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임채아 씨가 가족이라도 된다는 건가요?”주용화가 그렇게 말하며, 아직 멍하니 서 있던 고윤택을 자기 쪽으로 가만히 끌어당겼다.“윤택아, 오늘은 아빠가 기분이 많이 안 좋아 보이네. 그러니 너는 아빠한테 화내지 마.”고윤택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왜 아빠가 기분이 안 좋은지, 고윤택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주용화는 눈치가 빠르고 말을 잘하는 사람이었다.남을 직접적으로 비난하지도, 쓸데없이 부추기지도 않았다.임채아처럼 비웃음 섞인 말투로 슬그머니 불을 지피는 법도 없었다.그래서 고지후는 주용화를 못마땅해하면서도, 흠을 잡을 수가 없었다.그렇다고 고지후가 주용화에게 호감을 느낀 건 아니다. 오히려 속이 깊고 계산이 철저한 사람이라고 여겼다.주용화는 맨날 점잖은 척하면서 몇 번이나 고지후를 엿 먹였다.고지후가 여전히 매섭게 받아쳤다.“여기서 가식 떨지 마요.”주용화가 아주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고지후 씨, 전 정말 윤택이를 좋아하고, 진심으로 아이를 먼저 생각해요.”주용화는 곧 하지율을 바라봤다.“제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때문에 고지후 씨가 저를 오해하신 것 같네요. 하지율 씨, 그럼... 저는 먼저 물러갈까요? 고지후 씨가 이렇게 아침부터 와 계신 걸 보니, 오늘 지율 씨랑 윤택이랑 같이 나가려고 하신 모양이네요. 이미 약속이 있었다는 걸 알았더라면, 애초에 오지 않았을 겁니다.”주용화는 그렇게 말하고 고지후를 향해 얌전하게 웃었다.“괜히 세 식구의 시간을 방해하면 안 되니까요.”하지율은 담담하게 말했다.“갈 필요 없어요. 약속한 적 없으니까요. 이중 누군가가 떠나야 한다면, 그건 화야 씨가 아닌 지후 씨죠.”말을 마친 하지율이 고윤택과 주용화를 향해 손짓했다.“같이 가요. 운전은 화야 씨가 하고요.”“네.” 주용화가 짧게 답했다.세 사람이 차로 향해 가려는 찰나, 주용화가 고지후 곁에서 활짝 웃으며 한마디 더 얹었다.“아, 그러니까, 오늘은 약속도 없이 오신 거군요? 고지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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