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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전쟁보다 위험한 사랑: Chapter 111 - Chapter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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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화

“일, 일부러 그런 게 아닙니다...”선우유미의 눈에는 오직 추소하 얼굴 위의 그 한 줄기 혈흔만이 보였다.추소하의 얼굴을 망칠 생각이 전혀 없었던 선우유미는 완전히 멍해 있었다.이렇게 잘생긴 얼굴이 망가진다는 건 너무나 끔찍했다.하지만 추소하는 여전히 태연한 얼굴로 조금도 개의치 않는 듯했다.바로 그런 반응 때문에 선우유미는 자신이 지나쳤다는 생각이 들었다.“공주님, 아직 저를 원망하고 계십니까?”추소하가 다시 묻자 선우유미는 멍한 눈으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 아닙니다. 원망하지 않습니다.”“그럼 이 일은 해결된 걸로 봐도 되겠습니까?”“예...”“그렇다면 저는 아직 볼일이 있어 먼저 가 보겠습니다!”추소하는 선우유미에게 주먹을 가볍게 모아 인사한 뒤 추월녀를 돌아보며 말했다.“월녀야, 폐하께서 사냥터를 점검하라 하셨다. 오늘은 늦게 돌아올 수도 있으니 식사를 기다릴 필요 없다.”“알겠습니다. 허나 약은 바르고 가시지요.”추월녀는 안타까웠지만 마음을 겉으로 드러내는 법은 익숙지 않았다.얼굴의 상처를 빨리 처리하지 않으면 끔찍한 흉터가 남을까 걱정되었지만 추소하는 웃으며 말했다.“작은 상처일 뿐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추소하는 다시 선우유미에게 허리를 살짝 굽혀 인사한 뒤 단숨에 말에 올라 떠나버렸다.추일도 추월녀와 선우유미에게 인사한 후 재빨리 뒤따랐다.곧 두 사람은 자취도 없이 사라졌고 그 자리에는 선우유미 혼자 온몸이 경직된 채 멍하니 서 있었다.“공주님, 편청으로 오셔서 차라도 한 잔 드십시오.”추월녀가 부드럽게 요청했으나 선우유미는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추월녀는 몇 번이나 불렀지만 선우유미는 끝내 반응하지 않았다.결국 추월녀가 다가가 손을 잡았으며 선우유미의 손은 얼음처럼 차가웠다.“공주님?”“어... 월... 월녀야.”선우유미는 정신을 차렸지만 머릿속에는 여전히 추소하의 혈흔이 남은 얼굴만 맴돌았다.추월녀는 선우유미를 이끌고 편청으로 들어간 뒤 사람을 시켜 차와 다과를 준비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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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자운선은 머리가 지끈거려 미간을 좁혔다.‘왜 밖에 나가서 채찍을 시험해 보지 않는 걸까?’그렇게 편청은 또 한바탕 난장판이 되었다.선우유미도 뒤늦게 자신이 편청의 물건에 흠집을 냈다는 걸 깨달았다.허나 선우유미의 화염 채찍은 온전했으며 그 기쁨이 모든 걸 압도했다.“난... 난 정말... 완전히 잃은 줄 알았는데.”선우유미는 가냘픈 몸을 잠시 떨더니 갑자기 몸을 돌려 겨우 일어난 추월녀를 껴안았다.“월녀야, 고맙고 미안하구나. 정말 미안하다. 고맙다. 미안하다... 흑흑...”추월녀는 거의 넘어질 뻔하면서 자운선과 눈빛을 교환하고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자운선은 아무 말 없이 조심스럽게 바닥의 나무 조각을 쓸어 담고 하인들에게 빨리 물러나라고 신호를 보냈다.선우유미는 한참을 울었다. 허나 운 이유는 채찍이 돌아왔기 때문이 아니라 두 남매가 모두 좋은 사람들인데 자신이 그 오라버니를 때려버렸다는 사실 때문이었다.게다가 선우유미는 추소하의 얼굴까지 다치게 했다.추월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선우유미가 스스로 울음을 멈출 때까지 기다린 뒤 웃으며 말했다.“동릉의 과자를 먹어보시겠습니까? 저희 집 요리사 솜씨가 꽤 괜찮습니다.”한 조각의 과자가 선우유미 앞에 놓였다.