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물러서던 여자가 다시 달려들려는 순간, 뒤뜰에서 누렁이가 번개처럼 튀어나와서 그 여자를 향해 몸을 날렸다. 율이도 주저 없이 앞쪽으로 뛰어들며 요란하게 짖어댔다.누렁이는 폴짝 뛰어올라 여자가 쥔 칼 든 손목을 꽉 물었다. 여자는 비명을 지르며 손에 들고 있던 칼을 바닥에 떨어뜨렸다.곧바로 율이가 달려들어 여자의 바짓가랑이를 물고 늘어졌고, 여자는 겁을 먹고 더 이상 다가오지 못한 채 뒤로 밀려났다.임서율은 급히 문을 다시 닫고 잠갔다. 손을 더듬으며 수건을 찾아 눈가를 닦아 보았지만, 겨우 눈앞이 흐릿하게 보일 뿐이었다. 눈을 뜰 때마다 화끈거리는 통증이 치받쳤고, 바깥에서는 여자의 고함이 계속됐다.“임서율, 나와. 다 너 때문이야. 네가 내 인생을 망쳤어! 내가 남편이랑 이혼한 것도 전부 네 탓이야. 당장 나와. 같이 끝장을 보자고!”휴대폰이 손에 잡히지 않자, 임서율은 몸을 굽혀 누렁이의 머리를 더듬어 쓰다듬었다.“누렁아, 휴대폰 좀 찾아와!”누렁이는 곧장 위층으로 내달렸고, 율이는 임서율 앞에 엎드린 채 꼼짝하지 않고 그녀를 지켰다.임서율이 율이의 머리를 다독였다.“율아, 나를 화장실까지 데려가 줄 수 있겠니?”그러자 율이는 벌떡 일어나 앞장섰고, 임서율은 율이의 등을 더듬으며 따라가 화장실에 들어서자 한숨을 내쉬었다.“고마워. 율아.”율이는 낮게 낑낑거렸다.임서율은 곧장 수도꼭지를 틀어 눈가를 충분히 씻어냈다. 그때 누렁이가 입에 휴대폰을 물고 돌아와 다리에 몸을 비볐다. 임서율은 손끝으로 더듬어 누렁이의 입에서 휴대폰을 빼냈다. 물로 씻어낸 덕에 시야가 조금 나아지자마자 하도원에게 전화를 걸었다.그 시각, 회사에서 회의 중이던 하도원이 전화를 받았다.“서율아, 무슨 일이야?”“집에 좀 와 줘요. 장결희의 부인이 칼을 들고 우리 집에 들이닥쳤어요. 저는 지금은 안전한데, 페인트를 뒤집어써서 당장 병원에 가야 해요.”“지금 바로 갈게!”전화를 끊자 하도원은 전속력으로 아파트로 달려왔다. 곧바로 밖에 있던 경호팀이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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