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원영이 남긴 서신의 내용은 아주 짤막했다.선우원영은 자신이 원하는 건 재물이나 권력, 명성이나 지위가 아니라 그의 진심이라고 했다.그러나 오늘 그녀는 그의 진심을 보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의 마음속에 다른 여인이 있는 모습까지 보았다.평생 한 사람만 바라볼 수 없다면 그런 사랑은 필요 없었다.그래서 그녀는 떠나겠다고 했다.유봉진은 매우 후회되어 직접 말을 타고 선우원영을 찾으러 갔다.늦은 시간이라 선우원영은 성 밖으로 나가지 못했을 것이다.유봉진이 그녀를 찾았을 때, 선우원영은 말을 끌고 성문 근처를 배회하고 있었다. 날이 밝은 뒤 떠날 생각인 듯했다.“정말 다행이다. 아직 여기 있었구나!”유봉진은 말에서 훌쩍 뛰어내리더니 힘주어 그녀를 안았다.선우원영은 오늘 밤 저항하지 않고 가만히 그에게 안겨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눈동자에서는 일말의 애정도 느껴지지 않았다.유봉진은 이내 그녀의 이상함을 눈치채고 서둘러 그녀를 놓아준 뒤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파문 하나 일지 않는 평온한 눈빛을 마주 보았다.“원영아, 아직도 화가 나 있는 것이냐?”“화가 나는 게 당연하지 않겠느냐?”선우원영은 차갑게 웃으면서 그를 힘껏 밀어냈다.유봉진은 잠깐 방심한 탓에 그녀에게 밀려났고 그가 다시 선우원영을 안으려고 할 때 선우원영은 이미 뒤로 물러나 그에게서 멀어졌다.“원영아, 내가 다 설명할 테니...”“무슨 설명 말이냐? 사람들 앞에서 내게 썩 꺼지라고 하지 않았느냐? 유봉진, 내가 눈앞에서 사라지는 건 네가 원하던 일이 아니더냐?”“그런 의미가 아니었다. 다만 그때... 진심으로 매우 화가 난 상태였을 뿐이다.”“그러면 내가 왜 이런 소동을 벌였는지 알고 있느냐?”선우원영이 눈을 부릅뜨고 유봉진을 노려보았다.유봉진은 조금 당황스러웠다.“무엇 때문이냐?”선우원영은 결국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그녀는 목이 메어 말했다.“나는 안심하지 못하겠다. 너는 내게 믿음을 주지 못했어. 네 마음속에 다른 여인이 있으니 말이다. 유봉진,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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