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Chapter 821 - Chapter 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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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1화

“맞아요. 하지만 고지후 대표님께서 방금 전, 이곳을 회수하라고 분부하셨습니다.”진태환이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덧붙였다.“그리고 작업실도 마찬가지입니다. 두 시간 안에 작업실의 물품을 옮겨 주십시오. 만약 직접 옮기지 못하시겠다면, 저희가 전부 비워두겠습니다.”임채아의 표정이 일그러졌다.“별장과 작업실은 고지후가 내게 선물한 거라니까요? 한번 준 물건을 무슨 수로 다시 가져가요? 언제부터 그렇게 찌질해진 거예요?”진태환은 상냥한 어조로 말했다.“그 두 곳은 원래 하지율 씨께 드리기 위해 준비했던 곳입니다. 당시 임채아 씨가 불치병이라 수명이 얼마 남지 않다고 하니, 먼저 쓰게 해 드린 것뿐이지요. 이제 병이 없는 것이 드러났으니... 그 물건들은 당연히 회수해야 합니다.”진태환은 미소를 띠고 임채아를 바라보았다. 말투는 공손했지만 눈빛 속의 경멸은 숨길 수가 없었다.“임채아 씨도 아시다시피, 그 특권은 모두 불치병이라는 이유 때문에 주어진 겁니다. 그 병이 없었다면 고 대표님이 왜 임채아 씨의 소원을 먼저 들어주셨겠습니까? 설마 고 대표님한테 사모님과 어린 아드님보다 임채아 씨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임채아는 입술이 파르르 떨렸지만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진태환이 미소로 말을 이었다.“임채아 씨, 짐 정리할 시간, 25분 남았습니다.”20분 뒤, 임채아는 캐리어를 끌며 문을 나섰다.임채아는 싸늘한 눈빛으로 진태환을 오래도록 노려보았다. 가식이 벗겨진 얼굴은 독이 오른 뱀처럼 서늘했다.“당신들 전부 후회하게 만들어 줄 거야!”진태환은 이런 대사를 셀 수 없이 들어 봤다는 듯 미동도 하지 않았다.“임채아 씨, 작업실 쪽도 잊지 말고 처리해 주십시오. 두 시간 뒤에 다시 뵙겠습니다.”임채아는 캐리어를 끌고 근처 호텔에 투숙했다. 한편 온라인의 실검과 키워드는 이미 들끓고 있었다.아무도 나서서 수습하지 않자 열기는 점점 더 달아올랐다.여러 광고주가 공개적으로 계약 해지 성명을 냈고, 얼마 전 임채아가 참가하던 대회 측도 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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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2화

주용화는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여기는 S시, 고지후의 구역이야. 내가 뭘 어떻게 막겠어? 게다가 하지율이 글을 올리기 전에 미리 내게 알려 주기라도 해야 내가 준비를 하겠지?”임채아는 더 할 말이 없었다.이미 일이 벌어진 뒤에 와서 따져 봐야 소용이 없다.차라리 지금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현실적인 방법을 먼저 궁리하는 편이 낫다.임채아는 목소리를 낮추고 톤을 낮췄다.“용화 씨, 이 일을 수습할 만한 좋은 방법은 없어요?”주용화라면 혹시 또 다른 묘수를 떠올릴 수 있을지 모른다. 임채아는 그렇게 기대했다.주용화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 몇 초간 말이 없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채아야, 네가 너무 방심했어. 이렇게 핵심적인 증거를, 그것도 틀어막을 수 없을 만큼 확실한 약점을 잡히다니. 지금은 증거가 명백해서, 상황을 뒤집기는... 솔직히 거의 불가능해.”그 말을 듣자 임채아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나도 모르겠어요. 