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카운트다운, 너를 버릴 시간: Chapter 761 - Chapter 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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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1화

젊고 혈기가 넘치는 놈들은 늘 자존심을 건드리면 못 참는 법이다.하도원의 말에 송두식이 곧장 맞받아쳤다.“우리 매형이 누군 줄 알아? 이 지역 구청장이야! 내 친누나 남편이라고! 그러니까 좋은 말로 할 때 물러나. 괜히 여기서 존재감 좀 세워보겠다고 깝죽대지 말고.”그는 오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꼴을 보고 있자니, 성이안은 당장이라도 손바닥으로 그 얼굴을 후려갈기고 싶은 심정이었다.반면 임서율은 오히려 차분했다.“사람은 제 아무리 거만해도 결국 하늘의 심판을 받게 되죠.”“난 네 말이 뭔지도 모르겠고 알고 싶지도 않아. 나 거만하다, 어쩔래? 아가씨, 잘 생각해 봐. 나랑 함께 하면 뭐가 나쁘냐. 우리 매형은 구청장이고 우리 누나는 은행장이거든. 집안 재산만 봐봐, 어느 집안 아가씨가 나랑 만나고 싶지 않겠냐? 아가씨만 여기서 쓸데없는 타령하잖아.”“나랑 안 놀면 그만이지, 왜 흉까지 보고 그래?”임서율은 처음엔 송두식의 말투며 행동이 역겨웠다. 하지만 지금은 그 역겨움 대신,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불쌍한 사람일수록 그 안엔 미워할 구석이 있기 마련이니까.하도원이 미간을 꾹 누르더니 서늘하게 웃었다.“그럼 지금부터 당신 누나랑 매형을 위해 애도나 해. 곧 실직에다 조사까지 받게 될 테니까.”은행 쪽 일 하는 사람 치고 깨끗한 사람은 드물었다.하물며 한쪽은 은행장이고 한쪽은 구청장이라니, 이런 조합은 애초부터 공모가 아니고선 불가능했다.송두식의 눈이 커지며 목소리가 높아졌다.“내가 허풍 떠는 줄 알아? 지금 당장 매형한테 전화할 수 있어. 근데 당신들은 생각 잘 해봐. 지금 이 두 여자를 나한테 넘기면 그래도 한 번은 봐줄 수 있지. 나랑 내 친구들이 신나게 논 다음에 자연스레 돌려줄게.”“근데 고분고분 안 나오면 그땐 각오해!”하도원이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당장 당신 매형을 불러와라. 안 그러면 나도 참지 못하고 한번 더 팰 수 있어.”누나랑 매형 이름까지 들먹였는데 이 남자는 왜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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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2화

하도원은 그 말을 듣고 살짝 눈썹을 올렸다. 예상 밖이라는 듯 성이안을 흘깃 보며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지금 그 말은 이쯤에서 끝내자는 거야?”성이안이 조심스럽게 대답했다.“여긴 우리 구역이 아니잖아. 괜히 정면으로 부딪쳤다가 일 커지면...”하도원은 대꾸하지 않았지만 묘한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때 임서율이 그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뭘 그렇게 겁내요? 설령 그 매형이 시장이라 해도 와서 따질 게 있으면 따져야죠. 성 대표님, 잘 생각해 봐요. 잘못한 건 저쪽이에요. 세상이 저런 사람들 뜻대로만 돌아간다면 누가 앞으로 피해자 편에 설 수 있겠어요? 누가 정의를 위해 싸우겠냐고요.”임서율의 목소리에는 단호함이 묻어 있었다. 설령 오늘 자신이 구속되는 한이 있더라도 이 문제는 반드시 끝까지 짚고 넘어가야 했다.성이안은 인상을 찌푸렸다. 마음 한쪽에선 두려움이 고개를 들었고 도무지 임서율이 왜 이렇게까지 고집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래서 우리가 이긴다 한들, 뭐가 달라지겠어요? 잘해야 며칠 구류로 끝날 텐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요. 우리 힘으론 그 구청장 상대가 안 돼요.”