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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Chapter 761 - Chapter 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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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1화

임다은처럼 섹시한 분위기를 가진 사람은 아니었지만 백아윤에게는 그녀만의 기품이 흘렀다. 특히 지금처럼 차가운 표정을 지을 때는 빙산의 여제 같은 모습에 저도 모르게 정복욕이 솟구쳤다.‘너무 아름다워.’윤태호는 당장이라도 코피가 터질 것만 같았다.다시 욕조에 누운 백아연이 윤태호에게 말했다.“아직도 거기 서서 뭐 해? 계속 안 들어올 거야?”갑자기 눈앞으로 성큼 다가온 행복에 윤태호는 몸 둘 바를 몰랐다.“얼른.”백아연이 재촉하듯 말했다.후다닥 옷을 벗은 윤태호가 재빨리 욕조 안으로 들어갔다.곧 두 사람은 욕조 안에서 서로의 몸을 꼭 끌어안은 채 깊은 입맞춤을 나눴다.20분 후.욕조에서 나와 샤워를 마친 윤태호가 백아윤을 침대 위로 안아 올렸다.“누나, 준비됐어요?”윤태호가 백아윤을 바라보며 다정하게 물었다.“응.”백아윤이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고는 두 손으로 윤태호의 목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조금은 두려움에 떠는 백아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처음엔 아프다고 하던데, 소중하게 대해 줘.”“걱정하지 마요. 제가 누나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누나를 아프게 할 리가 없잖아요.”50 분이 지나서야 방은 다시 조용해졌다.백아윤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이 어깨 위로 흘러내렸다. 볼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로 윤태호의 가슴에 기대 누운 백아윤이 말했다.“안 아플 거라며? 아까 아파 죽는 줄 알았어.”“하지만 누나도 나중에는 좋았잖아요.”윤태호가 대답했다.“말이나 못 하면.”백아윤이 윤태호를 노려보며 말했다. 차갑고 도도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여자아이처럼 가녀린 모습으로 백아윤은 윤태호 곁에 누워있었다.“넌 꽤 능숙한 것 같던데, 임다은과 자주 하나 봐?”백아윤의 말투에는 짙은 질투가 묻어났다.그리고 백아윤은 그런 자신이 조금 원망스럽기도 했다.만약 백아윤도 임다은처럼 뻔뻔하게 굴었다면 진작 윤태호를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임다은에게는 윤태호를 가까이할 기회조차 없었을 텐데.“누나, 질투하는 거예요?”윤태호가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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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2화

윤태호는 마치 전장에 오른 장군처럼 남자의 매력을 한껏 발산했다.지금 이 순간, 윤태호의 머릿속에는 노랫말 하나가 떠올랐다.“오늘을 오랫동안 기다려 왔어. 내 꿈은 드디어 현실이 되어...”윤태호는 드디어 백아연을 가질 수 있었다.그가 늘 바랐던 것처럼.한 시간 후. 윤태호의 가쁜 숨소리와 백아연의 애원 속에서 이 전쟁은 드디어 끝이 났다.방은 겨우 다시 평정을 되찾았다.“죽을 것 같아.”백아윤이 거친 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윤태호가 백아연을 품에 끌어안으며 미소 지었다.“좋아서요?”“뭐라는 거야.”백아윤이 불퉁한 눈빛으로 윤태호를 노려보며 말했다.“대체 운동을 얼마나 하기에 체력이 이렇게 좋은 거야. 어떤 여자가 널 감당할 수 있겠어.”“헤헤.”윤태호가 웃음을 흘리며 생각했다.‘구전신용결 제2전 수련에 성공하면 칼 총도 들지 않는 몸이 될 거야. 그때가 되면 전투력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겠지.’