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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Chapter 931 - Chapter 940

979 Chapters

제931화

윤태호는 고개를 살짝 돌려 제왕검으로 무정검을 쳐냈지만 예상치 못하게 무정검이 다른 방향에서 쏜살같이 그의 목 앞으로 들이닥쳤다.두 번의 검격이 오가는 데 시간은 1초도 걸리지 않았다. 극한에 달한 속도였다.윤태호는 간신히 검날을 피했다.그때 냉혈은 잽싸게 뒤로 물러섰다가 다시 솟아오르며 공중에서 윤태호를 향해 검을 내리꽂았다.“세 번째 검이다!”냉혈이 목청껏 외치자 그의 손에 쥔 무정검이 마치 한 줄기 섬광처럼 번쩍이며 하늘을 찌를 듯한 검기가 터져 나왔다.이 일격에 냉혈은 자신의 정기와 혼을 모두 검에 실었다. 이것이 그의 최강의 검이자 필살의 검이었다.이 한 수로 윤태호를 반드시 죽이려 했다.검날이 눈 깜짝할 사이에 다가왔다.“정지!”윤태호는 때맞춰 정지술을 사용했지만 효과가 없었다.냉혈의 속도가 너무 빨라 정지술조차 효과를 발휘할 수 없었다. 윤태호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구전신용결을 운전해 내공을 검에 주입한 뒤 맹렬하게 검을 휘둘렀다.챙!두 검이 허공에서 부딪쳤다.무정검은 순식간에 부러졌고 냉혈은 공중에서 몸이 추락하며 몇 걸음 뒤로 물러선 뒤에야 간신히 버텨냈다.냉혈은 손에 쥔 부러진 검을 보며 넋이 나간 듯 멍하니 중얼거렸다.“어떻게 이럴 수가? 어떻게 이럴 수가, 왜...”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윤태호는 즉시 은신술을 써서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가 곧 냉혈의 등 뒤에 나타났다.그리고 검을 휘둘렀다.냉혈은 고수였기에 잠시 정신이 팔리긴 했어도 위험이 닥치자 반응 속도는 전혀 느리지 않았다. 그는 몸을 돌려 무정검을 찔렀다.하지만 무정검을 찌르고 나서야 그는 검이 부러졌다는 사실이 떠올랐다.냉혈은 물러서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제왕검이 그의 미간을 스쳐 지나갔다.순식간에 냉혈의 얼굴은 어두워졌고 손에 들고 있던 부러진 검이 쨍그랑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아버지께서 옛날에 말씀하셨지. 검도를 닦는 자는 검을 목숨처럼 여기며 검이 있으면 살고 검이 부러지면 죽는다고 했어.”“아버지께서 또 말씀하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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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2화

윤태호는 냉혈을 처리한 후 고개를 돌려 기린을 바라봤다.기린은 목맨 귀신과 한창 싸우고 있었다.목맨 귀신은 윤태호의 칼에 왼쪽 어깨를 베인 후 전투력이 크게 떨어져 고통을 참으며 기린을 상대했지만 방어에만 급해 반격은커녕 두들겨 맞고 있었다.사실 목맨 귀신은 계속해서 윤태호와 냉혈의 싸움을 주시하고 있었다. 냉혈이 윤태호를 빨리 처치하고 자신을 도와주기를 바랐지만 뜻밖에도 냉혈이 죽어버린 것이다.냉혈이 쓰러지는 것을 본 목맨 귀신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크게 외쳤다.“아우야, 도망칠 준비해!”굶주린 귀신은 청룡과 맞붙어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오랜만에 이렇게 통쾌하게 싸운 그는 서둘러 말했다.“형, 잠시만 기다려. 내가 이 자식을 해치울게.”목맨 귀신은 이 말을 듣고 분해서 피를 토할 지경이었다.‘이 멍청한 놈, 계속 싸우다간 우리 모두 죽을 수 있어!’“아우야, 미련 두지 마. 냉혈이 죽었어. 빨리 물러서!”목맨 귀신이 다급하게 외쳤다.굶주린 귀신이 뒤를 돌아보니 냉혈이 피 웅덩이에 쓰러져 있었다. 가슴이 철렁한 그는 후퇴하려고 할 때 청룡의 발길질에 정통으로 맞았다.퍽!굶주린 귀신의 거대한 몸뚱이가 축구공처럼 순식간에 굴러떨어졌다.굶주린 귀신은 반응이 빨랐다. 굴러간 후 재빨리 일어나 기린 쪽을 향해 돌진했고 목맨 귀신과 함께 도망치려 했다.윤태호의 몸이 번개처럼 신속하게 움직였다. 그는 휙 하고 달려나가 굶주린 귀신의 앞을 가로막았다.“청룡 씨, 기린을 도와주세요.”윤태호는 말을 마친 후 굶주린 귀신을 바라보았다. 그의 미소 속에는 섬뜩한 살기가 서려 있었다.“왔으니 다시 돌아갈 생각은 말아라.”“이 망할 자식, 감히 내 형님을 다치게 해? 가만두지 않겠어!”굶주린 귀신은 뼈를 자르는 칼 두 자루를 들고 달려왔다.이 녀석은 윤태호와 한판 제대로 겨루고 싶었지만 뜻밖에도 번개가 허공에서 떨어졌다.쿵!굶주린 귀신은 순식간에 온몸에서 연기가 날 정도로 벼락을 맞았다.하지만 이 녀석은 매우 튼튼해서 벼락을 맞고도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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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3화