선우유미는 과자를 집어 들고 먹으면서 흐느꼈고 추월녀는 웃음과 눈물이 섞인 기묘한 감정에 잠시 당황했다.마침내 진정된 선우유미는 갑자기 추월녀를 잡고 물었다.“네 오라버니는 어디 간 것이냐?”“누구를 말씀하시는 건지... 큰 오라버니 말씀이십니까?”선우유미가 고개를 끄덕였다.“월녀야, 직접 가서 사과하고 싶구나.”추월녀가 웃으며 말했다.“그럴 필요 없습니다. 앞으로 서로 원한만 없다면 그걸로 된 겁니다. 큰 오라버니는 성격이 곧고 시원시원해서 이런 일은 마음에 담아두지 않습니다.”“하지만 얼굴이...”“그건 단순한 외상일 뿐이니 곧 나을 겁니다. 게다가 사내가 얼굴에 가벼운 흉터 하나 남는다고 해도 크게 문제 될 건 없습니다. 큰 오라버니도 신경 쓰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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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화

추월녀는 굳이 뒤돌아보지 않아도 누가인지 알 수 있었다.선우원영은 빠르게 추월녀 앞까지 다가와 차갑게 말했다.“이미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더냐? 왜 여기까지 따라온 것이냐? 추월녀, 너 참 위선적이고 가식적이구나. 말로만 아니라고 하면서 속으로는 죽도록 생각하고 있었나 보구나. 참으로 역겹구나!”이런 명문가 아가씨들은 역시나 말과 행동이 다른 싹수없는 것들이었다!일부러 혼약을 취소해 놓고 계속 유봉진을 쫓아다니고 있다. 오늘도 분명 유봉진이 사냥터에 온 걸 알고 여길 따라온 것이다.선우원영이 갑자기 따라오기로 하지 않았더라면 오늘 어쩌면 추월녀의 뜻을 이루었을 터였다.“내가 없는 틈을 타서 유봉진을 현혹하려고? 꿈도 꾸지 말거라!”선우원영은 추월녀를 노려보며 눈에 불신과 조롱이 담겨 있었다.“역겨운 것!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내가 모를 것 같더냐? 내가 남들과 달라서 유봉진이 이리도 좋아하니 너도 나를 흉내 내고 싶은 거겠지. 먼저 혼약을 취소하고 그다음에는 괴롭히고 다시 거부하는 척하면서 받아주려는 수작이겠지. 그런 수법이 역겹지도 않더냐? 나를 따라 하고 싶다고 해서 따라 할 수 있을 것 같더냐?”가을의 태양이 정오처럼 내리쬐는 날 선우원영은 조금 전 달리느라 땀투성이였다.허나 추월녀는 온몸이 산뜻하게 정돈되어 마치 인간 세상에 속하지 않은 선녀처럼 보였다.그 모습에 선우원영은 화는 더 치밀어 올랐다.가을의 불같은 더위 속에서 누구나 땀에 절어 있는 날 어떻게 저렇게 머리카락까지 깨끗할 수 있는 걸까?선우원영이 악랄한 말을 해댔지만 추월녀는 시종일관 조용히 그녀를 바라봤으며 눈빛에는 전혀 동요가 없었다.“내 말이 들어맞았나 보구나? 아무 말도 못 하는 걸 보면.”선우원영은 차갑게 코웃음 쳤다.추월녀는 예쁜 입술이 살짝 올리며 웃는 듯 웃지 않는 듯한 표정이었다.“그래, 미안하구나. 네가 내 마음을 꿰뚫어 봤네.”“너!”선우원영은 추월녀가 이렇게 뻔뻔하게 나올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추월녀, 너... 참으로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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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추월녀는 선우원영을 바라보며 얇은 입술을 살짝 움직여 차갑게 말했다.“너 아직도 내 얼굴을 망치고 싶은 것이냐?”“내가 못 할 줄 아느냐?”선우원영의 눈동자 속 분노가 더욱 거세게 타올랐다.“내가 네 얼굴을 망친다고 해도 유봉진은 날 탓하지 않을 것이다.”“그럼 해 보든지.”추월녀의 눈가에는 약간의 장난기가 스며 있었고 선우원영은 그 모습에 더 화가 났다.“추월녀, 이건 네가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선우원영은 손을 들어 올리며 달려들어 다섯 손가락을 발톱처럼 펼쳐 추월녀의 꽃처럼 아름다운 얼굴을 향해 힘껏 긁었다.그러나 손이 추월녀의 얼굴에 닿기 직전 추월녀는 손을 들어 앞을 막았다.겉보기에는 단지 자신을 보호하려는 듯 보였으나 선우원영은 갑자기 한기가 얼굴 앞으로 몰려오는 것을 느꼈다.“아!”