백아윤 한 명이 아니라 백아윤과 임다은 두 명이 함께 달려들어도 더 이상 윤태호의 상대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아, 오늘 낮에 있었던 일 말이야. 궁금했던 게 있었어.”백아윤이 갑자기 입을 열자 윤태호가 물었다.“뭐가요?”“이현서 교수님 말이야.”백아윤이 말했다.“교수님을 이겼으니 약속했던 대로 내기를 이행해도 됐을 텐데, 왜 봐준 거야? 이현서는 호국의 한의학을 쓰레기라고 모욕했어. 심지어 우리 호국인마저도 하찮은 것들이라고 비난했잖아.”“목숨을 건 내기는 이현서가 제안한 거였어요. 그러니 그 사람은 사실 처음부터 제 목숨을 노렸던 거예요.”윤태호가 말을 이었다.“그런 사람을 봐준 건 몇 가지 이유가 있어요.”“첫째, 이현서는 패천국인이에요. 게다가 패천국의 의학 엘리트잖아요. 패천국에서도 높은 명성을 갖고 있는 사람을 그런 식으로 죽음으로 내몬다면 패천국인들은 우리 호국을 원망하게 될 거예요.”“물론 그게 제일 중요한 이유는 아니었어요. 우리는 더 이상 예전의 약해 빠졌던 호국이 아니니까요. 우리는 충분히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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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3화

‘태호의 진짜 목적은 이거였구나!’고개를 든 백아연이 그윽해진 눈빛으로 윤태호를 쳐다보았다.“누나, 왜 그렇게 봐요?”윤태호가 웃으며 물었다.“제가 너무 잘 생겼어요?”“태호야, 너 변한 것 같아.”백아윤이 진지하게 말했다.“제가 변했다고요? 아닐걸요?”윤태호가 장난스럽게 받아쳤다.“저는 여전히 그때 그 소년이에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고요.”“정말 변했어.”백아윤이 말했다.“전보다 많이 성숙해졌어. 이제 더는 예전처럼 충동적이지도 않아. 일을 진행할 때 앞을내다볼 줄도 알고, 네가 지켜야 할 선이 뭔지도 이젠 잘 아는 것 같아. 게다가 제법 계략도 쓸 줄 알고 말이야. 점점 임다은과 닮아가는 것 같아.”“인정해요. 다은 누나가 저에게 많은 걸 가르쳐 줬거든요.”윤태호는 굳이 그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흥. 솔직하네.”임다은 얘기가 나오자 괜히 기분이 나빠진 백아윤이 말했다.“임다은은 요즘 뭐 해? 너 귀찮게 안 해?”웅웅웅.바로 그때, 침대 협탁에 올려 두었던 휴대폰이 올렸다.휴대폰을 가져온 윤태호는 화면에 뜬 임다은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다은 누나 얘기를 하니 마침 누나한테 전화가 왔네요.”윤태호가 웃으며 말했다.“누나가 다은 누나와 텔레파시가 통한 모양이네요!”백아윤이 냉소 지으며 말했다.“걔와는 텔레파시 같은 건 통하고 싶지 않아.”윤태호가 피식 웃으며 통화 버튼을 눌렀다.“다은 누나, 무슨 일이야?”임다은이 물었다.“자기야, 어디야?”‘자기야?’자기야라는 세 글자에 백아윤이 미간을 찌푸렸다.‘자기는 무슨 자기? 뻔뻔스럽긴!’울컥, 화가 난 백아윤이 손을 들어 윤태호의 허리를 꼬집었다.통증에 헛바람을 들이켠 윤태호가 말했다.“누나, 나 지금 밖이야.”“우리 집으로 와.”임다은이 애교 섞인 말투로 말했다.“나 지금 깨끗하게 씻고 네가 제일 좋아하는 스튜어디스 옷으로 갈아입었어. 그러니까 빨리 와, 자기야.”“여우 같은 계집애.”백아윤이 참지 못하고 욕을 내뱉었다.“자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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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4화