순식간에 피와 뼈가 사방으로 흩날렸다.“아우야.”목맨 귀신은 이 광경을 보고 눈이 뒤집혀 뛰쳐나가려 했지만 청룡의 일격에 턱을 맞고 정신이 흐릿해졌다.한편 기린은 목맨 귀신의 등에 또 한 번 주먹을 날렸다.둘은 협력하여 순식간에 목맨 귀신을 완전히 죽여버렸다.마침내 현장은 고요해졌다.“윤태호 씨, 괜찮으세요?”기린은 윤태호의 몸에 묻은 핏자국을 보고 걱정스럽게 물었다.“괜찮아요.”윤태호가 웃으며 대답했다. 그의 몸에 묻은 피는 대부분은 굶주린 귀신이 죽을 때 튄 것이었다.“괜찮으시다니 다행이네요. 우리가 늦은 줄 알았어요.”기린이 웃으며 말했다.“문주님이 저희더러 윤태호 씨를 도와드리라고 하셨어요.”“두 분이 다 오셨으면 문주님은 누가 보호하고 있죠?”윤태호가 물었다.청룡이 웃으며 말했다.“윤태호 씨가 생각지도 못했을 거야. 문주님은 두 사람을 불러 우리와 똑같이 변장하게 한 후 곁에 두었거든.”“그렇군요.”윤태호는 감격해 하며 말했다.“정말 고마워요. 오늘 두 분이 아니었다면 이곳에서 죽을 뻔했어요.”이때 당영곤과 용안도 차에서 내렸다.“두 분께 감사드려요.”당영곤이 말했다.“지난번에 한 번 때렸었는데 아직도 아픈가?”기린이 물었다. 그날 밤 서북으로 달려갔다가 윤태호가 모래 아래 묻혀 위태로운 상황이라는 소식을 듣고 그 자리에서 당영곤을 때렸다.“아프다고 하면 미안해할 거예요?”당영곤이 물었다.기린이 웃으며 말했다.“천만에. 난 죄책감 같은 거 느낀 적 없어.”“흥.”당영곤이 콧방귀를 뀌었다.용안은 공손한 자세로 청룡과 기린에게 말했다.“오늘 정말 고마웠습니다. 나중에 제 힘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말씀하세요. 제가 물불 마다하지 않고 있는 힘껏 도와드리겠습니다.”“다 친구인데 그렇게까지 말하긴.”청룡이 말했다.“윤태호 씨, 구천께서 우리더러 윤태호 씨를 해정까지 호위하라고 하셨어.”“두 분은 어서 전양으로 돌아가 문주님을 보호하셔야 합니다. 문주님 곁에 두 분이 없으면 안 됩니다.”윤태호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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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4화

