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이혼 후의 꽃길 / Kabanata 61 - Kabanata 70

Lahat ng Kabanata ng 이혼 후의 꽃길: Kabanata 61 - Kabanata 70

100 Kabanata

제61화

익숙하면서도 뜻밖의 목소리에 이연우의 얼굴은 핏기가 싹 가시며 창백하게 질렸다.그녀는 두 눈을 크게 뜨며 믿을 수 없다는 듯 손에 들고 있던 야구 방망이를 떨어뜨리며 외쳤다.“형빈 씨, 어째서 당신이!”그녀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고 충격과 당혹감이 짙게 배어 있었다. 마치 눈앞의 현실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했다.그때, 진수혁과 강문수 두 사람은 재빠르게 움직여 흉기를 휘두르려던 사람들을 모두 제압하고 묶어 놓았다. 이쪽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린 그들은 심형빈이 뻣뻣하게 쓰러져 있는 것을 보자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두 사람은 심형빈에게 쏜살같이 달려갔다.방현준은 옆에 서서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그의 눈빛에 복잡한 감정이 스치는 듯하더니 이내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며 장난기 어린 미소가 번졌다.“이 비서님, 전 남편이 될 사람에게 너무 가혹한 거 아니에요?”이연우는 그 말을 듣고 속으로 외쳤다.‘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고 말해도 돼? 이건 완전히 사고였어!’“어쨌든 빨리 사람을 병원에 데려갑시다.”이연우는 정신을 가다듬고 약간은 초조함과 자책감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비록 심형빈과 이혼을 결심했지만 그를 다치게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돌아오는 차 안은 긴장감과 피로감이 뒤섞인 묘한 분위기에 휩싸였다.방현준은 좌석에 몸을 깊숙이 묻은 채 약간 지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강문수가 앞 좌석에서 물티슈를 건네자 방현준은 받아 들고 천천히 손과 얼굴에 묻은 먼지와 얼룩을 닦아냈다.그의 움직임은 어딘가 부자연스러웠고 닦을 때마다 몸의 상처가 욱신거리는 듯했다.제압당한 사람들은 뒤이어 도착한 경찰에 의해 연행되었고 그들이 떠날 때의 처참한 모습과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는 마치 공기 중에 여전히 맴도는 듯했다.다만 방현준은 이들이 이렇게 심하게 다쳤으니 자칫하면 자신들까지도 경찰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이연우는 옆에 앉아 방현준의 행동을 바라보다가
Magbasa pa

제62화

“불 속이니 칼산이니 그런 건 다 필요 없어요. 그저 스스로를 잘 챙기세요!”방현준은 이연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말을 잘라 버렸다.그의 목소리에는 씁쓸함이 묻어났다. 그녀가 그런 말을 할 때마다 그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그가 원하는 건 단지 고마움 때문에 나온 그녀의 약속 같은 게 아닌 듯했다.병원 안은 온통 소독약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심형빈은 진수혁에 의해 검사실로 옮겨졌고 의료진은 긴장한 표정으로 재빨리 진찰을 시작했다.잠시 후, 진단 결과가 나왔다.뇌진탕,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그 소식을 듣고서야 이연우는 겨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한편, 방현준은 의사에게 팔을 진찰받은 후, 의사의 얼굴이 굳어지는 것을 보았다.팔이 부러지지는 않았지만 뼈에 금이 간 상태였다.의사는 깁스를 하여 고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방현준은 의자에 앉아 묵묵히 의사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이 비서님, 저 당분간은 혼자서 생활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방현준은 고개를 들어 약간의 기대와 장난기가 섞인 눈으로 이연우를 쳐다보았다.그 말을 듣자 이연우는 죄책감이 더욱 커졌다.그녀는 망설임 없이 바로 약속했다. “방 대표님, 걱정 마세요. 오늘부터 완전히 나으실 때까지 제가 돌봐드릴게요.”그녀는 방현준이 완쾌될 때까지 간호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그래, 당연한 일이지!’병실, 침대에 누워있던 심형빈의 눈꺼풀이 미세하게 떨리며 천천히 눈을 떴다.눈을 뜨자마자 그의 시선은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있는 이연우에게로 향했다.그 순간, 그의 눈빛에는 묘한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전에 이연우에게 야구 방망이로 얻어맞았던 끔찍한 기억이 떠오른 듯했다.그러고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고 신음하기 시작했다.“으윽, 머리야!”그 소리는 길게 늘어졌고 다소 과장된 느낌이 있어 조용한 병실 안에서 유난히 튀어 보였다.이연우는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겨 있다가 갑자기 들려온 소리
Magbasa pa

