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Chapter 541 - Chapter 550

827 Chapters

제541화

고지후의 첫사랑과 아들을 납치하는데 이 정도 준비도 하지 않는다면 그건 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같았다.화야는 그저 한 구석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아무 말도 하지 않고 떠나지도 않고 말이다.그래야만 의심을 사지 않을 수 있다.두 시간이 지나자 납치범이 전화를 걸어왔다.“고지후, 돈은 준비했겠지?”“준비했어.”“그래. 그럼 네 전처한테 30분 안에 이곳으로 돈을 가져오라고 해. 기억해. 무조건 혼자 와야 해. 꼬리가 하나 붙으면 하나를 죽일 거다. 꼬리가 둘이나 붙는다면... 올 필요 없겠어.”고지후는 잠시 침묵했다.하지율이 말했다.“그래. 하지만 두 사람이 멀쩡한지 좀 봐야겠어.”“그건 보여줄 수 있지.”이윽고 납치범이 영상통화를 걸었다.영상 속의 고윤택과 임채아는 각각 의자에 묶여있었다.고윤택은 울어서 눈이 붉게 부어있었다. 하지만 심한 상처는 없어 보였다.하지만 임채아의 상태는 달랐다.머리는 헝클어졌고 뺨은 붉게 부었으며 얼굴은 피와 먼지로 얼룩져있었다.납치범이 두 사람을 향해 얘기했다.“인사라도 해.”어린 나이의 고윤택은 이런 상황을 처음 겪어봤기에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몸을 덜덜 떨었다.“아빠, 살려줘...”임채아가 고개를 들어 무언가 말하려고 하다가 그대로 눈물을 뚝뚝 흘렸다.그 모습은 아주 처량했다.고지후가 어두운 눈동자로 화를 냈다.“원한이 있으면 나한테 풀어. 여자와 애를 납치하는 게 뭐가 대단하다고 그래?!”납치범이 웃으면서 얘기했다.“나도 너한테 복수하고 싶었지... 하지만 어렵잖아? 방법이 없으니 힘없는 사람부터 괴롭힌 거지.”“...”고지후는 할 말을 잃었다.하지율이 일어나서 얘기했다.“됐어. 시간 낭비할 사이 없어. 얼른 가야 해.”하지율의 목소리를 들은 고윤택의 눈이 반짝이면서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엄마!”생사가 달린 이 순간, 고윤택은 하지율이 너무 보고 싶었다.하지율이 고윤택을 위해 한 모든 것들이 머릿속에 생생하게 떠올랐다.고윤택은 그동안 본인이 왜 하지율을 귀찮게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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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화

하지율은 조용히 고지후를 쳐다보다가 시선을 돌리고 차에 탔다.진태환이 준비한 것은 대형 지프차였는데 공간이 커서 캐리어 열 개 정도 담을 수 있을 것 같았다.하지율이 차에 시동을 걸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던 화야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하지율 씨.”하지율이 화야를 쳐다보자 화야가 웃으면서 얘기했다.“몸조심해요.”하지율이 고개를 끄덕이고 바로 출동했다.고지후와 함우민, 화야는 그 자리에 서서 떠나는 하지율을 쳐다보았다.백미러 속의 사람들이 점점 작아지다가 결국 사라졌다.하지율은 주머니 속의 물건을 매만져보고 놀라서 굳어버렸다.그건 권총이었다.하지율은 겨우 마음을 가다듬고 목적지로 향했다.20분 뒤. 하지율은 사람 없는 외곽에 도착했다.눈앞에는 폐기된 공장이 있었고 주변에는 나무가 가득했다. 이곳의 지형은 아주 복잡해서 숨기 딱 좋았다.하필 이런 곳을 선택하다니. 납치범도 여간 교활한 것이 아니었다.하지율이 차를 세우자마자 전화가 울렸다.“지금 당장 차에서 내려. 차 키는 뽑지 말고. 돈은 사람을 시켜 확인하게 할 거야. 진짜인 걸 확인하면 사람을 풀어줄게.”하지율은 뒤에 도착한 차를 보고 대답했다.“좋아. 하지만 두 사람이 안전한지 알고 싶어.”납치범이 흔쾌히 대답했다.“공장 안으로 가. 두 사람을 만나게 해줄게.”하지율은 주머니 속의 총을 만지고 불안을 떨쳐냈다.“그래.”차에서 내린 하지율이 공장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고지후의 사람이 하지율의 뒤를 밟았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이 차에는 무조건 위치 추적기가 달려있을 것이라고 말이다.