대체 누가 나를 그렇게까지 조사했는지! 용화 씨는 머리가 잘 돌아가잖아요. 제발, 빨리 방법 좀 생각해 줘요, 네?”주용화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채아야, 내가 안 도와주려는 게 아니야. 여기는 Z국, 즉 고지후의 영향권이야. 내 힘으로는 역부족이야. 만약 L국이었다면 손쉽게 뒤집을 수 있어. 이런 건 일도 아니야.”임채아의 심장은 서서히 곤두박질쳐 바닥을 향해 가라앉았다.주용화마저 방법이 없다면, 어쩌면... 정말로 방법이 없을지도 모른다.이번 일을 통해 임채아는 분명히 깨달았다. 고지후에게서 완전히 미움을 샀다는 사실을.이대로라면 Z국에서 더는 버틸 수 없다.그 생각에 임채아가 말했다.“용화 씨, 그럼 저... 용화 씨랑 같이 L국으로 돌아갈까요?”물론 주용화 곁에 붙어 지내는 건 위험하다. 하지만 주용화의 권력과 지위는, 고지후에 비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고지후를 능가할지도 모른다.L국으로 옮겨 새로 시작한다면, 주용화가 자원을 대 줄 것이고, 임채아는 다시 정점에 설 수 있다. 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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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3화

“대체 왜 네가 모든 잘못을 짊어져야 하지? 고지후는 한발 물러선 채, 말끔히 숨기만 하고?”주용화의 낮고 차분한 목소리가 귓속에 박혔다.임채아는 쥐고 있던 핸드폰을 더 세게 움켜쥐었다.이혼은 고지후가 스스로 선택한 일이고, 바다 뷰의 별장도 작업실도 모두 고지후가 자발적으로 준 것이 아닌가.고지후가 원하지 않았다면 누구도 강요할 수 없었다.그런데 지금 욕은 전부 임채아 혼자서 뒤집어쓰니 억울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주용화가 다시 말했다.“Z국을 떠나기 전에, 고지후에게 아주 제대로 복수해 보고 싶지 않아? 어차피 떠날 건데, 못 할 일이 뭐가 있어?”복수.그 한 단어에 임채아의 피가 끓어올랐다.권력과 영향력이 하늘을 찌르는 고지후에게, 과연 복수할 수 있을까?잠시 망설인 임채아가 얘기했다.“차라리 하지율을 공격하는 게... 고지후를 직접 치는 것보다 수월할지도 몰라요. 하지율부터 칠까요?”“하지율 곁 경호원들 실력이 범상치 않아. 솔직히 내가 상대하기도 어려울 정도야.”주용화의 어조는 변함없이 무심했다.“실패하면 곧장 감옥행이지. 그땐 나도 어쩔 수 없어. 게다가 고지후가 하지율에게 잘 보이기 위하여 너를 감옥에 밀어 넣고 영원히 못 나오게 할지도 몰라. 그럼 나도 방법이 없어.”임채아는 놀라서 몸을 바르르 떨었다.“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 해요?” 임채아가 떨리는 숨을 눌러 담아 물었다.“고지후와 하지율, 둘 다 네 원수지. 떠난다 해도, 둘이 행복하게 잘 살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지 않아?”주용화의 목소리가 낮아졌다.“이번 일 이후, 고지후는 분명 하지율에게 다시 다가갈 거야. 재혼을 노리겠지. 그동안 네가 한 모든 짓은, 결국 그들의 사랑을 더 단단히 만드는 접착제가 될 뿐이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주용화는 문득 무엇을 떠올린 듯 말을 보탰다.“그나저나, 하지율이 네 약점을 온라인에 터뜨린 건, 고지후가 일부러 사람을 시켜 내 평판을 더럽혔기 때문이야. 내가 남자 꽃뱀이라는 루머를 퍼뜨렸거든. 하지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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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4화

