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임 대표가 일 얘기를 제대로 하겠다면 우리도 제대로 얘기해야지.”하도원의 시선이 기획서에 내려앉았고 손끝이 스마트 농업 디지털 플랫폼 제목 위에서 잠시 멈추더니 곧바로 예산 내역 페이지로 넘어갔다. 장비 구매 항목을 따라가던 하도원이 고개를 들어 임서율을 보았다. 눈빛에는 협상 특유의 매서움이 번졌다.“서버 구매 예산이 시장 평균가보다 15% 높네. 임 대표, 우리를 호구로 보시는 건 아니지?”임서율은 준비해 둔 부속 서류를 펼치면서 차분히 내밀었다.“이건 공급사의 자격 보고서입니다. 군사용 등급 암호화 서버를 사용했고, 데이터 보안 등급이 업계 표준을 많이 초과합니다. 농업 데이터에는 농가 개인정보와 토지 정보가 포함돼 있어 유출되면 치명적이에요. 보안 기준을 낮추시겠다면 민수용으로 즉시 전환 가능하고 예산은 30% 절감됩니다.”하도원이 눈썹을 들어 올리며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보안을 앞세우시는군. 그런데 운영, 유지보수 비용, 3년 총 서비스 비용이 총투자의 22%라... 너무 낙관적인 거 아니야?”하도원은 숫자 옆에 펜으로 동그라미를 그리면서 말했다.“경험상 이런 플랫폼은 2년 차부터 장비 마모가 시작되고, 3년 차에는 핵심 모듈 교체가 필요해. 이 예산은 최소 8%는 상향해야 해.”옆에 서 있던 진승윤은 그만 넋이 나갔다. 하도원과 임서율, 둘 다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팽팽한 맞대결이었다. 진승윤도 왜 사람들이 능력 있는 조합을 좋아하는지 이제야 알게 되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이 둘을 응원하고 있었다.아무리 만반의 준비를 해 왔어도, 끝내 임서율은 하도원의 생각을 꺾지는 못했다. 프로젝트는 성사됐지만, 애초 계획 대비 8%를 조정해 내리는 선에서 합의가 났다.하지만 적어도 계약은 성사됐다.임서율이 일어나 하도원과 악수했다.“그러면 우리 한번 잘해 보자고.”“네. 즐거운 협력이 되길 바랍니다.”두 사람이 손을 맞잡는 순간, 하도원의 손끝이 임서율의 엄지와 검지 사이를 살짝 눌렀다. 임서율이 무심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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