윤태호가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또?’이런 벌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이런 벌이라면 얼마든지 받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저는 누나가 평생 저에게 벌을 내렸으면 좋겠어요.”윤태호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말을 내뱉었다.“흥. 침대에서 못 내려오게 하라고? 그러면 내가 널 침대에서 못 내려오게 할 거야. 네가 임다은을 만나러 갈 수도 없게 말이야.”뾰로통해진 백아윤이 적극적으로 윤태호에게 다가갔다.곧 침대에서는 끼익 끼익, 소리가 울렸다.요란스러운 소리에 윤태호는 어이가 없었다.‘5성급 호텔에서 대체 왜 이렇게 형편없는 침대를 쓰는 거야. 이러다 무너지기라도 하면 어쩌려고.’그리고 곧, 백아윤이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백아윤은 윤태호를 벌하기는커녕 오히려 호되게 당하는 쪽이 되어버렸다.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다섯 번.여섯 번.일곱 번.모든 힘을 소진한 두 사람은 결국 쓰러지듯 잠이 들었다.다음 날 아침. 벨소리에 잠에서 깬 윤태호가 발신자를 확인했다. 문서아였다.자신의 목을 끌어안고 깊은 잠에 빠져 있는 백아윤을 확인하고 나서야 윤태호는 통화 버튼을 눌렀다.“여보세요, 서아 씨...”“어디예요?”문서아가 물었다.“밖에 친구와 같이 있어요.”윤태호가 말을 이었다.“무슨 일이에요?”“왜요? 아무 일 없을 땐 태호 씨에게 전화하면 안 돼요?”문서아가 서운한 말투로 대답했다.“어제 태호 씨가 대결에 이겼다는 소식을 듣고 저한테 올 줄 알고 밤새워 기다렸는데 어떻게 전화 한 통도 안 할 수 있어요? 너무해요.”“미안해요. 어제는 너무 피곤해서 일찍 잠들었어요.”윤태호는 통화하며 다른 한 손으로는 백아윤의 피부를 어루만졌다. 비단처럼 매끄러운 피부에 기분이 좋아졌다.“그럼 언제 저 보러 올 거예요?”말을 내뱉은 문서아는 또 너무 직설적인 표현에 윤태호가 자신을 욕구불만인 여자로 오해하기라도 할까 봐 말을 보탰다.“하은이가 태호 씨를 보고 싶어 해요.”그 말에 윤태호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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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5화

“켁켁...”윤태호는 도무지 백아윤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윤태호, 요즘 신체검사했어?”백아윤이 갑자기 물었다.윤태호가 고개를 가로저었다.“누나, 그건 왜 물어요?”“나중에 검사 한번 해 봐. 특히 정신의학과 검사는 빼놓지 말고 해.”백아윤이 말을 이었다.“내가 보기엔 넌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아.”“누나, 장난하지 마요. 저 멀쩡해요.”윤태호가 웃으며 말했다.“정말 네가 멀쩡하다고 생각해?”백아윤이 말했다.“성적 취향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적, 정말 없어?”“무슨 문제요?”백아윤이 말했다.“임다은도 너보다 나이가 많고, 나도 너보다 나이가 많아. 심지어 문서아라는 사람은 너보다 10살이나 많잖아. 연상 킬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문제가 없다고?”“저는 문제라고 생각한 적 없어요. 모든 사람은 예쁜 걸 좋아하잖아요. 누나들을 먼저 만날 걸 어쩌겠어요. 만약 지금 80살의 예쁜 할머니를 만난다고 해도 저는 좋...”윤태호는 말을 채 내뱉지도 못한 채 다급하게 입을 닫았다. 백아윤의 눈에서 살기가 흘러나왔기 때문이었다.“이 자식이 우리로는 부족해서 또 여자를 더 만나겠다는 거야? 이러고도 아무런 문제가 없어? 내가 보기에 너 문제 많아.”백아윤이 윤태호의 귀를 잡아당기며 훈육을 시작하려 했다.“잠깐만요...”윤태호가 다급하게 말했다.“누나, 먼저 이거 좀 놔줘요. 할 얘기가 있어요. 중요한 일이에요.”“뭔데?”“누나 결혼이요.”결혼이라는 두 글자에 인상을 찌푸린 백아윤이 윤태호의 귀를 놓아주었다.“하고 싶은 말이 뭐야?”백아윤이 윤태호를 보며 물었다.윤태호가 백아윤의 손을 잡으며 말을 이었다.“누나는 이제 제 여자예요. 저는 누나가 다른 사람과 결혼하는 걸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어요.”“그래서?”백아윤이 물었다.“그래서 누나와 배윤혁은 반드시 파혼해야 해요.”백아윤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그건 우리 할아버지와 배윤혁 씨 할아버지가 정해주신 정략 결혼이야. 그 결혼을 깨는 건 쉬운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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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6화

