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율 팀이 못해서가 아니라, 문제는 따로 있었다.“하지율, 진짜 너무 대단하네. 해리랑 같은 급인 거야?”“현성 대가가 일부러 해리를 불러 임채아를 받쳐 준 건데... 이런 상황에서는 둘 다 만점이라고 해도 결국 임채아는 하지율을 못 이긴 거야.”“현성 대가는 무슨 생각일까? 임채아랑 하지율 사이에서, 하필 임채아를 제자로 받다니.”“그러게. 실력, 외모, 기품, 재능. 다 봐도 하지율이랑 비교가 안 되잖아?”심사 위원이 말했다. “우리는 공정, 공평의 원칙으로 채점했습니다. 이번은 팀전이고, 하지율 씨와 강병주 씨는 호흡이 뛰어나고 각 구간 처리도 아주 완벽했어요. 이의가 있으면 이번 현장 영상을 세계적인 심사 위원에게 제출해 검증받아도 좋습니다.”현성 대가 일행은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업계 최정상인 그들도, 심사 위원이 편파적이지 않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하지율 팀의 호흡은 정말 환상적이었다.사회자가 앞서 무대에 올랐던 팀들을 다시 불러 점수와 총점을 발표했다.해리의 표정은 싸늘했다. 동점은 해리가 원하던 결말이 아니었다.사회자가 마이크를 쥐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2위는 임채아 씨입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패배한 적 없는 1위는...”“잠깐.”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른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사회자가 멈칫하며 해리를 바라봤다.“해리 씨,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해리가 한 걸음 나서며 크게 말했다. “방금 백스테이지에서, 나와 하지율이 이 경기의 승패에 내기를 걸었습니다. 그러니 이 경기는 동점일 수 없고, 반드시 승부를 가려야 합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심사 위원들께 승자를 한 팀으로 정해 달라 요청하겠습니다.”강병주의 표정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비열한 놈.”해리는 내기 사실을 공개해 버리며 하지율을 구석으로 몰았다. 하지율이 내기에서 지면, 이 업계를 떠나, 영원히 바이올린을 켤 수 없다는 걸 모두가 알리려는 생각이었다.사회자도 이런 전개는 예상 못 했다. “내기요? 어떤 내기죠?”해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