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Chapter 751 - Chapter 760

811 Chapters

제751화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계속 물고 늘어질 것이고 상황은 더 위험해진다.하지율은 화야의 판단력이 얼마나 정확한지 새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그때 응급실 문이 마침내 열렸다.의식을 잃은 채 누워 있는 주용화를 내려다보던 정기석의 눈매에 약간 어두운 빛이 스쳤다....주용화가 눈을 떴을 때 TV에서는 막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울먹이는 여자 목소리가 화면 밖으로 새어 나왔다.“네, 저는 하지율 씨의 파트너 전초아입니다. 제가 대체 어떤 부분에서 하지율 씨를 기분 나쁘게 해서 하지율 씨가 인사 한마디 없이 경기에서 빠진 건지 모르겠어요. 제 실력이 부족한 건 알아요. 좋은 성적을 얻기 어렵다는 것도요. 그래도... 이렇게 쉽게 포기하고 싶진 않았어요. 경기에서 지고 탈락한다고 하더라도, 저는 불평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탈락하는 건... 정말 받아들일 수가 없어요.”한 기자가 물었다. “대회 측에서 하지율 씨가 불참한 이유를 알려주던가요?”전초아는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아니요. 아무도 하지율 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했어요. 아마도 제가 연습 때 실수를 너무 많이 해서, 하지율 씨를 화나게 한 게 아닐까요? 그러니 저처럼 실력 없는 참가자와는 파트너를 하고 싶지 않았던 거겠죠...”다른 기자가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리 하지율 씨의 실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이렇게 안하무인이면 안 되죠. 이런 선수가 대회에서 1등을 하고, 게다가 앞으로 대표가 되어 해외 대회에 나간다면, 그거야말로 우리나라 망신 아닌가요? 대회 측에서 하지율을 탈락시켜야 한다고 봅니다...”그때 누군가가 병실 문을 두드렸다.유소린이 말했다. “지율아, 그 전초아라는 애가 너를 이용해서 완전히 감성팔이 중이야! 방송사 인터뷰를 죄다 받아주더니, 온라인에서 불쌍한 척하면서 네가 연습 때 자기를 깔봤다고 올렸어. 그리고 네가 일부러 경기에 안 나온 거라고 몰아가. 어차피 넌 한 번 져도 결승에 가니까, 그래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거라고...”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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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2화

전초아의 생각 자체는 이해 못 할 것도 없었다.하지만 남의 불행을 딛고 올라서는 건 도무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그렇게 이야기를 하던 유소린은 다시 화를 냈다.“연습할 때 네가 얼마나 많이 봐줬는데. 아예 바이올린도 한 대 선물했잖아. 고맙단 말은커녕, 이렇게 배신을 해?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뻔뻔한 사람이 있어!”전초아네 집 형편은 넉넉하지 않았다. 그래서 늘 쓰던 바이올린도 성능이 떨어지는, 비교적 값싼 악기였다.그 악기로는 전초아가 가진 장점을 충분히 살리기 어려웠다.하지율은 전초아에게 잠재력이 조금 있고, 전초아가 바이올린을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걸 알아봤다.파트너가 된 이상, 하지율은 전초아를 도와주기로 마음먹었고, 전초아의 연주 스타일에 맞는 악기를 골라 건넸다.그런데 돌아온 건 악의적인 고발이었다.하지율이 물었다. “대회 주최 측이랑 연락됐어?”유소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연락했어. 여기 상황은 전부 제작진에 알렸고.”“제작진은 뭐래?”“곧 공식에서 해명 올리겠다더라. 우리가 직접 말하는 것보다 공지로 나가야 신뢰도가 훨씬 높지. 하지만 여론몰이가 이미 시작돼서 사람들이 믿어 줄지는 모르겠어.”하지율이 말했다. “상관없어. 어차피 인기나 조회수로 먹고사는 거 아니잖아. 소린아, 남들이 뭐라 하든 너무 마음 쓰지 마.”유소린은 작게 한숨을 쉬었다. “응, 알아.”하지율은 이미 충분히 많은 고통을 겪어왔다. 그래서 유소린은 하지율에게 더 이상의 고난은 없었으면 했다.하지만 모든 것이 늘 마음대로만 되진 않는 법이다.한참 대화를 나눈 뒤 유소린은 자리를 떴다.온라인 여론을 수습해야 했기 때문이다.아직도 악의를 품은 네티즌들이 사실을 왜곡하며, 하지율을 대회에서 퇴출하라고 몰아가고 있었다.유소린은 그들과 끝까지 맞대응할 생각이었다....하지율이 병실로 돌아왔을 때, 화야는 이미 눈을 떴다.하지율이 얼른 다가갔다. “화야 씨, 깨어나셨네요. 지금 어떠세요? 어디 불편한 데는 없고요?”화야의 목소리는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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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3화