공장 앞에 도착한 하지율은 문을 밀었다.끼익.낡아서 녹이 슨 철문이 밀려나는 소리는 아주 기괴했다.하지율은 건장한 남자들이 한 방의 앞을 지키고 있는 것을 보았다.그들은 미리 얘기를 들은 듯 하지율을 보고도 놀라지 않았다.하지율이 다가가 얘기하자 사람은 바로 하지율을 들여보내 주었다.하지율은 너무 쉽게 들여보내 주는 그들을 보면서 약간 의아해했다.안에 함정이라도 있는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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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3화

하지율은 약간 놀랐다.그녀는 임채아가 하지율한테 살려달라고 할 줄 알았다.혹은 고윤택에게 도움을 요청할 줄 알았다.그런데 임채아가 이렇게 아무 말도 하지 않을 줄은 전혀 몰랐다.하지율은 임채아를 바라보다가 결국 임채아의 옆으로 가서 끈을 잘라주었다.비상 상황에 도와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더 필요했으니까 말이다.임채아는 손목을 매만지면서 얘기했다.“고마워요.”하지율은 대답하지 않고 시선을 고윤택에게로 돌렸다.“떠날 때 내 뒤에서 바짝 따라와.”고윤택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율만 곁에 있다면 두려워할 것이 없었다.10분 뒤, 문 여는 소리가 들려왔다.험상궂은 한 남자가 들어와 얘기했다.“하지율, 우리 보스가 보자고 한다.”“그래.”하지율이 떠나려는데 고윤택이 하지율의 옷깃을 꽉 잡았다.고윤택의 작은 얼굴에는 긴장감이 어려있었다.“엄마, 가지 마요. 나쁜 사람들이 엄마를 괴롭힐 거예요.”‘채아 이모를 괴롭혔던 것처럼.’하지율은 고윤택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얘기했다.“그럴 일 없을 거야. 엄마를 믿어.”그렇게 고윤택을 위로한 뒤, 하지율이 임채아에게 얘기했다.“임채아 씨, 그동안 윤택이 좀 봐줘요.”임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윤택이는 꼭 지킬 테니까 걱정하지 마요.”하지율은 그 말에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임채아는 항상 고윤택 앞에서 잘난척하기를 좋아했으니까 말이다.하지율은 임채아가 고윤택을 어떻게 대하든지 상관없었다.고윤택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그게 임채아의 탓이든 아니든, 임채아와 고지후는 이어질 수 없을 테니까 말이다.임채아도 눈치가 빨랐기에 알고 있었다. 고지후의 마음을 얻으려면 일단 고윤택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그동안 임채아는 고윤택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해 왔고 이제야 노력이 슬슬 빛을 발했다.하지율이 남자를 따라 걸어 나갔다.남자는 하지율을 데리고 복도 끝의 방으로 데려갔다.문을 열자 서른다섯 정도로 되어 보이는 한 남자가 의자에 앉아서 칼을 갈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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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그럼 돈을 주면 사람을 풀어주겠다는 건 그저 핑계야?”유세진이 대답했다.“핑계기도 하고, 돈을 갖고 싶어서 그런 것도 있어. 복수도 하고 돈도 손에 넣으면 완벽하잖아.”그리고 웃으면서 하지율을 쳐다보았다.“난 고지후의 아들과 첫사랑을 납치했어. 그리고 고지후의 성격으로는 나를 절대 놔주지 않을 거야. 그러니 이렇게라도 마지막까지 싸워봐야지. 어차피 나는 잃을 게 없으니까.”납치범의 말은 틀린 것 없었다.하지율은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물었다.“어떻게 하고 싶은데?”납치범이 느릿느릿하게 입을 열었다.“고지후가 선택하게 하는 거지. 아들과 첫사랑 사이에서, 한 사람만 말이야. 나는 그래도 한 말은 지키는 사람이라 고지후가 선택하는 사람을 풀어줄 거야. 왜인지 알아?”납치범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하지율은 그의 장단에 맞춰주는 수밖에 없었다.