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하 컨퍼런스 센터는 대진의 랜드마크였다.회의, 전시, 극장, 상업 공간까지 겸하는 거대한 건물.조유찬이 어제 여기서 과학 세미나에 참석한 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를 몰래 보호하던 명왕전 소속 요원 네 명도 마찬가지였다.윤태호는 한유에게 연락해 컨퍼런스 센터 평면도를 받아냈고 조용히 잠입했다.건물 내부는 철통같은 보안망으로 가득했다.CCTV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고 각 층마다 열 명이 넘는 경비가 순찰 중이었다.보통 이 정도면 새벽이 가까워 경비들도 피곤할 텐데 윤태호가 예상치 못한 점은 모든 경비가 정신이 번쩍 차려 있다는 것, 그리고 모든 구석을 꼼꼼히 점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너희 사장, 도대체 얼마 준 거야? 이렇게까지 꼼꼼하게 일할 가치가 있나?”윤태호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다행히 경비들은 평범한 인간이었다.윤태호의 실력으로 충분히 피해 다닐 수 있었다.그는 양손으로 인장을 결하고 입으로 주문을 중얼거리며 추적 주술을 그렸다.곧 허공에 한 줄기 검은 기운이 나타났다.가느다란 머리카락처럼 꿈틀거리는 검은 기운이 윤태호 눈앞에서 떠올라 천천히 위층으로 올라갔다.컨퍼런스 센터는 총 4층.윤태호는 검은 기운을 따라 경비와 CCTV를 피해 다니며 10여 분 만에 4층에 도착했다.검은 기운은 회의실 문 앞에서 두 바퀴 돌더니,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갔다.‘젠장, 너까지 날 가지고 노는 거야?’윤태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겨우 올라왔더니 이제 내려가라니, 장난이 심했다, 진짜.’결국 그는 검은 기운을 따라 계단을 내려 10여 분 만에 지하 2층에 도착했다.막 도착하자 윤태호는 몸서리쳤다.지하 2층은 극한의 냉기가 흐르고 조명 하나 없이 칠흑처럼 어두웠다. 손을 뻗어도 앞을 확인할 수 없었다.그는 조심스럽게 태양 안경을 꺼냈다.투시 기능으로 10미터 범위는 볼 수 있었지만 눈앞은 여전히 암흑이었다.‘뭐지? 왜 안 보이지. 한유 씨가 투시 기능을 껐나?’윤태호는 손가락으로 안경 프레임의 작은 나사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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