사업판에서 오래 굴러온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권력과 인맥이 결합된 사람들은 아무리 유능해도 개인의 힘으로는 건드릴 수 없다는 걸.그건 임서율도 모르지 않을 터였다. 부당하고 억울해도 세상이 늘 공평하진 않다는 걸.임서율은 성이안이 마치 누군가에게 세뇌라도 당한 듯 달라진 태도에 잠시 할 말을 잃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분노로 가득하던 사람이 어쩌다 이렇게 주저앉아버린 걸까. 이대로라면 일의 흐름이 꼬일 게 뻔했다. 싸움이든 논리든 기세가 중요한데 지금 성이안은 그 기세조차 잃어버린 상태였다.임서율은 그녀를 옆으로 살짝 끌어내며 부드럽게 말했다.“성 대표님, 지금 겁나는 건 알아요. 구청장 매형이 있단 말에 위축되는 것도 이해해요. 하지만 잘 생각해 봐요. 송두식 같은 인간은 이번이 처음일 것 같아요? 지금 우리가 물러서면 그놈은 앞으로 더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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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3화

하도원은 그 말을 듣자 무심히 구청장을 흘깃 보았다.“확실해?”“네, 확실합니다.”“좋아. 그럼 바로 진행해. 최대한 빨리.”하도원은 진승윤의 말을 들은 뒤, 대략적인 상황을 짐작했다.“알겠습니다.”진승윤은 고개를 끄덕이고 휴대폰을 들고 나갔다. 이제부터는 전화 한 통이면 끝나는 일이었다.진명진은 송두식을 바라보며 물었다.“무슨 일이야?”송두식은 그를 보자마자 꼭 억울하게 맞은 어린애처럼 코를 훌쩍이며 호들갑을 떨었다.“매형, 이 사람들이 절 괴롭혔어요. 저랑 친구들이 해변에서 놀고 있었는데, 이 여자 둘이 먼저 와서는 우리한테 관심 있다고 말했죠.”“아니, 우리처럼 건장한 청년들이라면 그런 욕망이 생길 수도 있잖아요? 근데 그쪽이 먼저 꼬리 쳐놓고 막상 분위기 타니까 오히려 소리 지르고 난리인 거예요!”“우리가 대체 뭘 잘못했다고... 그리고 갑자기 이 친구가 막 달려들더니 우릴 때리지 뭐예요! 매형, 제 얼굴 좀 보세요.”진명진은 그의 얼굴에 난 멍 자국을 보자 표정을 굳혔다.“당신들, 눈에 뵈는 게 없는 모양이지? 이런 꽃뱀 수법을 쓰려는 생각인가 본데 상대를 잘못 골랐어.”진명진의 말은 오롯이 임서율과 성이안을 겨냥한 것이었다.그는 의자에 앉아 있던 하도원을 눈치채지 못했다. 아마도 그 남자의 분위기가 다른 사람들과는 확연히 달라, 애초에 같은 공간에 있다고 생각하지 못한 걸지도 몰랐다.성이안은 임서율의 뒤에 서 있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손끝을 살짝 떨며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임서율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오늘 이 자리에 증거로 이야기하러 온 거라면 우리도 얼마든지 대화할 준비가 돼 있어요. 이 자식이 한 짓 있는 그대로 얘기할 거예요. 하지만 신분으로 우리를 짓누르거나 이 인간 편을 들 생각이라면 더 이상 대화할 필요도 없겠네요.”“요즘 어떤 세상인데요. 영상 하나로도 세상이 들썩이죠. 정계 간부가 친인척 비리를 감싸고 진실을 무시했다는 내용이 퍼지면 당신이 과연 지금 자리를 계속 지킬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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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4화

성이안은 진명진의 세력에 겁을 먹고 있었지만 그의 말투를 들은 순간 마음이 씁쓸해졌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맞받아쳤다.“당신들 세력이 어떤지 정말 모는 거예요? 근처 상인들도 다 알아요. 당신이 권력 있고 또 송두식의 매형이라면서요? 누가 감히 그런 사람을 건드리어겠요. 설령 뭔가를 봤다 해도 못 본 척하겠죠.”임서율도 곧바로 거들었다.“맞아요. 당신들이 세상을 쥐고 흔드는 꼴이네요.”임서율은 찬양하는 눈빛으로 성이안을 바라봤다. 이제야 그녀가 조금이라도 용기를 낸 듯해서 참 다행이었다.진명진은 피식 웃었는데 그들을 안중에도 두지 않은 모양이었다.“좋아. 그렇게 자신 있으면 증거 가져와. 두식이가 당신들을 해치려 했다고? 그럼 직접적인 증거는 있어? 목격자라도 있나?”“설마 두 사람이 피해자니까 증인이라는 소리를 하려는 건 아니겠지? 