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지금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진 선우원영이 주변을 둘러보니, 일 년에 한 번씩 열리는 추계 사냥대회라 황제를 포함한 황족들과 문무백관, 그리고 명문가의 자제들까지 모두 모여 있어서 사냥터 숲 외곽의 광장은 사람들이 꽉 들어차 있었다.추월녀는 책임을 묻는 식으로 추궁하기 싫어서 명확하게 말하지 않았다.그리했다가는 추소하의 체면뿐만 아니라 존엄에도 영향을 끼칠 수가 있기에.하지만 오만이 하늘을 찌르는 이 여인을 그냥 두고 볼 수만 없었던 추월녀는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 선우원영을 흘끗 쏘아보았다.그러고 나서 그녀가 황제에게 아뢰었다.“폐하, 이 여인은 난신적자의 여식입니다. 옛날 제 오라버니가 난신적자 선우재덕을 진압하고 공을 세웠을 때, 이 여인은 진왕 대군의 총애를 등에 업고 제 오라버니에게 해를 가하였사옵니다.”“월녀야...”황제는 복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월녀가 이 말을 꺼내는 이유가 첫째는 봉진이 없는 틈을 노린 것일 테고, 둘째는 잠시 후에 봉진을 구하러 갈 때 국공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으니, 자신의 요구도 들어달라는 거겠지. 하긴 국공부의 사람들은 모두 고수나 다름없어. 어찌 되었든 월녀가 상무를 구출했으니, 봉진도 구출할 수 있을지도 몰라.’황제가 안세권을 바라보자, 안세권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폐하, 만 통령에게 이미 사람을 보냈사오니 잠시 후에 황가군을 이끌고 올 것입니다.”‘황가군이 도착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해. 월녀도 이를 잘 알고 있어서 과거의 빚을 청산하며 시간을 벌려는 것이야. 물론 이 때문에 진왕을 구하는 데 방해가 되지는 말아야겠지만, 어쨌거나 이 아이는 나이가 어림에도 만만치가 않구나.’서비가 조급함을 감추지 못하고 한마디 내뱉었다.“추월녀! 네가 늑대무리와 마주쳤다면서 왜 아직도 봉진을 구하러 가지 않는 것이야?”하지만 추월녀는 서비의 말을 무시한 채 선우원영을 쳐다보며 황제에게 말했다.“저와 제 오라버니가 목숨을 버릴 각오로 진왕 대군에게 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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