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Bab 561 - Bab 570

629 Bab

제561화

윤태호는 깜짝 놀랐다.천산설은 호흡이 점점 가빠지면서 얼굴이 더 빨개졌다. 그녀는 윤태호에게 계속 입을 맞추다가 윤태호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자 수치스러워하면서 고함을 질렀다.“왜 아직도 넋 놓고 있는 거예요? 그러고도 남자예요?”천산설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남자로서 자격이 없었다.찍.윤태호는 아주 거칠게 천산설의 긴 치마를 찢어버렸다.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또 당황했다.천산설의 피부는 매우 좋았고 마치 티끌 하나 없는 백옥처럼 희고 매끄러웠다.순간 윤태호의 머릿속에 미인은 옥과도 같다는 말이 떠올랐다.이때 천산설이 또 한 번 윤태호를 덮쳤고 윤태호는 적극적으로 호응했다.그는 천산설에게 입을 맞추며 마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맛보듯이 미친 듯이 빠져들었다.잠시 뒤, 천산설은 몸이 터질 것만 같았다. 그녀가 패닉에 빠지기 직전, 몸이 뒤집어지면서 천산설은 방석 위에 무릎을 꿇게 되었다.“뭐 하는 거예요?”천산설이 입을 열자마자 남자의 큰 손이 그녀의 허리를 잡았다.윤태호가 말했다.“난 천산설 씨에게 호감이 있긴 하지만 이런 상황이 생길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천산설 씨를 해독해 주기 위해 어쩔 수 없겠네요. 참, 천산설 씨, 명심해요. 천산설 씨가 먼저 들이댄 거예요.”‘이 빌어먹을 자식, 이득을 보는 건 본인이면서 뻔뻔하게 구네!’천산설은 화가 나서 미칠 것만 같았다.그러나 독소가 온몸으로 퍼져 나가서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탓에 천산설은 윤태호에게 그저 휘둘릴 수밖에 없었다.윤태호가 움직였다.“아...”천산설은 마치 상처 입은 사슴처럼 자기도 모르게 옷 끈을 두 손으로 꽉 쥐면서 억눌린 신음을 냈다.윤태호는 눈을 감으며 진지하게 천산설을 위해 해독해 주었다.천산설은 얼굴이 빨개진 채 미간을 찌푸리며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쪽배처럼 힘없이 흔들렸다.윤태호는 시 하나를 떠올렸다.‘처음으로 은총을 받아 힘없이 흔들리는 몸. 꽃처럼 아리따운 소녀는 장막 안에서 밤을 지새웠다.’한 번, 또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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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2화

챙.천산설은 검을 검집 안에 넣은 뒤 몸을 돌려 방에서 나갔다.방 안이 조용해진 뒤에야 윤태호는 눈을 뜨면서 투덜댔다.“볼일 다 보니까 바로 손바닥 뒤집듯 태도를 달리하네. 평생 보지 말자고? 흥, 무슨 의미야? 나랑 자 놓고 책임은 안 지겠다 이건가? 꿈 깨라지! 오늘부터 당신은 내 첩이야.”윤태호는 바닥에서 일어났다.그가 밖으로 나가려는데 갑자기 밖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설마 천산설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다시 날 보러 돌아온 걸까?”윤태호는 황급히 원래 자리로 돌아가서 누운 뒤 깨지 않은 척 눈을 감았다.잠시 뒤, 방문이 열렸고 가벼운 발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졌다.3미터, 2미터, 1미터...30센티미터.윤태호는 조금 긴장했다. 만약 완전히 해독된 게 아니라서 천산설이 한 번 더 하자고 한다면 어떡해야 할까?‘내 허리가 버텨줄까?’윤태호는 속으로 생각했다.‘만약 한 번 더 하자고 한다면 이 악물고 해야지...’“윤태호 씨.”이때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윤태호는 흠칫 놀랐다.천산설의 목소리가 아니었다.“윤태호 씨.”또랑또랑한 목소리가 다시 한번 들려왔다윤태호는 마치 금방 잠에서 깬 사람처럼 잠기운 가득한 얼굴로 천천히 눈을 떴다. 이내 흰색의 긴 치마를 입은 수월종 제자의 모습이 보였다.“날 부른 건가요?”윤태호가 물었다.수월종의 제자는 입을 가리고 웃으며 말했다.“그럼요. 윤태호 씨가 아니면 누구겠어요?”“종주님은요?”윤태호는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종주님은 떠나셨어요.”“떠났다고요?”윤태호는 당황했다.“어디로 갔는데요?”“어디로 갔긴요. 당연히 수월종으로 돌아가셨죠.”‘나랑 자 놓고 책임은 안 지겠다 이거네.’윤태호는 답답했다.수월종의 제자가 말했다.“종주님께서 윤태호 씨에게 말을 전해달라고 하셨어요.”“얘기해요.”“종주님께서 윤태호 씨와의 인연은 여기까지라고 하셨어요. 앞으로는 윤태호 씨를 더는 보고 싶지 않으시대요. 그리고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당부하셨어요.”‘무슨 뜻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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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3화

