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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이혼 후의 꽃길: Chapter 251 - Chapter 260

288 Chapters

제251화

“이 비서님, 혹시 제 오후 업무를 대신 맡아주실 수 있나요? 제가 지혜 씨랑 약속이 있어서요.”강문수는 머리를 긁적이며 다소 쑥스러운 듯 말했다.그는 기대하는 눈빛으로 묻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해 보였다. 아무래도 동료에게 일을 떠넘기는 것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두 사람 지금 어느 정도까지 진전된 거예요? 지혜한테 본인 정체는 밝히셨어요?”이연우는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방현준의 정체가 특별하다는 걸 잘 아는 만큼, 강문수 역시 평범하지 않으리라는 걸 짐작하고 있었다.그가 남지혜에게 이 사실을 털어놨는지가 궁금했다.“아직은 몰라요.”강문수는 고개를 숙이고 잠시 머뭇거렸다.만약 자신의 신분을 밝히면 남지혜가 떠나지 않을까, 그 두려움이 그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었다.“내가 지혜 성격을 잘 아는데, 솔직하게 말하면 절대 원망하지 않을 거예요.”이연우는 강문수를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그녀는 남지혜를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괜한 두려움 때문에 진실을 감추지 말라고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그러나 강문수는 대답 대신 고개만 끄덕였고 여전히 갈등하는 표정이었다. 도무지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알 수 없었다.한편, 해성의 고급스러운 카페 안에서는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부드러운 조명이 은은하게 번지며 고요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소예린은 정성껏 차려입고 일찍이 도착해 서지훈의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그녀는 계산적인 눈빛으로 서지훈을 바라보며 커피잔을 서지훈 앞으로 밀어냈다.입가에 번진 미소는 겉보기에 친절했지만, 속내는 교묘히 감추고 있었다.“서 대표님, 방 대표님 인스타 보셨죠? 아무 생각 없으세요?”소예린은 은근하게 떠보듯이 말을 건넸고 서지훈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담담한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봤다.그는 커피잔을 들어 올렸지만 마시지는 않았고 표정 또한 흔들림이 없었다.“연우 씨의 선택일 뿐이에요. 저는 존중합니다.”낮고 차분한 목소리는 확신에 찬 어조였다.“서 대표님, 사실 연우 씨 좋아하시잖아요? 방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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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2화

하지만 소예린이 서지훈을 이연우와 방현준을 응징할 도구로 삼으려 했던 건, 분명 잘못 계산한 일이었다.서지훈이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던 소예린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버렸고 자리에 앉아 이를 갈았다.그녀는 서지훈이 이제 와서 이렇게 위선적으로 행세를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문득, 과거 호텔에서의 기억이 떠올랐다.그때 서지훈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오석훈을 그녀 곁에서 가로챘었다.그 순간만큼은 지금처럼 고고한 척하는 모습이 전혀 아니었다.소예린이 분노와 원한에 사로잡혀 있을 때 한 여자가 우아한 발걸음으로 조용히 다가와 그녀 앞에 섰다.“아직도 이연우를 미워하고 있나요?”여자의 목소리는 청아했지만, 어딘가 싸늘했다.그녀는 자연스럽게 소예린 맞은편에 앉았다.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고수영 씨!”소예린은 놀란 눈빛으로 고개를 들었다. 설마 이 자리에서 고수영을 마주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서로 두 번 정도밖에 만나지 않았고 함께 커피를 마실 만큼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이연우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는 건, 사실 아주 간단해요.”고수영은 그렇게 말하며 서지훈이 남기고 간 커피잔을 집어 들었다.그녀는 숟가락으로 잔을 가볍게 저었고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소예린을 바라보고 있었다.“무슨 말이에요?”소예린은 눈살을 찌푸리며 경계심을 드러냈다.그녀는 고수영이 갑자기 꺼낸 말의 의미를 전혀 알 수 없었다.고수영은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저랑 협력해 보실래요?”“제가 왜 당신이랑 협력해야 하죠?”소예린은 여전히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고수영이 무슨 속셈을 가진 건지 알 수 없었고 두 사람 사이에 협력의 기반이 있다고도 생각되지 않았다.“왜냐하면 우리가 공통으로 증오하는 여자가 있으니까요.”순간, 고수영의 표정은 싸늘하게 굳어졌고 눈빛에는 살기가 서렸다.심형빈은 이연우와 이혼한 후, 자신에게 점점 차가워졌고 심지어 다시는 그녀를 건드리지도 않았다.원래 계획대로라면, 아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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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화

