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남자도 만만치 않네. 양궁 실력 장난 아니다.”“1등 상품이 여러 개였다면, 저 사람도 가져갔겠어.”“아까 그 꼬마가 저 여자를 엄마라고 부르던데... 진짜 어려 보이고 예쁘다. 애 낳은 티가 전혀 안 나. 그냥 보면 미혼인 줄 알겠어.”“게다가 저 두 훈남이 다 선물을 저 여자에게 주네. 부럽다, 진짜.”주변이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 말은 많았지만, 대다수는 아이도 있으니 하지율과 고지후가 부부라 여겼다.하지율은 고지후가 내민 선물을 보더니, 예의는 갖추되 차갑게 선을 그으며 말했다.“고마워. 근데 필요 없어. 윤택이한테 줘.”그 말에 고지후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하지율은 주용화가 건넨 선물은 받았으면서 고지후의 선물은 거절했다.고지후와 하지율이 부부인 걸 아는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고지후의 체면 따위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는 듯 말이다.고지후의 속에서 설명하기 힘든 분노가 치밀었다.단지 체면이 상해서가 아니었다. 하지율 마음속에서 정체도 모르는 화야가 고지후보다 더 중요한 존재라는 사실이 고지후를 더 화나게 했다.고지후가 무언가 더 말하려는 찰나, 연정미가 먼저 부드럽게 끼어들었다.“윤택아, 오늘 엄마가 상품을 너무 많이 받아서 손이 모자라겠다. 얼른 엄마 도와서 들어드려.”아이들은 선물을 가장 좋아한다. 고윤택은 연정미의 말을 듣고 즉시 달려와 받아 주었다.“네, 제가 엄마 거 먼저 들고 있을게요.”하지율은 연정미를 잠깐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편, 손형서는 먼저 주용화를 한껏 치켜세우며 칭찬하더니 곧바로 제안했다.“화야 씨, 이따가 시간 있으면 기마로 겨뤄볼래요?”주용화는 담담하게 대답했다.“미안해요, 손형서 씨. 저는 여기 일하러 온 거지, 놀러 온 게 아니라서요.”손형서의 미소가 살짝 굳었다가, 곧 옆의 하지율을 의식한 듯 환히 웃었다.“하지율 씨, 화야 씨를 잠깐만 빌려 가도 괜찮을까요?”하지율은 주용화의 태도만 보고도, 그가 손형서와 불필요한 접점을 만들 생각이 없다는 걸 눈치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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