새벽 세 시.해정, 백씨 가문.백경수는 서재에 머물러 있었다. 평소 담배를 잘 피우지 않던 백경수가 이례적으로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불을 붙였다.그는 윤태호가 살해되었다는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똑똑.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고 집사의 목소리가 뒤이어 들려왔다.“도련님, 주무셨습니까?”“들어와!”백경수는 정신이 번쩍 들었고 미간에는 흥분한 기색이 여렸다.‘집사가 분명 좋은 소식을 가져왔을 거야.’곧 문이 열리고 집사가 종종걸음으로 들어왔다. 그는 들어오자마자 방안에 코를 찌르는 듯한 담배 냄새가 가득함을 발견했다.“도련님, 담배는 건강에 좋지 않으니 좀 줄이시는 게...”집사가 걱정스럽게 말했다.백경수는 담뱃불을 비벼 끄며 물었다.“상황은 어떻게 됐어? 윤태호가 죽었어?”집사는 침묵하며 대답하지 않았다.“묻고 있는데 왜 대답이 없어?”백경수는 짜증을 냈다.그제야 집사가 입을 열었다.“도련님, 윤태호는 죽지 않았습니다.”“죽지 않았다고?”백경수는 믿을 수 없었다.“말도 안 돼. 냉혈은 세계 최고의 킬러이니 실력은 의심할 필요가 없어. 천지의 두 귀신도 실력도 약하지 않아. 이 셋이 청룡 랭킹을 다툴 때 태극종사 진도릉에게 반 수의 차이로 졌을 뿐이야. 세 사람이 함께 달려들었으면 윤태호는 고사하고 청룡 랭킹 5위 안에 드는 고수라도 죽임을 당할 수밖에 없을 텐데 어떻게 죽지 않을 수 있단 말이야?”집사가 말했다.“사실입니다. 윤태호는 정말 죽지 않았습니다.”백경수는 다시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불을 붙이고 깊이 한 모금 빨아들인 뒤 물었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자세히 말해봐.”집사가 말했다.“자세한 사정은 저도 잘 모릅니다. 다만 냉혈과 천지의 두 귀신이 모두 당했다는 것만 알고 있습니다.”“뭐라고?”백경수의 얼굴색이 완전히 변했다.“윤태호가 이 세 사람을 죽였다는 거야?”“확실치 않습니다.”집사가 말했다.“제 추측으로는 누군가가 윤태호를 도운 것 같은데 첩자의 보고에 따르면 차에는 당영곤과 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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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5화

집사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죄송합니다.”“죄송하다고 말하면 끝일 줄 알아? 이 일이 얼마나 심각한지 정말 모르는 거야? 윤태호가 죽지 않으면 나와 배씨 가문의 동맹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나아가 내가 천하를 손에 넣으려는 데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거라고.”백경수는 계속해서 호통을 쳤다.“자고로 한순간을 위해서 오래 준비하라고 했어. 그런데 자네가 이렇게 무능한 짓을 한다면 나에게 무슨 소용이 있는 거야?”이 말을 들은 집사는 순식간에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털썩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도련님, 죄송합니다. 제가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제발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백경수는 얼음처럼 차가운 두 눈으로 집사를 노려보았다. 그렇게 꼬박 30초가 지난 후 그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됐어. 이미 벌어진 일이니 자네를 탓해봐야 소용없지. 내가 진작 알아챘어야 하는데. 조재빈 문주님은 계략을 짜는데 능하고 무슨 일이든 신중하게 움직이는 사람이지. 조 문주님이 청룡과 기린을 보내 윤태호를 지원하지 않은 것을 보면 다른 준비를 해놓은 게 분명해.”“그런데 윤태호 하나 때문에 용문 제자를 10만 명이나 동원하다니. 윤태호가 조재빈 문주님의 마음속에서 차지하는 무게를 내가 과소평가한 모양이야. 그만 일어나 봐.”집사는 그제야 바닥에서 일어서며 감격하여 말했다.“도련님, 감사합니다.”“또 보고할 것이 있어? 없으면 나가봐.”백경수의 기분은 좋지 않아 퉁명스럽게 말했다.“도련님, 한 가지 상황이 더 있습니다.”집사가 말했다.“군도 이후 윤태호가 또다시 킬러의 습격을 받았습니다. 그 킬러들은 세계 킬러 랭킹에서 악명이 높은 수라와 나찰입니다. 수라와 나찰은 제가 보낸 것이 아닙니다.”“그래?”백경수는 의외라는 듯 물었다.“그러니까 우리 말고도 윤태호를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또 있다는 말이야?”집사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그런 것 같습니다.”“대체 누구일까?”백경수는 눈을 가늘게 뜨고 머릿속으로 빠르게 생각했다.그는 윤태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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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6화

