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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전쟁보다 위험한 사랑: Chapter 241 - Chapter 250

280 Chapters

제241화

“너... 지금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진 선우원영이 주변을 둘러보니, 일 년에 한 번씩 열리는 추계 사냥대회라 황제를 포함한 황족들과 문무백관, 그리고 명문가의 자제들까지 모두 모여 있어서 사냥터 숲 외곽의 광장은 사람들이 꽉 들어차 있었다.추월녀는 책임을 묻는 식으로 추궁하기 싫어서 명확하게 말하지 않았다.그리했다가는 추소하의 체면뿐만 아니라 존엄에도 영향을 끼칠 수가 있기에.하지만 오만이 하늘을 찌르는 이 여인을 그냥 두고 볼 수만 없었던 추월녀는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 선우원영을 흘끗 쏘아보았다.그러고 나서 그녀가 황제에게 아뢰었다.“폐하, 이 여인은 난신적자의 여식입니다. 옛날 제 오라버니가 난신적자 선우재덕을 진압하고 공을 세웠을 때, 이 여인은 진왕 대군의 총애를 등에 업고 제 오라버니에게 해를 가하였사옵니다.”“월녀야...”황제는 복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월녀가 이 말을 꺼내는 이유가 첫째는 봉진이 없는 틈을 노린 것일 테고, 둘째는 잠시 후에 봉진을 구하러 갈 때 국공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으니, 자신의 요구도 들어달라는 거겠지. 하긴 국공부의 사람들은 모두 고수나 다름없어. 어찌 되었든 월녀가 상무를 구출했으니, 봉진도 구출할 수 있을지도 몰라.’황제가 안세권을 바라보자, 안세권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폐하, 만 통령에게 이미 사람을 보냈사오니 잠시 후에 황가군을 이끌고 올 것입니다.”‘황가군이 도착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해. 월녀도 이를 잘 알고 있어서 과거의 빚을 청산하며 시간을 벌려는 것이야. 물론 이 때문에 진왕을 구하는 데 방해가 되지는 말아야겠지만, 어쨌거나 이 아이는 나이가 어림에도 만만치가 않구나.’서비가 조급함을 감추지 못하고 한마디 내뱉었다.“추월녀! 네가 늑대무리와 마주쳤다면서 왜 아직도 봉진을 구하러 가지 않는 것이야?”하지만 추월녀는 서비의 말을 무시한 채 선우원영을 쳐다보며 황제에게 말했다.“저와 제 오라버니가 목숨을 버릴 각오로 진왕 대군에게 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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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화

선우원영은 갑자기 깊은 두려움에 휩싸이고 말았다.추월녀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 수는 없었으나 그것이 매우 끔찍한 일인 것은 확실해 보였다.자신이 휘두른 칼 때문에 추소하가 사내구실을 못 하게 되어 국공부의 대가 끊어진 것처럼 말이다.‘이년이 칼을 휘둘러 내 가슴에 두 개의 흉터를 남긴 것이 본 모습이라고 생각했건만 그게 아니었구나. 그리 내게 치욕을 안겨주고도 또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이야?’추월녀는 더 이상 선우원영을 쳐다보지 않고 황제 앞에 다가가 ‘쿵’하고 무릎을 꿇었다.“월녀 아씨, 대체 왜 이러시는 겁니까?”비록 무슨 일이 벌어질지 어렴풋이 짐작은 했으나 황제와 추월녀를 번갈아 보며 안세권은 여전히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그러나 안색이 어두워져 있던 황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폐하, 이 여인은 충신에게 해를 가한 것도 모자라 그 명예까지 더럽혔사오니 부디 엄히 벌하여 주시옵소서.”이렇게 말하면서 추월녀는 머리를 땅에 박았다.황제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마음이 급한 서비를 포함한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추월녀가 요구를 명백히 드러냈다는 것은 유봉진을 구하라고 말하기 전에 먼저 억울함을 당한 자신의 한을 풀어달라는 뜻이었다.‘추소하가 사내구실을 못 하게 되었으니 내가 원영에게 어떤 벌을 내려야 이들 남매의 분노를 완전히 가라앉힐 수 있을까?’