장하준이 허둥지둥 임채아를 밀어냈다.“채아야, 너 술 취했어. 나는 지후가 아니야. 나, 하준이야.”임채아는 엉겁결에 장하준에게 입을 맞추며 중얼거렸다.“지후, 너 정말 어떻게 그렇게 매정해? 이제 날 버릴 거야? 나 정말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내가 너를 너무 사랑해서 그런 거야... 제발 나 무시하지 마, 응?”장하준은 조급해서 이마에 땀이 맺혔다.“채아야, 나 진짜 지후 아니야. 정신 좀 차리고 제대로 봐!”장하준도 임채아를 좋아하긴 했지만, 친구의 여자에게 손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아무리 고지후가 분명히 임채아를 잘 챙겨 주라고 했더라도, 선을 넘을 생각은 전혀 없었다.혹시라도 고지후가 어느 날 갑자기 마음을 돌리면 어쩌겠는가.그때면 장하준과 고지후는 친구 사이조차 유지할 수 없을 테니까.장하준이 몇 번이나 밀어내자 임채아는 더 상처받았다.바닥에 주저앉은 임채아는 엉엉 울기 시작했다.장하준이 몇 마디 달래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좋아하는 사람이 그렇게 오열하니 장하준의 가슴도 편할 리 없었다.장하준이 옆에 있던 술병을 집어 들었다.“채아야,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그냥 술이나 같이 마셔줄게.”장하준은 술을 들이켜고 또 들이켰다. 그래서 임채아 눈동자 밑에 스친 어두운 빛은 보지 못했다.고지후가 먼저 매정하게 나왔으니 이번에는 의리 따위 집어치울 생각이었다....이튿날.장하준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문지르며 흐릿하게 눈을 떴다.눈에 들어온 건 아주 낯선 풍경이었다.‘여긴 어디지?’그제야 기억이 밀려왔다. ‘그래, 채아랑 같이 술을 마셨지. 결국 곯아떨어졌나?’옆을 바라보다가, 곁에 누운 여자를 본 순간 장하준은 얼어붙었다.술에 취한 장하준을 임채아가 데려다준 적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하지만 같이 밤을 보낸 적은 한 번도 없었다.‘설마, 채아도 취해서 실수로 같이 잠든 건가?’장하준은 그렇게 희망을 품었다.그런데 이불 아래서 느껴지는 알몸에, 장하준은 머리가 하얘졌다.아무리 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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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5화

장하준을 오래 지켜본 임채아가 그 속내를 모를 리가 없었다.임채아가 낮게 말했다.“하준아, 나도 알아. 넌 지후랑 사이가 틀어지고 싶지 않고, 민성 그룹 쪽도 고성 그룹 쪽 도움이 필요하지. 근데 이 일이 터진 뒤, 지후는 분명 하지율한테 죄책감이 가득할 거야. 네가 그동안 하지율 괴롭혔으니 너한테 화풀이 할 수도 있어. 앞으로도 계속 지후한테 기대는 건... 아마 힘들 거야.”장하준이 머리를 쥐어뜯었다. 어제 고지후에게 전화했을 때의 냉담한 태도가 떠올랐다.“그... 그럼 어떡하지?”임채아가 말했다.“우리 아기를, 지후가 자기 애라고 믿게 만들면 어때? 그러면 나중에 지후가 고성 그룹을 물려받고, 민성 그룹 쪽도 아낌없이 도와줄 수 있잖아. 너랑 지후는 오랜 친구잖아. 지후의 아들은 곧 너의 아들, 너의 아들도 지후의 아들인 거지. 그러면 더 좋지 않아?”장하준의 얼굴에 머뭇거림이 역력히 떠올랐다.예부터 사람 마음을 가장 쉽게 흔드는 건 이익이다.장하준이 여전히 머뭇거렸다.“그, 그런데... 그럼 지후한테 너무 안 좋은 거 아니야?”임채아가 받아쳤다.“하준아, 지후는 하지율을 위해서라면 형제의 의리도 제쳐둘 수 있어. 너 정말 하지율한테 끝까지 몰리고 싶어?”장하준도 알고 있었다. 고지후의 인내심은 이미 끝자락이었다.이제 고지후가 하지율을 얼마나 억울하게 몰았는지 알게 된 이상, 고지후가 하지율에게 미안한 마음이 클 수밖에 없다.하지율이 살짝만 바람을 넣어도 고지후는 수년 쌓인 의리 따위 금세 내려놓을 것이다.그 생각에 장하준의 가슴에도 원망이 일었다.자기 절친에게 자기 아이를 키우게 만든다... 상상만으로도 아찔했다.결심한 장하준은 임채아를 바라보았다.“채아야, 어떻게 하자는 건데?”임채아의 입가에 서늘한 미소가 걸렸다.“하준아, 어쨌든 너랑 지후는 둘도 없는 친구잖아. 술 좀 먹이고, 약 살짝 먹이는 것쯤은 문제없을걸. 넌 기회만 만들어줘. 내가 지후랑 한 침대에 올라가기만 하면, 모든 일은 끝나는 거야.”장하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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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6화

