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Chapter 771 - Chapter 780

811 Chapters

제771화

하지율은 그 이유가 다소 억지 같다고 느꼈지만, 달리 다른 이유도 떠오르지 않았다.유소린이 물었다.“근데 이 일, 윤택이한테 말했어?”하지율이 고개를 저었다.“아니. 당분간은 말 안 할 거야. 어쨌든 이건 나랑 고지후 사이 문제라서, 윤택이가 알 일은 아니지. 게다가 성급히 움직였다가 들킬 수도 있잖아. 난 오히려 고지후가 뭘 하려는지 좀 지켜보고 싶어. 앞으로 윤택이가 뭘 가져오든, 내가 더 조심하면 그만이고.”유소린은 하지율의 침착함에 새삼 감탄했다. 유소린이었다면 진작 노발대발했을 테니까 말이다....곧 대회 당일이 되었다.대회 측의 조율 끝에 모든 선수가 복귀에 동의했다.그들이 사퇴서를 낸 목적은 스스로 순위와 화제성을 챙기려는 계산이었지, 정말로 출전을 포기하려던 건 아니었다.정작 진짜로 기권해 버리면 의도했던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그리고 정말 배짱이 있었다면 애초에 그런 잔꾀를 부리지도 않았을 것이다.하지율이 소동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자 모두의 관심이 쏠렸다.현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전에는 표가 남아돌곤 했지만, 이번엔 일찌감치 매진 되었고 암표상까지 생겼다.생중계는 시작도 전에 접속자가 백만에 육박했다.소인준은 빽빽이 들어선 관중을 바라보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요즘 감독들이 자극적인 요소를 원하는 게 이해가 되긴 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오다니.”하지율이 나타나자 기자들이 미친 듯이 몰려들었다.유소린이 급히 몸으로 막아섰고, 정기석이 부른 경호원들이 인파를 막아내 다치지 않게 했다.기자들이 앞다투어 질문을 던졌다.“하지율 씨, 앞선 파트너였던 전초아 씨가 하지율 씨 때문에 패배로 판정받았는데, 왜 아직 공개 사과를 하지 않으셨죠? 너무 오만한 태도 아닌가요?”“교통사고로 손을 다쳤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게 빨리 회복이 되나요? 다쳤는데 곧바로 출전할 수 있습니까?”“배후가 있어서 제작진이 규정을 바꿔 준 거라는 소리가 있는데요?”질문은 하나같이 날이 서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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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2화

하지율이 대회에 나선다는 걸 안 주용화는 어떻게 해서라도 직접 보러 가겠다고 우겼다.하지율과 유소린은 말려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고, 결국 주용화와 함께 오게 되었다.다행히 정기석이 경호원을 넉넉히 붙여 주었기에 주용화를 지키는 데에도 문제는 없었다.대회는 차분하게 이어졌다.대부분의 선수들은 평소대로 안정적인 기량을 보여 주었다.딱 한 사람, 전초아만이 실수가 잇따랐다.경기가 끝나자, 전초아는 눈에 눈물을 머금고 진행자의 인터뷰에 응했다.“죄송합니다. 오늘 컨디션이 좋지 않아 실수가 많았어요...”이번에는 굳이 신세 한탄을 늘어놓으며 저번의 일을 반복해 언급하진 않았다.같은 말을 지나치게 반복하면 오히려 역효과라는 걸 아는 듯했다.애매하게 말을 아끼는 태도는, 도리어 사람들에게 상상의 여지를 줬다.혹시 하지율의 등장 때문에 압박을 받은 건가?이런 추측이 퍼졌다.하지율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하지율의 차례가 되자, 객석은 잠깐 고요해졌다.그리고 누군가가 선동하듯 ‘쉿’ 하더니 야유를 쏟아냈다.야유는 점점 커져 대회장 전체로 번졌다.누군가 “꺼져!” 하고 외치자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게 번져갔다.관객들은 분노한 표정으로 하지율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소리쳤다.“꺼져! 여기는 너 같은 사람이 올 수 있는 곳이 아니야!”“우린 네 연주 안 들을 거야!”“제작진은 당장 저 사람을 제명해라! 탈락시켜라!”흥분한 관중 사이에서 하지율은 정상적으로 연주를 시작할 수가 없었다.사회자도, 심사 위원도, 운영 책임자도 관객을 진정시키려 애썼지만 소용이 없었다.이 장면은 그대로 생중계되었고, 접속자는 순식간에 천만을 넘어섰다.십 분이 지나도록 객석은 여전히 혼란스러웠다.모르는 사람이 보면, 하지율이 무슨 흉악범이라도 되는 줄 알 것이다.사회자는 이런 사태를 처음 겪는지 연신 이마의 땀을 훔쳤다.몇 마디로 분위기를 바꿔 보려 했지만, 야유에 가로막혀 오히려 우스꽝스럽게 보일 뿐이었다.하지율은 시간을 흘끗 본 뒤 사회자에게 마이크를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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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3화