피해자는 증인이 될 수 없어.”임서율과 성이안은 서로 눈을 마주쳤다.꽤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날은 너무 급박했고 그저 살아남기 위해 버텨내느라 증거를 챙길 여유 따윈 없었다.송두식은 두 여자가 침묵하는 걸 보며 입꼬리를 비틀었다. 진명진이 옆에 버티고 있는 이상, 그는 기세가 등등했다.그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고개를 젖히며 말했다.“봤지? 내가 뭐랬어? 괜히 나한테 덤비지 말라 했잖아. 당신들이 뭐라고 날 이길 수 있을 줄 알았어?”그는 피식 웃으며 경찰 쪽을 돌아봤다.“보셨죠? 얘네는 증거도 없어요. 반대로 전 확실한 증거가 있습니다. 제가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는 증거요. 이 여자들이 제 발로 찾아온 거라고요.”“요즘 여자들 참 별일이네요. 이런 더러운 수법까지 쓰다니, 집안 어른들이 들으면 얼마나 부끄럽겠어요.”송두식은 마치 훈계라도 하듯 임서율과 성이안에게 설교를 늘어놓았다.임서율은 그 뻔뻔한 말에 순간 머리가 핑 돌 정도로 분노가 치밀었다. 그녀는 숨이 막혀 쓰러질 것 같아 손으로 인중을 꾹 눌렀다.이러다 진짜 이 인간 때문에 혈관이 터질지도 몰랐다.“지금 그게 무슨 개소리야? 적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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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5화

송두식은 비웃음을 터뜨렸다.“너 지금 나 놀리냐? 그런 걸로 네가 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참... 세상을 너무 순진하게 보네.”임서율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진명진을 비롯해 그들을 데려온 경찰들까지 모두가 무심하고 시큰둥한 표정이었다.마치 이 사건이 그저 사소한 일에 불과하다는 듯 조금도 진지하게 조사할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여긴 힘 있는 사람들만 보호받고 약자는 발언조차 허락되지 않는 곳이었다. 이런 곳에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불안할까. 공정함은커녕 정의의 그림자조차 존재하지 않았으니.그때 하도원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이 영상이 과연 올라갈 수 있는지 난 한번 보고 싶은데.”그는 고개를 돌려 임서율을 바라보며 말했다.“찍어. 잠시 뒤에 내가 올릴게. 정말 이놈들이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릴 수 있는지 두고 보자.”진명진의 눈빛이 순간 하도원에게로 향했다.오랜 세월 사람을 수없이 상대해온 그였지만 이 남자에게서는 이상할 만큼 낯선 위압감이 느껴졌다. 그건 그가 관직에 오른 이래 처음으로 느껴보는 감정이었다.그는 바로 반박하지 않았고 송두식을 옆으로 불러 조용히 물었다.“이 사람 누군지 알아? 혹시 우리가 모르는 게 있으면 지금 다 털어놔. 이딴 하찮은 일 때문에 나까지 말려들어선 안 돼.”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방금 전까지만 해도 으스대던 송두식은 멍해졌다.“매... 매형, 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냥 외지인일 뿐이에요. 걱정할 게 뭐가 있어요. 설령 좀 잘난 척한들 여기까지 손을 뻗을 수 있겠어요?”진명진은 여전히 얼굴을 굳힌 채 말했다.“어떻게 확신하지? 만약 저 사람 뒤에 뭔 세력이라도 있다면 우리가 감당할 수 있겠어?”송두식은 잠시 멈칫하더니 곧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매형, 왜 그래요. 평소답지 않게 소심하시네. 그 사람이 진짜 그렇게 대단했으면 지금까지 가만히 있었겠어요?”진명진은 잠시 의심을 품었지만 곧 생각을 고쳤다.그래, 여긴 그의 구역이었다. 설마 외지인 하나가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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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6화