제63화

방현준은 조용히 소파에 앉아 몸을 약간 앞으로 기울인 채, 심형빈이 억지를 부리는 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그의 눈빛은 점점 차가워졌고 억눌린 감정 때문에 얼굴 근육이 미세하게 경직되었다.“심 대표님, 응석 부리기 전에 옆에 누가 있는지 먼저 확인하는 게 어떨까요?”방현준의 말투에는 불쾌감이 가득했고 목소리는 낮고 차가웠다.심형빈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병실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의 시선은 방현준에게로 향했고 방현준의 팔에 깁스를 한 것을 보자 입꼬리가 비열하게 비틀어졌다. 득의양양함과 고소함이 뒤섞인 표정이었다.“방 대표님도 다치셨군요! 안타깝게도 저는 방 대표님보다 운이 좋네요. 저는 아내가 옆에서 돌봐주니까요.”심형빈은 살짝 비꼬는 듯한 말투로 자랑스럽게 말했다.“괜찮아요. 저도 곧 당신 아내가 돌봐줄 테니까.”방현준은 지지 않고 맞받아쳤다.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바늘처럼 날카로웠다.그 말 한마디에 심형빈의 얼굴이 금세 일그러졌다. 눈을 부릅뜬 그의 눈엔 불같은 분노가 번졌고 숨이 막혀 당장이라도 쓰러질 듯한 기세였다.그는 이연우를 노려보며 눈에서 불이 뿜어져 나올 듯한 표정으로 핏대를 세우며 소리쳤다.“연우야, 절대 저 사람 간호하면 안 돼!”“방 대표님은 저를 구하려다 다치신 거니까, 간호해 드리는 건 당연하죠. 입 다무세요!”이연우는 몸을 돌리며 눈살을 찌푸렸다.심형빈은 그 말을 듣고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하지만 방현준이 이연우를 구해 준 공을 생각해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당분간은 그에게 따지지 않기로 했다.그때, 병실 문이 조용히 열리고 강문수와 진수혁이 나란히 들어왔다. 그 뒤로는 경찰 제복을 입은 두 명의 경찰관이 따라 들어왔다.원래는 경찰서로 연행하여 조사할 예정이었지만, 그들의 신분을 확인한 경찰은 고심 끝에 병실에서 간단한 조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어쨌든 눈앞에 있는 이 사람들은 누구 하나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사람들이었으니까.“경찰관님, 배
Magbasa pa