침대가 끼익끼익 소리를 내며 요동치다가 두 시간이 지나서야 완전히 조용해졌다.윤태호는 온몸이 다 부서질 것처럼 피곤했다.그는 다시 한번 아무리 힘들어도 죽으라는 법은 없다는 말을 실감했다.“어때? 내 전투력이 임다은보다 못하지 않지?”백아윤이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둘 다 비슷한 것 같은데...”“같은데?”“기술이 다은 누나만큼은 아니에요.”윤태호가 한마디 덧붙였다.“누나, 돌아가서 영상 많이 보고 좀 배워봐요.”“흥.”백아윤이 콧소리를 내며 손목시계를 힐끗 보더니 말했다.“일어나.”“왜요, 좀 더 쉬었다 가요.”“왜? 못 일어나겠어?”백아윤이 웃으며 물었다.“농담 잘하시네요. 저 체력이 좋거든요?”윤태호는 괜히 허세를 부리며 침대에서 뛰어내렸다.일어나는 건 문제없었지만 허리가 조금 뻐근한 정도였다.윤태호는 몸이 상하면 곤란하니 속으로 앞으로는 절대 무리하지 않기로 결심했다.백아윤은 가볍게 웃으며 침대에서 내려오다가 두 발을 디디자마자 다리가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윤태호는 재빨리 백아윤을 부축했다.“누나, 괜찮아요?”“다 너 때문이잖아.”백아윤이 흘기자 윤태호는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그게 왜 제 탓이에요? 누나가 너무 열정적이셔서 그런 거죠.”“또 그딴 소리 할래?!”백아윤은 윤태호를 뚫어져라 노려보다가 조금 전 자신의 미친 듯한 모습이 떠오르자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잠깐 쉬었다 갈래요?”“됐어.”백아윤은 자세를 다잡고 일어났다.“옷 입어.”“어디 가는데요?”“너희 집.”“우리 집이요?”윤태호가 멍한 표정으로 되물었다.“미주로 돌아왔는데 너희 어머니 뵈러 가야지.”윤태호는 그제야 백아윤의 의도를 알아채고 웃었다.“그래요. 미래 장모님 뵈러 가야죠.”“무슨 장모님이야! 난 그런 거 인정한 적 없어.”“이미 몸에 제 도장이 찍혔는데 인정 안 하면 뭐해요?”“절대 인정 안 할 거야. 네가... 날 정식으로 아내로 맞이하기 전에는.”“걱정 마요. 때가 되면 꼭 그렇게 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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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7화

“네.”무영이 고개를 끄덕였다.“백아윤의 약혼 상대는 배씨 가문의 배윤혁입니다.”“그 배씨 가문 꼬맹이는 쓸모없는 놈이라 크게 될 자질이 없어.”윤정욱은 코웃음을 치고는 이어서 말했다.“그런데 태호가 백아윤과 너무 친밀하게 지내는 건 좋지 않아.”“백경표가 건강이 안 좋아. 배씨 가문와의 정략결혼은 분명히 백씨 가문 쪽에서 백경표가 없을 시를 대비해 짜놓은 포석일 거야. 태호가 지금 백아윤과 얽혀 있으면 백경표의 계획을 망칠 뿐만 아니라 배씨 가문과도 원한을 사게 되겠지.”윤정욱은 계속 말했다.“지금 그 녀석의 세력은 너무 약하니 백씨 가문과 배씨 가문을 동시에 적으로 돌려서 득이 될 게 전혀 없어. 방법을 생각해서 그 둘의 악연을 끊어야겠어.”“어르신, 그게 무슨 뜻이죠?”“내가 직접 태호를 위해 혼사를 마련해야겠어. 당씨 가문의 손녀가 좋겠군.”무영이 깜짝 놀랐다.윤정욱이 말한 당씨 가문에서 지금 실권을 쥐고 있는 건 당규언이었다.윤정욱은 혼인을 통해 윤태호에게 강력한 배경을 만들어 주려는 것이다.그러면 윤태호가 해정에 올라왔을 때 한층 안전한 기반을 얻게 된다.“어르신, 제가 아는 바로 백아윤과 친한 것 외에도 주변에 다른 여자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만약 당씨 가문과 정략결혼을 약속하면 당 어르신이 작은 태호 도련님을 엄밀히 조사할 겁니다.”무영이 말했다.“괜찮아. 자고로 큰일을 이룬 자들 곁엔 항상 미녀들이 법이지. 여자 몇 명 더 있는 것이 무슨 상관이야?”“어르신, 한 말씀 드려도 될지 모르겠습니다.”“말해봐.”무영이 말했다.“작은 태호 도련님은 아마도 이미 자신의 신분을 알게 되었을 겁니다. 