수월종의 제자는 일부러 그런 질문을 했다.윤태호는 언짢은 듯이 말했다.“나는 대진 사람이 아닌데 그 사람 스승님이 누군지 어떻게 알겠어요?”“그러면 알려드릴게요. 아베 세이메 씨 스승님은 대진의 무신이라고 불리는 미야모토 무사시예요.”‘젠장. 미야모토 무사시의 제자라고?’수월종의 제자가 말을 이어갔다.“종주님께서 윤태호 씨가 아베 세이메 씨를 죽이지 않길 바라는 이유는 아베 세이메 씨의 스승님인 미야모토 무사시 씨가 지금 음양사 가문에서 지내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곳에 찾아간다면 윤태호 씨는 틀림없이 죽을 거예요. 종주님께서 전하라고 하신 말씀은 이게 다예요. 윤태호 씨, 이만 돌아가시죠. 저는 이곳을 청소해야 해서요.”윤태호도 더는 이곳에 머무르고 싶지 않았다. 그는 지금 당장 호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다.대진은 너무 위험했다.만약 아베 세이메가 미야모토 무사시를 데리고 그를 죽이러 온다면, 살아서 귀국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윤태호는 수월종 제자에게 말했다.“천산설 씨에게 할 말이 있는데 대신 전해주시겠어요?”“말씀하세요.”윤태호가 말했다.“천산설 씨에게 말해주세요. 사실 오늘 경험 나쁘지는 않았다고 말이에요.”수월종은 그 순간 얼굴이 빨개졌다. 여자들은 다른 사람의 일에 관심이 많았기에 수월종 제자는 자기도 모르게 물었다.“윤태호 씨, 저희 종주님과 대체 무슨 사이인지 여쭤봐도 될까요?”“알고 싶어요?”윤태호는 웃으며 말했다.“사실 천산설 씨는 내 첩이에요.”‘뭐라고? 종주님이 윤태호 씨 여자라고? 그것도 본처가 아니라 첩? 그럴 리가!’“표정을 보아하니 내가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믿기지 않는다면 증거를 보여줄게요.”윤태호가 갑자기 상의를 벗었고 그 순간 수월종의 제자는 얼굴이 빨개져서 쑥스러운 듯 말했다.“윤태호 씨는 생각보다 근육이 많으시네요.”‘누가 근육을 보라고 했나?’“이걸 봐요. 이게 뭐 같아요?”윤태호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자세히 살펴보던 수월종의 제자는 윤태호의 온몸에 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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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4화

