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유하에겐 아직 입에 담기 힘든 이야기였다. 말을 잇지 못해 머뭇거리던 순간, 핸드폰이 진동했다.유하는 황급히 가방 속을 뒤져 핸드폰을 꺼냈다. 발신자는 이솔이었다.청산을 향해 짧게 양해를 구한 뒤, 전화를 받았다.[유하야, 네가 부탁한 거 알아봤어.]이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 하연우라는 애, 사실 오승현이랑 꼭 약혼 관계라 하긴 어려워. 그냥 어릴 적에 집안 어른들이 장난처럼 오갔던 소꿉놀이 같은 약속이지.][정식으로 약혼식을 올린 것도 아니고, 둘이 공식적으로 사귀었다는 얘기도 들은 적 없어.]잠시 뜸을 들이더니, 이솔이 덧붙였다.[근데 뭐, 확실하진 않아. 어쨌든 둘이 같이 해외 유학 간 건 사실이니까. 아마 돌아오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정해지지 않겠어?]통화가 끝나자, 유하의 가슴 속에서 무겁게 눌러오던 돌덩이들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아직 약혼식도 없었고, 공식적인 관계도 아니었다.‘그렇다면... 난 남의 관계에 끼어든 게 아니야.’‘애초에 난 몰랐고, 오히려 속은 쪽이 나잖아.’‘진짜 나쁜 건 오승현이지. 그 인간이 날 속이고 끌어들인 거잖아!’유하의 눈가가 환하게 빛났다. 어느새 다시 호흡이 트이고, 얼굴에도 생기가 돌아왔다.전화기를 내려놓자, 청산은 눈앞에서 달라진 유하의 표정을 보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힘없이 고개를 떨구던 그녀가, 눈동자에 빛을 담아 환히 웃고 있었다.“괜찮아졌어요. 이제 다 괜찮아요.”유하의 잡초 같은 강인한 생명력을 잘 알고 있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청산도 새삼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넌 참... 한결같다.”유하는 고개를 살짝 갸웃하며, 무슨 뜻인지 몰라 눈웃음을 지었다....그 후, 유하는 모든 어두운 기억을 훌훌 털어냈다. 곧장 다시 활기를 되찾아 청산과 함께 프로젝트에 몰두했고, 눈부신 속도로 성장했다.학교 안에서 마주하는 유하의 얼굴은 점점 더 빛나기 시작했다.청산과 유하의 사이도 점점 가까워졌다. 특히 음식과 풍경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어, 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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