사람들의 시선이 생각에 잠겨있던 황제에게로 향했다.그때, 추소하가 조용히 추월녀의 옆으로 걸어오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녀와 나란히 무릎을 꿇었다.이런 행동을 취하는 것은 죽음을 각오하고 자기 여동생과 함께하겠다는 뜻이나 다름없어서 이 모습을 보던 선우원영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황제만 바라보았다.‘역시 봉진이 없으니 날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구나.’죽음이 두렵진 않았으나 선우원영은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몰려왔다.“폐하, 봉... 봉진은 잠시 후에 반드시 돌아올 것입니다. 그... 그는 무사할 터이니...”“원영 낭자, 어느 안전이라고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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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두 호위무사에 의해 끌려가고서야 선우원영은 황제의 말이 농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일국의 군주는 한 입으로 두말하지 않는다고 봉진이 전에 말했었지. 그렇다면 정말로 내게 이 가혹한 벌을 내리려는 것인가? 폐하께서 어찌 이러실 수가 있단 말인가!’“안 된다! 이놈들아! 이거 놓지 못하겠느냐!”알 수 없는 두려움이 몰려와서 그녀는 몸부림치기에 바빴다.“폐하! 저는 봉진이 가장 사랑하는 여인이자 폐하의 며느리입니다, 폐하!!!”궁형이란 말에 사람들이 이미 가뜩이나 놀라워하고 있는데 그런 와중에 선우원영이 이런 어리석은 말을 내뱉었으니 다들 그저 혀를 끌끌 찰 뿐 아무도 상대해 주지 않았다.‘황제의 며느리가 되는 것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이라고 이리 쓸데없는 말을 내뱉는 것인지. 이게 다 본인이 자초한 일이란 걸 정녕 모른단 말인가?’“폐하!!! 폐하!!!”목 놓아 울부짖었으나 황제가 시선을 주지 않아서 선우원영은 시선을 추월녀에게 돌렸다.“추월녀! 네가 나를 이리 만들었으니, 봉진은 평생 너를 증오할 것이다! 아직도 봉진과 혼인하여 진왕부에 들어가고 싶다면 명을 거두시라고 어서 폐하께 간청하거라! 내 말 안 들리느냐? 추월녀! 내 말을 무시한다면 넌 죽을 때까지 저주받을 거야! 추월녀... 제발... 날 좀 살려주라... 월녀야... 제발...”하지만 선우원영이 점점 멀어지는 것을 보기만 할 뿐 추월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물론 황제도 아무 표정도 짓지 않았으나 서비는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이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때, 만영호가 황가군을 이끌고 오는 것을 보고 안세권이 가라앉은 분위기를 깨뜨렸다.“폐하, 만 통령이 이끄는 황가군이 도착하였사옵니다.”그 말에 황제가 눈을 번쩍 떴고, 서비도 정신을 차리고는 서둘러 말을 꺼냈다.“월녀야, 네가 늑대 무리를 봤다고 했지? 하니 이제 만 통령과 함께 봉진 구하러 갈 수 있지?”비록 선우원영을 좋아하지 않았으나 그녀가 궁형에 처한 것이 서비는 마음에 걸렸다.‘원영을 지켜주지 못했다고 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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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서비는 갑자기 눈을 번쩍 뜨더니 추월녀를 쏘아보며 물었다.“혹... 진왕비가 되고 싶은 것이냐? 그렇다면 내가...”“제가 바라는 것은 그 반대입니다, 마마.”퉁명스럽게 답한 뒤, 추월녀는 황제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지난번 폐하의 명을 받들어 석산으로 가선 진왕 대군을 구한 뒤에 제가 지아비를 구했다는 유언비어가 백성들에게 퍼졌사옵니다. 저는 이제 진왕 대군을 좋아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의 인연은 이미 오래전에 끝났습니다. 이런 유언비어는 출가하지도 않은 제 명예만 짓밟을 뿐이니 사람들의 입만 막아주시겠다면 지금 즉시 진왕 대군을 구하러 맹수 구역에 가겠사옵니다.”