‘맞추긴 뭘 맞춰?’윤태호가 캐물었다.“대체 그 상이라는 게 뭔가요?”“조급해하지 말아요. 군관구에 도착하면 알게 될 테니까.”당영곤은 일부러 대답해 주지 않았다.‘말하기 싫으면 말라지.’윤태호는 입을 비죽였다.30분 뒤, 두 사람은 미주 군관구에 도착했다.당영곤은 윤태호를 데리고 회의실로 향했고 안으로 들어간 뒤 윤태호는 세 명의 사람이 자신을 향해 미소 짓고 있는 걸 발견했다.국방 후방 사업 총참모장 반경민, 해정 군사 구역 사령관 당 어르신, 미주 군관구 사령관 양동석.게다가 오늘 세 장군 모두 군복을 입고 있었다.동시에 윤태호는 오늘 회의실이 굉장히 예쁘게 꾸며져 있음을 발견했다. 책상 위에는 화려한 붉은 꽃이 놓여 있었다.“영웅의 귀환을 축하해.”반경민은 그렇게 말한 뒤 큰 목소리로 외쳤다.“일어나!”슉.세 장군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반경민이 또 말했다.“영웅을 향해 경례!”그 순간 세 장군과 당영곤이 두 발을 모으고 윤태호를 향해 경례했다.윤태호는 안절부절못하면서 황급히 말했다.“장군님들, 이러시면 부담스러워요. 조국을 위해 이바지하는 건 제게 영광이죠. 이러실 필요 없어요.”“태호야, 너는 존중받아 마땅한 사람이야.”당 어르신이 자애로운 얼굴로 말했다.“이번에 너는 홀로 대진으로 가서 핵전쟁 위기를 막았을 뿐만 아니라 조유찬을 사칭한 호쇼 렌을 처단했지. 우리 군부에 숨어있던 암적인 존재를 뿌리 뽑았으니 정말 큰 공을 세운 거야.”“맞아. 너는 이번에 아주 훌륭한 일을 해냈어. 나도 너를 다시 보게 됐어.”반경민이 맞장구를 쳤다.양동석이 웃으며 말했다.“영웅은 어렸을 때부터 싹이 보인다더니. 윤태호, 정말 잘했어.”“과찬입니다. 저는 그저 제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걸요.”윤태호가 겸손하게 말했다.“당영곤, 시간 다 됐지?”반경민이 물었다.당영곤은 손목시계를 힐끗 본 뒤 대답했다.“네. 됐습니다.”“양동석, 연결해.”반경민이 분부했다.양동석은 고개를 끄덕인 뒤 노트북 앞에 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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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5화

윤태호는 잠깐 고민하다가 물었다.“뭐든 괜찮나요?”군신이 대답했다.“그래. 뭐든 괜찮아.”“그러면 상급 장교를 시켜주실 수 있을까요?”퍽!군신이 대꾸하기도 전에 반경민이 먼저 화를 냈다. 그는 책상을 내려치면서 윤태호를 손가락질하며 고함을 질렀다.“이 자식,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지 마. 나는 평생을 노력해서 겨우 상급 장교가 됐어. 그런데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자식이 임무 하나를 완수했다고 상급 장교가 되려고 해?”당 어르신도 말했다.“윤태호, 상급 장교가 되고 싶어? 그러면 내 밑에서 일해. 내가 장담하는데 잘못을 저지르지만 않는다면 30년 뒤 틀림없이 상급 장교가 될 수 있을 거야.”‘30년? 장난하나. 당신이 30년을 더 살 수 있다는 보장도 없는데 뭘 어떻게 장담한단 말이야?’윤태호는 속으로 빈정댔다.이때 군신이 입을 열었다.“윤태호, 일반 병사가 장군이 되려면 공로, 경력, 나이, 모든 걸 봐야 해. 비록 네가 이번 임무를 훌륭히 완수한 건 사실이지만 상급 장교가 될 자격은 없어. 조건을 바꿔봐.”“그러면 돈 좀 주세요.”윤태호가 말했다.“좋아.”군신은 흔쾌히 승낙하며 물었다.“얼마를 원해?”윤태호가 대답했다.“너무 많이 줄 필요는 없고 2조 원 정도면 될 것 같아요.”‘뭐?’윤태호의 말을 들은 순간 반경민 등 사람들은 곧바로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2조라니. 윤태호는 명왕전이 은행이라도 되는 줄 아는 걸까?그리고 그렇게 많은 돈을 준다고 해도 다 쓰지 못할 것이다.“윤태호, 솔직히 말할게. 명왕전에는 돈이 그렇게 많지 않아.”군신이 대답했다.상급 장교도 시켜줄 수 없고, 돈도 줄 수 없다니. 그렇다면 뭘 줄 수 있다는 말인가?‘차라리 한유 씨를 내 첩으로 삼고 싶으니 한유 씨를 달라고 할까?’윤태호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으나 이내 마음을 접었다. 당영곤의 말에 따르면 한유는 절대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이었다.그리고 그렇게 황당한 요구를 한다면 불같은 성격의 반경민이 그를 때리려고 할지도 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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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6화