하지율은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여유롭게 얘기했다.“제가 정말 돈도, 힘도, 든든한 배후도 있었다면, 여러분은 그저 돌발 상황 때문에 경기가 갑자기 중단됐다는 사실만 알았을 거예요. 그게 저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건 절대 모르셨겠죠. 온라인에 제 이름이 떠돌 일도 없었을 겁니다. 감히 이렇게 저를 욕하는 사람도 없었겠죠. 보복은...”하지율이 객석을 바라봤다.“아까까지만 해도 저한테 내려가라 소리칠 땐, 제가 보복할까 봐 걱정하지 않더니, 지금은 왜 갑자기 무섭다고 하시죠? 정말 보복이 두려운 건가요, 아니면... 그냥 제가 만만해 보이는 건가요?”하지율이 옅게 웃었다.“다들 아시다시피, 저는 S시의 자선단체 홍보대사예요. S시의 얼굴을 대표합니다. 근거 있는 질타나 비난은 언제든 받겠습니다. 다만, 터무니없는 날조와 비방은 용납할 수 없어요. 제 이미지를 악의적으로 더럽히는 일은 참지 않을 겁니다. 오늘 전국이 보고 있는 이 자리에서 약속드릴게요. 저는 누구에게도 보복하지 않습니다. 지금 한 모든 말에는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어요.”순간 장내가 술렁였다.생중계 채팅창도 몇 초간 정적이 흘렀다.라이브를 담당한 소인준이 감탄을 내뱉었다.“저 하지율, 대단하네. 이런 상황에서도 말을 잘 하네.”시청자들도 정신을 가다듬었다. 어느새 채팅창에는 막말이 줄고 의문이 더해졌다.“틀린 말이 아닌데? 배후가 그렇게 세면 왜 욕을 그대로 먹겠어. 그냥 입 막고 기사 내리게 했겠지.”“누가 그걸 몰라? 화제가 필요하니까 논란을 키우는 거지.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몰라? 그래서 이러는 거라니까?”“하지율은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어도 충분히 유명해. 원래부터 S시의 자선단체 홍보대사였다고.”“하지율 SNS 팬이 얼마인지 검색해 봐. 하지율이 노이즈 마케팅? 지나가던 개가 다 웃겠어!”“하지율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주제에 와서 깎아내리네... 누가 고용한 댓글 알바야?”하지율은 팬들은 이 판의 흐름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일단 해명하지 않고 기회를 기다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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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4화