선우원영은 비명을 지르면서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목이 화끈거려 손으로 만져보니 피가 묻어나왔다.목이 긁혀 상처가 났지만 이상하게도 그건 선우원영 본인이 손가락에 의해 생긴 상처였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 걸까?다시 추월녀를 보니 그녀는 두 손으로 앞에 막고 있다가 이제 막 손을 내렸으며 얼굴은 여전히 멀쩡했다!“누구냐? 당장 나와라!”선우원영은 주변을 향해 소리쳤으나 멀리 순찰 중인 병사 두 명 외에는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도대체 방금 그건 뭐였을까?“다시 해보고 싶은 게냐?”추월녀는 선우원영을 바라보며 입가에 미묘한 미소를 띤 채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너, 도대체 무슨 짓은 한 것이냐?”선우원영이 화를 내며 묻자 추월녀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너 스스로 멍청하게 상처를 내는데 내가 무슨 조력자가 더 필요하겠느냐?”“너!”선우원영은 여전히 주변을 노려보았으나 아무리 눈을 부릅떠도 주변에서 이상한 점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마지막으로 선우원영의 시선이 추월녀의 얼굴로 돌아갔다.선우원영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았으며 두 눈은 더욱 선명하게 충혈되었다.선우원영이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하, 너는 일부러 유봉진을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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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유봉진이었다!정말 유봉진이 그런 것이었다!추월녀는 호흡이 거칠어지면서 가슴 속에서 한 줄기 뜨거운 무언가가 끊임없이 요동쳤다.선우원영은 창백한 추월녀의 얼굴을 보고 자신의 말이 그녀를 자극했음을 알고 더욱 기뻐하면서 비웃었다.“그때 추소하가 얼마나 절망했는지 알기나 하느냐? 꿈에서도 상상 못 했을 것이다. 누군가 자기 몸을 이렇게 망칠 줄은! 추소하가 유봉진을 바라보던 눈빛은 단순한 절망이 아니었다. 분노와 슬픔이 뒤섞인 그 눈빛을 난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정말 재미있더구나. 하하하!”선우원영은 제멋대로 크게 웃었으며 추월녀는 몸을 떨며 손가락을 꽉 쥐었다.날카로운 손톱이 거의 추월녀의 손바닥 살을 파고들 듯했다.추소하는 한 번도 추월녀에게 그 일이 유봉진과 관련이 있다고 말해주지 않았다.그건 추월녀가 마음 아파할까 봐 두려워서였다.본인은 이미 절망과 슬픔 속에 잠겼지만 추월녀의 마음을 배려하고 있었던 것이다.이렇게 좋은 오라버니를 어찌 그렇게 잔인하게 대할 수 있는 걸까?‘이런 죽일 연놈들!’추월녀의 손바닥에 한 줄기 한기가 갑자기 모였다.허나 추월녀가 손을 내밀려는 순간 뒤에서 갑작스러운 분노의 저음이 들려왔다.“이 나쁜 년! 정말 너무 심하구나! 오늘 내가 널 때려죽여서 추 장군님을 위해 복수할 것이다!”선우유미였다.선우유미는 마침 돌아오자마자 선우원영의 독살스러운 말을 듣게 된 것이다.오늘 선우유미는 추소하를 다치게 했으나 추소하는 단 한마디 원망도 하지 않았다.그 철골 같은 올곧음과 순수한 모습에 선우유미는 크게 후회했다.소문으로 전해 들었던 말이 진짜였고 추소하의 몸이 정말 망가졌다니!‘이 독한 년, 정직한 사람을 이렇게 괴롭히다니!’선우유미는 분노가 치밀었다.굉음과 함께 불타는 채찍이 땅을 내리치며 틈을 만들었다.선우유미는 기세를 몰아 채찍을 휘두르며 선우원영을 향해 뛰어올랐다.선우원영은 누군가 진짜로 자신에게 덤빌 줄은 생각도 못 했다.선우원영이 잠시 멍하니 있는 동안 불타는 채찍의 끝이 이미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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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멈추어라!”