임채아 쪽에서는 하지율이 폭로한 일들에 대해 끝내 아무런 대응도 내놓지 않았다.많은 이들이 찔려서 사실상 인정한 거라고 추측했다.그래도 마지막 반전을 기대하며 임채아를 미화하는 맹목 팬들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사정이 있겠지, 끝에 가선 뒤집힐 거야’ 하지만 대중의 눈은 정확했다.이 정도로 명백한 증거 앞에선, 변명도 세탁도 통하지 않았다.며칠 동안 사람들이 임채아를 신랄하게 깎아내렸다. 그러다 분노의 화살은 말이 없는 임채아 대신 현성 대가에게로 향했다.애초에 현성 대가 때문에 임채아를 좋아하게 된 이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런데 결과가 이 모양이라니.바람피운 연예인보다 못하다느니, 아예 살인범으로 전락했다느니, 악담이 쏟아졌다.“현성 대가가 공로상을 받은 음악가라면서요? 어떻게 임채아 같은 사람을 마지막 제자로 받았죠?”“인성이 이 모양인데, 무슨 음악가 자격이 있대?”“현성 대가도 노망이 났나? 아니면 임채아가 현성 대가의 약점을 쥐고 있나?”“한평생 현명하게 행동했는데 한순간에 판단 실수네. 임채아 하나 때문에 평판 다 말아먹었다고 봐.”“그렇게 인성 바닥인 제자를 공개적으로 응원했으면, 대중에게 해명은 해야 하는 거 아니야?”“임채아가 실력으로는 하지율을 못 이기잖아. 대체 뭐가 마음에 들어서 눈여겨본 거지?”“현성 대가 팬들이 현성 대가를 너무 신격화했어. 진짜로 덕망 높은 인물이라고 믿은 거야? 그 전 제자인 해리만 봐도 성격 진짜 최악인데, 그렇게 총애했잖아. 상식 있는 스승이면 진작 쫓아냈지.”여론의 매질이 거세지자, 현성 대가는 곧바로 성명을 내고 임채아와는 더 이상 아무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하지만 대중은 전혀 수긍하지 않았다.“유명할 때는 제자로 거두고, 사고 터지자마자 손절? 그게 스승다운 처신이야?”“차라리 끝까지 감싸고 나섰으면, 최소한의 의리는 있다고 했을 텐데... 어휴, 현성 대가도 이제는 끝물이네.”지금 상황에서는 무슨 말을 해도 욕을 먹었다.해리와 임채아의 사건이 연달아 터진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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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7화

강병주가 말했다.“초기 지분은 네가 태어나기 전 얘기야. 스승님이 연씨 가문을 떠날 때 그 10% 초기 지분은 락이 걸려 있었어. 네 아버지 회사 지키는 걸 도와주던 그때, 잡음을 막으려고 초기 지분을 30년간 묶어 둔 거래. 올해 연말이면 그 락이 풀려. 그때 변호사가 널 찾아와서 지분 문제에 대해 상의할 거야.”요즘 들어 강병주는 경영 관련 공부를 시작해, 예전에 모르던 것들도 차차 이해하고 있었다.원래는 하지율의 음악회가 끝난 뒤 말하려 했지만, 배워 갈수록 이건 빨리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연씨 가문 부자가 함정을 파고, 하지율에게 지분 포기서 같은 걸 억지로 받으려 들 수도 있으니까.하지율이 대답하지 않자 강병주가 낮게 물었다.“지율아, 넌 어떻게 생각해?”하지율이 곧 대답했다.“어머니가 제게만 남기신 거라면, 포기할 이유가 없죠.”강병주는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네가 좋아하는 일 한다고, 스승님이 남긴 지분까지 포기할까 봐 걱정했거든.”하지율이 웃었다.“전 그렇게 청렴결백한 바보는 아니에요.”경영을 잘 몰라도, 연경 그룹 지분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안다.하물며 초기 지분이라면 더 말할 필요가 없다.