진양 그룹 임원인 나정윤은 이른 아침부터 활기가 넘치는 모습으로 방현준의 사무실에 찾아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단정하게 재단된 정장 치마를 입은 그녀는 균형 잡힌 몸매로 전혀 오십이 넘은 나이로 보이지 않았다.다만 눈빛 속에서 시시때때로 흘러나오는 설렘과 기대가 평소의 침착한 모습에 더해져 더 부드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사무실에 들어선 방현준은 자기 엄마가 소파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순간 멈칫했다.그는 서둘러 어머니 곁으로 다가가 직접 물을 따라드리며 다정하게 물었다.“엄마, 웬일이세요?”“너와 연우의 인스타를 보고 너무 기뻐서 도무지 잠을 잘 수가 없더구나. 그래서 아침 일찍 너희를 보러 왔어.”나정윤은 물잔을 받아 가볍게 한 모금 마시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이연우 이야기를 꺼내는 그녀는 기분이 한없이 밝아졌다.“연우는 밖에 있어요.”방현준은 고개를 살짝 돌려 사무실 문 쪽을 가리켰다.“나는 너를 만나러 온 거야.”나정윤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하더니 조심스레 물잔을 내려놓고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아들을 똑바로 응시했다.“네 할머니 쪽은 어떻게 대처할 생각이야?”표정이 점점 엄숙해진 나정윤은 이마에는 주름이 잡히더니 눈빛에는 우려가 스쳤다.시어머니의 강압적이고 완고한 성품을 그녀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방현준은 담담하게 미소 지었다. 그 미소 속에는 흔들림 없는 자신감과 여유가 깃들어 있었다.“엄마도 다 아셨군요.”“그 사실만 아는 게 아니라 나는 네가 앞으로 어떤 계획을 세웠는지가 궁금해.”나정윤은 우려가 담긴 시선으로 아들을 바라보았다.만약 훗날 가문 문제로 인해 방현준이 떠나야 한다면 이연우는 어떻게 되겠는가?그들은 H 국에 남을 수도 있겠지만 아들이 이미 이연우와 사귀기로 한 이상 그녀 혼자 남겨두어 고난을 맞게 할 수는 없었다.“저는 연우와 함께 떠나려 합니다.”방현준의 눈빛은 확고했다. 이미 마음속에서 이연우와 미래를 함께하는 그림을 수없이 그려온 듯했다.“아들아, 미안하다. 우리가 여기까지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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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화

