 것만으로도 저는 기뻐요.”단종건이 대답했다.“단성훈이 잘못했으니 혼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야. 그러니 내 체면을 봐줄 필요 없어. 그 자식이 또 너를 건드린다면 바로 나한테 얘기해. 내가 그놈 다리를 부러뜨릴 거니까.”거기까지 얘기한 단종건이 한숨을 내쉬었다.“성훈이는 내가 어릴 때부터 키운 아이야. 어릴 때는 착하고 성실했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된 건지...”두 사람은 화야 앞에서 서슴지 않고 얘기를 나눴다.거기까지 얘기한 단종건이 갑자기 화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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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7화

하지만 아무 문제가 없는 것도 문제다.아직은 증거가 없었기에 단종건은 함부로 말할 수가 없었다.어쩌면 화야라는 남자는 하지율의 미모에 반해 일부러 접근하려고 이러는 것일지도 몰랐다.단종건의 말에 하지율은 더는 거절할 수가 없었다.“네.”단종건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웃었다.하지율과 단종건은 몇 마디 더 나누다가 헤어졌다.단종건의 저택을 나서는 순간 하지율의 핸드폰이 울렸다.확인해 보니 익숙한 번호가 눈에 들어왔다.고지후였다.하지율은 저도 모르게 수신 거부 버튼을 눌렀다.하지만 1분도 지나지 않아 고지후가 또 전화를 걸었다.하지율은 또 수신 거부를 눌렀다.하지율은 고지후와 더 얘기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몇 분 뒤 함우민이 전화를 걸었다.하지율은 약간 머뭇거리다가 결국 전화를 받았다.“지율 씨.”전화기 너머에서 함우민의 진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윤택이가 납치당했어요.”하지율의 표정이 그대로 굳어버렸다.“그게 무슨 말이에요?”“오늘 주말이잖아요. 임채아 씨가 윤택이를 데리고 놀이공원에 가는 길에 두 사람 다 납치당했대요. 시간 있으면 이쪽으로 와줄래요?”하지율이 아무리 고윤택에게 실망했다고 해도 고윤택은 하지율이 배 아파 낳은 아이였다.그러니 지금 이 일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지금 어디예요? 제가 갈게요.”함우민이 굳은 목소리로 얘기했다.“지후가 데리러 갔어요. 아마 10분 정도 지나면 도착할 거예요. 그러니 그 자리에서 기다려요.”하지율은 고지후와의 원한을 떠올릴 사이도 없었다.“알겠어요.”전화를 끊은 후 화야가 하지율의 표정을 보면서 물었다.“무슨 일이기에 그런 표정을 지어요?”하지율은 숨김없이 얘기했다.“내 아들이 납치당했어요.”“아들이 있어요?”“네. 왜요?”“그렇게 안 보이는데...”하지율은 그런 시답잖은 말을 주고받을 사이가 없었다.“난 이따가 아들을 찾으러 가야 해요. 그러니 먼저 돌아가요. 소린이가 집을 구했대요.”“싫어요. 핸드폰도 없고 돈도 없는데 길을 잃으면 어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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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화

차갑고 날카로운 시선이 화야에게 박혔다.“하지율, 여태까지 내 전화를 받지 않은 이유가 이 남자 때문이야?”“자꾸만 다른 사람한테서 문제를 찾으려고 하지 말고 눈앞의 문제부터 해결해. 그러고도 당신이 고성 그룹의 대표야?”고지후가 차갑게 얘기했다.“그러니까 다른 남자와 데이트하느라 자기 아들이 납치된 것도 신경 쓰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거야?”화야는 그 말을 듣고 웃으면서 얘기했다.“남의 일이라 함부로 끼어들 수 없었는데, 제가 불공평한 걸 보면 못 참는 성격이라서 해명해야겠네요. 저는 하지율 씨의 데이트 상대가 아니에요. 어제 하지율 씨가 저를 차로 쳤거든요. 그래서 오늘 저를 데리고 의사 선생님을 만나러 온 거예요. 자초지종을 알지도 못하면서 먼저 질책하다니...”화야는 말끝을 흐리다가 시선을 옮겨 물었다.“혹시 지율 씨 남편이라도 돼요?”해명 같아 보였지만 고지후의 귀에는 그저 도발로 들릴 뿐이었다.하지율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전 남편이에요.”화야는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이어서 얘기했다.“전 남편이었어요? 전 남편이라면... 오지랖이 너무 심하시네요. 이미 이혼했는데 누구랑 데이트하든 상관없잖아요.”고지후의 눈빛이 싸늘해졌다.“하지율, 지금 윤택이 생사도 모르고 있는 와중에 여기서 말싸움이나 할 거야?”하지율은 더 얘기하지 않고 뒷좌석의 차 문을 열고 차에 타려고 했다.하지만 그때 옆에 있던 화야가 빠르게 차에 올라탔다.하지율은 멍해서 화야를 바라보았고 화야는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감사합니다.”하지율은 결국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지후는 입술을 꽉 말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고윤택을 생각하면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고지후가 차갑게 하지율에게 얘기했다.“앞에 앉아.”하지율은 고지후와 더 싸우고 싶지 않았다. 뒷좌석의 문을 닫은 뒤 앞으로 와 조수석에 앉았다.고지후는 차가운 표정으로 앞만 봤다.“안전벨트.”하지율이 안전벨트를 매자 차는 빠른 속도로 움직였다.하지율은 차에 있던 임채아의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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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9화