하지율은 예전에 연태훈이 연정미에게 지분을 주겠다며 말하던 일을 떠올렸다. 실은 통보나 다름없었다.강병주가 고개를 끄덕였다.“지율아, 당분간 경영 쪽 기본만이라도 접해 둬. 그래야 연씨 가문 부자가 장난치려 들어도 함정에 안 빠지지.”“네, 책 몇 권 사서 먼저 볼게요.” 하지율이 고개를 끄덕였다.잠시 더 얘기한 뒤, 하지율은 돌아갈 채비를 했다.작업실을 막 나서는데, 익숙한 두 사람이 마주 걸어왔다.“엄마!”고윤택이 달려와 하지율의 품에 안겼다.하지율이 아이를 안으며 물었다.“윤택아, 웬일이야?”오늘은 주말이 아니다. 원래라면 수업 중일 시간이다. 고윤택이 말했다.“다음 주에 연정미 이모랑 M국에 스쿠버 다이빙하러 가. 당분간 엄마 못 볼 수도 있어서, 가기 전에 엄마 보려고 왔어.”하지율은 잠깐 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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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8화

“아니.”고윤택이 곁에 있어도, 하지율의 대답은 단호했다.고지후가 설명했다.“지율아, 나 임채아하고 아무 일도 없었어. 바람도 안 피웠고, 널 배신한 적도 없어. 채아한테 잘해 준 건, 불치병 때문이었어. 윤택이 생각해서라도... 한 번만 기회를 줄 수는 없겠니?”하지율은 남자의 잘생기고도 차가운 눈매를 바라보며 담담히 말했다.“지후 씨, 지후 씨가 날 버리고 임채아에게 갔을 때, 난 용서했어. 임채아를 두둔하고, 나더러 사과하라 했을 때도, 난 용서했어. 내가 앓아눕고, 또 납치당했을 때 지후 씨는 임채아와 함께 있었지. 그때도 난 용서했어. 심지어 내 결혼식까지 임채아에게 넘겼을 때도 난 결국 용서했어. 그렇게 많은 기회를 줬지만, 당신은 한 번도 소중히 여기지 않았어. 누구도 제자리에서 영원히 기다려 주지 않아. 지후 씨는 임채아를 위해 내게 물러서라 했고, 그때마다 내 마음은 닳아 없어졌어. 지후 씨, 우린... 더는 불가능해.”고지후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럼 윤택이는? 날 생각 안 하더라도, 윤택이 생각은 해야 하지 않겠어?”하지율은 눈길을 내려 고윤택을 보았다.아이는 조용히, 얌전히 그녀 곁에 서 있었다. 예전처럼 제멋대로 굴지 않았고, 훨씬 의젓해져 작은 어른 같았다.하지율이 물었다.“윤택아, 너는 엄마랑 아빠가 다시 결혼하길 바라니?”고윤택은 불현듯 정기석, 그리고 화야 아저씨가 해 준 말을 떠올렸다.“난 엄마랑 아빠가 다시 결혼했으면 좋겠어. 그러면 또 매일 엄마를 볼 수 있으니까. 근데... 엄마가 우리랑 다시 사는 게 엄마를 힘들게 한다면, 그럼... 엄마는 아빠랑 다시 안 살아도 돼. 엄마, 아빠가 함께 있든 아니든, 엄마는 영원히 내 엄마고, 아빠는 영원히 내 아빠야. 나는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엄마가 원하는 삶을 살았으면 해.”하지율의 눈가가 뜨겁게 시큰거렸다.임채아의 존재가 하지율의 혼인과 가정을 무너뜨린 건 사실이지만, 동시에 하지율을 무덤 같은, 고인 물 같은 삶에서 뛰쳐나오게도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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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9화

고지후가 화야를 못마땅해하긴 했지만, 괜히 화야를 미행할 만큼 한가하진 않았다.고지후가 싸늘하게 말했다.“모르겠는데.”하지율이 고지후의 눈을 똑바로 보았다.“그 차, 막 뽑은 새 차였는데 브레이크에 문제가 있었어. 조사해 보니 그 매장은 고성 그룹 계열이고, 차를 보냈던 그 직원은 그날 바로 행방이 묘연해졌지.”말뜻을 알아챈 고지후가 물었다.“나를 의심하는 거야?”하지율은 부정하지 않았다.“화야 씨는 여기서 아는 사람도, 원한 살 사람도 없어. 그런데 당신은 줄곧 화야 씨를 못마땅해했지. 동기가 가장 강한 사람은... 당신이야.”하지율에게 거절당했을 때, 고지후는 화가 나지 않았다. 하지율에게 상처 준 건 사실이니까 말이다.