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유 원장님이 과를 시찰할 때, 과장님이 안 계셨잖아요. 과장님이 너무 무법천리라고까지 하셨습니다.”“아무튼 좋지 않은 말들을 많이 하셨어요. 이은 씨 때문에 참견하다간 오히려 과장님이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고요.”소이은도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억울한 건 맞지만... 과장님까지 피해보게 할 순 없어요.”“오 선생, 아윤 누나는요?”윤태호가 다시 물었다.‘아윤 누나...?’윤태호의 말에 오영준이 잠시 멈칫하며 되물었다.“과장님, 아윤 누나가 누구세요?”그제야 윤태호는 깨달았다.자신이 사적으로 부르던 이름을 오영준은 모른다는 사실을.“아, 백아윤 원장님 말입니다.”“아, 부원장님이요? 이미 떠나셨습니다.”윤태호는 잠시 멍해졌다.백아윤이 떠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떠날 줄은 몰랐다.순간, 그녀가 자신에게 보내왔던 시가 떠올랐다.‘왜 갑자기 시를 보냈나 했더니, 작별 인사였구나.’속으로 후회가 밀려왔다.‘일찍 알았더라면 뭐라도 답장했을 텐데...’“부원장님이 어디로 가셨는지 알아요?”윤태호가 다시 물었다.“듣기론 해정 화협 병원으로 옮겼다고 하더군요.”오영준의 말에 윤태호는 그 자리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뭐야, 미주 병원에서 원장 역할을 할 줄 알았는데 해정으로 돌아갈 줄은 상상도 못 했네.’순간, 허전함이 가슴 한켠을 스쳤다.“과장님, 과장님!”오영준이 연거푸 부르는 소리가 윤태호를 현실로 끌어왔다.“오 선생, 소이은, 다들 열심히 합시다. 우리 함께 힘을 합쳐 한의과 성과를 올려야죠.”“과장님, 저 부탁 하나 드릴게요.”오영준이 조심스레 말을 꺼내려 하자 윤태호가 먼저 물었다.“차송주 말인가요?”“네.”오영준이 대답했다.“어제 만나서 술을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스스로 잘못을 깨달은 것 같더군요. 과장님, 제발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윤태호는 잠시 생각했다.‘그래... 지금 한의과는 인력이 절실해. 한 명만 늘어나도 훨씬 수월해질 거야.’ “알겠습니다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