“왜인데?”유세진이 웃으면서 대답했다.“두 사람 다 고지후가 아끼는 사람이잖아. 그런데 한 사람을 위해서 다른 사람을 포기한다면 얼마나 후회할까. 어쩌면 살아남은 사람을 증오하게 될지도 모르겠어. 사람의 본성이 그래. 갖지 못한 것이 가장 좋아 보이거든.”하지율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말이 맞아. 하지만 이건 밸런스 붕괴야.”유세진이 미간을 약간 찌푸리고 물었다.“응? 그게 무슨 말이야?”“고윤택은 고지후의 친아들이자 고씨 가문의 후계자야. 지금 겨우 5살이고. 임채아를 아무리 사랑한다고 해도 자기 친아들만큼 사랑하겠어?”유세진은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일리 있네.”하지율이 이어서 얘기했다.“고지후에게 굳이 밸런스 게임을 시키고 싶다면 내가 도와줄게. 고윤택을 풀어주고 나를 인질로 잡아. 나는 고윤택의 친엄마야. 만약 고지후가 임채아를 선택한다면 고윤택은 고지후를 미워할 거야. 고윤택이 큰 다음 고지후와 싸울지도 모르지. 아버지와 아들이 싸우는 걸 보는 게 더 재미있지 않겠어?”유세진은 그 말을 듣고 놀란 표정으로 하지율을 쳐다보았다.“여자가 독해지면 오뉴월에도 눈이 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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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화

유세진은 고민하는 듯싶더니 고개를 들고 웃으면서 얘기했다.“하지율, 당신은 정말 설득을 잘해.”하지율이 유세진을 보면서 물었다.“그럼 대답은?”유세진이 웃으면서 대답했다.“총명한 사람과 대화하고 있으니 기분이 좋네. 솔직히... 죽이기 아까울 정도야.”하지율이 미소를 지었다.“내 사심도 있어. 고윤택은 그래도 내 아들이니까 살리고 싶어. 그리고 나도 살고 싶지. 당신을 돕는 건 나를 돕는 것과 같아.”유세진은 솔직한 하지율을 보면서 만족해했다.“하지율 씨처럼 총명한 사람은 정말 죽이기 아까워. 이렇게 하자. 고지후가 널 선택하지 않는다고 해도 내가 도망칠 수 있게 날 도와주면 널 죽이지 않을게. 어때?”하지율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일단 고윤택부터 풀어줘.”“그래.”유세진이 시원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부하를 시켜 하지율을 데리고 아까 그 방으로 갔다.문이 열리자 고윤택이 달려왔다.“엄마!”하지율은 고윤택을 안고 얘기했다.“이따가 이 아저씨가 너를 데리고 나갈 거야. 내가 윤택이 아빠한테 전화할 테니까 아빠가 곧 와서 너를 데려갈 거야.”고윤택이 멍해져서 물었다.“엄마랑 채아 이모는?”하지율이 얘기하기도 전에 임채아가 입을 열었다.“윤택아, 넌 먼저 가. 우리는 아무 일도 없을 거야.”고윤택은 하지율의 손을 꼭 잡고 얘기했다.“엄마가 가지 않으면 나도 가지 않을래!”하지율의 마음이 이상하게 아파졌다.고윤택은 하지율과 피가 섞인 진짜 가족이다.아무리 고윤택에게 실망했다고 해도 엄마로서 친아들의 생사에 관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하지율은 고윤택의 머리를 쓰다듬고 얘기했다.“먼저 가. 그래야 엄마가 갈 수 있어. 그렇지 않으면 엄마가 윤택이 걱정하느라 도망치지 못할 거야.”고윤택은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하지율을 쳐다보며 걱정했다.이때 유세진이 얘기했다.“하지율 씨, 고지후한테 연락해. 더 시간을 끌고 싶지 않아.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이니까.”시간을 끌면 고지후에게 유리해지고 유세진에게 불리해진다.하지율이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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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화