한편, 윤씨 저택의 서재는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윤정욱은 등나무 의자에 누워 손에 든 부채로 살랑살랑 부채질하며 물었다.“태호 소식은 있어?”“방금 들어온 소식으로는 태호가 이미 태림을 지나 해정으로 오고 있다고 합니다.”무영이 윤정욱 옆에 나타나 대답했다.“길이 험난했겠지?”“네. 태호는 먼저 군도를 만났고 나중에는 킬러 두 명을 만났습니다. 태림에 들어가기 전에는 세계 최고의 킬러인 냉혈과 천지의 두 귀신도 나타났었는데 모두 태호 손에 죽었습니다.”“이 아이는 정말 무성과 똑같구나.”윤정욱의 늙은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다.“무성도 그때 신이든 귀신이든 닥치는 대로 때려잡았지.”무영이 말했다.“제가 들은 소식으로는 조재빈 문주님께서 북방 14개 지역의 지하 세력을 동원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용문 제자들이 지금 태호를 호위하고 있다고 합니다.”“정말이야?”윤정욱이 웃었다.“조재빈이 신경을 많이 썼네.”무영이 말했다.“아마 태호가 해정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길에서 적을 만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윤정욱이 웃으며 말했다.“백씨 가문의 그 아이는 꽤 교활한 편이지. 인제 와서 태호를 막으려고 사람을 보내는 건 헛된 짓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런 멍청한 짓은 하지 않을 거야.”“어르신, 해정 밖에서 손을 쓸 수 없다면 백경수는 분명 해정 안에서 움직일 것입니다. 제 생각엔 한방에 무너뜨릴 기회를 노릴 수도 있습니다.”“그게 바로 내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야.”“어르신, 제가 성문에서 태호를 기다리며 몰래 보호하는 건 어떻겠습니까?”“넌 가면 안 돼. 네가 내 사람인 걸 모두가 다 아니까. 네가 나서서 태호를 돕는다면 눈치 빠른 사람들은 즉시 태호의 정체를 의심하게 될 거야.”“그럼 어떻게 해야죠?”윤정욱은 잠시 생각하더니 물었다.“무적이는 돌아왔어?”“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윤정욱의 표정이 굳어졌고 서재의 분위기는 갑자기 무거워졌다.무영이 위로했다.“어르신, 태호는 명왕전 사람이니 위험에 처하면 군신께서 모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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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7화

고속도로 위에서 군용 번호판을 단 지프차가 해정을 향해 맹렬히 질주하고 있었다.윤태호는 차창을 통해 서쪽으로 넘어가는 노을을 바라보았다.“해정까지 얼마나 남았어요?”윤태호가 물었다.“네 시간 남았어요.”당영곤이 웃으며 말했다.“저희는 열댓 시간 동안 적을 만나지 않은 것 같네요.”지난밤 냉혈을 비롯한 세 킬러를 처리한 이후 윤태호네는 종일 운전했지만 열댓 시간이 지나도록 더는 적을 마주치지 않았다.용안이 말했다.“그래도 조심해야 해요. 백씨 가문이든 배씨 가문이든 윤태호 씨가 살아서 해정에 도착하는 것을 원치 않을 텐데요.”“해정에 들어가기 전에는 더는 적을 만나지 않을 거예요.”윤태호가 말했다.“왜 그렇게 생각하세요?”용안이 의아해 물었다.윤태호가 답했다.“문주님께서 용문 형제 10만 명을 동원해 호위하고 있는데 백경수가 바보가 아닌 이상 더는 사람을 보내 저를 죽이려 하지 않을 거예요. 어차피 지금 이 상황에서 고수를 보낸다 한들 살아 돌아올 수 없을 테니까요.”당영곤은 윤태호의 분석에 동의하며 웃었다.“혼자 힘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을 대처하긴 역부족이에요. 10만 명이나 넘는 사람을 상대하려니 오죽하겠어요? 이 10만 명이 모여서 한 사람이 침만 뱉어도 사람을 익사시킬 수 있어요. 관군후 소진구가 온다고 해도 10만 용문 형제를 상대하려면 도망칠 수밖에 없을걸요.”용안이 말했다.“소진구가 도망친다고요? 에이, 그럴 리가요. 그분도 손에 병사가 백만 명이 있어요.”“내가 그렇게 비유했을 뿐이야. 이 말도 이해 못 했어?”당영곤은 바른 소리를 한 용안에게 짜증이 났다.용안이 웃으며 말했다.“윤태호 씨, 조 문주님께 전해주세요. 용문 형제 10만 명을 데리고 결혼식장에 같이 가서 소란을 피우면 백경수가 아무리 기세등등해도 무릎 꿇고 빌 수밖에 없을 겁니다.”윤태호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당영곤이 말했다.“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넌 김칫국부터 먹는 거야? 문주님은 그럴 리 없어.”“윤태호 씨가 정말 그렇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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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8화