그녀의 말을 들을수록 안세권 마음속의 불안은 점점 커졌다.‘이 여인의 기고만장함이 날이 갈수록 커지네. 한시가 급한데 이리도 질질 끌면 대체 어쩌겠다는 거야.’“폐하...”“좋다!”자기 아들의 목숨이 중요해서 황제는 결국 서둘러 결정을 내렸다.“오늘 국공부가 추계 사냥대회에서 우승을 거두어서 매우 기쁘니 호륭군의 지휘권을 추소하와 추월녀에게 맡기겠다. 추소하는 호륭군의 통령으로, 추월녀는 부통령으로 임명할 테니 오늘부로 두 사람은 호륭군을 지휘하라.”실은 기마와 활쏘기가 뛰어나나 호륭군을 무예가 검증되지 않은 추월녀에게 맡기는 것이 내키지 않아서 황제가 추소하를 통령으로 임명했던 것이었다.물론 추월녀가 바란 것은 호륭군이 국공부에 속하게 되는 것이라 자기의 오라비가 지휘해도 크게 상관이 없었다.“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폐하.”모든 황족의 안위를 지키는 것이 호륭군 통령이 해야 할 일이었다.추소하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난 추월녀가 휘파람을 불자, 말이 어디선가 달려 나오더니 순식간에 그녀의 앞에 멈춰 섰다.추월녀가 훌쩍 말에 올라타는 것을 보고 유상무도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으나 가슴에서 피가 솟구쳐 가진명의 부축이 필요했다.그러자 가진명이 그를 부축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나리, 월녀 아씨께서 움직이지 말라 하셨습니다.”하지만 추월녀의 말만 귀에 들어왔던 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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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화

“만 통령, 저와 선봉을 맡아 속히 진왕 대군을 구하러 가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추월녀는 놀란 사람들의 시선을 무시한 채 날카로운 눈빛으로 갓 도착한 황가군 지휘관 만영호를 쏘아보며 말했다.이미 전장에서 추월녀의 지략을 경험한 바 있는 데다 뛰어난 무예까지 직접 봤던지라 그녀에 대한 존경은 물론 숭배하게 하게 되었다.그래서 추월녀의 말에 대해 만영호는 감히 거절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예! 월녀 아씨!”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기 바쁘게 추월녀가 타고 있던 말이 크게 울부짖었다.그러더니 먼지가 일며 추월녀의 모습이 순식간에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말았다.하지만 만영호는 그저 넋을 잃은 채 이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다행히 추월녀가 혼자서 늑대 무리를 상대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했던 추소하는 재빨리 말에 올라탄 후에 한마디 내뱉었다.“숙모님들, 그리고 호륭군의 벗들이여! 즉시 나와 함께 진왕 대군을 구하러 맹수 구역에 갑시다!”이 말을 듣고서야 만영호는 정신을 번쩍 차렸다.추소하와 몇 명의 여인들이 추월녀의 뒤를 따르는 것을 보고 그도 서둘러 황가군을 이끈 채 사냥터로 들어섰다.“한데 나와 함께 선봉에 서겠다던 월녀 아씨는 대체 어디 있는 거야? 그림자조차 안 보이네. 아씨! 저와 함께 가셔야죠! 어디에 계십니까?”땅을 뒤흔드는 말발굽 소리와 함께 먼지가 이는 모습을 바라보던 유상무가 가슴을 부여잡은 채 가진명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자, 가진명은 열여덟 기병을 이끌고 온 병사들과 함께 이들의 뒤를 따랐다.이들이 떠난 후, 먼지가 가라앉았으나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심장은 여전히 북처럼 요동쳤다.“아씨가 이런 모습에 대해 너는 대체 언제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냐?”자운선의 팔을 붙잡은 채 추일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으나 마음이 복잡했던 자운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깊은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어릴 적부터 추월녀를 모셨던지라 자운선은 그녀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아씨가 무예를 몇몇 고수들에게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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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화