멀리서 유봉진은 선우원영의 비명을 듣고 모든 것을 내던진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선우원영은 그 소리를 듣고는 다급히 외쳤다.“봉진아, 나를 구해다오.”유봉진은 애간장이 탔다. 거의 다 왔을 때 갑자기 거센 손바람에 제지당하고 말았다.“넷째 형님?”눈앞에 우뚝 선 커다란 그림자를 보고 유봉진은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이내 이를 갈며 말했다.“넷째 형님, 원영이 무참히 능욕을 당하고 있습니다. 제가 달려가 구해야 하니 부디 비켜 주세요!”“능욕이라고?”유상무는 눈썹을 찌푸리며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능욕이라 하였느냐? 본왕이 보기엔 동주국 일곱째 공주님께서 그저 진왕부의 사람들과 무술을 겨루는 것으로 보이는데 어찌 능욕이라 하는 것이냐? 혹여 실력이 부족하면 함부로 남을 탓해도 된다는 뜻이냐?”“넷째 형님!”유봉진은 화가 나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이는 분명 능욕을 당하는 것인데 어찌 무술을 겨룬다고 할 수 있단 말인가?이때 멀리서 원영의 찢어지는 듯한 비명이 또 들려왔다.“아! 아프다! 봉진아! 봉진아, 제발 나를 구해다오!”그녀의 팔과 다리에 상처가 가득했지만 그리 깊지는 않다고 하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그 화염 채찍이 피부를 내리칠 때마다 마치 불덩이를 살갗에 지지는 듯 아팠으며 일반 채찍보다 열 배는 더 고통스러웠다.선우원영은 너무 아픈 나머지 눈물과 콧물이 뒤섞여 흘러내렸다.분명 봉진의 목소리를 들었건만 왜 아직도 달려오지 않는단 말인가? 대체 무엇을 하는 것인가?“빌어먹을 놈! 나는 곧 죽을 것 같다! 아아악!”선우원영은 분통을 터뜨린 나머지 눈물을 왈칵 쏟았다.유봉진은 더욱 다급해져 목이 터지도록 소리쳤다.“넷째 형님! 더는 길을 비켜 주지 않으신다면 제가 무례하게 굴어도 탓하지 마세요.”그는 손을 들어 기세를 모았다.하지만 유상무는 팔짱을 낀 채 태연히 웃음을 흘렸다.“저 낭자가 방금 ‘빌어먹을 놈’이라 부르지 않았느냐? 봉진아, 설마 본왕에게 그 ‘빌어먹을 놈’이 바로 너라 말하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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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화

“감히! 감히 또 나를 때리려 하느냐? 봉진이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선우원영은 정말로 두려움에 얼어붙었다. 이번 일로 완전히 겁이 난 터였다.도성에 온 뒤로, 무례하기 짝이 없는 서비와 남자의 힘으로 일어선 황후 외에는 감히 명령을 내려 그녀에게 곤장을 치게 한 자가 없었다. 다른 이들에겐 늘 공손한 대접을 받던 그녀였으니, 언제 이토록 모욕을 당한 적이 있겠는가?선우원영은 정말로 두려웠다. 매를 맞고 겁을 먹었던 것이다.추월녀 남매조차도 지금까지 그녀에게 공개적으로 손을 댄 적이 없었다.선우원영은 오늘 자신보다 더 야만적인 계집을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채찍을 휘두르며 마구 때려대니 말이다.이렇게 모욕을 당해도 아무도 제지하지 않는단 말인가?“추월녀, 감히 나를 때리게 하다니! 봉진한테 일러바쳐 너희 남매를 죽이도록 하겠다! 너희 남매를 죽이고 말 것이다!”“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냐?”추월녀는 나무에 기대어 얼굴을 찌푸린 채 그녀를 흘겨보았다.“혹여 내가 동주 공주도 부릴 수 있을 만큼 큰 힘이라도 가진 줄 아는 것이냐? 더구나 너희가 무술을 겨루다 실력이 부족하여 쓰러졌거늘 이는 동릉의 얼굴에 먹칠한 것이다. 내가 동릉의 백성으로서 너에게 죄를 묻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 것이다!”“너...”“흥, 본 공주는 네가 또 누구를 불러 구해올 수 있는지 지켜보겠다!”선우유미는 손을 들어 그녀의 몸에 다시 한번 채찍을 내리쳤다.이번에 선우원영은 피할 힘조차 없이 바닥에 쓰러진 채 채찍을 맞으며 아파서 울부짖었다.“봉진아, 봉진아...”“너는 남자를 등에 업고 힘을 쓰는 여자를 가장 경멸하지 않았느냐? 