경호원들이 하지율을 둘러싸고 밀려드는 인파를 막아섰지만, 누군가 물건을 던질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하지율은 무언가가 얼굴을 향해 날아드는 것을 느꼈다.달걀이 얼굴에 닿기 직전, 한 실루엣이 불쑥 앞을 가로막았다.곧이어 하지율의 시야에 들어온 건, 화야의 손에 잡힌 달걀 몇 개였다.하지율이 이게 무슨 일인지 파악하기도 전에 화야가 다시 달걀을 던졌다.달걀은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사람들과 동떨어져 있던 한 젊은 여성의 얼굴에 떨어졌다.“꺄악!” 여성이 비명을 지르며 얼굴을 감쌌다.순간 현장은 얼어붙었다.하지율은 금세 상황을 알아차렸다.자신에게 던져진 달걀을, 화야가 낚아채 그대로 되던진 것이다.여성의 얼굴엔 끈적한 달걀물이 질질 흘렀고, 머리카락과 옷에는 깨진 껍데기가 덕지덕지 붙었다. 우스꽝스럽기 이를 데 없는 몰골이었다.기자들마저 그 장면에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여러 사람이 재빨리 그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여성은 얼굴의 달걀물을 닦아내며 화나서 하지율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다들 보세요! 하지율이 사람을 때렸어요!”그 여자는 바로 전초아의 절친인 서이경이었다.원래는 이곳에서 하지율의 본성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려고 했는데 마땅한 소재를 찍지 못해 화가 난 김에 달걀을 던져 그 사진이라도 건지려고 한 것이다.하지만 결국 하지율의 굴욕 사진은 건지지 못하고 오히려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샀다.그러자 기자들이 입술을 삐죽거리며 얘기했다.“아가씨, 당신을 때린 건 하지율이 아니잖아요? 아무리 하지율이 싫어도 그렇지, 그렇게 루머 유포하면 잡혀갑니다.”“그러니까요. 달걀을 먼저 던진 건 당신이고, 상대는 그냥 되던진 거죠. 달걀을 던질 때 본인도 맞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야죠.”또 다른 이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방금 일 다들 똑똑히 봤습니다. 찍은 분들도 많을 거고요. 아가씨, 하지율은 우리 S시의 자선단체 홍보대사예요. 근거 없는 유언비어로 명예훼손 하면 법적 책임을 져야 합니다.”서이경의 얼굴에 당혹이 스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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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5화

교통사고 영상은 사람들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어차피 예전에 비슷한 영상이 이미 공개됐으니까 말이다.하지만 하지율이 전초아에게 바이올린을 가르쳐주던 영상과, 직접 바이올린을 선물한 영상은 단숨에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헐, 전초아가 전에 뭐라 그랬지? 하지율이 자기 연주가 별로라서 일부러 합주에서 도망갔다고? 근데 사이가 그렇게 나빴으면, 왜 바이올린을 선물해?”“하지율이 자기를 무시했다더니 영상 속 태도는 전혀 그렇지 않네. 오히려 엄청 부드럽고, 전초아가 포기하지 않게 계속 달래주잖아.”“안하무인이네, 성질이 더럽네, 한 건 결국 다 거짓말이었네. 오히려 인내심 있게 가르치고 있네.”“와... 일부러 거짓말해서 사람들을 속였다고?”“어떻게 이렇게 배은망덕할 수가. 선물까지 받아놓고 뒤통수를 친 거잖아!”“선물 받은 바이올린, 얼른 돌려줘!”하지만 여전히 다른 의견이 있었다.“그래도 하지율 때문에 전초아가 대회에서 패배한 건 사실이잖아!”곧바로 반박이 이어졌다.“그건 비난할 수 있어도, 하지율이 자기를 싫어해서 그런 거라고 얘기한 건 전초아야. 하지만 영상은 전혀 그렇지 않잖아. 전초아가 하지율에게 누명을 씌웠다는 거지.”영상을 본 전초아는 크게 당황했다.전초아는 하지율의 작업실에 CCTV가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그날 리허설을 하자고 해서 따라갔을 때 주변을 유심히 살폈지만, 카메라는 보지 못했다. 그래서 감히 온라인에 그런 말을 올렸던 것이다.게다가 하지율이 이렇게 빨리 반격을 시작할 줄은 몰랐다.사람들은 그제야 자신들이 전초아의 거짓말에 농락당했다는 걸 깨달았다.전에 하지율을 향해 쏟아부었던 막말을 이번에는 고스란히 전초아에게 돌렸다.순식간에 전초아는 전례 없는 역풍과 악플 폭격을 맞았다.그럼에도 몇몇은 대회 중에 그런 영상을 내는 건 과했다며 하지율을 나무랐다.오랫동안 침묵하던 하지율은 마침내 온라인에서 짧게 글을 올렸다.[눈에는 눈, 이에는 이.]교통사고로 불참해 전초아가 피해를 본 부분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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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6화