주용화가 문득 하지율을 바라봤다. “바이올린을 그렇게 사랑하잖아요. 정말 상관없어요?”하지율은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얘기했다.“사랑에도 여러 가지 방식이 있어요. 꼭 대회에 나가야만 증명되는 건 아니에요. 이번 일은 확실히 제 책임이에요. 저 때문에 전초아 씨가 엮였고, 주최 측이 저를 제명한다고 해도 달리 할 말은 없어요. 저한테 대회는 진보하는 길 중 하나일 뿐, 유일한 길은 아니에요. 반드시 나가야 하는 건 아니죠.”이번 대회가 중요한 건 사실이지만 모든 걸 포기할 만큼 중요한 건 아니었다.더구나 사람 목숨과 비교하면 말할 가치조차 없었다.잠시 침묵 끝에 주용화가 말했다. “지율 씨는 날 구하느라 대회를 놓친 거예요. 그러니 내가 대신 해명하겠어요.”하지율은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지금 제가 무슨 말을 해도 저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겐 다 핑곗거리가 돼요. 화야 씨는 제 비서잖아요. 우리가 짜고 치는 연극이라고 몰아붙이기 딱 좋아요. 그러니 굳이 그럴 필요 없어요.”주용화가 물었다. “그럼 해명할 생각은 없는 거예요?”하지율이 말했다. “해명은 반드시 할 거예요. 사람들이 절대 저를 믿지 않는 이 기간에 무조건 해명할 거예요.”주용화는 하지율의 뜻을 알아듣고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그것도... 괜찮네요.”하지율이 경기에 빠진 건 확실했다.전초아가 단지 하지율의 화제성을 빌려 이름을 날리려는 정도라면 하지율은 눈감아줄 생각이었다.하지만 유언비어로 하지율의 평판을 더럽힌다면 그건 참지 않을 테였다.감성팔이를 못 해서 안 하는 게 아니다.전초아가 하지율의 이름으로 긁어모은 관심을, 하지율은 그대로 토해내게 만들 생각이었다.하지율은 시선을 내리깔고 주용화를 바라봤다. “당분간은 푹 쉬세요. 필요한 게 있으면 말씀만 하세요.”주용화가 말했다. “아직 제 질문에 답하지 않았어요.”하지율은 응급실로 들어가기 직전, 주용화가 했던 질문을 떠올렸다.하지율은 솔직히 말했다. “안 무섭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그래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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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4화