“네가 말하는 건 그냥 우연이겠지!”나정윤은 미간을 깊이 찌푸리며 의문을 품었다.이렇게 멀리 떨어진 거리를, 이연우가 어떻게 건너왔단 말인가. 또 왜 하필 방현준을 만나게 되었는가.그녀가 보기엔, 이 모든 게 아무리 생각해도 그리 가능성이 큰 것은 아니었다.“저도 확신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우연이 계속 겹치면, 그건 우연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방현준은 눈썹을 찌푸리고 진지하고 고민하고 있었다.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 문제를 은밀히 조사해왔지만, 안개 속에 갇힌 듯 단서 하나 잡지 못했다.만약 자신의 의심대로 한씨 가문이 일부러 모든 흔적을 지워버렸다면 F국에서의 세력과 수단으로 보아 조사하기란 정말 쉽지 않을 터였다.“사실 지금 한씨 가문의 상황이라면, 연우가 정말 그 집안의 자식이라 해도 돌아가지 않는 편이 나을 거야.”나정윤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고 얼굴에는 깊은 근심이 드리웠다.그녀는 한씨 가문의 현재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얽히고설킨 권력 다툼 속에서 설령 친자식일지라도 그곳에 발을 들이면 무사히 빠져나오리라 장담할 수 없었다.그런 소용돌이에 이연우가 휘말리는 것을 차마 보고 싶지 않았다.“만약 사실이라면, 연우 본인이 원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을 겁니다.”방현준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그는 한씨 가문이 혈통을 얼마나 중히 여기는지 잘 알고 있었다.이연우가 그들의 아이로 확인되는 순간, 그들은 결코 그녀를 놓아주지 않을 터였다.그때가 되면, 이연우는 원하든 원치 않든 얽매이게 될 것이다.“이 일은 당분간 연우에게 말하지 마.”나정윤은 긴장된 표정으로 신신당부했다. 혹시라도 이 소식이 이연우에게 불필요한 불안과 위험을 안겨줄까 두려웠다.“네.”방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어머니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확실한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성급히 말해봤자 괜히 그녀의 마음만 무겁게 할 뿐이었다.그때, 사무실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며 이연우가 서류 한 무더기를 안고 들어왔다.나정윤을 발견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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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화

“너는 괜찮아?”방현준이 살짝 눈썹을 치켜올리며 탐색하듯 한 말투로 이연우에게 되물었다.그는 이연우가 이런 부분에서 마음에 걸려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이렇게 너그럽다니 예상 밖이었다.“돈이랑 등을 지는 사람이 어딨어요?”이연우는 눈을 깜빡이며 장난스럽게 어깨를 으쓱했다. 얼굴에는 마땅하다는 듯한 표정이 떠올랐다.그녀에게 사업이란 결국 회사에 이익이 되는 게 중요할 뿐, 과거의 작은 충돌 따위는 대수롭지 않았다.어차피 모두가 각자의 사업을 위해 열심히 하는 것이었다.“브랜드 협찬은 소재빈 씨로 해. 그쪽하고 네가 직접 연락해.”방현준은 두 팔을 가슴 앞에서 팔짱을 낀 채 등받이에 몸을 살짝 기댔다. 그는 침착하고 단호한 말투로 곧바로 모델을 지목했다.그는 지금 연예계에서 소재빈이 가진 화제성과 영향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를 브랜드 모델로 세운다면 회사에 막대한 상업적 가치를 가져다줄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그 말을 들은 순간, 이연우의 두 눈이 별빛처럼 반짝이면서 놀라움과 흥분으로 아이처럼 설레했다.“소재빈 씨요? 진짜로요?”그녀는 반사적으로 몇 발짝 앞으로 다가서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이연우의 들뜬 모습을 보자 방현준은 작게 웃음을 흘렸다. 그 시선에는 짙은 애정이 담겨 있었다.곧 그는 손을 들어 이연우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 촉감은 잘 익은 복숭아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웠다.“그 침 좀 닦을래?”그가 장난스럽게 말하며 입꼬리를 올렸다.“몰라서 그래요? 지난번 제가 그 사람하고 염다은을 만나서 회사에 모델을 데려온 거잖아요. 저 진짜 팬이란 말이에요!”이연우는 두 손을 휘두르며 들뜬 목소리로 떠들었다.소재빈 이야기가 나오자 말이 막 쏟아져 나왔다.그런데 방현준의 표정은 점점 굳어갔다. 방금까지 웃음기를 머금었던 눈빛이 서서히 어두워졌다.“그러니까 지난번 네가 그 사춘기 소녀 같은 얼굴을 한 게 소재빈 때문이었단 거지?”그의 목소리에서 질투가 드러났다.단순히 연예인에 대한 동경일 뿐이라는 걸 알면서도 마음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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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화