임채아는 바닥에 쓰러진 채 얼굴을 부여잡고 놀란 눈으로 하지율을 쳐다보았다.고윤택도 깜짝 놀랐다.하지율은 임채아를 무시한 채 유세진을 향해 얘기했다.“얼른 나가야겠어. 다른 일이 생기기 전에.”유세진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래.”하지율은 고윤택의 손을 잡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엄마...”고윤택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임채아를 돌아보았다.하지율은 표정이 약간 굳었다.유세진 같은 납치범의 말은 완벽하게 믿을 수 없었다.지금은 친절해 보여도 얼마 가지 않아 바로 말을 바꿀지도 몰랐으니까 말이다.밖으로 나가는 길에 유세진이 얘기했다.“솔직히 당신네를 1년 가까이 지켜봤어. 납치는 타이밍이 좋아야 하거든. 특히 고지후의 사람을 납치하는 거니까 더 신경 써야지. 하지율 씨가 아이를 데리고 다닐 때는 타이밍이 맞지 않아서 손을 쓰기 어려웠는데 후에 고지후 첫사랑이 돌아왔더라고?”거기까지 얘기한 유세진이 웃음을 흘렸다.“원래는 당신 아들 말고 당신을 납치하려고 했어. 하지만 그동안 관찰한 결과 네 남편은 당신한테 관심이 없어 보이더라고. 그러니 당신을 납치해도 소용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계획을 바꿨지. 임채아와 네 아들을 납치하는 것으로. 고지후가 함께 있을 때는 손을 쓰기 어려우니 임채아가 네 아들을 데리고 나갈 때를 노렸어. 그렇다고 해도 함부로 납치하기는 어려웠지만 말이야. 네 아들은 몇 번이고 혼자서 나돌아 다녔어. 하지만 몰래 네 아들을 미행하며 지켜주는 사람이 있었을 테니 그때는 움직이지 않았어.”유세진은 나른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임채아가 중간에 자리를 뜨고 고윤택을 혼자 두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계속해서 계획을 미뤄야 했을 거야.”그 말에 하지율의 표정이 차갑게 식었다.임채아가 고윤택을 데리고 나갔다가 고윤택이 납치되었다.유세진의 말대로라면 납치를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하지율은 정신을 가다듬고 아무렇지 않은 듯 유세진을 쳐다보았다.그리고 미소 짓는 유세진의 눈빛을 마주했다.유세진은 하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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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임채아가 멍해서 물었다.“지금 뭐라는 거야?”고윤택은 그들을 계속 번갈아 볼 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유일하게 이해한 말은 임채아의 말이었다.‘채아 이모는 납치범과 엄마가 아는 사이라고 했어...’게다가 납치범이 하지율을 대하는 태도와 임채아를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달랐다.고윤택의 머릿속은 아주 어지러웠다.뭐라고 얘기하려는데, 하지율이 표정을 굳히고 더욱 빠른 속도로 밖을 향해 걸어갔다.고윤택은 짧은 다리를 버둥거리며 겨우 따라갔다.납치범이 돈을 가져오라고 할 때부터 하지율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게다가 고윤택이 다른 사람과 외출 할 때도 아니고, 하필 임채아와 외출할 때 납치되다니...수많은 우연이 머릿속을 어지럽혔다.다른 사람은 임채아의 진짜 모습을 몰라도, 하지율은 잘 알았다.임채아를 만났을 때 임채아는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고지후에게 칼을 꽂았던 그날과는 완전히 달랐다.게다가 하지율이 유세진에게 인질 교환을 요청했을 때 유세진은 빠르게 승낙했다.너무 순조로워서 어딘가 이상했다.유세진은 하지율이 눈치챘다는 것을 발견하고 더 연기하지 않고 바로 승인했다.유세진이 아까 한 그 말은 아마... 고윤택이 듣도록 일부러 한 말일 것이다.어린아이는 거짓말을 못 하니까 말이다.임채아는 지금 이 납치 사건을 하지율에게 뒤덮여 씌우려고 하고 있다.하지만 생각해 보면 임채아는 이 기회를 빌려 하지율과 고윤택을 죽일 수도 있었다.혹은 하지율만 죽이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그리고 고윤택한테 하지율과 납치범이 사실은 한편이었다고 증언하게 만들고, 두 사람이 돈을 나누다가 분쟁이 생겨 싸우다가 죽은 것이라고 해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을 것이다.어느 쪽이든, 현재 하지율과 고윤택의 처지는 아주 위험했다.하지율은 고윤택의 목숨으로 도박을 할 수 없었다.하지율이 고윤택을 끌고 빠르게 밖으로 나가는 것을 본 유세진은 그저 웃음을 흘리고 막아서지 않았다.그러다 공장 문 앞까지 나가자 유세진이 하지율을 불러세웠다.“하지율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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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8화

