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서율은 애써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제가 뭘 숨겼다고 그래요. 요즘 일이 너무 많아서 마음이 쉽게 흔들릴 뿐이죠. 결혼은 좋은 일이니까, 먼저 맡은 일부터 끝내고 차분히 결혼하면 더 좋지 않을까요?”하도원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맞는 말이야.”하도원은 손을 뻗어 바람에 헝클어진 임서율의 잔머리를 살짝 정리해 주었다.“일단 집으로 가자. 율이랑 누렁이가 네가 보고 싶어서 난리일 거야.”임서율은 율이와 누렁이 얘기가 나오자 금세 얼굴이 밝아졌다.“맞아요. 두 녀석은 집에서 아마도 난리겠죠.”집에 도착해 문을 여는 순간, 누렁이와 율이가 미친 듯이 두 사람에게 달려들었다.임서율은 그대로 바닥에 넘어질 뻔했다.“야, 너희들, 잠깐만! 조금만 진정해.”누렁이가 임서율을 바닥에 꾹 눌러 놓고 얼굴을 정신없이 핥았다. 간지러움 때문에 임서율은 누렁이를 꽉 껴안았다.“누렁아, 진정해. 너 때문에 얼굴이 온통 침이야.”그 사이 율이는 하도원의 바짓단을 물고 소파 쪽으로 계속 끌었다.하도원은 웃음을 터뜨리며 손을 내저었다.“알았어. 내가 알아서 앉을게. 그렇게까지 안 해도 돼.”누렁이도 율이를 따라 하겠다는 듯 임서율의 치맛자락을 물고 소파로 끌었다.결국 두 사람은 두 녀석에게 떠밀리듯 소파에 나란히 앉았고, 앉기가 무섭게 율이와 누렁이도 폴짝 소파 위로 뛰어올랐다.율이는 하도원의 품에 파묻혔고, 누렁이는 임서율의 품에서 힘이 쭉 풀린 듯 늘어졌다.하도원과 임서율은 눈을 마주치더니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두 녀석 앞에서는 도무지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다음 날 새벽, 하도원은 회의 때문에 일찍 회사로 나갔다. 임서율이 눈을 뜨자마자 전화가 울렸다. 핸드폰을 보니 심민호였다.“서율 씨, 돌아가긴 했지만 다시 묻고 싶네요. 약속했던 일주일에서 벌써 이틀이 지났어요. 돈은 얼마나 마련했어요?”그 말에 임서율은 관자놀이를 눌렀다.“솔직히... 십분의 일도 못 모았어요.”“뭐라고요? 그동안 뭘 하고 있었던 거예요? 농담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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