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정시온한테도 물어봤어. 시온이가 아는 한, 정기석 씨 곁엔 줄곧 여자가 없었대. 게다가 지율이 너한테 일만 생기면, 기석 씨는 진짜 바로 달려오잖아. 얼마나 믿음직해.”하지율이 난처하게 웃었다.“난 기석 씨를 친구 정도로만 생각해. 남녀 사이의 감정은 없어.”유소린이 부추겼다.“감정은 만들면 되는 거지. 게다가 당장 결혼하라는 것도 아니고, 달달한 연애부터 시작하면 좋잖아? 학교 다닐 땐 연애할 시간이 없었고, 그다음에는 연애를 건너뛰고 바로 결혼했지. 결혼하고는 윤택이도 낳았고. 솔직히 말해, 연애가 주는 달콤함을 하나도 못 겪어봤으니, 당연히 사랑에 실망했겠지. 기석 씨가 다시 연애의 감정을 제대로 맛보게 해주면, 분명 마음에 들 걸.”원래 유소린은 하지율과 강병주를 이어볼 생각도 했다.둘은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사이기에 서로를 속속들이 알고 취향도 잘 맞아서 더없이 잘 어울려 보였다.하지만 너무 익숙해서일까, 정작 두 사람 사이에는 짜릿한 감정이 없었다.강병주는 몇 번이고 하지율을 아내로 들여 잘 챙겨주겠다고 말했지만 막상 하지율 이야기를 할 때 강병주의 눈빛에는 설렘이 비치지 않았다.아쉽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나쁘지 않다고 여겼다.가족 같은 감정이, 연인보다 더 단단할 때도 있으니까.하지율은 머리가 지끈거려 이 화제를 피하고 싶었다.“나 요즘 너무 바빠. 음악회 끝나고 나서 얘기하자.”...그날 저녁, 하지율과 유소린, 정시온, 정기석은 함께 식사를 했다.그다음 경기들에서, 하지율은 이견의 여지 없이 이겼다.마지막 라운드에서도 임채아는 또다시 하지율에게 졌다.이번에는 아무도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변명을 믿지 않았다.임채아의 극성팬들이 그렇게 우기면, 다른 누리꾼들이 곧장 받아쳤다.“그럼 임채아가 아프기 전에 ‘눈빛’을 연주한 영상이라도 올려봐.”“뭐라고? 줄곧 아팠다고? 그럼 애초에 하지율을 넘어선 적이 없다는 거네?”해리가 몰락한 뒤 현성 대가의 명성도 곤두박질쳤다.임채아가 남의 가정에 끼어든 상간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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