고지후가 입을 떼기도 전에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지후야, 채아를 골라!”어디서 소식을 듣고 달려온 것인지 모를 장하준이 다리를 절뚝이면서 다가왔다.고지후가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네가 여기에는 무슨 일이야.”장하준은 초조한 표정으로 얘기했다.“내가 오지 않았으면 채아한테 무슨 일이 생겼을지 몰라. 지후야, 얼른 채아를 선택해. 채아한테는 시간이 얼마 없어. 그런데 아직 소원을 이루지도 못했잖아. 그러니 여기서 죽게 내버려두면 안 돼.”어젯밤 장현우한테 맞아서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로 아팠던 장하준은 오늘 침대에 가만히 누워있으려고 했다.하지만 아까 함우민이 전화해서 임채아가 납치되었다고 알려주었다.그 말을 들은 장하준은 가장 빠른 속도로 이쪽으로 달려왔다.늦게 오면 임채아가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말이다.고지후가 차가운 목소리로 얘기했다.“몇 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면 더 오래 살 수 있는 사람을 골라야 하는 거 아니야?”장하준은 멍해서 귀를 의심했다.이 말이 고지후의 입에서 나온 것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고지후는 항상 임채아의 편이 아니었던가.고지후가 이어서 얘기했다.“채아는 원래 불치병 때문에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어. 그러니 살아갈 희망을 다른 사람에게 남겨주는 걸 이해할 거야. 채아는 착하니까.”그 말에 고지후가 임채아를 쳐다보았다.“채아야, 내 말이 맞지?”임채아의 가면이 처음으로 깨지는 순간이었다.하지만 임채아는 겨우 미소 지으며 얘기했다.“그래, 지후 말이 맞아. 나는... 살 가치가 없는 사람이니까.”거기까지 말한 임채아가 멍하니 고윤택을 쳐다보았다.“윤택아, 엄마랑 같이 가. 채아 이모를 너무 그리워하지 말고.”고윤택은 하지율과 납치범의 얘기를 들었었다.그래서 하지율과 납치범이 아는 사이라고 생각했다.고윤택은 눈을 반짝이며 고민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임채아는 그 순간 멍한 표정을 지었다.꽉 쥔 주먹에서 피가 나올 것만 같았다.‘남의 자식 키워줘 봐야 소용없다더니...’납치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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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고지후의 말뜻은 하지율을 선택하겠다는 것이었다.하지율은 약간 놀랐지만 또 고지후의 상황이 이해되기도 했다.고지후는 항상 이성적이고 차가운 사람이었다.하지율은 차갑고 표독스러운 시선이 자신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개를 돌리자 임채아가 입술을 꽉 깨물고 붉어진 눈으로 하지율을 노려보았다.임채아는 고지후가 두 사람 중에서 하지율을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분명 임채아를 위해서 하지율과 이혼했으면서 말이다.그런데 왜 하지율을 선택한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하지율은 차갑게 웃었다.임채아는 죽을병에 걸렸다고 고지후의 동정심과 주의력을 빼앗아 갔다.그리고 사람들 앞에서 착하고 선량한 이미지를 만들어왔다.하지만 그것이 이제는 짐이 되어 임채아의 발목을 묶어두고 있었다. 하지율은 고지후가 본인을 선택한 것에 기뻐하지 않았다.