“아씨께서 따로 전하신 말씀은 없사옵니다. 그저 쇤네가 드릴 말씀이 있어서 이러는 것입니다.”이마를 땅에 대고 있던 자운선은 왜소한 몸임에도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자운선의 등 뒤로 이어진 균열을 보며 머릿속에는 조금 전 추월녀가 창을 휘두르던 장면이 떠올라 황제가 무겁게 숨을 내쉬었다.“할 말이 무엇인데?”황제는 말하면서 저도 모르게 무력감을 느꼈다.자신이 그토록 신임했던 아들이 자신이 생각했던 모습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어서.그러자 자운선은 손바닥을 꼬집으며 용기 내어 말했다.“폐하, 아씨께서는 일부러 무예를 숨기신 것이 아니오라 진왕 대군께서 예전에 무예를 익히는 여인이 싫다고 하신 적이 있어서 아씨가 직접 군의 상황을 살피시고, 여러 차례 전장에 몸을 던지셨음에도 이를 밝히지 못하셨던 겁니다. 우리 군이 불리한 상황에 부닥쳤을 때, 아씨께서 직접 얼굴을 가린 채 전장에 나서신 적도 있었사오나 진왕 대군께서 싫어하실까 봐 여태 숨기고 계셨사옵니다.”그 말에 사람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하면 그동안 동릉에서 전쟁의 신이라 불렸던 진왕 대군이 공을 세웠던 것이 추월녀의 덕이란 말인가?’‘일개 여인이 직접 군을 살피고 출전까지 했다고? 참으로 대단하구나!’“이 망할 계집년이 대체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것이냐!”그때, 서비가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감히 월녀를 내 아들의 머리 꼭대기에 앉히려 하다니. 그것도 모자라 봉진이 세운 공도 월녀에게 넘기려 들고. 고얀 년 같으니라고!’“폐하! 이년이 세 치 혀를 놀려 진왕 대군의 명예를 훼손하였으니 엄히 벌하여 주십시오. 여봐라! 당장 이년을 끌어내어 곤장을 치도록 하라!”서비의 명이 떨어졌으나 단 두 명의 호위무사만이 자운선의 뒤로 다가갔을 뿐, 다른 이들은 감히 나서지 못했다.하지만 황제께서 아직 입을 열지 않았기에 누구도 감히 서비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물론 서비의 말을 거역한다면 나중에 화를 당할 수도 있기에 다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추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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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화

유봉진은 한때 추월녀가 진심으로 연모했던 사내였다.자신을 구해준 은혜를 갚기 위해 그녀는 9년 동안 줄곧 한 가지 신념을 지켰는데 그것은 바로 크면 그에게 시집가는 것이었다.물론 그 믿음이 선우원영의 등장으로 산산조각이 나기 전까지는 말이다.지금 유봉진은 피투성이가 된 채 검은 늑대들과 싸우고 있었다.늑대 한 마리를 베어내면 곧바로 또 한 마리가 달려드는 탓에 팔과 다리를 포함한 온몸에서 피가 줄줄 흘러내렸지만, 그는 여전히 검을 쥐고 버티고 있었다.이 모습을 보고 있던 추월녀의 눈빛에는 차가움만 있을 뿐 한 치의 동정도 없었다.그때, 검은 늑대 한 마리가 유봉진을 덮쳐 그를 땅에 넘어뜨린 후, 또 다른 검은 늑대가 와서 그의 다리를 문 채 끌고 가기 시작했다.“나리!!!”진무가 대성통곡하며 유봉진을 구하려고 할 때 또 한 마리의 늑대가 나타나 진무의 앞길을 가로막았다.그 순간 무언가를 본 듯 진무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월녀 아씨가 어찌 이곳에.”추월녀가 유봉진의 시야에 나타났던 것이었다.그러자 마치 희망을 본 듯 진무의 눈에서 빛이 났다.“월녀 아씨, 어서 나리를 구해주십시오!”그 말에 추월녀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늑대에 의해 끌려간 유봉진이 검을 든 채 힘겹게 몸부림치고 있었다.진무의 외침에 피투성이가 된 유봉진도 자연스럽게 나무 위에 앉아 있던 추월녀를 발견하게 되었다.