어르신께서 혼사를 주선하셔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떻게 하시려고요?”윤정욱은 잠시 침묵하다가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입을 열었다.“무영아, 넌 내 곁에 오래 있었으니 잘 알겠지. 내가 하는 모든 일은 저 두 모자를 위함이야.”“저도 어르신께서 그분들을 위하신다는 것을 압니다. 지난 세월 동안 어르신께서 지켜주지 않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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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8화

한편 해정의 옥천산 백씨 가문의 별장에는 은빛 아우디 A8 한 대가 대문을 천천히 통과해 정원 한가운데 멈춰 섰다.이어 문이 열리고 한 젊은 남자가 내렸다.남자는 서른을 갓 넘은 듯한 나이에 새하얀 피부와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었으며 깊은 검은색 눈동자에는 묘한 빛이 감돌았다.칼날 같은 눈썹, 높게 솟은 콧대, 완벽한 입매까지 모든 게 고상하고 절제된 품격을 드러냈다.그때 집 안에서 집사로 보이는 노인이 급히 나와 젊은 남자에게 공손히 인사했다.“도련님, 돌아오셨어요?”“네.”젊은 남자가 잔잔히 미소 지었으며 그건 봄바람이 스치는 듯한 부드러운 웃음이었다.집사가 이어 말했다.“도련님, 아버님께서 돌아오셨는데 지금 서재에 계십니다.”“그래요?”젊은 남자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아버지는 부대에 계시지 않나요? 왜 갑자기 돌아오신 거죠?”“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도련님께서 돌아오시면 바로 서재로 오라고 하셨습니다.”“알겠어요.”젊은 남자는 대답을 마치고 곧장 안으로 들어가 2층 서재 문을 밀어 열었다.그 안에는 군복을 입고 어깨에 금빛 별 한 개를 단 중년 남자가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아버지!”젊은 남자가 밝게 웃으며 다가갔다.“돌아오실 거면 미리 연락이라도 주시지 그랬어요. 제가 마중 나갔을 텐데.”“이번엔 해정에 복명하러 온 거라 미리 알리지 못했어. 참, 경수야. 할아버지는 요즘 건강이 어떠셔?”젊은 남자의 이름은 백경수로 백씨 가문의 삼 대손이자 백아윤의 사촌오빠였다.그의 아버지는 백승곤은 마흔일곱 살로 지금은 서남부 한 부대의 참모장으로 있으며 소장 계급을 지닌 군인이다.백경수는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할아버지께서 몸이 좀 안 좋으셔서 오늘 아침 병원에 모시고 갔어요. 교수들이 며칠 입원하라 해서 옷 좀 챙기려고 들른 거고요.”“하아... 몸이 예전 같지 않나 보네. 요즘은 하루가 다르게 약해지시니 걱정이야.”백승곤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너무 걱정 마세요. 교수들 말로는 당장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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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9화

백승곤은 휴대폰을 꺼내더니 사이트 하나를 열어 백경수에게 내밀었다.화면을 들여다보니 기사 제목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미주의 신의, 패천국 명의의 기를 꺾고 한의학의 위상을 되살리다!]짧은 기사였지만 센터에는 윤태호와 이현서 두 사람의 이름이 떡하니 걸려 있었다. 그 밑에는 몇 장의 사진이 함께 실려 있었는데 백경수의 시선은 마지막 사진에 멈췄다.사진 속에는 백아윤이 한 남자와 서로 껴안고 있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순간 백경수는 눈빛이 싸늘하게 식었다.“사진 속 남자는 윤태호예요. 미주 병원 한의과 교수인데 예전엔 백아윤 밑에서 일했어요. 조사해 보니 두 사람 관계가 단순하지 않더라고요.”“전에 소민현이 미주에 갔다가 이놈한테 당해서 폐인이 된 거지?”