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우는 사용하던 붕대를 정리한 뒤, 조심스럽게 방현준에게 이불을 덮어 주었다.그녀는 피곤함에 지친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마음이 아팠다.“자요, 내가 옆에서 지켜줄게요.”그녀의 목소리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고 따뜻했다.“같이 자요.”방현준의 말에 이연우는 고개를 저었다.“안 돼요. 옆에 누우면 상처를 건드릴까 봐 무서워요.”방현준은 더는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 한참을 버티느라 이미 졸음이 몰려왔던 그는 곧 눈을 감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이연우는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그의 숨결을 들으며 다시 눈물이 차올랐다.조용히 침대 곁에 앉아 있는 그녀의 마음은 갈등에 휩싸였다.‘현준 씨, 제발 더 이상 나한테 잘해주지 마요. 나 정말 참지 못하고 당신한테 달려갈까 봐 두려워요.’이연우는 심형빈과 이혼한 뒤 다시는 재벌가와 얽히고 싶지 않았다.원래는 강문수가 돌아오면 이 모든 인연을 정리하고 새 삶을 살아갈 계획이었다.하지만 방현준은 계속해서 그녀의 마음속 단단한 벽을 두드렸다.그의 강압적인 면, 따뜻함, 집요한 태도, 그 모든 것이 도저히 버티기 힘들 정도로 그녀의 마음에 스며들고 있었다.다시 사랑이라는 소용돌이에 휘말려 벗어나지 못하게 될까 봐 두려웠다.아침이 되자 햇살이 커튼 사이로 스며들어 방 안을 환하게 밝혔다.이연우는 이미 한참 전부터 부엌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며 정성껏 담백하고 영양가 있는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방현준이 크게 다쳤기에 특별히 소화가 잘되고 영양가 높은 음식들 위주였다.식탁 위에는 뜨끈한 흰죽, 푹 찐 만두, 그리고 산뜻한 반찬들이 차려졌다.방현준은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터라 이연우는 그의 몫을 따로 따뜻하게 덥혀 두었다.그때 남지혜가 음식을 보고는 못마땅하다는 듯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연우야, 방현준 씨가 다친 건 알겠는데 우리까지 이렇게 밋밋하게 먹어야 해?”이연우가 웃으며 대꾸했다.“남지혜, 지금은 너희가 신세 지는 처지인 거 같은데?”강문수는 전혀 개의치 않고 웃으며 흰죽을 한 그릇 뜨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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