“보니까 이 일은 강문수가 해야겠네.”방현준이 일부러 못마땅한 듯한 말투로 말했다.“현준 씨, 사람이 왜 그렇게 유치해요?”이연우는 어이없다는 듯 방현준의 가슴을 가볍게 주먹으로 쳤다. 속은 답답하면서도 웃음이 나와 화가 나면서도 피식 웃게 되었다.늘 사업에서 냉철하고 단호하던 방현준이 연애에서는 이렇게 아이 같을 줄은 몰랐다.“아까 네가 그랬잖아. 소재빈이 나보다 잘생겼다고.”말을 마치자마자 방현준은 이연우의 대답을 빌미 삼아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마치 그녀가 그의 눈길과 마음에서 단 한 순간도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걸 알려주려는 듯했다.이연우는 깜짝 놀라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그녀는 급히 두 손으로 방현준을 밀어내고는 당황하고 수줍은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뭐 하는 거예요, 여긴 회사라고요! 직원이라도 들어오면 어쩌려고요!”“대표의 사무실인데, 누가 감히 함부로 들어오겠어?”방현준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자신만만하면서도 약간은 얄미운 미소를 지었다.그는 다시 그녀를 껴안아 품에 가두었다. 마치 가장 소중한 보물이라도 되는 듯 단 한 순간도 놓고 싶지 않다는 듯했다.이윽고 그는 고개를 숙여 이연우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따뜻한 숨결이 그녀의 피부 위에 닿자 전해지는 간질임에 온몸이 전율했다.“지금 당장이라도 밤이 됐으면 좋겠어.”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는 거칠게 번지는 갈망과 은근한 농도가 섞여 있었다. 오직 두 사람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은밀한 언어 같았다.그 말을 듣자 이연우의 얼굴은 금세 잘 익은 토마토처럼 붉어졌다. 그녀는 쑥스러운 마음에 화를 냈다.“현준 씨, 당신 지금 미쳤어요?”그녀는 이를 악물고 다시 그를 강하게 밀쳐내고는 급히 몸을 돌려 서둘러 자기 사무실로 발걸음을 옮겼다.심장은 북을 치듯 두근거렸고 얼굴은 화끈 달아올라 있었다. 회사 안에서도 이렇게 눈치 없이 구는 그가 원망스러웠다.잠시 뒤, 이연우가 사무실에서 나오자 바깥에서 대기하던 강문수가 조심스레 들어왔다.그는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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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화

“심 대표, 오늘은 웬일로 회사까지 온 거야?”방현준은 의자에 느긋하게 몸을 기댄 채 앉아 있었다.양팔을 여유롭게 가슴 앞에 팔짱을 끼고 눈빛에는 비웃음이 섞여 있었다.그는 일어설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눈앞의 심형빈을 바라봤다.입가에 희미하게 걸린 비웃는 듯한 미소가 넓고 환한 집무실 안에서 오히려 한층 나른하면서도 묵직한 위압감을 풍겼다.심형빈은 느리게 걸음을 옮기며 사무실 안을 둘러보았다.시선은 무언가를 찾듯 바쁘게 움직였고 결국 이연우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조금은 긴장된 기색이 풀렸다.가볍게 넥타이를 다잡으며 태연한 척 방현준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그는 억지로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그 웃음은 차갑고, 경직되어 보였다.“방 대표와 협력 건을 상의하러 왔어.”심형빈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지만, 내면에 억눌린 감정이 어렴풋이 드러났다.그의 시선은 방현준을 꿰뚫듯 바라보고 있었고 무언가 떠보려는 듯싶었다.“내가 심 대표와 협력할 이유가 뭔지 모르겠네. 지금 같은 관계라면, 차라리 끝까지 남처럼 지내는 게 나을 거야.”방현준은 눈썹을 살짝 치켜세우며 노골적인 경멸을 드러냈다.손가락 사이에서 펜을 천천히 굴리며 무심한 눈길로 마치 하찮은 이방인을 보듯 시큰둥하게 심형빈을 훑었다.그의 마음속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심형빈에 대한 혐오가 가득 차 있었고 더 이상 얽히고 싶지 않았다.“연우는 어디 있어?”심형빈이 불현듯 말을 꺼냈다.자신도 모르게 다급한 기색이 섞여 있었고 목소리는 절박했다.이미 자신이 그런 자격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는 이연우의 소식을 묻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그 순간, 방현준의 표정이 바로 어두워졌다. 마치 폭풍 전야의 하늘처럼 먹구름이 드리웠고 살기가 번져갔다.그의 눈빛은 날카로웠고 목소리는 낮고 싸늘하게 울려 퍼졌다.“심 대표, 말조심해. 연우라는 이름이 감히 네 입에 올릴 수 있는 거야?”그 차가운 기운은 보이지 않는 압박으로 사무실 공기를 무겁게 짓눌렀다.“네가 어떤 사람인지 본인이 더 잘 알 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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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화

