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월녀가 상처를 입은 건 맞으나 가벼운 상처에 불과했다.말 등에서 훌쩍 내린 후에 그녀가 한 손으로 흑곰을 들어 올리자, 그 자리에 있던 사내들은 입이 떡 벌어졌다.‘겉보기에 연약해 보이는 여인이 이리도 날렵하다니.’“저희 국공부가 폐하께서 지정하신 사냥감을 사냥했사옵니다.”한쪽 무릎을 꿇으며 말하는 추월녀에게서는 여인의 느낌이 전혀 나지 않았다.오히려 그녀의 말 한마디 동작 하나하나에 장수의 기개가 서려 있는 것을 본 황제의 눈빛에 놀라움이 스쳤다.안세권도 복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고.그때, 넋 놓고 있던 황후가 웃으며 말했다.“참으로 대단하군! 역시 월녀는 명여윤의 여식답게 여장부로다. 국공부에는 약해빠진 여인들이 없다니까.”이를 보던 황제는 잠시 멍해 있다가 미소를 지었다.“하면 지정한 그 곰이 맞는지 안 내관이 확인해 보라.”“예, 폐하.”안세권이 흑곰의 근처에 다가갔으나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추소하와 구청하가 곰을 뒤집었다.“맞사옵니다, 폐하. 바로 이 곰이옵니다!”황제가 고개를 끄덕이자, 안세권은 큰 소리로 선언했다.“가을 사냥 대회는 국공부의 승리입니다!”국공부의 사람들과 황후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박수를 보내지 않아 잠시 정적이 흐르다가 한참 지나서야 박수 소리가 하나둘 들리기 시작했다.처음 출전한 국공부가 이런 성과를 거둘 줄을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이에 승복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은 사람들, 그리고 달가워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폐하, 무왕 대군도 돌아왔사옵니다.”잠시 후, 무왕부의 사람들이 흑곰 몇 마리를 싣고 왔으나 이는 황제가 지정한 곰이 아니었다.무왕부의 사람들은 대부분 무사했으나 무왕의 몸은 피가 묻은 채 흙투성이가 되어 있었다.“상무야, 다친 데는 없느냐?”황후가 서둘러 물었다.유상무는 황제와 황후에게 예를 갖춘 뒤에 입을 열었다.“아바마마, 황후 마마, 그저 가벼운 상처를 입었을 뿐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옵니다.”그 말에 황후는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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