윤태호는 눈을 부릅뜨며 급하게 외쳤다.“저 명왕전에 들어가겠다고 한 적 없어요!”반경민은 담담하게 그러나 날카로운 어조로 말했다.“방금 읽은 그 문구가 바로 맹세문이야. 한 번 맹세를 하면 자발적으로 명왕전에 들어간다는 뜻이지.”윤태호가 크게 반박했다.“저 맹세한 적 없다고요!”반경민은 미소를 띠며 비꼬듯 말했다.“방금 안 읽었나? 이게 맹세가 된다고.”윤태호는 화가 치밀어 올랐고 속에서 욕이 터져 나오려는 걸 억지로 삼켰다. 이제야 그는 자신이 완전히 반경민에게 속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니지... 날 속인 건 어르신만이 아니야. 분명 수장님도 끼어 있어.’군신, 명왕전의 최고 통수권자. 이런 결정은 분명 군신이 내린 것이고 반경민은 실행만 맡은 셈이었다.윤태호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이게 도대체 무슨 상이라는 거지... 분명 나를 명왕전에서 부려먹으려는 속셈이잖아!’윤태호는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흥, 절 바보로 보시는 겁니까? 세 살짜리 어린아이도 아니고... 절대로 이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을 겁니다.”한참을 생각한 후, 윤태호는 단호히 물었다.“어르신, 저 지금 명왕전에서 나와도 될까요?”반경민이 잠시 눈을 가늘게 뜨더니 고개를 끄덕였다.“늦지 않았네.”윤태호는 재빨리 말했다.“그럼 저 탈퇴하겠습니다.”“잠깐!”당 어르신이 윤태호의 말을 끊으며 진지한 목소리로 경고했다.“윤태호, 명왕전 탈퇴는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신중히 생각하길 권한다.”“생각할 것도 없습니다.”윤태호는 눈을 반짝이며 단호하게 말했다.“제 꿈은 군인이 아니라 위대한 의사가 되는 겁니다.”당 어르신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그럼 명왕전의 규칙은 알고 있나?”“규칙이라니요?”“당영곤, 설명해주게.”당영곤은 무표정한 얼굴로 천천히 말했다.“우리 명왕전에는 한 가지 규칙이 있습니다. 한 번 맹세를 하면 평생 명왕전을 위해 복무해야 하며 스스로 탈퇴하면 반역죄로 처벌됩니다.”윤태호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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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7화

“자네, 명왕전에 들어가는 걸 꽤나 꺼려하는 모양이군. 그럼 내가 차근차근 이야기해주지.”당 어르신이 말을 이어갔다.“명왕전은 신비롭고 강력한 특수부대야. 우리 호국 안에서도 단연 최고고 국제적으로도 오랜 명성을 자랑하지.”“비록 군 소속이긴 하지만 명왕전은 독립적으로 운영돼. 수장님이 직접 지휘하시지.”“모든 대원은 엄선된 정예야. 어떤 이는 격투에 능하고 어떤 이는 추적에 또 어떤 이는 사격이나 폭파 등 각자의 전문 분야가 있어.”“즉, 명왕전에 들어간 사람은 누구나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다는 뜻이야.”“네가 명왕전에 들어갈 수 있다는 건, 수장님이 네 능력을 인정했다는 말이기도 하지.”윤태호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명왕전, 가장 신비로운 특수부대. 그 안에는 분명 고수들이 많을 것이다.예를 들어... 한유.그들과 교류하고 실력을 겨루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터였다.당 어르신이 말을 이어갔다.“또 수장님 말씀에 따르면 네가 명왕전에 들어간 뒤에는 임무를 선택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원하면 하고, 원하지 않으면 안 해도 된다는 뜻이지.”“단, 반드시 네가 나서야 하는 임무라면 조직에서 직접 명령이 내려올 거야. 그 외에는 평소처럼 근무하면서 네가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면 돼.”윤태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뭐, 그건 나쁘지 않네. 적어도 치료와 의술 연구에 집중할 수 있겠군.’당 어르신은 덧붙였다.“명왕전 증명서를 가지고 있으면 여러 일을 처리할 때 훨씬 수월해질 거야. 물론 규정은 지켜야 하고 마음대로 해서는 안 돼.”“마지막 장점은 명왕전 일원이라면 어떤 곤란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수장님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거야.”윤태호의 눈이 살짝 반짝였다.‘오... 이건 마음에 드는데.’예전에 구천이 말하길, 윤무성을 죽이려 했던 배후 인물이 아마 자금성일 거라고 했다.만약 언젠가 자금성과 맞서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군신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잠시 생각하던 윤태호는 쪼금 억울한 듯, 그러나 투정 섞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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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8화