하지만 악의적으로 하지율을 깎아내리려는 사람들은 끝까지 미련을 못 버렸다.누군가가 의문을 제기했다.“하지율이 정말 그렇게 대단하다면 왜 현성 대가가 하지율을 제자로 받지 않고, 오히려 임채아를 마지막 제자로 삼았을까?”유소린은 단호하게 받아쳤다.“지율이 실력으로는 더 이상 누구의 제자일 필요가 없으니까!”유소린은 온라인에 떠도는 하지율 관련 유언비어를 모조리 수집해 하나하나 고소장을 날렸다.고소장을 받은 이들은 서둘러 공개 사과를 하며 돈을 받고 올린 글이었다고 털어놓았다.어떤 사람들은 본인이 다 지어낸 얘기라고 인정하기까지 했다.그저 하지율이 잘되는 꼴이 배 아파서 루머를 퍼뜨린 거라고 말이다.결국 전초아는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대회에서 하차했다.전초아의 절친 서이경 역시 온라인에서의 대대적 허위 유포로 하지율의 명예를 훼손한 사실이 드러나 피소됐다.그 뒤로, 내부 스태프라 사칭하던 이들도 감쪽같이 사라졌다....하지율이 이렇게 손쉽게 판을 뒤집자, 임채아는 이를 갈았다.“저 전초아, 정말 쓸모없네! 내가 하지율을 깎아내릴 수 있는 자료를 그렇게 많이 줬는데도 이기질 못해? 제명은커녕, 하지율 컨디션도 건드리지도 못했잖아. 결국 칭찬만 더 받게 만들다니!”이제 현성 대가의 마지막 제자라는 간판을 달고도, 임채아의 명성과 영향력은 하지율을 따라잡지 못했다....현성 대가의 자택.현성과 또래로 보이는 외국인 여성이 찾아와 물었다.“현성, 우린 오래된 친구니까 돌려 말하진 않을게. 이번에 온 건 네가 들였다는 마지막 제자를 보려고 왔어. 그 애가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라던데, 실력이 아주 대단하다고 들었어. 알다시피 곧 국제 대회가 시작되잖아. 내 제자들이 그 아이를 이길 가능성이 있는지 보고 싶어. 가망이 없다면 우린 굳이 바이올린에 매달리지 말고, 피아노 쪽에 힘을 더 실으려 해.”현성이 엷게 웃었다.“문제없지. 금방 불러올게.”여자가 손을 저었다.“아냐, 내가 직접 가도 돼. 하지율은 지금 연주회 준비에 대회 준비까지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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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7화

현성 대가는 이유를 알 수 없는 굴욕감에 뺨이라도 맞은 듯 얼굴이 화끈거렸다.여자가 막 떠나자마자, 이사키와가 그리 좋은 소식은 아닌 이야기를 전했다.“선생님, 이번에 하지율이 일으킨 파장이 너무 크다 보니 누군가가 선생님이 제자 선발 때 일까지 파헤쳤습니다. 지금 온라인에선 선생님이 눈이 멀어서 천재를 버리고 평범한 제자를 골랐다고, 나이가 들어 노망이 났다는 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그렇게 말한 이사키와는 현성 대가의 표정을 살피며 말을 이었다.“선생님의 평판이 꽤 타격을 받은 모양입니다. 다들 선생님을 비웃을 기회만 노려요. 하지율이 선생님의 마지막 제자를 어떻게 짓밟는지 보겠다고요... 이번 대회에서 임채아가 1등을 못 하면, 선생님의 입지가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현성의 미간에 깊은 주름이 생겼다.요즘은 국내외 음악가들이 줄줄이 문을 두드렸다.Z국에 천재 바이올리니스트가 나타났다는 소문을 듣고서였다.그들 대부분은 하지율이 현성 대가의 마지막 제자라고 믿고, 소개해달라고 부탁하거나 음악적인 교류를 원했고, 강의나 연주회 초청 의사까지 밝혔다.하지율은 단숨에 유명 바이올리니스트로 등극했다.현성이 하지율은 현성의 제자가 아니라고 밝히자, 그들은 복권에 당첨된 사람처럼 기뻐했다.“현성아, 넌 이미 마지막 제자를 들였으니... 하지율은 더 안 받겠지? 그럼 내가 굳이 양해를 구하지 않아도 되겠네.”“아이고, 현성아, 고맙다. 네가 정말 큰 도움을 줬어. 네가 하지율을 제자로 받지 않아서 내게 이런 기회가 왔잖아!”“뭐라고? 네 제자가 임채아라고? 현성아, 똥과 된장을 구분 못 하는 거야?”조금 전 찾아왔던 오랜 친구도 제자를 보러 왔다길래, 현성은 정말 임채아를 보러 온 줄 알았다.결국 그녀의 목적 또한 하지율이었고, 돌아가는 길에 안목이 예전만 못하다는 조롱까지 남겼다.자존심 높은 현성이 그런 모욕을 참고 있을 리 없었다.현성의 표정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하지율을 이기려면, 임채아가 하지율에게서 최소 두 번 이겨야 해. 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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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8화