“알고 있어.”그때 진명진의 휴대전화가 울렸다.그는 화면을 확인하자마자 얼굴이 굳어졌고 곧장 경찰들에게 짧게 지시했다.“지금부터 있는 그대로 처리해. 중요한 건 빨리 끝내는 거야.”“네.”진명진은 전화를 들고 자리를 떴다. 남은 두 직원은 기록과 제출된 증거 자료를 뒤적이더니 시큰둥하게 말했다.“좋아요, 처리할 건 다 했습니다. 당신들 쪽에 유의미한 증거가 없으니까 이번 일은 그냥 종결하죠. 그래도 계속 고소를 밀고 나가고 싶으면 증거를 가져오든가, 아니면 더 소란 피우지 마세요. 그땐 구류 조치밖에 없습니다.”그들은 건성으로 종이 한 장을 그녀들 앞에 툭 던졌다.“여기 서명하세요. 그러면 가도 됩니다.”그 순간 진승윤이 걸어 들어와 하도원에게 서류 한 장을 내밀었다.“대표님, 원하시던 자료입니다.”하도원의 눈가에 미묘한 웃음이 번졌다. 그는 서류를 들고 천천히 흔들며 말했다.“누가 우리한테 증거가 없댔죠? 당신들이 법대로 처리하지 않겠다면 우린 정식으로 상소하겠습니다.”그는 말을 끝내며 여유롭게 웃었다.“이제 와서 후회해도 늦었을 겁니다. 이미 일은 다 퍼졌고 내일쯤이면 당신들은 자리도 지키기 힘들겠죠.”경찰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푸핫, 지금 본인이 무슨 말 하는지 알아요? 선생님, 계속 이러시면 우리도 봐줄 이유가 없습니다.”“그러게 말이에요. 우리가 지금까지 얼마나 봐줬는데, 은혜도 모르네요.”하도원은 느긋하게 담배를 꺼내 물더니 불을 붙이고 연기를 천천히 내뿜었다.“서두를 필요 없죠. 곧 알게 될 테니까.”송두식은 그들이 완전히 미쳤다고 생각하며 팔짱을 낀 채 비웃었다.“좋아, 당신들이 얼마나 더 잘난 척할 수 있을지 어디 한번 두고 보자고. 오늘 밤은 경찰서 숙박이겠네.”성이안은 불안했다. 그녀는 이런 곳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소름이 돋았다.평생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다.게다가 여긴 운성시가 아니었다. 운성시라면 하도원의 한마디로 움직였겠지만 이곳은 남의 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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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7화

송두식은 하도원의 말을 듣고 이를 악물며 씩씩거렸다.“좋아, 아주 좋아. 이렇게 끝까지 버틴다 이거지? 그럼 우리도 봐줄 이유 없어. 잠시만 기다려. 매형이 돌아오면 그땐 진짜 어떻게 되는지 두 눈으로 보게 해줄 테니까.”그때 마침 진명진이 전화를 마치고 밖에서 들어왔다.그의 얼굴에는 어딘가 불안한 기색이 어렸지만 송두식은 그걸 눈치채지 못한 채 여전히 분노에만 몰입해 있었다.“매형, 이놈들이 서명 안 한다잖아요. 우리 예전 방식대로 가죠, 그냥 바로 구류 시켜버립시다.”“구류?”하도원의 목소리가 차분하게 울렸다.“증거가 있는데 조사를 안 하고 곧장 구류라니, 대체 어느 나라 법이 그 모양이야.”그는 여전히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하도원에게서 풍기는 압도적인 기운은 이 공간에 있는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었다.‘증거’라는 말이 나오자 송두식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뭐, 뭐라고? 무슨 증거? 그거 어디서 났는데? 아하, 이제야 알겠네. 당신들이 조작한 거지? 우리한테 누명 씌우려는 거잖아!”하도원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조작인지 아닌지는 직접 보면 알겠지.”그가 서류를 꺼내려는 순간, 진명진이 잽싸게 그의 손을 누르더니 태도를 싹 바꿨다.“대표님, 저희가 이미 조사했습니다. 확실히 저희 쪽 잘못이 맞네요. 걱정 마세요, 법대로 처리하겠습니다.”하도원은 그를 곧게 바라보았다.“그래요? 그래도 한 번은 보셔야죠. 괜히 나중에 우리가 억울하게 누명 씌웠다고 하면 곤란하잖아요.”진명진은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아닙니다, 아닙니다! 이미 다 확인했습니다. 이건 저희 쪽 문제예요. 정말이에요.”송두식은 그 광경에 완전히 얼이 빠졌다.“매... 매형? 이게 무슨 소리예요? 전화 하나 받고 나가더니 왜 갑자기 이래요? 뭔가 오해가 있는 거잖아요, 그렇죠?”그는 다급하게 덧붙였다.“저 사람들한테 무슨 증거가 있겠어요. 분명 다 조작된 거예요. 겁주려고 그러는 거라고요! 매형, 제발 속지 마세요!”그러나 진명진은 대답 대신 손바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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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8화

