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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Chapter 941 - Chapter 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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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1화

“조현석의 칼솜씨가 매우 뛰어나서 사람들은 패도라는 별명까지 붙여줬어요. 그런데 백경수가 불러들인 것인지 아니면 배씨 가문에서 초청한 것인지 모르겠네요.”윤태호가 말했다.“어차피 나를 죽이러 온 사람이니 누가 불렀는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아요.”“그 말도 일리가 있네요.”두 사람이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는 동안 용안의 손바닥에는 이미 식은땀이 흥건했다.“윤태호 씨, 패도를 이길 수 있겠어요?”용안이 윤태호에게 물었지만 그의 시선은 장미진인에게 향했다.그는 윤태호가 분명 패도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기에 장미진인에게 마지막 희망을 걸 수밖에 없었다.“그런 눈으로 나를 보지 마.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나는 이 사람과 싸울 수 없어.”장미진인의 말을 들은 용안은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망했어. 이대로 황천길에 올라야 한다고?’바로 그때 장미진인이 다시 말했다.“윤태호, 난 혼자 패도와 싸울 수는 없는데 어떻게 할까? 우리 둘이 힘을 합쳐 싸워보는 건 어떻겠어?”“저도 같은 생각이에요.”윤태호도 혼자 힘으로 조현석을 당해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지금 유일한 희망은 장미진인과 협력하여 모든 것을 걸고 싸우는 것뿐이었다.“잘 기억해. 나중에 공격할 때는 속도가 빨라야 해. 최대한 패도에게 칼을 뽑을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 좋아. 그렇지 않으면 우리 둘 다 죽을 수 있거든.”장미진인이 윤태호에게 귀띔했다.“알겠습니다.”윤태호는 말한 뒤 앞으로 크게 발걸음을 내디뎠다. 장미진인이 그의 뒤를 바짝 따랐다.“둘 다 함께 덤벼라. 그러면 3초는 더 살 수 있을 것이다.”조현석은 두 사람이 다가오는 것을 지켜보며 무척 오만한 말투로 나직이 말했다.장미진인은 즉시 분노하여 조현석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잘난 척하기는, 내가 제대로 손봐줄게. 내 앞에서 건방 떨지 마. 충고하는데 꺼져.”“덤벼!”조현석의 얼굴은 냉담했고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았다.“이놈이 겁도 없이. 태호야, 우리 함께 이놈을 없애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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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2화

당영곤과 용안은 눈 앞에 펼쳐진 장면에 넋을 잃고 멍하니 서 있었다.“젠장, 패도가 저렇게 당했다고?”“윤태호 씨는 정말 대단하네.”그때 윤태호가 크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이게 청룡 랭킹 2위와 막상막하라는 고수의 실력이었나? 이 정도밖에 안 돼?”두 사람은 다시 한번 깜짝 놀랐다.‘설마 윤태호 씨의 진짜 실력이 패도를 압도할 정도란 말인가?’장미진인은 윤태호의 뒷모습을 보며 주먹을 꽉 쥐고 낮게 욕설을 내뱉었다.“빌어먹을, 저 녀석이 또 우쭐거릴 기회를 얻었군.”쿵.갑자기 윤태호가 한쪽 무릎을 꿇었고 그의 얼굴은 핏기없이 창백해졌다. 동시에 입과 코, 귀에서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장미진인이 재빨리 윤태호 곁으로 다가가 그의 맥을 잡았다.당영곤과 용안도 달려왔다.“선배님, 윤태호 씨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겁니까?”당영곤이 급히 물었다.