하지율은 처음으로 화야의 집에 가는 것이었다.그 집은 하지율이 유소린에게 부탁해 구해 둔 곳이었고, 두 집의 거리는 가까웠지만 하지율은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었다.실내는 깔끔했다. 인테리어 색은 검정, 흰색, 회색뿐이라 약간 묵직하고 진지한 느낌을 줬다.평소의 밝고 건강한 화야의 성격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았다.하지율은 화장실로 가서 화야가 늘 쓰던 세면도구를 챙겼다.옷장에서도 갈아입을 옷을 꺼냈다.집 안을 둘러보니, 화야의 개인 소지품은 의외로 많지 않았다. 떠난다 해도 캐리어 하나 채우기 어려울 정도였다.이 집만 보면 화야가 오래 머물 생각이 없다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다.기억을 되찾으면 곧 떠날 것이다. 그러니 이곳에 오래 있지 않으려는 것도 당연하다.”필수품을 정리한 뒤 하지율은 집을 나섰다.다른 물건에 시선을 돌리지 않았기에 침대 머리맡에 놓여 있던 귀걸이 한 짝도 보지 못했다....하지율은 자기 집에 들러 생활용품을 몇 가지 챙겼다.화야가 하지율 대신 다친 터라, 당분간 병원에 머물며 돌볼 생각이었다.집을 나서기 전, 거실 테이블 위에 놓인 연고가 눈에 들어왔다.고윤택이 하지율에게 전해 준 약이었다.매일 연고를 발라서인지 하지율의 상처는 눈에 띄게 빨리 아물었고, 딱지도 이미 떨어졌다.다만...하지율이 팔에 남은 옅은 흉터를 쳐다보았다.아문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자국이 남아 있었다.그 생각에 하지율은 연고도 함께 챙겼다.효과가 분명하니 손의 상처에도 바를 수 있을 것이다.짐을 정리한 뒤 하지율은 곧장 병원으로 가지 않고 쇼핑몰에 들러 핸드폰 두 대를 샀다. 유심칩도 새로 마련했다.전원을 켜자마자, 핸드폰 화면에 문자와 메시지가 쏟아져 올라왔다.하나하나 확인하기도 전에 전화가 울렸다.발신자는 함우민이었다.하지율이 전화를 받았다.“지율 씨, 교통사고 났다고 들었어요. 괜찮아요?”전화기 너머로 우민의 다급한 목소리가 전해졌다.“어디 다치진 않았어요? 사고는 왜 난 거예요?”“전 괜찮아요. 가벼운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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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5화

하지만 단진서가 복수를 하고, 심지어 하지율의 목숨까지 노릴 줄은 몰랐다.함우민의 표정이 잠시 굳었다. “단진서가... 아무 말도 안 했어요?”하지율이 말했다. “네. 애초에 직접 나서지도 않았고 지금은 S시에 있지도 않아요.”함우민은 시선을 낮춰 컵 속의 커피를 바라봤다.공기 중에 번지는 씁쓸한 향이, 함우민의 눈동자에 스친 복잡한 감정을 덮으려는 듯했다.함우민이 불쑥 물었다. “지율 씨, 얼마 전에 단진서가 길거리에서 망신당한 일... 알고 있어요?”하지율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충 들었어요.”하지율은 그 일을 크게 신경 쓰진 않았다.단진서 같은 성격이면 원한 살 일도 많았다. 그러니 어떤 방식의 보복을 당해도 이상하지 않다.함우민의 시선이 하지율의 얼굴에 머물렀다. 그리고 담담하게 물었다. “혹시... 그 일 때문에, 단진서가 지율 씨를 원망하게 된 건 아닐까요?”하지율이 미간을 좁혔다. “그 일이랑 제가 무슨 상관인데요?”하지만 하지율은 곧 그 의미를 깨닫고 말을 이었다. “혹시, 단진서가 그걸 제 탓으로 돌렸다는 거예요?”함우민의 얼굴에 머뭇거림이 스쳤다.오랫동안 망설이던 함우민은 결국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지율 씨, 사실 그 사건은... 지후가 한 거예요. 단진서가 너무 날뛴다고 생각해서, 혼쭐을 내주려 했죠. 전 단진서가 복수하더라도 지후를 찾아갈 거라고만 생각했어요. 근데, 그게 지율씨에게로 향할 줄은... 지율 씨, 미안해요.”함우민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갑작스러운 소식에 잠시 멍해진 하지율은 마지막 사과의 말을 듣지 못했다.고지후가 한 짓이라니.하지율은 미간을 더 깊게 찌푸렸다. 짜증이 훅 치밀었다.단진서와의 악연은 이미 매듭지었다고 여겼다.고지후가 단진서를 혼내주겠다는 것에 간섭할 수 없다 쳐도, 왜 하지율이 뒤집어써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단진서의 보복 때문에 대회는커녕, 화야는 중상을 입고 입원했고, 하지율의 손도 다쳤다.단진서는 분명히 하지율의 목숨을 노리고 있었다.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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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6화

