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서도 인정 못 받고, 유씨 가문에서 심장 하나 못 얻은 쓸모없는 인간이 뭐 잘났다고 이런 자리에 나와?”“그러게 말이야. 유 대표님이 채원이랑 같이 온 거 알고, 일부러 판 깔려고 온 거 아니야?”그 말이 끝나자마자, 은하의 입꼬리가 차갑게 올라갔다.‘이 정도면 됐어. 얌전히 듣고만 있을 내가 아니지.’그 순간, 은하는 옆 테이블에 놓여 있던 와인 잔을 그대로 집어 들었다.잠시 후, 가득 찬 와인 잔의 붉은 액체가 그대로 그녀들 무리 위로 쏟아졌다.“꺄악!!!”순간, 술 냄새와 함께 아수라장이 펼쳐졌다.채원이 맨 앞줄에 서 있었고, 정면으로 와인을 맞아버렸다. 물기를 머금은 드레스는 점점 아래로 무겁게 젖어 들었고, 화장은 엉망이 되었다.“남은하, 미쳤어?!”“너, 우리한테 와인을 뿌리다니! 가만 안 둘 거야!”“경비 어딨어?! 저런 미친 여자 당장 끌어내!”“...”순식간에 현장은 난장판.하이힐을 신은 그 여자들이 이리저리 피하며 소리를 질러대는 모습은, 말 그대로 날뛰는 메뚜기 떼 같았다.은하는 손에 남은 빈 잔을 천천히 내려놓으며 놀란 척 말했다.“어머, 어쩌죠? 손이 미끄러졌나 봐요. 그쪽들, 전부 다 맞았네요?”그러고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을 이었다.“근데 뭐, 다들 마음 넓고 착하시니까, 제가 사과하면 흔쾌히 받아주실 거잖아요? 설마 드라이클리닝 비용 같은 거로 찌질하게 굴진 않으시겠죠? 그런 건... 하이에나나 하는 짓 아닐까요?”채원은 속으로 분했지만, 겉으로는 아무 말도 못 했다.‘저 미친X... 무슨 배짱으로 저런 말을 해?!’그때, 낮고도 묵직한 남자의 목소리가 파티장에 울렸다.“너무 지나친 거 아니야?”단 한 마디였지만, 분위기가 단숨에 싸늘해졌다.채원은 익숙한 그 목소리를 듣자, 조금 전까지의 분노를 꿀꺽 삼키고 곧바로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오빠... 언니가...”정후는 굳은 표정으로 채원 곁에 다가서더니, 웨이터가 건넨 흰 수건을 받아서 들었다.그리고 무심하게 채원에게 내밀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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