“내공이 완전히 소진되었고 오장육부가 역류하는 힘에 손상되었어.”장미진인은 윤태호를 향해 퉁명스럽게 꾸짖었다.“이 자식아, 그렇게까지 필사적으로 싸울 필요가 있어? 네가 상대가 안 되면 내가 있잖아? 내가 너와 손잡고 패도든 도패든 똑같이 끝장내 줄 수 있었는데.”윤태호가 고개를 들어 쏘아붙였다.“진인님이야말로 염치가 없어요. 내가 싸울 때 왜 가만히 있었어요? 진인님이 나를 함정에 빠뜨리지 않았다면 내가 이렇게 필사적으로 싸울 필요가 있었겠어요?”장미진인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태연하게 말했다.“나는 네 공력이 얼마나 진보했는지 보려고 했지. 그런데 말이지, 날 실망시키지 않았어. 정말 많이 늘었구나.”‘쳇, 겁먹고는 핑계나 대는구나. 정말 뻔뻔하네.’윤태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진인님, 이제 당신 차례예요.”그는 이미 싸울 힘이 없었다.주술은 내공과 정기를 많이 소모하는 데다 초자검술은 너무 사납고 맹렬했다. 오뇌주 15번과 초자검술을 한 번 사용하자 윤태호의 내공은 완전히 바닥났고 내상까지 입었다.지금 그는 몹시 허약해졌다. 심지어 무공을 모르는 보통 사람이라도 그를 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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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3화

장미진인은 조현석을 보며 피식 웃었다.“패도, 아직도 싸울 수 있겠느냐?”‘아직도 싸울 수 있냐고 물었어?’조현석의 입가에 잔인하고 흉측한 미소가 떠올랐다.‘이 망할 도사가 감히 나에게 이렇게 우스운 질문을 해? 제기랄, 이건 날 깔보는 거잖아. 가만두지 않을 거야.’조현석의 가슴 속에 거대한 분노가 밀려왔다.그는 무공으로 이름을 날리면서 지금까지 단 두 번만 졌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한 번은 관군후 소진구에게, 다른 한 번은 윤무적에게 패했다.소진구는 청룡 랭킹 1위이자 북방 군신으로 백만 대군을 지휘하는 권세를 가진 인물이었다. 그에게 진 것은 부끄럽지 않았다.윤무적은 최고수장 당규언의 경호원이자 한때 천하에 이름을 떨친 ‘죽음의 신’ 윤무성의 친동생이었다. 그에게 진 것 또한 받아들일 수 있었다.그런데 이름 없는 존재에 불과한 윤태호에게 중상을 입었다니, 조현석은 수치심을 느꼈다. 게다가 장미진인이 신랄한 언어로 그를 모욕하고 있었다.‘젠장, 죽여버릴 거야’조현석은 팔을 쭉 뻗었다. 순간 그의 양팔 관절에서 딱딱한 소리가 났는데 마치 우레가 우는 것처럼 소름이 끼쳤다.그는 팔 관절을 움직이면서 장미진인을 향해 말했다.“아까는 내가 방심했다. 이제는 너희에게 그 어떤 기회도 주지 않을 거야. 장미, 널 죽인 후 저 녀석도 죽일 거야.”조현석은 차갑게 윤태호를 힐끗 쳐다보더니 큰소리로 외쳤다.“제기랄, 망할 도사. 죽을 각오나 해.”말을 마친 그의 오른손이 등 뒤로 뻗어 칼자루를 잡는 듯했다.“잠깐만.”장미진인이 갑자기 소리치며 말했다.“조현석, 넌 혹시 이런 말을 들어본 적이 있어? 사람은 반드시 겸손해야 한다고 했지. 절대 잘난 척하면 안 된다고 말이야. 안 그러면 벼락에 맞을 수 있으니까.”장미진인이 오른팔을 휘두르자 순식간에 50장의 벼락 부적이 그의 도포 소매에서 쏟아져 나왔다.쾅.첫 번째 벼락 부적이 불타며 벼락으로 변해 조현석을 내리쳤다.“잔재주를 굴리네.”조현석은 칼을 뽑아 들었고 그 순간 그의 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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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4화

조현석은 죽었다. 윤태호에게 그대로 두 동강이 났다.당영곤과 용안은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무영산 장교와 호각지세를 펼칠 정도의 절정 고수가 이렇게 허망하게 죽다니...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공중에 떠 있던 장미진인이 이 광경을 보고 배를 잡고 웃었다.“이놈이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구나. 실력이 많이 늘었어.”쿵.장미진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갑자기 공중에서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졌다.