한의과 안은 지나치게 조용했다.평소처럼 환자는 한 명도 없었지만 윤태호는 어딘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했다.차송주는 직무정지 상태라 출근하지 않았고 사무실에는 오영준과 소이은 단 두 사람만 남아 있었다.오영준은 진료 기록을 들여다보며 두 눈썹을 잔뜩 찌푸린 채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한편 소이은은 구석에 앉아 몰래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무슨 일이에요?”윤태호가 조심스레 물었다.그의 목소리에 오영준과 소이은이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오영준은 손에 들고 있던 보고서를 내려놓고 급히 일어나 인사하려 했지만 소이은이 윤태호에게 달려들어 그대로 안겼다.“과장님...”소이은의 목소리에는 울음이 섞여 있었고 눈물을 참지 못한 채 윤태호를 꽉 껴안았다.윤태호는 가슴팍에서 느껴지는 부드럽고 탄력 있는 압박감에 순간 놀랐다.‘이 녀석, 제법이네.’“무슨 일이야?”윤태호는 부드럽게 물었다.“과장님, 저... 저...”소이은은 윤태호를 잠깐 바라보았지만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꼈다.“혹시 누가 괴롭혔어? 말해봐. 내가 대신 처리해줄게.”윤태호가 단호하게 말했다.“아, 아무것도 아니에요.”소이은은 작게 말했다. 하지만 눈물은 오히려 더 쏟아졌다.윤태호는 재빨리 휴지를 꺼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오영준에게 물었다.“어떻게 된 거예요?”오영준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이은 씨가... 원장한테 괴롭힘을 당했어요.”“원장?”윤태호가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어떤 원장 말이에요?”“과장님, 아직 모르시나요?”오영준이 놀란 표정으로 윤태호를 바라봤다.윤태호는 어리둥절했다.“뭘 알아야 한다는 거죠?”“정말 모르시는군요.”오영준이 심각하게 말했다.“우리 병원에 새로 부임한 원장이 있습니다. 유계진이라고요.”“예전 미주 중앙병원 상무 부원장, 유계진?”윤태호가 기억을 더듬으며 물었다. 백아윤에게서 미주 병원에 새 원장이 올 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맞아요, 바로 그 사람입니다.”오영준이 대답했다.“오늘 아침, 유 원장이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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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9화