제64화

그녀는 심형빈의 막강한 재력과 수완이라면, 그가 개입하는 순간 이 일은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번엔 운이 좋게 방 대표님이 도와주셨지만, 만약 그렇지 못했다면 정말 끔찍한 일을 당했을 텐데. 심형빈은 혹시 그런 상황에서도 그저 조용히 넘어가려고 했을까?’이연우는 그 상상만으로도 온몸에 냉기가 스며드는 듯했다.과거의 감정 때문에 남아있던 심형빈에 대한 희미한 죄책감마저 완전히 사라지는 순간이었다.그 말을 들은 방현준은 잠자코 앉아 있다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그는 심형빈을 똑바로 쳐다보며 희미한 조롱을 띤 얼굴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심 대표님의 뻔뻔함에 혀를 내두를 정도네요! 하지만, 제 상처를 그냥 넘길 수는 없죠. 심 대표님이 고수영을 감싸시려면 제 치료비는 물어주셔야겠습니다!”말을 마친 그는 심형빈의 순식간에 먹구름처럼 어두워진 얼굴을 외면하고 묵직한 발걸음으로 병실을 나섰다.지금은 이 비서님이 가장 위로받아야 할 때이니 심형빈처럼 눈치 없이 행동할 수는 없었다.병원 문을 나선 방현준은 눈 부신 햇살에 손으로 이마를 가린 채 급하게 주변을 둘러보았다.한참을 찾아 헤맨 끝에 결국 병원 문 앞 계단에 쭈그려 앉아 있는 이연우를 발견했다.그녀는 어깨를 가늘게 떨며 몹시 낙담한 모습이었다.방현준은 서둘러 그녀에게 다가갔다.한낮의 뜨거운 햇살 아래, 방현준이 그녀 곁에 다가서자 훤칠한 키 덕분에 자연스럽게 그늘이 드리워졌다.“그렇게 난리를 치고 아직도 울 기력이 남아있나 봐요?”그는 가라앉은 분위기를 풀려는 듯 살짝 짓궂은 어조로 말을 건넸다.“안 울었어요. 모래가 눈에 들어갔을 뿐이에요.”이연우는 그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손으로 얼굴을 훔치며 애써 태연한 척 대답했다.“눈에 모래가 들어갔겠죠!”방현준은 웃음을 참지 못하며 덧붙였다. “위로의 포옹이라도 해주고 싶은데 팔에 깁스를 해서 안 되겠네요. 대신 어깨는 빌려줄 수 있어요.”방현준의 목소리를 들으니 혼란스럽고 슬펐던 이연우의 마음이 기댈 언
Magbasa pa

제65화

경찰은 심형빈의 병실에서 꼼꼼하게 조서를 작성하고 서류를 정돈하여 가방에 넣은 후 천천히 몸을 일으켜 나가려 했다.그때 심형빈이 갑자기 경찰을 불러 세웠다.“경찰관님, 제가 고수영 씨를 지켜주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경찰은 잠시 당황한 듯 침착했던 발걸음을 멈추고 얼음처럼 굳어버렸다.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심형빈과 시선을 맞추었다. 그 순간, 경찰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마치 칠흑 같은 어둠 속을 가르는 날카로운 번개처럼, 알 수 없는 의미가 숨겨진 눈빛이었다....베이랜드, 2601호.샤워를 막 마친 이연우는 젖은 머리카락에서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고 몇 가닥은 뺨에 붙어 있었다.그녀는 부드러운 목욕 타월을 두르고 수건으로 머리를 조심스럽게 닦았다.바로 그때, 침대 머리맡에 놓인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녀는 잠시 멈칫하며 의아한 표정으로 재빨리 침대로 가서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화면에는 방현준의 이름이 떠 있었다.그녀는 통화 버튼을 누르며 말했다.“방 대표님, 무슨 일이세요?”전화기 너머로 방현준의 차분하고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속을 알 수 없는 깊은 호수와 같은 목소리였다.“납치 사건이 마무리됐어요.”이연우는 휴대폰을 쥔 손에 힘을 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결과는 어떻게 됐어요?”말을 꺼내자마자 어느 정도 짐작이 되었다.심형빈의 재계 인맥과 수완이라면 이렇게 빨리 사건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많은 힘을 썼을 것이다.방현준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을 고르듯 하더니 이어 말했다.“그 다섯 명이 진술을 번복했어요. 이 비서님이 마음에 안 들어서 그랬다고 하고 회사 수표는 재무팀 직원이 책임을 졌어요.”방현준의 목소리는 아무런 동요도 없이 차분했지만 마음속에서는 이미 이런 결말이 올 거라 예상하고 있었다.심형빈이 고수영에게 가진 감정을 생각하면 그녀가 감옥에 가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못할 테니까.이연우는 손톱이 손바닥에 파고들 정도로 휴대폰을 꽉 움켜쥐었다.마음속으로는 이미 이런 결말을 예상하고 있
Magbasa pa