백승곤이 낮은 소리로 묻자 백경수는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윤태호는 단순한 의사가 아니라 용문 4대 용사 중 한 명이에요.”“뭐?”백승곤은 놀란 눈으로 백경수를 바라봤다.“처음엔 아윤을 소민현에게 시집보낼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소민현이 미주에 도착하자마자 윤태호한테 덤볐다가 완전히 끝장났지 뭐예요. 그때부터 윤태호를 조사했어요. 몇 달 만에 미주에서 손꼽히는 인물이 되더니 어느새 용문 4대 용사 중 한 명으로 올라섰더라고요. 게다가 군신에게 인정받아 명왕전에 들어갔어요.”백경수의 목소리가 점점 낮아졌다.“얼마 전 명왕전에서 임무가 하나 떨어졌는데 제가 직접 군신에게 지원 의사를 밝혔거든요? 그런데 최종 선택된 건 제가 아니라 윤태호였어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군신이 윤태호를 선택했다는 것 자체가 모든 걸 말해주죠. 그만큼 그 녀석 보통이 아니라는 거예요.”백경수는 계속 자세한 상황을 설명했다.“실력도 상당해서 아직 청룡 랭킹 경쟁에는 안 나섰지만 랭킹 상위권들과 견줄 정도라고 들었어요. 호용산 장교인 장미진인과도 남다른 관계라고 하고요.”백승곤은 듣는 내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아윤이랑 윤태호가 너무 가깝게 지내서 제가 일부러 아윤을 미주에서 불러와 해정으로 전근시킨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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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0화

멀리 미주에 있는 백아윤은 자신을 둘러싼 거대한 음모가 이미 시작되었다는 걸 전혀 모르고 있었다.그 시각 백아윤은 조수석에 앉아 윤태호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차 안에서 백아윤은 휴대폰을 켜 뉴스를 훑다가 갑자기 말했다.“윤태호, 너 이제 완전 유명인이 다 됐네. 지금 인터넷에 온통 네 얘기뿐이야. 이현서를 이긴 데다가 현대의 화타라면서 기사마다 칭찬 일색이네. 이번에 이현서를 이긴 덕분에 팬도 꽤 생겼겠는데?”“그래요?”윤태호는 이미 예상했던 반응인지라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며칠 전에 이현서를 도발해 도전에 끌어들이기 위해 임다은에게 부탁해 화제성을 SNS 상위권까지 끌어올렸으니 이제 주목받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그리고 인터넷에 보니까 너한테 진료받으러 미주 병원까지 가겠다는 사람들도 많더라.”“좋은 일이잖아요.”윤태호가 피식 웃었다.“환자가 많을수록 우리 과 성과도 올라가니까요. 게다가 방송사 기스, 인별그램, 각종 언론에서도 전부 너에 대한 칭찬뿐이야. 혼자서 패천국 명의를 꺾은 천재 한의사라나 뭐라나.”백아윤은 한마디 덧붙였다.“어쨌든 이번엔 진짜 확실하게 이름 알렸어.”백아윤은 잠시 말을 멈추더니 진지하게 덧붙였다.“하지만 태호야, 앞으로는 조심해. 유명해진다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거든. 이제부턴 네가 하는 일 하나하나 다 눈에 띌 거야. 그러니까 조심 또 조심해야 해.”“알겠어요.”윤태호는 백아윤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이런 말은 정말로 윤태호를 걱정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말이었다.이번 도전의 목적은 단순히 한의학에 대한 신뢰 회복이나 과 실적 향상뿐만은 아니었다.윤태호는 또 한 가지 이유로 이 주목을 원했다.혹시 아버지인 윤무성이 아직 살아 있다면 자기 이름을 보게 되길 바랐다.그래서 윤태호는 지금의 유명세가 싫지 않았으며 요즘 들어 이상한 예감도 들었다.아버지가 어쩌면 정말 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예감.그렇다면 지난 스무 해 동안 그는 어디에 있었을까?‘아직 살아 계신다면 분명 이 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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