정기석은 그 말을 듣자마자 얘기했다.“걱정하지 마요. 당장 사람을 보내서 찾아보게 할 테니까요.”옆에 있던 고지후는 하지율의 행동을 보면서 미간을 찌푸릴 뿐, 말리지는 않았다.이윽고 하지율은 또 단종건에게 전화를 걸었다.단종건은 하지율의 말을 듣고 이 사건을 아주 중시하며 얼른 사람을 풀었다.하지율은 심다희와 친구들에게는 전화하지 않았다.그들의 권세는 S시가 아닌 다른 곳에 있었으니 고윤택의 일을 도와주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전화를 다 돌리고 난 뒤, 하지율은 여전히 어두운 표정으로 초조해했다.고지후는 백미러로 화야를 힐긋 바라보고 차갑게 얘기했다.“이 사람을 데려가도 문제없겠어?”하지율은 고지후의 말을 알아듣고 담담하게 얘기했다.“괜찮아. 화야 씨는 아직 핸드폰도 없거든.”화야가 일부러 하지율에게 접근한 것이라고 해도 통신 수단이 없었기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하지율은 화야를 완전히 믿는 것이 아니었다.고지후는 운전에 집중했고 이윽고 하지율은 고씨 가문 저택에 도착하게 되었다....고씨 가문 저택의 거실.최혜은과 고윤영이 거실에서 초조하게 발을 동동 굴렀다.함우민은 옆에서 계속 전화를 돌리고 있었다.하지율은 고지루의 뒤를 따라 별장으로 들어갔다.하지율을 보는 순간 함우민의 눈에는 빛이 돌았다.한동안 하지율을 만나지 못했었다.“지율 씨...”먼저 인사를 건네는 함우민의 목소리는 약간 쉬어있었다.하지율은 멈춰서서 함우민에게 인사를 건넸다.“안녕하세요, 우민 씨.”최혜은은 하지율을 보고 얼굴이 확 굳었다.하지율이 단종건과 사이가 좋다는 것을 안 뒤, 최혜은은 약간 후회하기도 했다.하지만 최혜은과 하지율의 사이를 돌이킬 수 없다는 것도 잘 알았다.아무리 고윤택을 이용한다고 해도 말이다.싫어하는 사람이 잘 지내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최혜은의 기분은 썩 좋지 않았다.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하지율을 향한 질투를 멈출 수가 없었다.“하지율은 왜 데려온 거야.”최혜은은 차가운 눈빛으로 하지율을 쳐다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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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0화

고지후도 함부로 얘기하는 최혜은을 보고 싶지 않았다.“엄마, 올라가서 좀 쉬세요.”고윤영도 눈치껏 최혜은을 부축해서 위층으로 올라갔다.“엄마, 여기는 오빠한테 맡겨요. 오빠가 알아서 할 거예요.”적어도 고윤영은 제정신이었다.하지율은 고윤택의 엄마고 또 단종건이라는 사람을 배후 세력으로 두고 있다. 그러니 고윤택을 찾는 데 힘을 실어줄 수 있었다.전제 조건은 바로 최혜은이 하지율을 괴롭히지 않는 것이었다.최혜은이 떠나자 거실은 조용해졌다.함우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존재감도 드러내지 않는 화야에게로 시선을 옮겼다.“이분은...”하지율은 별로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지인이에요.”함우민은 말하고 싶지 않아 하는 하지율을 보면서 더 묻지 않았다.고윤택이 납치당한 이유에 대해 알아보고 있을 때 고지후의 전화가 갑자기 울렸다.확인해 보니 낯선 번호였다.어두워진 시선의 고지후가 하지율을 쳐다보면서 전화를 받고 스피커폰을 눌렀다.“고지후, 네 아들과 첫사랑은 모두 내 손에 있어.”기계 처리된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누구 하나 죽어 나가는 꼴 보고 싶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려는 생각은 접어. 경찰에 신고한다면 둘 중 하나를 죽여서 본보기로 삼아줄 테니까 말이야.”고지후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래, 경찰에 신고하지 않을게.”고지후와 함우민이 있다면 경찰에 신고하지 않아도 큰 문제가 없었다.“한 사람당 200억이야. 돈을 받으면 사람을 풀어줄게. 그리고...”상대방은 무언가 떠오른 듯 담담하게 얘기했다.“네 전처를 보내. 허튼수작 부리지 마. 나는 인내심이 없는 사람이니까.”고지후의 목소리에서는 감정을 읽어낼 수 없었다.“알겠다.”납치범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사람들은 다 같이 전화 내용을 들었다.함우민이 먼저 입을 열었다.“납치범의 전화를 통해 위치를 파악해 볼게.”고지후의 시선이 하지율에게 닿았다. 하지율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고윤택이 납치된 이 위급한 상황에 하지율은 개인 원한을 뒤로 미뤄둘 수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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