“선배님.”당영곤과 용안이 급히 달려가 장미진인을 부축했다.이 순간 장미진인의 입가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고 그는 마치 큰 병을 앓은 사람처럼 기운이 쇠약해 보였다.“선배님, 괜찮으세요?”당영곤이 걱정스럽게 물었다.“걱정하지 마, 죽지는 않을테니까.”장미진인이 입꼬리를 씩 올리며 웃었다. 그리고는 욕설을 내뱉었다.“젠장, 오뇌정법이 정말 대단하네. 한 번 사용했을 뿐인데도 반서가 이렇게 심할 줄이야. 보름 정도는 내공을 전혀 쓰지 못하겠네.”당영곤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큰 문제는 없는 듯했다.장미진인은 윤태호의 뒷모습을 보며 말했다.“이 자식은 아까 내공을 다 소진해서 내상을 입었는데 방금 또 강제로 검을 사용했으니 상태가 몹시 좋지 않을 거야.”당영곤과 용안이 모두 윤태호를 바라보았다.땡그랑.윤태호 손에 들려 있던 제왕검 적소가 바닥에 떨어졌다.그와 동시에 윤태호의 몸이 딱딱하게 굳은 채 뒤로 쓰러지며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었다.“윤태호 씨!”당영곤과 용안이 큰소리로 외치며 윤태호를 향해 달려갔다.그들이 장미진인을 부축하던 손을 놓는 바람에 장미진인은 비틀거리다가쿵 소리와 함께 바닥에 넘어졌다.“이 자식들아, 나를 죽일 작정이야?”장미진인이 분노하여 욕설을 퍼부었다.용안이 발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말했다.“선배님, 부축해 드릴까요?”“꺼져.”용안은 고개를 돌려 윤태호에게 달려갔다. 장미진인은 바닥에 앉아 또다시 욕설을 퍼부었다.“너희 둘 혹시 학교는 다녀봤어? 어른을 공경하고 아이를 사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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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5화

‘설마 내가 작년에 태호 할아버지에게 점쳐줬던 그 점괘가 맞았던 건가? 이놈이 정말 천명을 타고난 자식이었던 거야?’만약 윤정욱이 여기에 있어서 장미진인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었다면 결과는 단 하나, 장미진인은 반죽음이 되도록 맞았을 것이다.장미진인은 작년에 해정에 왔을 때 윤씨 저택에서 보름 동안 빌붙어 먹고 살았다. 떠나려는 무렵 윤정욱은 장미진인에게 윤태호의 점괘를 봐달라고 부탁했다.장미진인은 그때 윤태호의 사주팔자를 가지고 자세히 풀어보았으나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었다.장미진인에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그는 윤태호의 운명이 보통 사람과 다르므로 천기에 가려져 점을 칠 수 없다고 추측했다.하지만 윤정욱이 계속 재촉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장미진인은 한마디 말을 남겼다.“천명을 타고난 사람은 수난을 겪어도 길한 법이오.”장미진인이 윤정욱을 속이기 위해 한 말이었는데 뜻밖에도 윤태호는 매번 수난을 만나도 상서로운 결과를 맞이했다.사실 이 말은 장미진인이 창작한 것이 아니라 그의 사조부가 남긴 예언이었다.장미진인의 사조부는 호용산의 전전대 장교로 150세가 넘도록 살면서 무도 한의학과 풍수, 관상, 주술 등 다방면에 통달했다.실력이 뛰어나 어디를 가든 사람들은 공경스럽게 ‘천사’라고 불렀다.장미진인의 사조부는 임종 직전에 자신이 오래 살지 못함을 예감하고 평생의 공력을 쏟아 천기를 추론하며 호용산이 천 년 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알아보려 했다.결국 장미진인의 사조부는 이 한마디만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이 말은 바로 천명을 타고난 사람은 수난을 겪어도 길하다는 것이다.장미진인의 사부 때부터 호용산에는 두 가지 목표만 존재했는데 바로 천명을 타고난 사람과 호용산의 진산지보를 찾는 것이다. 따라서 천년 전의 영광을 되찾아 호용산이 천하 도술의 종조라는 지위를 지키는 것이다.장미진인의 사조부는 이 말만 남기고 돌아가셨기 때문에 그 외의 단서는 없었다. 장미진인의 사부 때부터 연구한 결과 천명을 타고난 사람은 대기운을 가졌다는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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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6화

