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뒤.한 남자가 와키자시를 두 손에 움켜쥔 채, 숨소리조차 죽이며 대기하고 있었다.문이 열리기만 하면 그는 벼락처럼 칼을 내리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분명 밖에서 벌어진 일들을 감지한 것이다.반대편 구석에는 또 다른 사내가 있었다.쥐 같은 눈매에 손에는 검은 권총을 들고 있었다. 총구는 문을 향하고 있었다.칼과 총, 이중 장치였다.보통 사람이었다면 이 방에 들어서는 순간 양쪽에서 동시에 타격을 받고 죽었을 것이다.하지만 윤태호는 평범한 인간이 아니었다.그는 문 앞에서 손가락 두 개로 금침 하나를 집어 들었다. 내공이 실린 순간, 금침이 희미하게 진동했다.“슉.”금침이 번개처럼 날아가 문을 뚫고 들어갔고 권총을 겨누고 있던 사내의 미간에 정확히 박혔다.“퍽!”사내는 반응조차 못 한 채 눈을 뒤집으며 쓰러졌다. 적이 누구인지조차 모른 채, 영원히 숨이 멎었다.칼을 들고 있던 남자는 재빨리 낌새를 눈치챘다.급히 뒤를 돌아보는 순간, 문이 소리 없이 열렸다.“쿵!”윤태호의 주먹이 번개처럼 뻗어 남자의 흉부를 강타했다.숨이 턱 막힌 채 남자가 뒤로 밀려나는 사이, 윤태호는 몸을 날려 칼을 낚아챘다.“푸슉!”날카로운 칼날이 목을 스쳤다.한 번에 끝냈고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윤태호는 피 묻은 칼을 들고 다음 방으로 향했다.세 개의 방을 나올 때쯤, 칼끝에서는 이미 핏방울이 뚝뚝 흘러내렸다. 바닥은 선혈로 얼룩졌고 그의 눈빛에는 짙은 살기가 서려 있었다.“쾅!”네 번째 방 문이 걷어차이며 열렸다.안쪽, 시야에 들어온 건 세 미터는 족히 되는 거대한 침대였다.그 위에는 앳된 얼굴의 소녀가 누워 있었다.갓 스무 살도 안 돼 보이는 외모, 귀밑까지 내려오는 단발머리, 교복 차림.희고 가느다란 다리에는 하얀 스타킹, 발에는 분홍색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소녀는 순진무구한 눈으로 윤태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인형 같은 얼굴, 어리숙하고 귀여운 눈빛.윤태호의 걸음이 순간 멈췄고 살기가 잠시 꺾였다.“애송이네, 됐다.”윤태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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