제66화

이연우는 이런 결과가 언젠가는 닥칠 거라고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심형빈과 고수영이 함께 있는 모습을 여러 번 봐온 만큼, 임신이라는 일도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며칠 전 일식집에서 심형빈이 건넸던 차가운 말들이 떠오르자, 이연우의 심장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아이를 싫어했던 게 아니었어. 단지 나랑은 갖고 싶지 않았던 거였어...’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분노와 허탈함, 비참함이 동시에 치밀어 올랐다.그녀가 무너지는 마음을 겨우 추스르고 고개를 들었을 때, 방현준이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이 비서님, 혹시 필요하신 게 있으면 제가...”“방 대표님, 이 일은... 여기서 마무리할게요.”이연우는 길게 숨을 들이쉬며 그의 말을 잘랐다. 그리고 목소리를 최대한 담담하게 가라앉혔다.‘심형빈과 나 사이의 일에, 아무 죄도 없는 아이까지 끌어들이는 건 아니지. 그게 상처투성이인 이 관계를 끝내는 데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배려일지도 몰라.’“알겠어요. 혹시 필요한 게 있으시면 편하게 말해줘요.”방현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짧게 답했다.“방 대표님... 혹시 이혼 전문 변호사 중에 잘 아시는 분 있으세요?”이연우는 망설이다가, 잠시 입술을 깨문 뒤 어렵게 입을 열었다.“떠오르는 적임자가 있긴 하네요.”그 말을 듣고 방현준은 곧바로 한 사람을 떠올렸다. 바로 그의 사촌 누나 연희정이었다. 한 번 맡은 사건은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실력 있는 변호사였다.“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하지만... 소개 좀 부탁드릴게요. 이혼 소송을 진행하려고요.”“그렇게 하죠.”방현준은 그렇게 대답했지만, 말투에는 다정함이 묻어 있었다. 정작 본인은 그걸 알아차리지 못한 듯했다.그 시각 병원.심형빈이 다쳤다는 소식을 어디서 들었는지, 고수영은 임금영과 함께 황급히 병원으로 달려왔다.병실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자, 문틈 사이로 고수영의 여린 실루엣이 가장 먼저 들어섰다.심형빈이 병상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보는 순간, 그녀의 눈가가 붉게 물들었다.“형빈아... 어떻게
Magbasa pa

제67화

임금영은 눈을 부릅뜨고 고수영을 믿기 힘들다는 듯 바라보았다.목소리는 본인도 모르게 높아졌고 그 안에는 억누르기 어려운 분노가 섞여 있었다.“수영아, 너 지금 제정신이니?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가 있어!”‘아무리 연우가 마음에 안 들어도 겨우 이혼시키는 선에서 끝내려 했지. 그 아이 목숨까지 위협할 생각은 없었는데... 수영이 저 계집애는 사람을 시켜 연우를 납치해? 이건 명백한 중범죄야!’고수영은 그 자리에 선 채로 비틀거리더니 곧장 임금영 앞에 무릎을 꿇었다.두 눈은 벌겋게 충혈돼 있었고 울음을 삼키는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이모... 저 진짜... 아이만은 지키고 싶었어요. 뱃속에 있는 이 아이가... 세상에 나오자마자 사생아 소리 듣게 되는 건, 그건 정말 못 보겠어요. 제가 욕을 먹는 건 얼마든지 참을 수 있는데, 제 아이가 손가락질당하는 건... 그건 안 돼요...”말을 이어가다가 눈물이 터져 나왔고 이내 그녀의 뺨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 애처로운 모습에 보는 사람의 마음마저 저려올 정도였다.그 모습을 바라보던 임금영도 잠시 마음이 약해졌던지, 급히 다가가 고수영의 팔을 붙잡고 일으켜 세웠다.“얼른 일어나! 수영아, 너 지금 아이 가진 몸이잖니. 무리하면 안 돼.”그녀는 조심스레 수건을 꺼내 고수영의 얼굴을 닦아주며 천천히 시선을 심형빈 쪽으로 옮겼다.“형빈아, 수영이도... 사정이 있었던 거야. 너무 몰아붙이지 마. 지금은 뱃속에 있는 애부터 생각해야 해. 연우랑은 그냥 여기서 끝내자. 이 일은 그렇게 마무리하자.”며칠 전 이연우를 마주쳤을 때, 임금영은 그녀의 눈빛 속에서 더는 미련도 애정도 남아 있지 않다는 걸 느꼈었다.‘이혼 문제만 잘 정리되면 연우한텐 위자료든 뭐든 충분히 보상해 줄 생각도 있었어. 그렇게 하면 체면도 지킬 수 있고...’하지만 그런 그녀의 말에 심형빈의 눈빛이 단번에 어두워졌다. 마치 폭풍이 일기 전의 고요한 먹구름이 드리운 것 같았다.“엄마, 제발... 이혼 얘긴 그만하세요. 이번 일만
Magbasa pa