어찌하여 이제 와서 남자를 불러 구해달라 하는 것이냐?”추월녀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눈에는 비웃음이 가득했다.“너처럼 남자에게 빌붙어 위세를 부리는 사람이 감히 남을 깔볼 생각을 하다니! 네 꼴이나 먼저 똑바로 살펴보거라!”선우원영은 즉시 이를 악물며 다시는 유봉진을 부르지 않으리라 다짐했다.“정직한 이를 못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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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사람은 내가 때린 것인데 월녀와 무슨 상관이란 말입니까?”선우유미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매섭게 말했다. 감히 월녀 남매를 괴롭히다니, 그녀는 이런 행동을 용납할 수 없었다.유봉진은 찬 기운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의 내공이 깊었기에 그렇게 노려보는 것만으로도 선우유미의 가슴속에서 피가 들끓는 듯했다.선우유미는 다리가 후들거려 제대로 서지 못하고 두 걸음 뒷걸음질 쳤다.뒤에서 누군가 걸어 나와 부드럽게 그녀를 부축했다. 그러나 부축하고는 곧 손을 놓으며 조금도 예의를 벗어나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추 장군님...”선우유미는 잠시 놀라 말을 잇지 못했다.오늘 자신이 그를 때렸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화를 내기는커녕 위험에 처한 그녀를 자신의 등 뒤로 보호해 준 것이었다.추소하는 선우유미를 자신의 등 뒤로 보호하며 한 걸음 앞으로 나와 방패막이처럼 유봉진의 매서운 냉기를 막았다.유봉진 또한 사람을 다치게 할 생각은 없었다. 비록 분노하였으나 이성을 잃을 정도는 아니었으니까.선우유미는 동주국 일곱째 공주였으니, 만약 그 때문에 상처를 입는다면 양국의 화목이 무너질 터였다.선우원영은 그가 이처럼 망설이는 것을 보고, 분하고 답답하여 외쳤다.“이 계집이 나를 다치게 했다. 봉진아, 어서 이 계집을 죽여 나를 위해 복수해야지!”“원영아...”“선우원영이 먼저 월녀를 해치려고 했습니다. 일곱째 공주님께서는 다만 월녀를 구하려 하셨을 뿐입니다.”추소하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자신이 믿는 바를 말했을 뿐이니 그것이 거짓이라 할 수는 없었다.추월녀는 자신의 큰 오라버니를 보며 만감이 교차했다. 오라버니는 언제나 그녀를 이토록 편애했는데 그것은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그녀를 믿었기 때문이었다.선우유미도 추소하의 등 뒤에서 나와 선우원영을 노려보며 말했다.“맞습니다! 바로 이 야만적인 계집이 월녀를 해치려 했기 때문에 제가 대신 분풀이한 것뿐입니다.”“거짓말하지 마라. 분명 월녀가 나를 다치게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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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대군 나리.”멀지 않은 곳에서 호위무사 두 사람이 부들부들 떨며 다가왔다. 난감한 얼굴로 망설이는 걸 보니 분명 할 말이 있는 듯했다.유봉진이 두 사람을 쏘아보자 두 호위무사는 곧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그중 한 호위무사가 입을 열었다.“대군 나리, 방금 저희 둘은 멀지 않은 곳에서 순찰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선우 아씨와 월녀 아씨가 다투는 것을... 똑똑히 지켜보았습니다.”사람들이 이 말을 듣자마자 시선이 일순간에 두 사람에게 쏠렸다. 유봉진의 얼굴이 어두워지며 차갑게 물었다.“무엇을 보았느냐?”두 사람은 서로를 쳐다보았으나 여전히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했다. 윗전의 일에 자신 같은 미천한 자들이 끼어들 수는 없었으나, 저 여인... 너무나도 심하게 사람을 괴롭히고 있었다!