이건 그저 고지후의 이성적인 판단일 뿐이다.유세진은 그 장면을 지켜보면서 물었다.“그럼 고지후의 선택은 전처인 하지율인 거야?”고지후가 약간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장하준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고지후!”임채아는 입술을 꽉 깨물어서 피가 날 정도였다.고지후는 그런 장하준을 무시한 채 유세진을 쳐다보았다.“선택을 했으니 이제는 사람을 풀어줄 건가?”“그래.”유세진이 깔끔하게 대답했다.“하지율 씨, 이제는 떠나도 돼.”하지율이 고윤택을 향해 걸어가 고윤택의 손을 잡으려던 순간, 모든 것이 변했다.“조심해!”고지후가 굳은 표정으로 갑자기 소리 질렀다.하지율은 유세진을 등지고 있었기에 뒤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몰랐다.고지후가 그렇게 얘기했을 때, 총소리가 울렸다.탕.하지율은 놀라서 얼른 고윤택을 품에 안고 바닥을 굴렀다.이윽고 임채아의 고함이 들려왔다.“윤택아, 얼른 도망쳐. 내가 붙잡고 있을게.”임채아가 유세진의 팔을 꽉 잡고 젖 먹던 힘까지 짜내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유세진은 차갑게 임채아를 바라보면서 임채아의 뺨을 내쳤다.짝.임채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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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화

“임채아 씨는 납치범과 몸싸움을 벌이면서 많은 곳을 다쳤어요. 하지만 급소를 다친 건 아니라 큰 문제는 없을거에요.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하지율은 임채아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었다. 임채아에게는 걱정할 만한 일이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어떻게 임채아 씨를 구한 거예요?”함우민은 숨김없이 대답했다.“지후가 납치범의 시선을 끌고 제가 그 돈의 행방을 알아보고 있었죠. 큰 액수니까 빨리 옮겨가기 쉽지 않거든요. 납치범의 부하를 일단 제압한 뒤 저와 지후가 납치범을 양쪽에서 압박했죠. 다만...”멈칫한 함우민이 말을 이었다.“임채아 씨가 납치범한테 잡혀있어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어요.”하지율이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유세진 씨는 잡혔나요?”“유세진이요?”함우민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임채아 씨를 납치한 납치범 말이에요.”함우민이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그 사람은 아주 교활하고 날렵해서 임채아 씨를 납치해서 숲으로 도망쳤어요. 하지만 걱정하지 말아요. 저와 지후가 사람을 보내 따라가게 했으니까요.”하지율은 별로 놀라지 않았다.만약 임채아와 유세진이 한 편이라면 유세진은 절대로 잡히지 않을 것이다.수술실의 문이 닫혔다. 임채아는 응급실에서 수술을 받았다.장하준이 고지후에게 얘기했다.“지후야, 넌 또 채아한테 목숨을 빚진 거야.”고지후는 미간을 찌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장하준이 이어서 얘기했다.“지후야, 넌 채아를 선택하지 않았지만 채아는 널 탓하지 않고 오히려 윤택이를 보호하기 위해 그 납치범과 싸웠어. 그러지 않았다면 채아는 이 지경이 되지 않았을 거야. 그러니 채아가 널 구해준 은혜를 갚아야 하지 않겠어?”하지율은 장하준의 말을 들으면서 차갑게 웃음을 흘렸다.이렇게 보니 임채아가 불쌍했다.장하준이라는 호구가 있어도 그 호구가 너무 멍청했으니까 말이다.임채아는 확실히 이 자작극을 통해 고지후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하지만 장하준이 옆에서 이런 얘기를 계속한다면 아무리 고지후라고 해도 짜증이 날 수밖에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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