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성 대가는 이유를 알 수 없는 굴욕감에 뺨이라도 맞은 듯 얼굴이 화끈거렸다.여자가 막 떠나자마자, 이사키와가 그리 좋은 소식은 아닌 이야기를 전했다.“선생님, 이번에 하지율이 일으킨 파장이 너무 크다 보니 누군가가 선생님이 제자 선발 때 일까지 파헤쳤습니다. 지금 온라인에선 선생님이 눈이 멀어서 천재를 버리고 평범한 제자를 골랐다고, 나이가 들어 노망이 났다는 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그렇게 말한 이사키와는 현성 대가의 표정을 살피며 말을 이었다.“선생님의 평판이 꽤 타격을 받은 모양입니다. 다들 선생님을 비웃을 기회만 노려요. 하지율이 선생님의 마지막 제자를 어떻게 짓밟는지 보겠다고요... 이번 대회에서 임채아가 1등을 못 하면, 선생님의 입지가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현성의 미간에 깊은 주름이 생겼다.요즘은 국내외 음악가들이 줄줄이 문을 두드렸다.Z국에 천재 바이올리니스트가 나타났다는 소문을 듣고서였다.그들 대부분은 하지율이 현성 대가의 마지막 제자라고 믿고, 소개해달라고 부탁하거나 음악적인 교류를 원했고, 강의나 연주회 초청 의사까지 밝혔다.하지율은 단숨에 유명 바이올리니스트로 등극했다.현성이 하지율은 현성의 제자가 아니라고 밝히자, 그들은 복권에 당첨된 사람처럼 기뻐했다.“현성아, 넌 이미 마지막 제자를 들였으니... 하지율은 더 안 받겠지? 그럼 내가 굳이 양해를 구하지 않아도 되겠네.”“아이고, 현성아, 고맙다. 네가 정말 큰 도움을 줬어. 네가 하지율을 제자로 받지 않아서 내게 이런 기회가 왔잖아!”“뭐라고? 네 제자가 임채아라고? 현성아, 똥과 된장을 구분 못 하는 거야?”조금 전 찾아왔던 오랜 친구도 제자를 보러 왔다길래, 현성은 정말 임채아를 보러 온 줄 알았다.결국 그녀의 목적 또한 하지율이었고, 돌아가는 길에 안목이 예전만 못하다는 조롱까지 남겼다.자존심 높은 현성이 그런 모욕을 참고 있을 리 없었다.현성의 표정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하지율을 이기려면, 임채아가 하지율에게서 최소 두 번 이겨야 해. 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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