심형빈은 이연우가 이런 남자와 함께한다면 앞으로 어떤 곤경에 빠지게 될지 도무지 상상할 수 없었다.“설마 연우가 너 같은 바람둥이랑 함께해야 행복하다는 거야? 심형빈, 너야말로 나한테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제일 없는 사람이야.”방현준은 분노에 차 비웃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 묵직한 목소리는 마치 천둥처럼 사무실 안을 뒤흔들었다.그의 얼굴은 다시 어두워졌고 그 기세에 공기조차 얼어붙은 듯했다.이 강력한 압박감에 심형빈은 순간적으로 굳어버려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방현준, F국에서 계속 너를 찾고 있어. 네가 정말 끝까지 연우를 지킬 수 있다고 확신해? 만약 도박하는 거라면, 제발 연우의 생명을 가지고 장난치지 마!”심형빈은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단호하게 경고했다.시선은 방현준에게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고 마치 그의 속내를 꿰뚫어 보려는 듯했다.그는 F국의 복잡하고 강력한 세력을 너무 잘 알고 있었고 방현준이 들어가 있는 소용돌이가 얼마나 위험한지 누구보다 잘 알았다.그래서 이연우가 그 속으로 휘말려 들어가는 것을 절대 원치 않았다.방현준은 비웃음을 지으며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그는 천천히 책상 위에 두 손을 짚고 앞으로 몸을 기울이며 차갑게 웃었다.“심형빈, 지금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이런 말을 하는 거야?”눈을 가늘게 뜬 그 시선에는 뚜렷한 경멸이 담겨 있었다.그의 눈빛은 심형빈을 비웃고 있었다. 방현준의 눈에 심형빈은 그저 실패한 전남편일 뿐이었다.그런 주제에 아직도 걱정하는 척 나서서 훈수를 두려는 것이 가소롭기만 했다.“방현준, 끝까지 고집을 부린다면 나도 가만 있지 않을 거야!”방현준의 태도에 격분한 심형빈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네가 우리 진양 그룹 안에서 뭘 할 수 있는데?”방현준은 여전히 침착했고 심형빈을 도발했다.의자에 안정적으로 앉아 있는 그의 눈빛은 가소롭다는 듯이 심형빈을 쳐다보고 있었다.이곳은 그의 영역이었고 그는 어떤 상황이라도 맞설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다.“나는 연우를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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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화