세 사람은 곧바로 모두 유치장으로 끌려갔다.진명진은 이제 엉망이 된 상황을 수습해야 했다. 그는 억지로 웃으며 하도원에게 다가왔다.“대표님, 제가 사람을 잘못 봤습니다. 차 회장님이 예비역 장성이신 줄도 모르고 감히 눈치 없이 굴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이놈은 저희가 너무 오냐오냐 키워서 이렇게 된 겁니다. 이번 일로 저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약속드리겠습니다.”하도원은 본래 임서율의 억울함을 풀어주려던 것뿐이었다. 일이 커지면 그들에게도 유리한 상황이 아니었다. 게다가 여긴 그들의 땅이 아닌 타지였다.이 상황에서 더 나가는 건 현명하지 않았다.그는 이마를 문질렀다.“좋아요. 하지만 우리가 떠난 뒤에 그 자식을 슬쩍 풀어주는 건 아닌지 모르겠군요. 결국 그놈을 얼마나 가둘지는 당신 손에 달려 있으니까요.”진명진은 급히 손을 저었다.“그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일이 이렇게 커졌는데 제가 아무리 어리석어도 그 정도는 구분할 줄 압니다. 뭐가 중요한지는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하도원은 들고 있던 서류를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진명진 씨, 여기엔 그 자식의 범죄 기록 뿐만 아니라 당신의 기록도 들어 있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뭘 해왔는지는 스스로 잘 알겠죠. 하지만 그런 건 굳이 따질 생각 없어요. 내 요구는 단 하나뿐입니다.”진명진은 하도원이 생각을 바꾸기 전에 잽싸게 대답했다.“말씀하세요.”“송두식이 저지른 일을 직접 수습해요. 피해자들에게는 위로와 보상을 확실히 해주고요.”진명진은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물론입니다. 반드시 그렇게 하겠습니다.”하도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섰다.“가자.”그가 임서율과 성이안을 이끌고 나서자 진명진은 친절하게 차까지 배웅했다. 그들이 떠난 뒤에야 그는 무겁게 경찰서 안으로 돌아왔다.그제야 경찰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형님, 아까 그 남자 도대체 뭐하는 사람입니까? 두식이 말이 맞잖아요. 그냥 외지인이라면서요. 손이 아무리 길어도 우리 구역까지 닿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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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9화

하도원의 말에 성이안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녀의 머릿속엔 복잡한 생각들이 엉켜 있었다.사실 그녀는 늘 그렇게 살아왔다. 괜히 나섰다가 손해 보느니, 그냥 피하는 게 낫다고 믿었다.특히 상대가 자신보다 배경이 든든한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랬다. 맞서봤자 상처 입는 건 결국 자기 자신뿐이었으니까.하지만 이번엔 마음 한구석이 묘하게 흔들렸다.그녀는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도원 씨는 당연히 그렇게 말하겠지. 왜냐면 혼자가 아니잖아. 오늘 이런 일을 겪은 게 서율 씨였어도 결국 뒤에 도원 씨가 있었기 때문에 고개를 들 수 있는 거야.”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눈가가 붉어졌다.“나도 저런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고 싶었어. 