함우민이 부드럽게 말했다. “제가 모셔다드릴게요.”하지율이 대답했다. “괜찮아요. 제 선배 차가 근처에 있어요. 벌써 데리러 오고 있거든요.”함우민은 더 억지 부리지 않았다.막 일어서려던 하지율을 보던 함우민이 갑자기 하지율을 불렀다.“지율 씨.”하지율이 돌아보며 물었다.“우민 씨, 왜요?”함우민의 시선이 하지율의 팔로 내려앉았다.“팔에 상처는... 다 나았어요?”하지율이 소매를 살짝 걷어 보여 주었다.“네, 이제 괜찮아요.”막 아문 자리에 선명한 흉터가 비치자, 함우민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저한테 좋은 연고가 있어요. 내일 비서를 통해 갖다드리죠.”“고마워요. 그런데 괜찮아요.” 하지율이 미소 지었다. “윤택이가 준 연고가 꽤 잘 좋더라고요. 당분간은 그걸 쓸게요.”“그래요. 필요하면 언제든 얘기해요.”작별 인사를 마친 하지율이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너무 급히 나선 탓에, 몇 발짝 못 가 서빙하던 직원과 살짝 부딪쳤다.직원이 반사적으로 하지율을 부축했다.“고마워요.”스무 살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 직원은 하지율을 보고 멍해졌다.‘예쁘다!’직원은 당황해서 더듬거렸다. “아, 아뇨, 별말씀을...”하지율은 빙긋 웃고는 발걸음을 재촉했다.직원은 하지율의 뒷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멍하니 바라보다, 귓불이 붉어졌다.그리고 그 순간, 싸늘한 시선을 느꼈다.고개를 돌리자, 젊고 온화해 보이는 남자가 무표정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직원은 등골이 서늘해져 얼른 눈을 피하고, 급히 자리를 떴다.하지율의 뒷모습이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진 뒤에야, 함우민은 아쉬운 듯 시선을 거두었다.함우민은 핸드폰을 들어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지난번 단진서 사건의 흔적은 모두 지웠지?”비서가 응답했다. “안심하셔도 됩니다. 완벽히 처리했습니다. 사람들은 고지후 소행으로만 알 겁니다. 함우민 님을 의심할 일은 없습니다.”함우민의 목소리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지금 이 카페의 직원 하나가 내 신경을 건드렸어. 사람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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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7화

결승에 들 가능성이 있던 몇몇 참가자들까지 제작진을 압박하며 하지율을 제명하라고 했다.대회 측이 하지율은 교통사고로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한, 말 그대로 피해자라고 설명해도, 그들은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그들은 똑같은 주장을 했다.“전초아는 하지율 때문에 탈락한 거예요! 싸워보지도 못하고 탈락했어요. 하지율은 반드시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전초아만 불쌍해지잖아요!”그렇게 나오자 주최 측도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회의실에 각 파트 책임자들이 모였다. 사안을 놓고 긴급 논의가 시작됐다.책임자 A가 말했다. “이번 일은 하지율 씨 탓을 할 수 없어요. 규정의 허점이 맞습니다. 전초아 씨가 억울하다고 해도 하지율 씨가 책임을 질 일도 아니죠. 아니면 이번 라운드만 하지율 씨에게 0점을 주고, 전초아 씨는 부전승 조와 동일하게 처리하는 건 어떻습니까?”책임자 B가 반박했다. “그러면 또 다른 선수들이 불공평하다고 말할 겁니다. 정리하면 전초아를 부전승시키는 것도, 하지율을 0점 처리하는 것도 옳지 않아요.”심사 위원 A가 차갑게 웃었다.“선수들 속셈이 훤히 보이네요. 결국 하고 싶은 말은 하지율 선수를 빼라는 거잖아요. 정말 하지율을 퇴출시키면, 본인들 수준으로 해외 선수들이랑 겨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지... 아마 가서 바로 박살 날 겁니다.”심사 위원 B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 0점을 받는다 해도, 하지율 씨의 실력이라면 결국 순위에 들 겁니다. 저런 실력자를 퇴출시키는 건 절대 안 됩니다.”운영팀과 기획팀 쪽에서도 의견이 모였다.“실력 면에서도, 화제성 면에서도, 하지율을 빼는 건 최악의 선택입니다.”“그럴 바엔 한 번 더 치르죠. 재경기로 공정하게 가는 겁니다.”하지만 또 누군가가 반대했다.“규정은 규정이에요. 이렇게 쉽게 허물면, 다음부턴 어떻게 할 겁니까?”“이것도 안 돼, 저것도 안 돼. 그럼 대체 어떻게 하자는 거예요?”그때까지 침묵하던 소인준이 입을 열었다.“규정 자체에 큰 허점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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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8화

