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유미가 찾아왔다가 마침 나가려던 추소하와 딱 마주친 상황이었다.선우유미에게 이건 정말 원수를 만나 불붙은 상황으로 한마디 말도 필요 없었다. 선우유미의 채찍은 이미 추소하를 향해 휘둘러졌다.추월녀가 도착했을 때 두 사람은 이미 몸싸움을 벌이고 있었다.허나 현저하게 움직이는 쪽은 선우유미뿐이었고 추소하는 계속 피하기만 했으며 단 한 번도 반격하지 않았다.“공주님, 할 말은 있으시면 말로 합시다.”추월녀는 급히 달려가 막았다.오늘 선우유미가 쓴 건 평범한 채찍이었으며 귀해 보이긴 했으나 예전의 화염 채찍에 비하면 차이가 컸다.선우유미는 채찍을 휘두르려던 순간 추월녀가 달려오자 채찍의 잔여 힘이 추월녀를 다치게 할까 봐 깜짝 놀라 동작을 멈추었다.허나 추소하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여전히 증오가 가득했다.“나는 이 사람과 하늘 아래 함께할 수 없고 할 말도 없다! 월녀야, 비켜라. 널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공주님, 제 오라버니는...”“공주님, 채찍은 제가 망가트린 것이 맞습니다. 화를 풀지 못하셨다면 이번에는 제대로 한 판 겨뤄서 복수할 기회를 드리겠습니다.”추소하는 급히 나가야 했기에 선우유미와 엉기고 싶지 않았다.추소하는 추월녀를 한번 보고는 말했다.“월녀야, 비켜라.”“오라버니, 안 됩니다!”추월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추소하의 무공은 선우유미보다 훨씬 뛰어나다. 지난번 채찍을 망가뜨린 사건만 해도 선우유미는 오래도록 원한을 품고 있었다. 이번에 다시 이기면 선우유미는 국공부를 정말 미워하게 될 것이다.지금 국공부는 바람 앞의 등불과도 같아 추월녀는 더 이상 사건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괜찮다. 그냥 한 판 겨루는 것뿐이다.”추소하는 뒤돌아 추일을 바라보았고 추일은 어쩔 수 없이 손에 든 장검을 양손으로 내밀었다.“오라버니...”추월녀는 추소하를 한 번 보고는 무언가를 깨달은 듯했다.추소하는 미소를 지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추월녀는 한숨을 쉬며 뒤돌아 자운선을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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