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쌓아온 소성란의 실력은 막강했다.그 자리에서 감히 토를 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통역이 말을 전하자, 한 투자자가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그럼 소 대표님이 매번 말씀하시던 그 천재 제자라는 분 말씀입니까?”소성란은 웃음이 가득 번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주변 사람들이 연달아 맞장구쳤다.“그분 오시면 꼭 환영 파티를 여셔야죠. 다들 오래전부터 궁금해했는데.”“당연하지, 당연하지.”소성란은 연신 호응하며 더 깊은 미소를 지었다.오늘이 바로 유하의 이혼 소송이 열리는 날이었다.전문 변호사팀까지 붙여둔 터라, 결과에 문제는 없을 거라 확신했다.패리에 있는 자기 집도 이미 단장해 두었다.곱게, 화려하게.이제 남은 건 유하가 돌아오는 것뿐이었다....법원 옆 가로수길.유하는 온몸으로 버텨내며 몸부림쳤다.그때, 주머니 속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인적 드문 길에 울려 퍼진 벨소리가 유난히 날카로웠다.아마 변호사 쪽에서 유하를 기다리다 못해 전화를 건 게 분명했다.남자가 한 손을 뻗어 그녀의 핸드폰을 꺼내 전원을 끄려 했다.그 찰나를 놓치지 않고, 유하는 힘껏 팔꿈치를 뒤로 찔러 넣었다. 그리고 손이 시뻘겋게 벗겨지도록 차문을 붙잡은 채, 필사적으로 몸을 밀어내며 외쳤다.“살려...!”그녀는 목이 갈라진 듯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그러나 두 번째 소리를 내기도 전에, 남자는 더욱 거칠게 유하를 끌어당겼다.사나운 힘에 손이 문에서 떨어져 나가면서, 유하의 손등에 붉은 상처가 길게 그어졌다.이와 동시에 따가운 고통이 전해졌다.유하의 코와 입은 단단히 막혀, 숨 막히는 답답함이 밀려왔다.게다가 눈앞이 어지럽게 흐려지고, 시야는 점점 빛을 잃어갔다.철컥-문이 소리를 내며 천천히 닫혀 들어오는 게 보였다.유하는 목이 찢어지도록 소리치고 싶었지만, 막힌 입술은 움직이지 않았고, 눈물이 차오르다 못해 터져 내렸다.이어서 떨어진 눈물방울이 남자의 손등 위로 흩어졌다.그 순간, 남자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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