단진서가 여러 남자와 난잡하게 뒹군 영상이 실시간 검색어를 뒤덮었다.국내 여론은 곧 검열로 잠잠해졌지만, 해외 플랫폼에선 생중계가 흥미진진하게 이어졌다.이처럼 기괴하고도 파괴적인 영상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단진서는 남자 한 명이 아닌 여러 명과 몸을 섞고 있었다.직접 볼 수 없었지만, 단진서를 모자이크 처리한 영상이 순식간에 전 플랫폼으로 퍼졌다.반면 해외에선... 모자이크 따윈 없이, 초고화질 그대로 송출되었다. 호기심 강한 네티즌들은 아예 우회해서 해외 생중계를 보러 갔고, 친절하게도 우회 방법까지 대중에게 전수했다.순식간에 단진서의 영상이 전 세계를 휩쓸었다.오픈 마인드의 나라에서도 이 장면에 충격을 받았다.애초에 이런 일은 지극히 사적인 일이라 대놓고 공개할 리가 없으니까 말이다.남자들과 어울린 것도 어이없는데, 어떻게 라이브까지 킬 생각을 했을까.전 세계의 이용자들이 방송을 보며 댓글을 쏟아냈다.“듣자 하니, 단진서가 단씨 가문의 손주라며? 돈 많은 사람은 저렇게 노는 거야?”“역시 상류층은 난장판이네!”“그런데 몸매는 괜찮네... 헤헤.”“키 크고 상남자처럼 생긴 주제에 받는 쪽이라니... 역시 사람은 겉모습만 보고는 몰라.”“게다가 하나로는 모자라서 여러 명이 필요했다는 거지...”“헐, 이걸 공짜로 본다고?”온라인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단씨 가문에 이 소식이 전해지자, 가문은 곧장 아수라장이 됐다.단보현의 표정은 얼음장처럼 차갑게 굳었다. 단보현은 얼른 비서에게 냉혹하게 지시했다.“당장 라이브를 막아.”비서가 거의 울먹이며 얘기했다.“대표님, 저희가 안 내리는 게 아니라... 해외 쪽은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국내 송출을 끊어도, 해외 송출은 계속되고 있어요. 서버가 애초에 외국에 있습니다!”단보현의 잘생긴 얼굴 위로 먹구름이 드리웠다. “해커를 써. 상대 서버를 통째로 공격해.”비서는 벌벌 떨며 보고했다. “이미 시도했습니다만, 상대가 대비를 철저히 해 더 강한 해커로 방화벽을 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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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9화