임채아가 한 외국 남자와 함께 들어왔다.둘이 막 들어서자마자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세상에, 저 사람 현성 대가의 후계자라 불리는 해리 씨 아니야?”“해리? 다섯 살 때부터 천재성을 드러냈다는 그 바이올린 천재, 해리?”“꺄악! 해리는 내 최애야! 서른다섯밖에 안 됐는데 벌써 저 정도라니. 현성 대가 정도의 나이가 되면, 지금의 현성 대가보다 더욱 높은 사람이 될걸?”“임채아가 해리를 파트너로 데려오다니, 우리가 대체 어떻게 이겨. 이건 애초에 급이 다르잖아.”그때 누군가 고소해하며 툭 내뱉었다.“아이고, 하지율은 이번에 제대로 짓밟히겠네.”말이 떨어지자, 모두가 동시에 하지율을 바라봤다. 구경거리를 기대하는 눈빛이었다.대회 시작 이래, 하지율은 줄곧 1위를 놓치지 않았고, 단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었다.전초아 사건도 하지율에게 그 어떤 타격도 주지 못했고, 도리어 엄청난 화제와 호응을 안겨 주었다.하지율은 대회 기록에서 역사를 창조했을 뿐만이 아니라 인기몰이까지 하며 거의 톱스타의 반열에 들어설 정도가 되었다.평소 인기가 낮던 참가자들은 질투 때문에 눈이 돌아갈 정도였다.그래서 모두가 하지율이 무너지는 꼴을 보고 싶어 했다.큰 충격을 받고 한 번에 몰락해서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임채아 옆에 선 남자는 서른다섯 전후로 보였고 금발의 곱슬머리를 갖고 있었다.해리는 키가 크고 살짝 찌푸린 미간 사이로 오만함을 드러냈다.사람을 내려다보는 듯한 시선엔 늘 거만함이 묻어났다.임채아가 낮게 말했다.“해리 선배, 저쪽이 하지율과 강병주예요.”해리가 하지율 쪽으로 시선을 보냈다.하지율이 젊고 처음 보는 얼굴이라는 걸 확인한 해리는 곧바로 눈길을 거두었다.강병주를 보자, 더 노골적으로 코웃음을 쳤다.“누군가 했더니 나한테 매일 지는 강병주잖아?”강병주는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국제 대회에서 강병주는 해리를 여러 번 마주쳤고, 매번 아무 해리에게 패배했다.강병주는 인정했다. 자신이 해리보다 한 수 아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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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9화