해정은 도성인 것만큼 경비가 삼엄했다.고속도로를 빠져나온 후로는 일정한 간격마다 검문소가 보였다.지프차에는 군용 번호판과 함께 명왕전 통행증이 붙어 있어 순조롭게 통과할 수 있었다.밤 10시.지프차가 신무문에 도착했다. 윤태호는 해정에 처음 와보는 터라 호기심을 가지고 앞으로 내다보았다. 신무문은 높이가 30m가 넘었고, 웅장하고 장엄했다.당영곤은 오랫동안 해정에 머물렀기 때문에 해정의 건축과 역사에 정통했다. 그는 윤태호를 위해 설명했다.“신무문은 영나라 시대 도성 내 아홉 문 중 하나였어. 처음에는 영나라 때 지어졌고 처음에는 신정문이라 불렸는데 신조 4년에 신무문으로 이름을 바꿨어.”“예전에는 죄수를 실은 수레가 신무문을 지나갔지. 마침 앞에 사형장이 있어서 죄수들은 형조의 심판을 받은 후 신무문을 나와 세랑리 사형장에서 참수당했어.”“저 앞이 보여? 신무문 앞쪽 천장에 글자가 새겨져 있어.”윤태호가 고개를 들고 자세히 살펴보니 정말로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후회지.]“그 세 글자는 무슨 뜻이에요?”윤태호가 물었다.당영곤이 웃으며 말했다.“방금 말했잖아요. 죄수가 여기서 나가 세랑리에서 참수당하니 죽기 직전에 후회해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그래서 후회는 늦었다는 뜻이에요.”윤태호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했다.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당영곤은 차의 속도를 늦추며 멀지 않은 거리의 길 양쪽에 늘어선 상점이나 약국을 가리켰다.“여기가 바로 세랑리예요. 옛날에 이곳에서 죽은 원혼들은 셀 수 없을 만큼 많아요. 그중 가장 유명한 인물은 박안년과 정보인이에요.”“성나라 말, 문나라 초반에 성나라의 영의정인 박안년은 문나라에 귀순하기를 거부하고 4년간 갇히다가 결국 세랑리에서 살해당했어요.”“박안년은 사형장에서 참수관을 향해 자신이 성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이제야 다 마쳤다고 말한 후 의연하게 죽음을 맞이했어요.”“문조 시기 공납제를 개혁한 관원이 죽임을 당하며 외쳤던 말이 있어요. 나라에 충성을 바쳐도 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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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9화

