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은 반사적으로 그걸 받아 들었다.그러나 손에 닿은 순간, 그대로 굳어 버렸다.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꽃가지를 쥔 손가락만 가늘게 떨렸다.“유하야...”“왜, 또 내가 속 좁고 소심하다고 할 거야?”유하는 시선을 슬쩍 피한 채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대답이 없었다.한참 동안 기다려도 아무 소리가 나지 않자, 유하는 다시 고개를 돌려 청산을 보았다. 마음 한구석이 괜히 불안해졌다.“뭐가, 안 좋아?”왜 이렇게 아무 반응도 없지.“그럴 리가.”청산이 낮게 웃었다. 너무 좋아서 오히려 말을 잃은 쪽이었다.“그냥... 좀 놀라서.”청산이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 올렸다. 손바닥 위에는 은빛이 조용히 놓여 있었다.대나무 마디를 형상화한 은반지.마디마다 촘촘히 박힌 다이아몬드가 가로등 불빛을 받아, 부서지는 별처럼 반짝였다.“미안.”유하는 코끝을 가볍게 문지르며 말했다.“오늘 하루가 너무 정신없어서... 방금에서야 생각났어. 우리 아직 약혼반지도 교환하지 않았다는 거.”조금 머쓱한 듯 웃으며 말을 이었다.“늦긴 했지만, 아직 자정은 안 지났잖아. 그럼 아직 끝난 거 아니지.”유하는 그렇게 말하며 반지를 집어 들었다.반지가 손에서 빠져나가는 순간, 청산의 손이 무의식적으로 앞으로 따라 나갔다가, 정신을 차리듯 멈췄다.그러나 중간에서 유하가 그 손을 붙잡았다.손가락 하나하나에 닿는 감촉이 또렷했다.부드럽고, 따뜻하고, 너무도 현실적이었다.청산의 손가락이 아주 미세하게 떨렸다가, 이내 잠잠해졌다.“유하야.”청산의 목소리가 조금 잠겼다.“기억하고 있었어?”청산은 유하가 잊었을 거라고 생각했다.오늘이 두 사람에게 얼마나 중요한 날인지, 오늘이 약혼식이라는 사실조차.하지만 그건 사람의 목숨이 걸린 일촉즉발의 문제 앞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청산은 그렇게 자신을 설득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청산은 잘 알고 있었다. 이 관계도, 이 약혼식도, 결국은 자신이 계산하고, 밀어붙이고, 간신히 얻어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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