그 사건은 세계 각국의 명문가들에게 주는 경고가 되었다.선조 때부터 내려온 원한이 아니라면 굳이 죽기 살기로 싸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동안 명문가들은 팽팽한 기운을 유지하며 아무도 그 균형을 깨지 않았다.단성훈이 조사 결과를 차례로 보고했다.“주씨 가문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으로 자산이 막대하지만 아주 조용해요. 들은 바에 의하면 주씨 가문에는 섬뜩한 저주가 있대요. 하늘이 뛰어난 두뇌와 끝없는 부와 권세를 주는 대신, 주씨 가문 사람들은 대체로 좋게 죽지 못한다고 해요.”단보현이 미간을 찌푸렸다.주씨 가문의 저주에 대해서는 단종건한테서 들은 바가 있었다.나이가 많은 단종건은 역사와 옛일에 밝았고, 주씨 가문 얘기만 나오면 늘 안타까워했다.단성훈이 말을 이었다.“기록을 보면 주씨 가문의 역대 가주는 하나같이 잔인하게 죽었어요. 초대 가주는 칼로 다져서 고깃덩어리가 되고, 2대 가주는 교통사고로 시신이 뿔뿔이 흩어졌으며, 3대 가주는 폭발 사고로 흔적도 찾지 못했고, 4대 가주는 배우자와 함께 동반 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5대 가주는 친부에게 목이 졸려 죽었어요. 오래된 대가문이지만, 가주가 서른을 채우지 못하고 죽는 저주가 이어져 온 셈이죠.”단성훈은 잠시 숨을 고르고 덧붙였다.“주씨 가문과 밀접히 교류한 가문들도 결말이 좋지 않아요. 아무리 사이가 돈독해도 끝내 원수로 돌아서 비명횡사하는 일이 잦았고요. 그래서 거의 모든 가문이 주씨 가문을 꺼립니다. 전임 가주가 요절한 뒤, 주씨 가문 내부에서 한동안 권력 다툼이 있었다고 하나, 결국 누가 가주 자리에 올랐는지는 아무도 몰라요.”단보현의 표정이 한층 어두워졌다.단보현 역시 주씨 가문 사람들과 접촉하길 달가워하지 않았다.소위 저주 때문이 아니라, 단종건이 예전에 주씨 가문 사람을 치료하며 알게 된 사실 탓이었다.주씨 가문 가주들이 끔찍한 최후를 맞는 근본적인 이유는, 그들에게 광기를 일으키는 유전적 결함이 있어서였다.주씨 가문도 방법을 찾으려 했지만, 유전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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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0화

전화는 금세 연결되었고, 건너편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네, 누구십니까?”목소리는 맑고 서늘했다. 젊고 정상적인 그 목소리는 광기가 전혀 없어 보였다.어디가 비정상인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그런데도 단보현은 어쩐지 이 목소리가 낯익게 들렸다. 하지만 어디서 들은 목소리인지는 떠오르지 않았다.단보현이 먼저 말을 꺼냈다. “주씨 가문 가주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단씨 가문의 현 가주 단보현입니다.”건너편 남자가 웃음 섞인 톤으로 받았다. “예전부터 성함은 많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전화를 주신 건 무슨 일 때문이죠?”단보현은 빙빙 돌리지 않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가주님, 단진서의 라이브가 전 세계로 생중계되는 사건에 대해 이미 들으셨으리라 봅니다. 현재 알아보니 단진서는 L국에 있고, 그 생중계 서버 또한 L국에 있습니다. 해당 방송을 끊어 주셨으면 하고 부탁드리는 바입니다.”상대가 느릿하게 대답했다. “유감입니다만, 그건 어려울 것 같네요.”단보현이 설득을 이었다. “딱 1분이면 됩니다. L국이 입을 손실은, 우리 단씨 가문이 모두...”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상대가 가볍게 말을 잘랐다.“그 생중계는 바로 제가 시킨 겁니다. 일부러 전 세계로 틀어놓은 건데, 왜 끄겠습니까? 제 체면도 생각해 주셔야죠.”단보현은 잠깐 말을 잃고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방금... 뭐라고 하셨습니까?”남자는 웃으며 또렷하게 되풀이했다. “단진서 생중계는 제가 한 일입니다. 단진서가 왜 L국에 있는지, 생각해 보신 적 없나요?”너무 노골적이라 단보현은 순간 뭐라고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본인이 한 잘못에 대해 발뺌하거나 거짓말을 한다.하지만 주씨 가문 가주는 숨기지도 않고 오히려 본인이 한 짓이라고 인정한다.“...?”아까까지만 해도 말투가 정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미친 것이 확실했다.주씨 가문에 정상인은 없다.단보현은 간신히 침착함을 되찾았다. “가주님, 단진서가 무슨 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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