제68화

서환희의 시선은 문 쪽과 벽에 걸린 시계 사이를 바쁘게 오갔다.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초조하고 불안한 눈빛이었다.“괜히 기다려봤자야. 이 비서님, 이 시간에는 안 돌아올걸.”서지훈이 조용히 말했다. 말투는 부드러웠지만 단호함이 묻어 있었다.그 말을 들은 순간 서환희의 어깨가 움찔했고 속마음을 들킨 듯 눈빛에 당황이 스쳤다.그는 어색하게 돌아앉아 자리에 털썩 앉았다.“내가 누굴 기다렸다고 그래? 전혀 아니거든!”목소리가 절로 올라간 건 감추고 싶은 속마음이 들킬까 두려워서였다.서지훈은 그런 동생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단호한 말투로 한 마디 툭 던졌다.“이 비서님은... 너랑은 안 어울려.”그 한마디에 서환희는 벌떡 일어섰다.“뭐라고? 그럼 형이랑은 어울린다는 거야?”“응.”망설임 하나 없이 단단하고 자신감 있는 대답이었다.서환희는 그대로 굳은 듯 얼어붙었다.그는 말없이 서 있다가 잠시 뒤에야 겨우 입을 열었다.“형은 우리 서씨 가문의 후계자잖아. 이혼한 여자를 집안에 들이면 무슨 말이 나올지 뻔한데... 지금 진심이야?”그 질문에 서지훈은 가볍게 웃으며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서류를 옆으로 밀어두었다.“서환희...”그는 천천히 다가와 동생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말투는 여유로웠지만 눈빛만큼은 단호했다.“이연우는 네가 감당할 수 있는 여자가 아니야.”그 말에 서환희는 마치 머리를 한 대 세게 얻어맞은 듯 숨이 턱 막혔다.하지만 이내 고개를 들고 또박또박 말했다.“그래도 난... 정정당당하게 붙어보고 싶어.”그 말끝에는 결연함이 실려 있었다.‘내가 형처럼 완벽하지 않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지만...’물러서지 않겠다는 그의 결심만큼은 진심이었다.‘결국 누나가 형을 선택하게 되더라도... 그건 내가 부족해서 그런 거니까 받아들일 수 있어.’한편, 이연우의 집은 아침부터 전쟁터였다.출근 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이연우는 거실 안을 분주하게 오갔다.시선은 자꾸만 시계로 향했고 이마에는 어느새 땀이 송골송골 맺혀
Magbasa pa

