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우는 망설임 하나 없이 곧장 주방으로 향했다.창밖에선 점심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그 따사로운 빛줄기는 마치 누군가가 정성스레 드리운 금빛 커튼처럼 그녀의 어깨 위로 부드럽게 내려앉았다.그녀는 그 빛 속에서 고요히 움직이며 마치 한 폭의 유화처럼 빛났다.방현준은 거실에 기대선 채, 말없이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그러더니 자기도 모르게 피식 웃음을 지었다.어느새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조용히 카메라를 켰다.화면을 조정해 그녀의 뒷모습에 초점을 맞춘 뒤 '찰칵!' 사진을 남겼다.사진이 저장되자,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 사진을 가족 단톡방에 올렸다.고요하던 단톡방이 단 1초 만에 폭발했다.[헐, 쭈니가 여자를 데려다 살고 있다고?][등만 봐도 여신이다... 드디어 쭈니 성적 지향 확정! 감사합니다!][얼굴! 제발 얼굴 보여줘!]폭풍 같은 이모티콘과 채팅이 쏟아졌고 대체 누구 하나 먼저 시작했는지도 모를 정도로 채팅창은 난리가 났다.그 순간, 조용히 지켜보던 나정윤이 손가락을 바쁘게 움직였다.[조용히 해. 우리 아들 아직은 세컨드야. 그 여자 남편이 이혼을 안 해준대.]그 말 뒤에는 흐느끼는 이모티콘이 세 개 연달아 붙었다.그녀의 메시지는 단톡방 전체를 잠시 얼어붙게 했다.3초간 정적이 흘렀고 아무도 답하지 않았다.그러나 평화는 늘 오래가지 않는다.[괜찮아, 세컨드도 얼마든지 정실이 될 수 있는 세상이야!][맞아! 저 미모면 자식은 화보 찍고도 남지!][우린 쭈니를 응원해!][정윤 언니, 기죽지 마요. 요즘 다 그렇게 산다잖아요.][쭈니가 세컨드라니... 마음 아프지만, 사랑을 찾은 거면 된 거지 뭐!]이모, 삼촌, 사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한목소리로 쏟아내는 감탄과 응원이었다....가족 단톡방은 여전히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알림음은 쉴 새 없이 울렸고 채팅창은 한 줄도 읽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업데이트됐다.하지만 그 누구도 방현준의 속마음을 궁금해하지 않았다.모두가 그저 신났고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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