장미진인은 이홍원으로 가지 않고 윤씨 가문으로 향했고 윤정욱의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거실에서, 장미진인은 한쪽 발을 의자에 올린 채 밥을 먹고 술을 마시며 남의 집인데도 거침없이 행동했다. 그는 금세 보드카 한 병을 혼자 다 비웠다.“이보게, 당신 집에 50년 된 보드카가 있었던 거로 기억하는데 빨리 가져와.”장미진인이 재촉했다.윤정욱이 물었다.“태호는 어떻게 됐는가?”“걱정하지 마시오. 내가 나섰는데 누가 감히 태호를 건드리겠소? 또 누가 건드릴 수 있겠소?”장미진인이 말했다.“태호는 군신을 만나러 갔소.”“정말인가?”윤정욱은 약간 믿지 않는 듯했다.“왜 내 말을 안 믿는 거요? 설령 내 말을 안 믿더라도 내 인품은 믿어야 하지 않겠소?”‘인품? 당신에게 그런 게 있었다고? 뻔뻔한 늙은이 같으니.’윤정욱은 속으로 욕했지만 얼굴에는 웃음을 띠고 말했다.“술 마시는 건 급하지 않소. 먼저 태호가 해정에 들어온 후의 일을 말해주면 내가 당신과 함께 밤새도록 마시겠소.”장미진인이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여우 같은 자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내가 모를 줄 아는가? 내가 말하면 술이 없어진단 말이오. 빨리 술을 가져오시오. 그러면 윤태호가 해정에 들어온 후의 일을 말해주겠소.”“먼저 말해주시오.”윤정욱이 말했다.“다 말하면 내가 오랫동안 아껴왔던 백 년 된 코냑을 하나 내주겠소.”“백 년 된 코냑이라고?”장미진인의 두 눈에 빛이 감돌았다. 그는 윤정욱을 뚫어져라 보며 물었다.“나를 속이는 게 아니오?”“술 한 병 가지고 내가 당신을 속일 이유가 있겠소?”윤정욱이 웃으며 말했다.“게다가 당신은 내 인품을 믿어야지.”“자네 인품은 믿을 만하오. 작년에 태호의 점괘를 봐달라고 해서 2억 원을 달라고 했는데 나중에 4억 원이나 줬으니 그 점만 봐도 자네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소. 좋소. 그럼 태호가 해정에 들어온 후의 일을 말해주겠소.”장미진인이 말했다.“윤태호가 신무문에 도착하자마자 암살하려는 사람을 만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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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7화

장미진인이 말했다.“내가 자네 손자를 보호하기 위해 목숨까지 걸었으니 이 정도면 의리가 있는 게 아니오?”“장미, 정말 고맙소.”윤정욱은 감사한 표정을 지었다.“이게 다요?”장미진인은 윤정욱의 감사 인사에 만족하지 않았다.“그럼 무엇을 더 바라시오?”윤정욱이 반문했다.장미진인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말했다.“이봐, 태호는 자네 손자요. 내가 태호를 구하기 위해 목숨까지 아끼지 않고 벼락 부적도 그렇게 많이 썼는데 당신은 입으로만 감사하다고 말하는 것이오? 너무 성의가 없는 것 아니오?”“그럼 자네 뜻은 무엇이오?”윤정욱이 물었다.장미진인이 손가락 두 개를 뻗었다.“알겠소. 곧 무영에게 여자 두 명을 안배하라고 전하겠소.”윤정욱이 농담을 던졌다.“장미, 자네가 이렇게 개방적일 줄이야. 하나로는 부족해서 둘이나 필요하단 말이오?”“나는 여자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말하는 것이오.”장미진인이 말했다.“내게 4억 원을 주시오.”“돈을 원했던 거구만. 진작 말하지.”윤정욱이 말했다.“그런데 당신이 조현석을 죽이고 태호의 목숨을 구했는데 4억으로 되겠소?”“무슨 뜻이오?”장미진인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분노에 찬 얼굴로 물었다.“장미, 화내지 마시오. 내 말은 자네가 태호의 목숨을 구했는데 4억이면 너무 적다는 뜻이오.”윤정욱이 말했다.“내가 6억을 주겠소.”‘어라? 6억이라고?’장미진인은 처음에는 기뻐했지만 이내 경계심을 높였다. 그는 윤정욱 이 역어 빠진 여우가 2억 원을 더 주는 데는 분명 다른 속셈이 있으리라 생각했다.