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다 왔다고 하지 않았어? 그런데 누가 더 오는 거지?’그때, 문이 다시 열리고 가녀린 실루엣 하나가 조용히 안으로 들어섰다.심플한 원피스 차림, 자연스럽게 흐르는 긴 흑발, 또렷한 이목구비에 분위기마저 달라 보였다.“저... 저 여자, 혹시...”“남은하 맞지? 와, 나 잘못 본 거 아니지? 예전엔 완전 시골 느낌이었는데, 지금 왜 이렇게 달라졌어?”“남은하가 여기엔 왜 온 거야? 오늘 모임에 초대받은 사람 아니잖아!”“...”순간, 룸 안의 시선이 모두 그녀에게 집중됐다.채원과 정후 역시 예상치 못한 등장에 순간적으로 시선을 빼앗겼다.은하는 그 모든 시선을 담담히 받아들이며, 가볍게 미소 지으며 안으로 들어섰다.“방해해서 미안해요. 남채원한테 할 말이 있어서요.”그녀는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그 속에 깔린 서늘한 기운은 방 안 모두가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순식간에 시선이 채원에게 쏠렸다.채원은 당혹감을 감췄고, 곁에 앉아 있는 정후를 잠시 바라본 뒤, 억지웃음을 띄우며 자리에서 일어섰다.“언니, 나한테 할 말 있으면 전화하지 그랬어요? 아무튼 우선 여기 앉아봐요. 오늘 내 친구 환영회인데, 마침 언니도 잘 왔네요. 사람들 소개시켜 줄게요.”“그럴 필요 없어.”은하는 단 한 번도 정후를 쳐다보지 않았다. 말투는 단호했고, 거절은 너무나도 확고했다.“너한테 할 말 있어. 밖에서 얘기하자.”채원은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지금은 좀... 분위기도 그렇고, 나중에 얘기하면 안 될까요? 내 친구들도 다 있고, 지금은 좀...”그러자 은하는, 여유로우면서도 단단한 눈빛으로 채원을 바라보며 말했다.“네가 안 나가겠다면, 여기서 말할게. 내가 무슨 일 때문에 왔는지... 너도 알잖아? 내가 여기서 그 얘기 꺼내도 괜찮겠어?”순간, 채원의 표정이 굳어졌다.그 눈빛 속에서 은하는, 순간적으로 번뜩인 채원의 ‘얄미운 확신’을 정확히 포착했다.‘역시... 이 일, 너랑 관련 있구나.’“또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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