제69화

“사람 살리다 다쳤더니 버려지기 일보 직전이네. 팔까지 부러져서 아무것도 못 하는데... 그냥 여기서 굶어 죽으라는 거지 뭐.”방현준은 들으라는 듯 한숨을 길게 내쉬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깁스한 팔은 멀쩡한 손으로 조심스럽게 받치고,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온몸이 쑤신다는 듯 끙끙거렸다.그 모습에 이연우는 속으로 혀를 찼다.‘정말, 치사하다니까..’속은 부글부글 끓었지만 어쩐지 마음 한쪽이 찔렸다. 죄책감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더니 이내 자기혐오로 번졌다.‘진짜... 방 대표님... 지금 너무 죄송해서 제 얼굴에 따귀라도 때리고 싶은 심정이라고요...’결국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후다닥 다가가 깁스한 그의 팔을 양손으로 받쳐 들었다.“제가 부축해 드릴게요.”그 말에 방현준은 고개를 살짝 숙인 채, 눈동자만 굴려 그녀를 힐끗 바라봤다.그 눈길에는 뭔가 장난기 어린 의기양양함이 섞여 있었고 턱을 살짝 치켜들며 한쪽 입꼬리를 치켜올렸다.“이 비서님, 지금 억지로 웃으신 거죠? 너무 티 나요. 안 예뻐요, 그 웃음.”그 한마디에 이연우는 그대로 얼어붙었다.방금까지 억지로 올려둔 입꼬리가 순간 멈췄고 표정은 정지 화면처럼 굳어졌다.말문이 막힌 듯 멈춰 서 있던 그녀는 한 박자 늦게 눈을 번쩍이며 맞받아쳤다.“방 대표님, 말씀 좀 줄이시죠. 아직도 입에서 부추 냄새 나거든요?”“오? 지금 나한테 불평하신 거예요?”방현준은 한쪽 눈썹을 슬쩍 들어 올렸다. 이연우가 이렇게 나올 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눈빛에는 장난기가 번뜩였다.“아니요... 절대 그런 뜻은 아니고요. 얼른 모셔다드릴게요. 올라가서 푹 쉬세요.”이연우는 속으론 울고불고했지만 겉으론 꾹 참고 억지 미소를 지어 보였다.두 사람은 나란히 엘리베이터에 올랐다.문이 닫히자마자 방현준이 몸을 슬쩍 그녀 쪽으로 기대왔다.처음에는 그저 중심을 잃은 우연인 줄 알았는데 곧이어 확 퍼지는 부추 냄새에, 이연우는 단번에 확신했다.‘일부러 이러는 거야! 100퍼센트
Magbasa pa

제70화

방현준은 깁스한 팔을 천천히 흔들어 보이며 일부러 더 서럽고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그 모습에 이연우는 결국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하하하... 방 대표님, 제가 장난친 거예요. 대표님을 모시는 건 제게 큰 영광이죠. 집에서 얌전히 기다리고 계세요!”이연우는 억지로 얼굴 근육을 끌어모아 한껏 아부 섞인 웃음을 지어 보였다. 볼이 뻣뻣해질 만큼 힘을 준 미소였다.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도망치듯 현관문을 박차고 나갔다.발걸음은 말 그대로 전력 질주에 가까웠다.‘더 늦으면 진짜 지각이다!’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방현준은 입꼬리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 깊은 눈동자에는 잔잔한 웃음과 함께 묘한 여운이 감돌았다.이연우는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표정을 단번에 바꿨다.조금 전까지 부추 냄새에 질색하던 표정은 어느새 사라졌고 이연우는 언제 그랬냐는 듯 능숙하게 업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자리에 앉은 그녀는 곧바로 메일을 확인하고 서류를 정리하며 업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한편, 서환희는 강문수와 함께 공사 현장으로 출발했다.출근길에 강문수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었고 그는 간략히 현장 상황을 전했다.몇몇 주민들이 이주를 거부하며 보상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강문수는 일이 커질까 염려돼 직접 현장으로 나가기로 했다.시간은 어느덧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그때 이연우의 책상 위에 놓인 휴대폰 화면이 번쩍이며 카톡 알림이 떴다.무심코 화면을 본 이연우는 고개를 살짝 기울여 메시지를 확인했다.[안녕하세요, 저는 변호사 연희정이라고 합니다. 방현준 대표님께 소개받고 연락드려요.]이연우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생각보다 일 처리는 빠르네?’그녀는 곧바로 연희정의 연락처를 저장하고 카톡 메시지를 보냈다.곧이어 화면에 귀여운 캐릭터 스티커 하나가 도착했다.보통 떠올리는 변호사의 이미지와는 살짝 어긋나는, 의외로 친근하고 엉뚱한 분위기였다.이연우는 곧장 메시지를 보냈다.[안녕하세요, 변호사님. 제가 이혼 관련 상담을 좀 드리고 싶어서요.]그러
Magbasa pa
PREV
1
...
5678910
I-scan ang code para mabasa s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