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사장님한테 돈까지 챙겨 줬더라. 평소엔 우리 보면 원수 만난 것처럼 인상만 쓰던 양반이, 오늘은 싱글벙글 웃고 난리였잖아. 퇴근하면 다 같이 야식 사주겠다던데?”“진짜야? 나 일하느라 개처럼 굴러다녀서 야식 먹을 시간도 없었는데.”“그러니까 말이야. 근데 문제는, 그 아가씨가 왜 굳이 그런 짓을 했냐는 거지. 그게 이해가 안 돼.”“혹시 남편이 여기서 딴 여자랑 술 마시고 있는데, 체면 때문에 직접 찾을 순 없으니까, 그냥 전부 내보낸 거 아냐?”“네 말 듣고 보니, 그럴듯한데?”하도원은 그 얘기를 들으며 문득 임서율이 떠올랐다. 물론 어디까지나 느낌일 뿐, 이성적으로는 설마 임서율이 그럴까 싶었다.이미 그와 잠자리를 가졌고, 그녀에게 진심으로 사귀고 싶다고까지 말했는데, 정작 그녀는 아직도 망설이고 있었다.하도원은 휴대폰을 꺼내 사진첩을 열고, 임서율의 사진을 찾아내 직원에게 내밀었다.“방금 돈을 건네준 아가씨, 혹시 이 사람 맞습니까?”직원은 눈을 크게 뜨고 사진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바로 이분이에요. 혹시 손님, 이분 아세요?”옆에서 같이 있던 동료가 눈치를 주자, 그제야 직원은 상황을 알아차린 듯했다.‘아, 이 손님이 바로 그 아가씨가 찾던 남자였구나. 역시 잘생긴 사람은 다 똑같아, 절대 한 여자만 보지 않는 법이지.’하도원은 그런 수군거림을 아는지 모르는지, 피식 웃으며 지갑에서 현금을 꺼내 건넸다.“협조해 주셔서 고맙습니다.”직원은 돈을 받아 들고도 어리둥절했다.“이상한 사람이네... 애인이 분명 여기서 다른 여자랑 술 마시는 걸 눈치챘을 텐데, 팁을 줄 기분이 날까?”하도원은 택시를 타고 곧장 호텔로 돌아왔다. 방에 들어가 외투를 벗은 뒤, 곧장 임서율의 방문을 두드렸다.그런데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시계를 확인하니, 그녀가 술집에서 나간 지 대략 40분 남짓이었고 이 시간에 벌써 잠들었 리는 없었다.그는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은 됐어도 받지 않았다.이번엔 메시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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