먼저 입을 열었던 호위무사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대군 나리, 저희가 본 것은... 선우 아씨가 월녀 아씨의 얼굴을 망가뜨리려 하였으나 월녀 아씨가 두려워 손으로 막았습니다. 하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선우 아씨가 스스로 목을 긁어 상처를 냈습니다!”“무어라! 이년이 월녀의 얼굴을 망가뜨리려 했다고?”추소하는 성큼성큼 추월녀 앞에 다가서서 선우원영을 가리키며 화가 나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이, 이년이 먼저 염치를 모르고 덤벼들었습니다!”선우원영 또한 두 남매를 노려보며 씩씩거렸다.추월녀는 그녀를 마주 보며 차갑게 물었다.“내가 무엇을 했기에 내가 염치없다고 말하는 것이냐?”“네가 무슨 얼굴로 그런 소리를 하느냐?”선우원영은 온몸에 상처를 입었으나 많은 사람이 자신을 보고 있었기에 비록 죽을 만큼 아프더라도 이 남자들 앞에서 굴욕을 당할 수 없었다.특히, 멀지 않은 곳에 무왕 대군 나리도 있었다.선우원영은 이를 악물고 한 걸음 나아가 허리를 꼿꼿이 펴며 말했다.“네가 일부러 혼인을 파기하며 봉진이의 주의를 끌지 않았느냐? 네가 거절하는 척하며 일부러 봉진이를 유혹하기 위해 수작을 부리는 것을 내가 모를 줄 아느냐? 오늘도 봉진이가 이곳에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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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일곱째 공주님, 무슨 헛소리를 하는 겁니까?”유봉진이 그녀에게 호감이 있을 리 없었다.원영은 비록 상처를 입었지만 살가죽이 살짝 벗겨졌을 뿐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그의 면전에서 그가 지키는 사람을 때리다니! 동주의 일곱째 공주라 해도 좋게 봐줄 수 없었다.선우유미 또한 그에게 좋은 감정은 없었다. 추 장군을 괴롭혔으니 결코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단정 지었기 때문이다.그리하여 선우유미는 매우 불손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저와 월녀는 추 장군님을 찾아온 것인데 대군 나리와 무슨 상관이 있단 말입니까? 더구나 대군 나리께서 이곳에 있을 줄 어찌 알았겠습니까?”“너...”“방금 월녀가 추 장군을 찾으러 이곳에 왔다고 했습니까?”그때 낮고 무거운 목소리가 들려와 그들의 대화를 끊어버렸다.선우유미는 잠시 멍해졌다가 문득 무왕도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을 떠올렸다.예전에는 유상무가 있는 곳이면 선우유미의 관심은 오롯이 그에게 쏠렸었다. 하지만 오늘은, 아마도 선우원영 때문에 화가 단단히 난 듯 유상무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도 잊고 있었던 것이다.“무왕 오라버니.”선우유미는 발걸음을 재촉하여 그에게 달려갔다. 유상무가 자신을 쏘아보는 것을 보고 선우유미는 그가 방금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기다리고 있음을 알아차렸다.그녀는 잠시 생각한 뒤 말했다.“예, 오늘 저는 월녀와 함께 주변을 둘러보며 놀려고 했습니다. 뜻밖에도 국공부에서 추 장군님을 만나 뵈게 되었는데... 저는 무술대회 때문에 여전히 화가 나 있었던지라 부주의로 추 장군님께 상처를 입히고 말았습니다.”사람들의 시선이 추소하에게 쏠렸다. 그의 목과 턱에는 새로 생긴 상처가 있음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다만 지금은 핏자국이 말라 있었고, 급히 정돈되어 이전처럼 끔찍해 보이지는 않았다.선우유미 또한 추소하를 보며, 미안한 마음이 들어 계속해서 말했다.“제가 추 장군님께 상처를 입혔음에도 장군님께서는 오히려 화를 내지 않으시고 괜찮다고 위로해주셨습니다. 그 어진 마음에 저는 부끄러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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