하지만 하지율이 다른 남자의 문제로 자신을 몰아세우자 말하기 어려운 분노가 치밀었다.“하지율, 우리가 부부로 산 지 5년이야. 내가 어떤 인간인지 네가 제일 잘 알잖아. 그런데 화야는...”고지후가 주용화를 흘겨보며, 비웃듯 말을 이었다.“만난 지 얼마나 됐다고 화야를 그리 믿어? 화야가 그런 짓 안 했다는 걸 네가 어떻게 장담해? 네가 아는 모습이, 전부 연기라면?”하지율이 입을 떼기도 전에, 주용화가 불쑥 말했다.“고지후 씨가 그렇게 말할 자격은 없는 것 같은데요? 지율 씨와 5년을 부부로 살았다면서요. 그렇다면 누구보다 지율 씨를 잘 알아야 하는 게 맞지 않나요? 그렇게 잘 안다면서, 임채아가 지율 씨를 모함했을 때는 왜 임채아를 믿고, 지율 씨에게 사과하라 했습니까? 제가 연기인지 아닌지는 아직 몰라도, 임채아가 진짜 연기를 했었다는 건 분명하죠. 고지후 씨, 사람 보는 눈부터 다시 키워야겠네요.”굳이 아픈 과거를 끄집어낸 탓에, 고지후는 잠시 말이 막혔다. 그리고 곧 역겨운 기색으로 쏘아붙였다.“당신이 뭔데 감히 성 떼고 부르는 겁니까.”주변 모두가 평소처럼 지율이라 부르는 걸 생각하면, 하지율은 아무 문제 아니라고 생각했다.하지율이 차갑게 말했다.“지후 씨, 지금 나온 모든 증거가 전부 당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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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0화

그제야 강병주는 하지율의 의도를 알아차렸다.자신을 끼워 넣어 헷갈리게 만들려는, 말 그대로 혼선 유도였다.세 여자는 자리에 있는 세 남자를 차례로 훑어본 뒤, 동시에 화야에게 시선을 모았다.“저 사람이에요.”하지율이 물었다. “그 사람, 이름을 뭐라고 들었죠?”여자 대표가 말했다. “그때는 자기 이름이 양현진이라고 했어요.”재벌가 아가씨가 이었다. “내게는 고연석이라고 했고요.”인플루언서가 덧붙였다. “나는 정윤찬이라고 들었어요.”셋 다 다른 이름. 사기꾼의 전형적인 행태였다.하지율이 다시 물었다. “연애했다면, 핸드폰에 사진이나 영상이 있겠죠?”세 사람은 아무렇지 않게 핸드폰을 내밀었다.요즘 합성 기술은 눈으로만 봐서는 진위를 가리기 어렵다.하지율이 말을 이었다. “언제 어디서 만나서 어떻게 사귀었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씩 말씀해 주세요.”이미 온라인에 글을 올렸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요약본이었다.대표가 무심한 듯 고지후 쪽을 흘깃 보고는,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가장 먼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온라인 서술과 큰 차이는 없었지만 세부적인 부분이 한층 많아졌다.논리도 흠잡을 데가 없었다.두 번째로 재벌가 아가씨가 고연석과의 사연을 술술 풀어놓았다.막힘이 없고 자연스러운 그 말은 마치 머릿속에서 수천 번 복습이라도 한 것만 같았다.다만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도 고지후 쪽을 몇 번이나 곁눈질했다.그런 미세한 몸짓은 고지후는 물론, 강병주의 눈에도 띄었다.세 번째 인플루언서의 진술도 역시 그럴듯했다.하지만 앞의 둘과 달리, 시작부터 끝까지 고지후 쪽을 한 번도 제대로 보지 못했고 시선이 자꾸 흔들렸다.하지율이 다시 물었다. “세 분은 화야와 실제로 연인 사이였다고 확신하시나요?”세 사람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화야 씨의 몸에 난 점이나 흉터 같은 특징은요?”대표가 태연히 대답했다. “그 정도로까지 친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몰라요.”나머지 둘도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고지후의 미간이 점점 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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