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성훈이 뭐라 말하려다, 단보현의 차가운 눈빛에 입을 다물었다.단성훈은 표정이 몇 번 바뀌었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단진서는 머릿속이 복잡해 둘의 이상한 기류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핏발 선 눈에는 증오가 번쩍였고, 두 주먹을 꼭 쥔 채 이를 갈았다.“하지율, 내가 죽더라도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단보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진서야, 일단 푹 쉬어. 내일 사람 보내서 너를 휴양지로 보낼게.”그러나 단진서는 듣지 못한 듯, 한 곳만 멍하니 노려보았다.눈에 서린 원한은, 보는 이까지 등골이 서늘하게 만들었다.단보현이 돌아섰고, 단성훈도 그 뒤를 따랐다.“삼촌.” 단성훈이 다급히 불렀다. “이건 분명 하지율이 아니잖아요, 왜...”“주씨 가문의 가주, 그 사람은 건드릴 수 없어.” 단보현이 차갑게 말을 끊었다. “설령 복수에 성공한다 해도 단씨 가문에 이득이 될 게 없다. 진서에게는 분노를 쏟을 표적이 필요해. 하지율이... 가장 적합한 상대겠지.”단성훈은 선뜻 인정하지 못했다.“하지만...”단보현이 눈을 흘겼다.“성훈아, 네가 왜 진서한테 밀려서 회사 임원이 될 수 없는지 알아? 쓸데없는 정이 너무 많아서 그래. 적에게 관대하면, 결국 자기한테 불리한 법이야. 아니면, 아직도 하지율과 화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단성훈은 말을 잇지 못했다.단성훈과 단진서, 그리고 단보현은 이미 하지율과 틀어질 대로 틀어져 화해할 수 없다.그렇다 해도, 하지율이 하지 않은 일을 하지울에게 뒤집어씌우는 게 옳은 일일까?이건 평범한 원한이 아니다. 목숨이 걸려있는 원한이다.게다가 단진서는 가족이다. 가족을 내세워 하지율과 싸우게 만드는 게 정말 옳은 일인지... 단성훈은 머릿속이 복잡했다.단보현이 덧붙였다.“더구나 연정미와 하지율은 사이가 틀어졌지. 하지율과 진서를 맞붙게 만들어 두면, 하지율은 연정미를 건드릴 여유가 없어. 일거양득 아닌가?”연정미의 이름이 나오자, 단성훈의 표정이 누그러졌다.단성훈은 조용히 한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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