하지만 그러려면 나한테도 그럴 힘이 있어야 하잖아.”하도원은 여느 때처럼 단도직입적으로 대답했다.“나도 분명히 말할게. 오늘 내가 곁에 없었다 해도 서율이는 결코 성 대표처럼 물러서지 않았을 거야.”그는 조용히 덧붙였다.“서율이는 어떤 상황에서도 방법을 찾아낼 거야.”임서율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들었다.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따뜻한 눈빛으로 하도원을 바라보았다. 그가 그녀가 하고 싶은 말을 완벽히 대신해준 것이다.그녀는 성이안을 향해 천천히 말했다.“맞아요. 결국 중요한 건 스스로를 믿는 거예요. 그리고 완전히 막다른 길이었던 것도 아니에요. 요즘은 영상 하나로 세상이 뒤집히잖아요. 이런 사람들은 자기 행태가 드러나는 걸 제일 두려워해요.”임서율의 눈빛은 흔들림 없이 단단했다.“한 번만 세상에 알려지면 그 뒤에 따라올 문제들은 눈덩이처럼 커질 거예요. 성 대표님이라면 지금의 작은 문제를 감수하겠어요? 아니면 더 큰 재앙을 부를 길을 택하겠어요?”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확신이 묻어 있었다.“대표님이 우리처럼 행동하지 않아도 좋아요. 하지만 최소한 본인을 위해서라도 그런 인간들을 그냥 두면 안 돼요.”세상이 아무리 차갑고 불공평하더라도 그녀만큼은 절대 손놓고 보아서는 안 됐다. 세상은 냉혹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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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0화

결국 임서율은 하도원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병원으로 끌려왔다.침대에 누운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요즘 들어 병원과 인연이 끊이질 않았다. 해외에서 돌아온 뒤로 줄곧 이곳을 들락거렸고 몸도 마음도 제대로 쉴 틈이 없었다.‘몸이 제일 중요하지. 건강해야 뭐든 할 수 있는 거야.’그녀는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하도원의 얼굴을 보고는 조심스레 말했다.“도원 씨도 좀 누워요. 하루 종일 정신없이 움직였잖아요.”“괜찮아. 난 옆에서 지켜보는 게 더 편해.”그는 옆의 의자를 끌어다 침대 곁에 앉았다.임서율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경찰서에서 하도원이 했던 말이 떠올라 결국 물었다.“그런데 오늘 왜 갑자기 차 회장님 쪽 인맥을 쓴 거예요? 사실 성 대표 말이 틀린 건 아니에요. 그 송두식이라는 사람, 정말 감옥에 못 보내더라도 상관없잖아요.”그녀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우린 어쨌든 외지인이에요. 여긴 그들의 땅이고 그쪽 세력이 어떤지도 알 수 없는데 괜히 건드려서 일만 커지면 손해죠.”경찰서에 있을 때는 분노에 휩싸여 그런 생각조차 할 여유가 없었다. 지금 와서야 그게 얼마나 무모한 행동이었는지 알 것 같았다.무엇보다 하도원이 차씨 가문의 힘을 빌리는 걸 싫어한다는 걸 그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들의 관계는 이미 얼어붙을 대로 얼어붙었고 그는 절대로 차진만에게 고개 숙일 사람이 아니었다.회사 파산 위기 때조차 그는 끝내 도움을 청하지 않았는데 오늘은 스스로 그 이름을 꺼내다니.그녀의 억울함을 풀어주려고, 성이안처럼 꾹 눌러 삼키지 않게 하려고 하도원은 결국 자존심을 내려놓았다.그 생각이 미치자 임서율은 코끝이 시큰해졌다.“미안해요. 나 때문에... 당신이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됐는데.”하도원은 그런 그녀를 나무라지 않고 조용히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칼을 쓰다듬었다.그의 손끝에는 묘한 다정함이 담겨 있었다.“예전엔 자존심이 정말 중요했어. 누구 앞에서도 고개 숙일 수 있었지만 차 회장 앞에서만큼은 절대 안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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