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현준은 곧바로 고개를 돌려 다정한 눈빛으로 이연우를 바라보며 말했다.“연우야, 네가 먼저 나가.”방현준은 이연우에게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길까 봐 전전긍긍했다. 그러나 모두가 이제야 겨우 위기를 모면했다고 생각하고 방현준이 이연우를 보호하며 이 악몽 같은 곳에서 구멍을 통해 탈출하려던 그때, 이미 죽은 줄 알았던 한세현이 유령이라도 된 듯 느닷없이 지하실 입구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표정은 한없이 일그러져 있었고 눈에는 실핏줄이 가득 터져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지옥에서 기어 올라온 흉악한 짐승 같았다.한세현의 손에는 권총 한 자루가 들려 있었고 새까만 총구는 곧장 빠져나가려는 방현준을 향해 겨누고 있었다.순간 방현준의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방현준이 막 움직이려는 찰나, 한세현의 광기 어린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내가 그렇게 쉽게 죽을 거로 생각했어? 너희들 중 그 누구도 살아서 못 나가!”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한세현이 방아쇠를 당기려는 바로 그 일촉즉발의 순간, 여도진이 날카롭게 위험을 감지했다.그는 주저하지 않고 다시 한번 몸을 날렸고 순식간에 달려들어 한세현을 거칠게 바닥에 밀쳤지만, 한세현은 바닥에 넘어지면서도 결국 방아쇠를 당겼다.“탕!”귀청을 울리는 굉음과 함께 총알이 공기를 가르며 날아갔다. 그 한 발은 마치 운명의 장난인 듯 기가 막히게도 한명훈의 몸을 꿰뚫고 지나갔다. 한명훈은 믿기지 않는 듯 두 눈을 치켜떴고 몸을 휘청거리더니 이내 힘없이 바닥으로 고꾸라졌다.라은혜는 갑작스러운 광경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더니 거의 굴러가다시피 구멍 쪽으로 몸을 날려 필사적으로 밖으로 기어나갔다.자기 남편이 총에 맞아 쓰러져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녀는 단 1초도 망설이지 않았다.그녀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하나, 이 끔찍한 곳에서 어떻게든 도망쳐 자신만이라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한편, 구멍 밖으로 나온 뒤 방현준은 애가 타서 미칠 지경이었다. 그는 재빨리 근처의 경찰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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