소녀가 다급하게 물었다.“그럼 후반생은요?”“후반생이 되면 이런 삶에 익숙해졌을 거네.”소녀의 얼굴이 순간 창백해졌다.그녀는 대학교 4학년 학생으로 점괘 같은 것을 전혀 믿지 않았었다. 하지만 졸업이 코앞인데도 남자친구를 사귀지 못하자 룸메이트가 점쟁이를 찾아가 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했다. 소녀는 그제야 점을 치러 나왔다.여러 곳을 다녀봤는데 대부분 앞을 못 보는 시각장애인인 것처럼 분장하고 사람들을 속이는 점쟁이들이었다. 오직 눈앞의 이 도사님만이 무복을 입고 총채를 걸치고 있어 신선 같은 풍채를 뽐냈다. 그녀는 이분이 바로 신통한 고수라고 생각하고는 다가왔다.그런데 평생 남자를 못 찾는다니? 소녀는 이 말을 듣고 울음이 터질 지경이었다.장미진인이 길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아가씨, 자네는 고독한 운명을 타고났어. 평생 순탄치 않을 뿐만 아니라 남자를 찾지 못하고 홀로 늙어 죽게 될 팔자네.”소녀는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다급하게 물었다.“그럼 이 고독한 운명을 해결할 방법이 있습니까?”“나는 속세에 물들지 않은 고수이니 물론 방법이 있지.”“어떤 방법입니까?”장미진인이 소녀를 가리키며 말했다.“내게 아들을 낳아주면 이 고독한 운명은 해결될 것이네.”‘쓰레기!’소녀는 드디어 눈앞의 고수다운 모습을 하는 늙은이가 사기꾼일 뿐만 아니라 파렴치한 쓰레기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화가 나서 돌아서서 가려 했다.장미진인이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아가씨, 점을 치고 돈도 안 내고 그냥 가려고? 돈이 없으면 몸으로 때워도 된다고...”퍽!윤태호가 돌멩이 하나를 던져 장미진인의 머리를 맞혔다.“누구야? 누가 날 때렸어? 너 죽을래?”장미진인이 몸을 돌려 윤태호를 보는 순간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우리 이렇게 친한 사이인데 좀 봐주면 안 돼?”‘젠장 또 헛소리하기 시작했네.’윤태호는 장미진인이 헛소리를 치는 것을 가장 싫어했다.그는 물었다.“왜 여기에 있는 거예요?”“내가 왜 여기 있는지 몰라서 물어?”장미진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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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0화

당영곤은 윤태호와 장미진인이 동시에 성문 쪽을 바라보는 것을 보고 자신도 고개를 돌렸다.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그런데도 그는 군인의 직감으로 강렬한 살기를 느꼈다.“조심하세요.”당영곤은 이렇게 말하며 이미 허리에 찬 총을 움켜쥐었다. 해정은 도성이라 규율이 엄격해 함부로 총을 쏠 수는 없지만 그는 명왕전의 참모로서 총을 쏠 권한이 있었다.용안도 총을 뽑아 들며 긴장된 표정으로 물었다.“적은 어디에 있어요?”“곧 나타날 거야.”당영곤의 말이 끝나자마자 성문에 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중년 남자였다.나이는 마흔 살 조금 넘어 보였고 얼굴은 빼어나게 준수했으며 몸에는 회색 장포를 걸치고 등 뒤에는 한 자루의 큰 칼을 비스듬히 메고 있었다.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그의 헤어스타일이었다.중년 남자는 머리가 길었고 가르마를 가운데로 하고 있었는데 한쪽은 검은색, 다른 한쪽은 흰색이었다. 고대 협객다운 모습이다.중년 남자의 몸에서 사나운 살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윤태호는 그 중년 남자를 처음 본 순간, 그의 온몸에 맞설 자가 없는 패기가 서려 있음을 느꼈다.이런 패기는 전에 관군후 소진구에게서만 본 적이 있었다.“패도!”장미진이 놀라서 소리쳤고 얼굴색이 이전보다 더욱 경직되었다.“패도?”윤태호는 이 두 글자를 듣고 의혹스러운 눈빛으로 당영곤을 바라보았다.당영곤은 침착하게 말했다.“패도는 고수예요.”‘그걸 말이라고 해요?’윤태호는 눈을 굴렸다.당영곤은 계속 말했다.“패도는 이 사람의 별명일 뿐, 본명은 조현석이에요. 조현석은 청룡 랭킹에 도전한 적은 없지만, 청룡 랭킹 2위인 무영산 장교와 겨룬 적이 있었죠.”“누가 이겼어요?” 윤태호가 물었다.당영곤은 고개를 저었다.“아무도 이기지 못했어요. 무승부였죠.”‘뭐라고?’윤태호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이 사람이 청룡 랭킹 2위와 무승부라고? 그렇다면 이 사람은 고수일 뿐만 아니라 일류 고수라는 뜻이네.’윤태호는 그제야 장미진인의 얼굴색이 왜 그리 짙어졌는지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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