해리는 업계에서 평판이 극단적으로 갈렸다.해리의 오만과 사람을 깔보는 태도를 싫어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반면 잘난 척엔 이유가 있다, 현성 대가 제자 중 가장 뛰어나니 건방질 자격이 있다는 시선도 많았다.해리는 미친 듯이 거만해 보이지만, 동시에 무서울 만큼 강한 사람이었다.해리에게 굴욕당한 사람들은 언젠가는 반드시 해리가 굴욕당하는 모습을 보리라고 마음먹었다.하지만 세월이 흘러도 해리는 여전히 정점에 서 있었다.결국 사람들은 해리의 오만이 실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납득하기 시작했다.하지율은 강병주의 굳은 표정을 보고 낮게 물었다.“선배, 왜 그래요?”강병주가 신중한 기색으로 하지율을 보았다.“저 사람은 해리야. 현성 대가님 제자들 가운데 재능이 가장 뛰어난 사람이지. 그래서 다섯 살 때부터 현성 대가님의 제자로...”강병주는 해리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 “지율아, 네가 모를 수도 있는데... 해리는 한 번도 진 적이 없어. 출전한 대회에서 전부 우승했어.”강병주는 하지율을 보면서 걱정스레 얘기했다.“지율아, 해리는 악독한 말로 네 자존심을 짓밟고 너를 의심하게 만들고 너를 절망으로 빠뜨릴 거야. 그렇게 해서 네가 스스로 이 바닥을 떠나게 만들어. 벌써 그런 방식으로 얼마나 많은 천재들이 바이올린을 놓았는지 몰라. 그래서 천재 파괴자라고도 불리는 사람이야. 그러니 우리가 지더라도... 해리의 말은 마음에 담아 두지 마.”강병주는 이미 해리의 독설에 단련되었지만, 하지율이 상처받을까 봐 걱정됐다.하지율은 해리를 쳐다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선배, 해리는 왜 천재만 골라서 그렇게까지 몰아붙여요?”강병주가 대답했다.“정확한 원인은 나도 잘 몰라. 소문에 의하면 그동안 딱 한 사람한테 패배했는데 그때부터 사람이 달라졌대.”하지율이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요, 선배. 인터넷에서 이미 너무 많은 욕을 먹어봐서 한 사람의 독설쯤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리고 아직 젊어서 지는 게 두렵지도 않아요.”바이올린을 배운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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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0화

해리가 그녀를 힐끗 보더니 말했다.“할 말 있으면 그냥 해. 우물쭈물하는 건 딱 질색이야.”임채아는 더는 말을 아끼지 않고 바로 털어놓았다.“하지율의 음악 재능은, 어쩌면 어머니인 하이현보다도 더 뛰어날지 몰라요. 제 실력이 부족해서, 해리 선배 발목만 잡을까 봐서 걱정이네요. 어쩌면... 정말 우리가 질 수도 있어요.”해리는 원래부터 임채아를 사람 취급하지 않았다. 현성 대가의 부탁이 아니었으면, 임채아 같은 수준은 깎아내리는 것조차 아까웠을 것이다.해리는 승부욕이 강했고, 성인이 된 뒤로는 단 한 번밖에 져 본 적이 없다.그 이후로, 자신보다 재능이 뛰어난 모든 이들을 증오하게 됐다.해리가 오만하게 입꼬리를 올렸다.“하이현이 이길 수 있었던 건 내가 미성년이었을 때 얘기야. 성인이 된 나한텐 상대도 안 되지. 그리고 그 하지율이라는 애는...”해리가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곧 제대로 알려주지. 진짜 절망이 뭔지.”해리는 현성 대가가 하지율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해리는 천재한테 절망을 안겨다 주는 것을 즐겼고, 당연히 하지율에게도 똑같이 대할 생각이었다.이번에는 전 세계가 지켜보는 앞에서, 하지율을 압도적으로 박살 내서 반격의 틈조차 주지 않을 작정이었다.곧바로 경기가 시작됐다.출전 순서는 누적 점수가 낮은 선수부터 높은 선수 순으로 정해졌다.이번 대회는 참가자가 많지 않아 경기 시간도 길지 않았다. 전초아가 기권하면서 남은 건 아홉 명이었다.출전이 늦을수록 컨디션 조절에 유리했고, 마지막 순번은 준비 시간도 가장 많았다.현장의 적잖은 참가자들이 해리에게 사인을 받고 사진을 찍었다.해리는 거만하긴 해도 눈치가 아예 없는 사람은 아니었다.재능이 평범한 사람들에게 매섭게 군다고 해서 얻을 건 없다는 걸 잘 알았다.그래서인지 꽤 많은 선수들은 해리가 소문만큼 비호감은 아니라고 생각했다.해리가 왔다는 소식을 들은 몇몇 심사 위원들도 앞다퉈 다가와 환심을 사려 했다.촬영팀은 임채아와 해리의 조에 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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