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는 공기.박중순은 유하의 형형한 눈빛에 겁을 먹은 듯 목을 움츠렸다. 더는 소리 지르지 못하고, 그저 흐느끼며 울기만 했다.유하는 입을 꾹 다물었다. 억지로 표정을 가라앉히고, 얼굴에 힘겹게 미소 비슷한 걸 걸었다.수많은 시선을 견디며 박중순의 팔을 잡아끌었다.‘학교에서 더 난리 치게 둘 순 없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끌고 나가야 해.’...학교 밖으로 나오자, 기다리고 있던 두 명이 눈에 들어왔다.아버지 소만근, 그리고 외삼촌 박강수였다.셋이 몰려든 모양새는, 오래전처럼 사냥감을 몰아세우는 듯했다.유하는 박중순이 말한 장소가 아닌, 미리 잡아둔 식당으로 그들을 이끌었다.식당 안쪽 룸에 들어서자, 박중순이 가장 먼저 앉아 유하의 손을 붙잡았다.눈물은 또르르 흘러내리고 목소리는 한없이 부드러웠다.“얘야, 이렇게 오랜만에 너를 보니 엄마가 살 것 같다.그동안 소식도 없고, 혹시 잘못된 건 아닌지 밤마다 눈물로 살았어.이렇게 잘 지내는 거 보니... 엄마 마음은 이제 놓인다.”마치 조금 전 학교 앞에서 “죽어버리겠다”라고 난리를 치던 사람이 아닌 듯, 온화한 표정이었다.유하는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그만해. 가식 떠는 거 역겨워.”“얘가... 네가 어떻게 엄마한테 그런 말을 해?내가 너 낳고 키우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 감사는 못할망정, 욕을 해?”박중순은 말끝마다 울음을 섞었다.‘낳고 길렀다고?’‘도망치지 않았으면 굶어 죽거나, 맞아 죽거나, 아니면 어디론가 팔려갔을지도 몰라.’‘다 동생 예물비 맞추려고 내 목숨 내다 팔았을 사람들이.’한참 울다가 유하가 꿈쩍도 하지 않자, 박중순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더니 슬며시 유하의 노란 패딩 재킷으로 손을 뻗었다.“옷이 참 좋네. 밖에서 이렇게 잘 지내면서, 집에 얼굴 한 번은 비쳐야 할 거 아냐. 우리 집이 어떤 고생하는지 네가 알기나 해?”유하는 박중순의 손길을 세게 밀쳐냈다.박중순은 잠깐 얼이 빠진 얼굴을 하더니, 금세 눈을 새빨갛게 부라리고 소리쳤다.“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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