하지만 추월녀의 안위가 걱정되어 유봉진이 본능적으로 내뱉은 첫마디는 자신을 구해달라는 말이 아니었다.“월녀야, 위험하니까 빨리 도망치거라!”그러나 도망가기는커녕 추월녀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설령 진왕이 내게 감정이 남아있을지는 몰라도 원영을 위해 오라버니를 함정에 빠뜨려 죽음으로 몰아넣었으니 이미 모든 것은 끝났어.’“월녀야! 어서 도망가지 않고 뭣 하는 것이냐!”이렇게 말한 뒤, 늑대를 걷어차고 겨우 일어선 유봉진은 절뚝거리며 추월녀가 올라탄 나무 밑까지 다가왔다.그러나 여기까지 오느라 몸에 상처가 더 생긴 것은 물론 다리의 살점 하나도 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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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화

“월녀야...”손을 뻗어 허공을 향한 순간 유봉진은 자신이 그녀와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월녀야...”“나리, 그만 말하십시오. 죽기 싫으면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게 좋을 겁니다.”추월녀가 그를 등진 채 팔을 휘두르자, ‘챙’하는 소리와 함께 검은 늑대들은 창에서 뿜어져 나온 한기에 의해 두 걸음 뒤로 물러났다.‘아씨가 무예 고수였단 말인가?’추월녀의 모습을 보던 진무는 충격을 받았고, 유봉진도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가슴이 싸늘하게 식는 것을 느꼈다.‘난 월녀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구나. 이렇게 된 이상 이제 와서 다시 시작할 수는 없겠지?’하지만 추월녀는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비록 늑대들이 잠시 물러나긴 했으나 늑대의 잔혹함을 추월녀는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검은 늑대들은 단지 상대의 실력을 가늠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후퇴했을 뿐이니 잠시 후에 우르르 달려들어 갈기갈기 찢으려 할 것이야.’생각을 마친 추월녀가 허공을 가르며 장창을 휘둘렀다.“나리를 잘 보호하거라!”말이 끝나자마자, 검은 늑대 몇 마리가 동시에 그녀를 향해 달려들었다.“월녀야! 조심하거라!!!”유봉진이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가슴에 통증이 느껴져서 그만 피를 토해내고 말았다.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으며 추월녀가 장창을 휘두르자, 한 마리의 늑대가 허공으로 튕겨 나갔다.길고 유연한 몸을 지닌 그녀가 허공으로 솟구쳤더니 늑대들은 그녀가 착지하길 기다리며 으르렁거리고 있었다.그 모습을 보던 유봉진의 마음은 또 초조해졌다.‘이제 보니 월녀의 경공이 나보다 훨씬 뛰어나구나. 하나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언젠가는 착지해야 하는데. 만에 하나 그때를 노려 늑대들이 한꺼번에 달려들면 어떡하지?’“진무야, 속히 월녀를 도와주거라!”추월녀가 강하단 것을 알아챘는지, 검은 늑대들은 봉진과 진무 쪽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었다.아마 교활해서 추월녀만 죽이면 나머지 둘은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그런 것 같았다.진무가 검을 집어 들며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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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화