“자네는 언제부터 이렇게 관대해졌소?”장미진인이 윤정욱을 곁눈질로 보며 물었다.“말해 보시오. 조건은 무엇이오?”“자네가 천하제일의 신점꾼이라고 하던데 역시 헛소문이 아니었소. 그 예지 능력은 참으로 대단하구려.”윤정욱은 먼저 장미진인을 칭찬한 뒤 말했다.“4억은 태호의 목숨을 구해준 데 대한 사례이고 나머지 2억 원은 보수요. 이 2억 원을 받으면 당신은 1년 동안 태호의 경호원이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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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8화

“가지 않겠소.”장미진인은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단칼에 거절했다.그는 어리석지 않았다. 윤태호가 백씨 가문에 가면 어떤 일을 겪게 될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윤태호를 위해 싸움에 나서고 싶지 않았다.게다가 윤정욱은 아직 돈도 주지 않았는데 벌써 그를 부려먹으려 하다니, 이건 사기꾼이나 다름없었다.‘흥, 내가 바보인 줄 알아?’“장미, 아까 나에게 1년 동안 태호의 경호원이 되어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았소?”윤정욱이 말했다.“경호원이라면 경호원답게 행동해야지. 태호가 있는 곳에 당신도 있어야 하오.”장미진인이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우린 아직 계약을 쓰지도 않았소. 고용 관계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무슨 말이오? 약속을 어기겠다는 거요?”윤정욱이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설령 당신이 10억 원을 준다고 해도 나는 태호의 경호원 노릇을 하지 않을 것이오.”장미진인이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윤정욱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장미, 자네도 나름 장교인데 어찌 약속하고도 지키지 않겠다는 것이오? 이게 말이 되오?”‘약속 안 지키면 어찌할 건데? 흥, 자네도 어쩔 수 없어.’진인이 말했다.“어쨌든 나는 내일 백씨 가문에 가지 않을 것이오.”“정말 안 가겠소?”윤정욱의 얼굴이 점차 차갑게 변했다.“가지 않겠다고 말했으니 나는 가지 않겠소.”“좋소. 그렇게 된다면 나도 어쩔 수 없구려.”윤정욱이 낮게 소리쳤다.“무영아.”쉬익.순식간에 검은 그림자 하나가 윤정욱의 등 뒤에 나타나 공손하게 물었다.“어르신, 무슨 분부입니까?”장미진인은 무영을 보는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기세만은 꺾이지 않고 큰소리로 외쳤다.“이보게, 뭐 하려는 거요?”“내가 뭘 할것 같아?”윤정욱의 입가에 음산한 미소가 떠올랐다.“자네가 약속을 어겼으니 나도 인정사정 봐주지 않겠소.”“무영아, 잘 들어, 태호와 함께 백씨 가문에 가겠다고 할 때까지 저놈을 한바탕 두들겨 패라.”“네.”무영이 대답하고는 장미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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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9화

30년 전 패천국은 야심을 품고 우리나라의 성해에 있는 섬들을 침탈하려 했다. 그래서 100명이 넘는 고수들과 세 명의 무학 종사를 집결시켜 강제로 섬에 상륙했고 주둔하고 있던 병사들을 죽이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 소식에 호국 권력자들은 크게 분노했다.당시 윤정욱은 아직 젊은 편이다. 그는 이 사건을 처리하라는 명령을 받자 분노하여 무영을 파견해 수습하게 했다.무영은 홀로 섬에 올라가 패천국의 세 명의 무학 종사와 100명이 넘는 고수들을 혼자 힘으로 처리해 버렸다.소문에 의하면 섬 전체가 피로 물들었다고 한다.그 후로 패천국은 잠잠해졌다.무영은 그 싸움으로 명성을 떨쳤다.윤정욱 역시 이 평란 사건으로 당시 최고 권력자의 눈에 들어 승승장구했고 몇 년 후에는 권력의 정점에 올랐다. 고대 사회였다면 권세가 하늘을 찌를 만한 재상의 반열에 오른 셈이다.