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빈은 잠시 침묵했다. 그의 눈빛은 텅 비어 있었고 얼굴은 폭풍전야처럼 험악하게 굳어 있었다.이윽고 그는 이를 악물고 한 단어 한 단어 뱉어내듯 말했다.“연우야, 네가 지금 나를 원망하고 있다는 거 알아. 하지만 가둬서라도 널 내 곁에 둘 거야. 넌 내 여자니까, 그 누구도 널 내게서 뺏어갈 수 없어!”그의 눈에는 광기와 집착이 번뜩였다. 이미 질투심과 소유욕에 사로잡혀 이성을 잃은 듯했다.이연우는 이 남자가 고집불통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이미 할 말을 다 했지만, 그는 여전히 똑같았다.그녀의 눈은 절망으로 가득 찼고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 입술을 떨었다.“당신은 정말 답이 없네요!”이연우는 그렇게 말하며 망설임 없이 전화를 끊어버렸다.그리고 그와의 모든 관계를 완전히 끊어내려는 듯 다시 심형빈의 카톡을 차단 목록에 추가했다.다음 날 아침 일찍, 이연우는 짙은 다크서클이 드리워진 얼굴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회사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간밤에 방현준이 기어이 갈비탕을 먹겠다며 조르는 바람에, 그녀는 밤늦도록 주방에서 씨름해야 했다.맑은 국물이 점점 걸쭉하고 향긋해지면서 집 안 가득 향기가 퍼져 나가자, 방현준은 비로소 만족했다.만약 밤늦게 카톡으로 2백만 원이 입금되지 않았다면 그녀는 정말 저녁 내내 헛수고를 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사모님, 드디어 나타나셨네요!”진수혁은 이연우의 모습을 보자 눈이 번쩍 뜨였다.풀이 죽어 있던 어깨도 쫙 펴ㅈ고 얼굴에는 감격스러운 표정이 역력했으며 목소리에는 오랫동안 억눌렀던 반가움이 가득했다.“형빈 씨가 어제 힘들게 하진 않았죠?”이연우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부드럽게 물었다. 말투에는 미안함이 살짝 묻어 있었다.지난 2년간 진수혁은 그녀와 심형빈 사이의 골치 아픈 일들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다.멘탈이 약한 사람이었다면 벌써 녹초가 되었을 것이다.“이 비서님, 진 비서님. 좋은 아침입니다!”그때 강문수가 서류 뭉치를 품에 안고 두 사람에게 반갑게 인사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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