“게다가 유 원장님이 과를 시찰할 때, 과장님이 안 계셨잖아요. 과장님이 너무 무법천리라고까지 하셨습니다.”“아무튼 좋지 않은 말들을 많이 하셨어요. 이은 씨 때문에 참견하다간 오히려 과장님이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고요.”소이은도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억울한 건 맞지만... 과장님까지 피해보게 할 순 없어요.”“오 선생, 아윤 누나는요?”윤태호가 다시 물었다.‘아윤 누나...?’윤태호의 말에 오영준이 잠시 멈칫하며 되물었다.“과장님, 아윤 누나가 누구세요?”그제야 윤태호는 깨달았다.자신이 사적으로 부르던 이름을 오영준은 모른다는 사실을.“아, 백아윤 원장님 말입니다.”“아, 부원장님이요? 이미 떠나셨습니다.”윤태호는 잠시 멍해졌다.백아윤이 떠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떠날 줄은 몰랐다.순간, 그녀가 자신에게 보내왔던 시가 떠올랐다.‘왜 갑자기 시를 보냈나 했더니, 작별 인사였구나.’속으로 후회가 밀려왔다.‘일찍 알았더라면 뭐라도 답장했을 텐데...’“부원장님이 어디로 가셨는지 알아요?”윤태호가 다시 물었다.“듣기론 해정 화협 병원으로 옮겼다고 하더군요.”오영준의 말에 윤태호는 그 자리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뭐야, 미주 병원에서 원장 역할을 할 줄 알았는데 해정으로 돌아갈 줄은 상상도 못 했네.’순간, 허전함이 가슴 한켠을 스쳤다.“과장님, 과장님!”오영준이 연거푸 부르는 소리가 윤태호를 현실로 끌어왔다.“오 선생, 소이은, 다들 열심히 합시다. 우리 함께 힘을 합쳐 한의과 성과를 올려야죠.”“과장님, 저 부탁 하나 드릴게요.”오영준이 조심스레 말을 꺼내려 하자 윤태호가 먼저 물었다.“차송주 말인가요?”“네.”오영준이 대답했다.“어제 만나서 술을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스스로 잘못을 깨달은 것 같더군요. 과장님, 제발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윤태호는 잠시 생각했다.‘그래... 지금 한의과는 인력이 절실해. 한 명만 늘어나도 훨씬 수월해질 거야.’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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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0화

유계진은 막 미주 병원에 부임하자마자 원장실을 9층으로 옮겼다.풍수에서 9는 극수를 의미한다. 고대에는 황제와 관련된 숫자였고 황제 주변에는 9경이 조정에는 9품 관리가 수도에는 9개의 문이 설치되는 등 수많은 예가 있었다.그가 사무실을 9층에 둔 건 단순한 편의가 아니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이 미주 병원의 최고 권력자이며 병원 운영의 전권을 쥐고 있다는 걸 과시하는 의미였다.복도는 한산했고 원장실 문은 반쯤 열려 있었다. 윤태호가 손을 들어 두드리려던 순간, 안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원장님, 제발 부탁드립니다... 제 아이 수술 좀 빨리 해주세요.”여자 목소리였다. 듣기 좋고 간절한 톤에 윤태호의 호기심이 일었다. 그는 조심스레 문틈으로 시선을 던졌다.책상 맞은편에는 젊고 아름다운 여성이 서 있었다. 30대 초반, 깔끔하게 묶은 머리 덕에 목선이 드러났고 피부는 연근처럼 하얗고 매끄러웠다. 몸매도 뛰어나 검은색 타이트 원피스가 풍만한 자태를 강조했다.그녀의 간청을 듣고 유계진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문서아 씨, 제가 수술을 안 해주려는 게 아니에요. 저도 막 왔고 여기 사정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업무도 산더미처럼 쌓여서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며칠 늦추는 건 어떨까요?”“원장님... 아이 상태가 점점 악화되고 있어요. 더는 지체할 수 없습니다.”여성은 가방에서 두툼한 봉투를 꺼내 책상 위에 올렸다.“원장님, 제 마음이니 받아주세요.”유계진은 봉투를 흘끔 보고 손을 내밀지 않았다.“도와주지 않는 게 아니라 병원 규정상 먼저 온 순서대로 수술을 진행해야 합니다. 앞에도 이미 수십 건의 수술이 기다리고 있어요. 이 봉투는 다시 가져가세요.”“병원 규정에는 의료진이 환자나 보호자에게서 금품을 받을 수 없다고 명시돼 있어요. 이 정도 돈 때문에 제 직장을 잃는다면 그게 더 손해잖아요.”말 속에는 ‘이 정도 금액으로는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그러자 여성은 이미 준비한 듯 가방에서 더 큰 봉투를 꺼내 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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