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서율은 가슴이 아파 하도원을 꼭 안아주었다.“괜찮아요. 가족이라는 것도 꼭 필요한 건 아니에요.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그 사람들이 당신 가족이 될 자격이 없는 거예요.”“앞으로는 내가 당신 가족이 되어줄게요. 당신에겐 나도 있고, 율이도 있고, 아주머니도 있잖아요. 우리 모두가 당신 옆에 있어줄 거예요.”그 말에 하도원은 오래 비어 있던 마음속 깊은 곳이 서서히 채워져 가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두 시간 뒤, 진승윤이 성이안을 호텔로 데려왔다.“대표님, 성 대표님도 이 호텔에 묵게 하실 건가요?”“그래. 네가 가서 체크인해.”이어 난처한 듯한 진승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방금 확인했는데 방이 다 찼다고 합니다. 전에 묵었던 호텔에서 사고가 있어 손님들이 다들 여기로 몰리는 바람에....”하도원은 관자놀이를 꾹꾹 짓눌렀다. 그때 성이안이 불안한 얼굴로 다가와 그의 팔을 붙잡았다.“하도원, 나 버리면 안 돼. 여기서 아는 사람은 너뿐이란 말이야.”하도원은 눈을 내리깔고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의 손을 떼어냈다.“성 대표, 그런 말 하지 마. 어찌 됐든 우린 친구였고, 앞으로 일도 함께 할 파트너이니 그런 걱정은 할 필요 없어.”그의 차갑고도 거리감을 두는 듯한 태도에 성이안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쳐다보았다. 그날 술집에서 봤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하도원, 그날 분명...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했잖아.”“이제 고민 끝났어. 성 대표, 문제없으면 바로 계약 체결해. 아니면 다음 기회에 다시 얘기해 보자고.”그 말은 성이안의 가슴을 산산이 부수어버렸다. 이내 눈가에 눈물이 차올랐다.“하도원...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쉽게 바뀔 수가 있어? 그때 네 그 한마디 때문에 내가 얼마나 기대했는지 알아? 너랑 함께할 미래를 진심으로 그려봤다고!”“그런데 지금 갑자기 날 밀어내는 건... 혹시 그날 엘리베이터에서 내가 했던 말 때문에 그래?”“아니. 난 처음부터 널 친구로만 여겼어. 다른 쪽으론 생각해본 적 없어.”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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