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용화는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여기는 S시, 고지후의 구역이야. 내가 뭘 어떻게 막겠어? 게다가 하지율이 글을 올리기 전에 미리 내게 알려 주기라도 해야 내가 준비를 하겠지?”임채아는 더 할 말이 없었다.이미 일이 벌어진 뒤에 와서 따져 봐야 소용이 없다.차라리 지금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현실적인 방법을 먼저 궁리하는 편이 낫다.임채아는 목소리를 낮추고 톤을 낮췄다.“용화 씨, 이 일을 수습할 만한 좋은 방법은 없어요?”주용화라면 혹시 또 다른 묘수를 떠올릴 수 있을지 모른다. 임채아는 그렇게 기대했다.주용화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 몇 초간 말이 없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채아야, 네가 너무 방심했어. 이렇게 핵심적인 증거를, 그것도 틀어막을 수 없을 만큼 확실한 약점을 잡히다니. 지금은 증거가 명백해서, 상황을 뒤집기는... 솔직히 거의 불가능해.”그 말을 듣자 임채아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나도 모르겠어요. 대체 누가 나를 그렇게까지 조사했는지! 용화 씨는 머리가 잘 돌아가잖아요. 제발, 빨리 방법 좀 생각해 줘요, 네?”주용화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채아야, 내가 안 도와주려는 게 아니야. 여기는 Z국, 즉 고지후의 영향권이야. 내 힘으로는 역부족이야. 만약 L국이었다면 손쉽게 뒤집을 수 있어. 이런 건 일도 아니야.”임채아의 심장은 서서히 곤두박질쳐 바닥을 향해 가라앉았다.주용화마저 방법이 없다면, 어쩌면... 정말로 방법이 없을지도 모른다.이번 일을 통해 임채아는 분명히 깨달았다. 고지후에게서 완전히 미움을 샀다는 사실을.이대로라면 Z국에서 더는 버틸 수 없다.그 생각에 임채아가 말했다.“용화 씨, 그럼 저... 용화 씨랑 같이 L국으로 돌아갈까요?”물론 주용화 곁에 붙어 지내는 건 위험하다. 하지만 주용화의 권력과 지위는, 고지후에 비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고지후를 능가할지도 모른다.L국으로 옮겨 새로 시작한다면, 주용화가 자원을 대 줄 것이고, 임채아는 다시 정점에 설 수 있다. 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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