윤정욱이 지금의 지위에 오를 수 있었던 데에는 무영의 공이 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장미진인이 무영의 실력을 두려워하는 것 외에도 무영에게 맞서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바로 무영에게는 아주 뛰어난 제자가 있기 때문이다.무영의 제자는 바로 윤씨 가문의 막내인 윤무적이다.윤무적이 그처럼 뛰어난 무술 실력을 갖출 수 있었던 것도 무영이 손수 가르친 것이다.소문에 의하면 ‘죽음의 신’으로 불리는 윤무성의 무도 입문 스승도 무영이라고 하지만 소문이 사실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어쨌든 무영은 재앙 덩어리였다. 누구도 그를 건드려 좋은 일이 없었다.그 때문에 장미진인은 무영의 주먹에 맞았음에도 감히 맞서지 못하고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장미진인의 애원을 듣자 윤정욱은 느릿느릿 말했다.“장미, 다시 한번 묻겠소. 내일 태호와 함께 백씨 가문에 갈 것이오? 확실하오?”“그렇소.”장미진인이 고개를 맹렬히 끄덕였다.“혹시 시간을 끌기 위한 계책은 아니겠지? 지금은 내 앞에서 순순히 말을 듣는 것처럼 하다가 내일 슬그머니 도망갈 생각은 아니겠지?”장미진인은 이렇게 생각했지만 바로 인정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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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0화

명왕전 기지.윤태호가 천천히 눈을 뜨자 근엄하고 위엄이 있는 늙은이가 자신의 곁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비록 이분을 처음 만났지만 윤태호는 그 노인의 신분을 즉시 알아봤다.바로 명왕전 최고 수장인 군신이다.윤태호는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그때서야 그는 자신이 낯선 방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방 안에는 군신 외에도 당영곤과 용안이 있었다.“윤태호 씨, 드디어 정신을 차렸네요. 걱정돼 죽는 줄 알았어요.”용안이 말했다.“윤태호 씨, 지금 몸 상태는 어때요?”당영곤이 이어서 물었다.“저는 괜찮습니다.”윤태호가 물었다.“여기는 어디죠?”“여기는 내 방이다.”군신의 늙은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윤태호는 빠르게 주변을 훑어보았다. 군신은 군용 코트를 입고 휠체어에 앉아 무릎을 담요로 덮고 있었다.윤태호는 급히 침대에서 내려와 군신에게 경례하며 우렁차게 말했다.“수장님, 안녕하십니까.”“예의는 갖출 필요 없다.”군신이 물었다.“몸은 괜찮은가?”“훨씬 좋아졌습니다.”윤태호가 웃었다.지금 그는 온몸에 힘이 가득 차서 다 쓸 수 없을 만큼 기력이 넘치는 것 같았다. 그는 이것은 혈보리의 덕분임을 알고 있었다.“당영곤에게 들으니 조현석을 해치웠다더군. 정말 잘했구나.”군신은 윤태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수장님, 과찬이십니다. 저는 그저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윤태호는 지금 생각해도 여전히 가슴이 철렁했다.조현석은 너무 강했고 그의 강한 실력 때문에 절망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윤태호는 한꺼번에 비장의 카드를 아낌없이 사용하여 조현석의 허를 찔렀다.게다가 장미진인이 오뇌정법을 사용해 조현석에게 중상을 입혔기에 비로소 윤태호에게 필살의 기회가 생긴 것이었다.조현석은 실력을 발휘하기도 전에 당했으니 억울하게 죽은 셈이다.윤태호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대책이 틀리지 않았고 또 장미진인의 오뇌진법을 수련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에 비로소 죽음의 위기를 면한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어제 죽은 사람은 조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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