“네가 무예 익히는 것을 내가 싫어해서 지금까지 이리 숨겨왔던 것이냐?”유봉진의 쉰 목소리는 절망감과 무력감이 배어있었고, 얼굴은 사색이 되었다.“그만 하세요!”추월녀의 답은 고작 이 한마디뿐이었다.그녀는 공격해 오는 검은 늑대를 향해 창을 휘두르며 맨 앞에 있던 늑대 두 마리를 바로 쳐냈다.그러자 늑대들이 전략을 바꾸는 것 같았다.언덕 위에 우두머리로 돼 보이는 검은 늑대가 두어 번 울부짖자, 늑대 두 마리가 유봉진과 진무 쪽으로 달려들었다.“이런 교활한 것들 같으니라고!”추월녀가 눈살을 찌푸리며 돌아서더니 유봉진을 공격하려던 늑대를 찌르고 나서 또 창을 휘둘러 진무 쪽으로 달려오던 늑대도 쳐냈다.그러나 그사이 추월녀의 뒤에서 용맹해 보이는 또 다른 검은 늑대 두 마리가 그녀를 향해 달려와서 그녀가 몸을 비틀며 겨우 한 늑대를 쳐냈으나 다른 한 검은 늑대의 발톱이 그녀의 팔에 닿고 말았다.“월녀야! 위험해!”이 모습을 보고 간담이 서늘했던 유봉진은 절망에 빠졌으나 여전히 추월녀의 안위를 걱정했다.추월녀가 눈을 가늘게 뜨며 창을 휘두르자, 그 검은 늑대는 허공으로 튀어 올랐으나 그 순간, 다른 늑대들이 또 유봉진과 진무 쪽으로 달려들었다.그렇게 몇 번의 반복 끝에 추월녀 팔의 상처도 깊어졌고, 진무 또한 유봉진을 보호하느라 여기저기 찢겨 온몸이 상처투성이였다.그 와중에 추월녀를 바라보는 유봉진의 눈빛은 애틋함이 담겨 있었다.“월녀야, 어서 도망쳐. 나 같은 놈 때문에 너까지 죽을 필요가 없다.”그는 진심으로 후회했다.‘이렇게 훌륭한 여인이 곁에 있었건만 내가 호기심 때문에 그 무례하기 짝이 없는 촌년에게 마음을 빼앗기다니. 원영이 천박하고 무례하다며 어머니가 그녀를 촌년이라고 했을 때도 이를 변명하기에 바빴는데 이제 보니 이 모두가 내 잘못이었어. 나만 눈이 멀어 보석과 돌멩이를 구분하지 못했구나.’“미안하구나, 월녀야. 내가... 참으로 못났다.”“제가 도망을 친다면 우리 국공부에 큰 재앙이 닥칠 겁니다!”추월녀는 눈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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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그 말을 듣고도 추월녀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차를 마신 반면 추소하는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월녀야, 우리가 나리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으니 이러다 폐하께서 벌을 내리면 어떡하지?”하지만 추월녀는 찻잔 뚜껑으로 찻잎을 살짝 밀어내며 담담히 말했다.“진왕 대군의 목숨을 구했는데 폐하께서 왜 벌을 내린단 말입니까.”“하나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 패쪽은 폐하께서 어쩔 수 없이 내주신 거라 마음속으로 불만이 많으실 거다. 하니 이를 빌미로 나중에 이를 빌미로 트집을 잡을지도 몰라.”당시 추월녀가 진왕 대군을 구하길 거부해서 황제가 어쩔 수 없이 그녀에게 패쪽을 내주어 황족을 보호하기 위해 창설된 부대인 호륭군의 부통령에 임명했던 것이었다.이들이 어찌 보면 황제에게 협박을 가한 것이나 다름없었다.비록 당시에 황제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나 그 불쾌함을 표출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물론 내가 이용할 가치가 있다는 걸 폐하께서도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벌은 내리시지 못할 겁니다.”이렇게 말하며 추월녀가 미소를 지으며 추소하를 바라보았다.“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오라버니의 말대로 폐하께서는 인재를 보는 눈이 있어서 어리석게 행동하지 않을 겁니다.”“그야 모르는 일이니 함부로 말하지 마라.”추소하의 안색이 어두워졌으나 추월녀는 여전히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그러자 자운선도 추월녀의 말에 힘을 실었다.“저도 아씨 말이 맞다고 봐요. 비록 전에 호륭군을 진왕 대군이 지휘했다고는 하나 실은 도련님이 모든 것을 도맡아 하지 않았습니까. 대부분의 병사도 도련님을 따르고 있으니 현재 패쪽이 도련님의 손에 있는 것이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폐하께서도 이를 모르지 않을 테니 화내지 않을 겁니다.”“네가 어찌 감히 폐하의 험담을 하는 것이냐! 월녀와 붙어 다니더니 네년도 아주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말은 이리 해도 추소하는 자운선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진왕은 다리를 다쳐서 일어날 수 있을지도 모르고 무왕도 사냥터에서 다쳤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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