강문수는 기절한 심형빈을 데리고 급히 엘리베이터로 향했다.마침 사무실에서 나오던 이연우가 무심코 고개를 들었을 때, 강문수가 어떤 사람을 부축하며 엘리베이터로 들어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그 뒷모습이 왠지 모르게 낯익어 보였다.이연우는 불안한 기분에 본능적으로 발걸음을 재촉해 확인하고 싶었다.그러나 그녀가 몇 걸음 채 가지도 못한 사이, 엘리베이터 문은 서서히 닫혀버렸고 그녀의 의문도 함께 문 뒤에 갇혀버렸다.이연우는 입술을 삐죽이며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잠시 굳게 닫힌 엘리베이터 문을 바라보다가 결국 발걸음을 돌려 사무실로 돌아가 일을 이어갔다.다만, 그 잠깐 스쳐 간 낯익은 뒷모습이 그녀 마음속에 묘한 의혹의 씨앗을 남겼다.밤이 되자, 화려한 불빛이 켜진 도시는 눈부신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졌다.이연우와 방현준은 서로 손을 꼭 잡고 로맨틱한 저녁 식사를 즐기러 식당으로 향하고 있었다.그때, 이연우의 휴대전화가 불쑥 울렸다.화면에 ‘임금영’이라는 이름이 번쩍이자 그녀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왜 나한테 전화하지?”심형빈과 이혼한 뒤로 그녀는 다시는 심씨 가문 사람들과 얽히고 싶지 않아 망설임도 없이 곧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하지만 임금영은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곧바로 다시 울려 퍼진 전화 화면에는 이번에는 ‘심권석’이라는 이름이 떠올랐다.다른 사람이라면 역시 단칼에 끊었겠지만, 심권석은 달랐다.저번에도 그가 나서주지 않았다면 아마 심형빈과의 이혼은 이렇게 원만하게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이 생각에 이연우는 한숨을 내쉬며 이번에는 전화를 받기로 했다.“잠깐만요, 나 전화 좀 받고 올게요.”이연우가 방현준을 바라보며 말했다.“응.”방현준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심권석이라는 사람을 여전히 존중하고 있었다.비록 사생활 면에서는 좋지 않은 소문이 많았지만 각자 살아가는 방식일 뿐이라 생각했다.어쩌면 지금의 심형빈이 이 모양이 된 것도 어쩌면 아버지의 영향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스쳤다.이연우는 조용한 구석으로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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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화

그때 강문수가 어떤 남자를 데리고 엘리베이터에 들어갔을 때, 이연우는 그 남자의 뒷모습이 유난히 낯익다고 느꼈다.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그 남자가 바로 심형빈이었다.이연우의 마음속에 의문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심형빈이 진양 그룹에는 대체 무슨 일로 온 걸까?’“제가 한번 물어는 볼게요. 하지만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장담 못 합니다.”이연우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그렇게 말하고는 임금영의 목소리를 더 듣는 것만으로도 불쾌한 기억이 떠오를 것 같아 망설임 없이 전화를 끊어버렸다.이후 그녀는 급히 발걸음을 옮겨 방현준이 있는 자리로 돌아왔다.이연우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형빈 씨가 오늘 회사에 왔었어요?”“응.”방현준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며 거리낌 없이 대답했다.그의 눈빛은 단호하고 흔들림이 없었고 마치 이연우가 어떤 질문을 던질지 기다리는 듯했다.“그럼 그 사람은 지금 어디에 있어요?”이연우의 호기심은 점점 더 커졌다.“고수영의 침대에 있지.”방현준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는 일부러 장난스럽게 말을 덧붙였다.“연우야, 전남편이 그리운 거야?”그는 이연우가 심형빈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다는 걸 알면서도 괜히 놀리고 싶었다. “에이, 뭐예요!”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이연우는 투덜대며 방현준을 째려보았다.가끔 터져 나오는 방현준의 귀여운 질투심에 그녀는 화가 나면서도 웃음이 나왔다.곧 이연우는 휴대폰을 꺼내 임금영에게 문자를 보냈다.굳이 목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기에 문자로 알리는 것이 훨씬 편했다.모든 걸 끝낸 후, 다시 방현준을 바라보며 물었다.“근데 왜 굳이 그 사람을 고수영 씨한테 보낸 거예요?”그녀는 방현준이 그런 결정을 내린 이유가 궁금했다.“네 전남편이라는 사람이 내 앞에서 이간질하고 널 데려가겠다고 설치더라. 내가 그걸 가만히 둘 수 있겠어?”얼굴이 싸늘하게 굳은 방현준은 눈빛에 살기마저 감돌았다. 당시 상황을 떠올리니 분노가 다시 치밀어 오르는 듯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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