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Bab 541 - Bab 550

658 Bab

제541화

남박민이 분명히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만약 알고 있었다면, 결코 이렇게 잔인하게 손을 쓰지는 못했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최소한 아주 조금의 양심은 남아 있는 법이다. 옛말에 호랑이는 자신의 새끼를 먹지 않는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네!" 남박민의 이를 갈며 말했다. "이경, 네가 아무리 초나라 공주라 하더라도 어디 감히 우리 남진의 공주를 죽여! 네가 저지른 죄는 악질 중의 악질이야!" "너를 용서하지 않을 거야!" 그는 남명월의 시신을 내려놓고는, 이경을 향해 달려들며 장풍을 날렸다. 그 순간, 후욱하는 소리와 함께 이경의 뒤 편에서 누군가의 장풍이 날아왔다. 두 장풍이 부딪히게 된 순간, 남박민의 몸이 먼저 튕겨져 나갔다. 그이 몸은 마치 줄이 끊어진 연처럼 허공을 날다가, 땅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대황자님!" 도착한 호위무사들은 깜짝 놀란 얼굴로 서둘러 그를 부축해주었다. 이경은 고개를 돌려 자신의 뒤에 선 남자를 바라보았고, 자연스레 그의 어깨 위로 시선을 고정하게 됐다. 상처조차 치료되지 않은 몸으로 이곳에 나타난 것이었다. 이 사람, 정말 자신을 강철인이라고 생각하는 건가?그리고 곧이어 도착한 수십 명의 호위무사들까지 모여 이 일대를 빈틈없이 에워싸기 시작했다. 윤세현은 어두운 표정으로, 이경을 자신의 뒤에 숨겼다. 그런데 이경은 뜻밖에도 이번에는 고집을 부리지 않고 순순히 그의 뒤에 설 줄이야. 예상 밖의 일이었다. 윤세현은 이경이 거침없이 나서면서, 상관없는 일이라고 신경 끄라며 떠들어댈 줄 알았다. 이내 연지와 청지도 도착했다. 문정수는 아직 사람들을 이끌고 칠조를 찾고 있느라 미처 도착하지 못하였다."연지야." 이경이 낮은 목소리로 연지를 부르자, 연지는 재빨리 달려가 이경을 자신의 뒤에 숨겼다. "공주 마마, 겁내지 마세요. 어차피 저희는 초나라로 도망가면 됩니다." 그의 목소리는 아주 작았다. 포위된 전장 안에서 그들 두 사람 외에는, 다른 사람들은 거의 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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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화

"누가 폐하를 만나 뵙고 싶다는 거야?" 혼란스러운 와중에, 갑자기 누군가의 무거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남박민은 눈이 반짝였고, 그는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어머니, 명월이가 이경의 손에 죽게 됐습니다!" "뭐라고?" 그 말은 들은 남양은 얼굴이 굳어진 채로, 점점 차가워져 가는 남명월의 시신을 조용히 바라볼 뿐이었다. 그녀는 그렇게 한참을 지켜보다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이경을 노려보았다. "왜 내 딸을 죽인 거야?" "남명월은 제가 죽인 게 아닙니다." 윤세현의 뒤에 선 이경은, 남박민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누가 이런 짓을 저질렀는지는, 대황자가 누구보다 잘 알 것 같은데요?" "그게 무슨 말이야?" 그러자 남박민의 얼굴은 굳어졌다. 방금 윤세현의 장풍을 맞아 심맥을 크게 다치게 된 그는, 지금은 가볍게 숨만 쉬어도 가슴에서 피가 출렁이며 입 밖으로 치밀어 오를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제 말이 무슨 뜻인지, 대황자께서는 정녕 모르신다는 겁니까?" "이경! 더 이상 내 앞에서 함부로 지껄이지 말거라!" 남양은 매우 화가 났다. 화가 나서 손끝이 떨릴 지경이었다. "내가 묻는 것에만 대답해. 왜 내 딸을 죽였냐고!" "말했잖습니까, 전 범인이 아니라고요!" "어디 감히 내 아들을 모함하려 하는 거야. 증거라도 있어?!" 남양의 날카로운 눈빛은 현장의 모든 사람들을 훑었다. "너희들! 누가 증언해 줄 사람 있어?" "장공주 마마께 아뢰옵니다. 방금 대황자께서는 계속 저희랑 함께 있으시다가 욱양전으로 향하여 장공주 마마를 찾아뵈러 가는 중이셨습니다. 저희가 얼마든지 증언해 드릴 수 있습니다!" 이내 다른 호위무사도 앞으로 나서며 한마디 덧붙였다. "장공주 마마, 대황자께서는 정말 방금까지 저희랑 함께 계셨습니다. 박양전 사람들이라면 다 알고 있을 겁니다. 당시 황자께서는 금방 박양전에서 막 나오신 것을요…" 이경은 두 호위무사를 조용히 지켜보았다. 가만히 들어보면, 두 사람 다 거짓말을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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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3화

청지는 조용히 세자를 바라보았다. 이 상황에 한 마디도 하지 않는 그의 행동이, 진심으로 답답하게 느껴졌다. 조금만 더 용기를 내어, 무조건 믿어준다는 단 한마디의 말만 해준다면 구공주는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상대가 남자라 할지라도, 다른 사람이면 감동을 받아 어쩔 바 몰라할 것이었다. 이경의 마음을 살 수 있는 이렇게나 좋은 기회에, 그런 행동을 하는 그가 너무… 너무나도 멍청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이경은 이미 윤세현의 뜻을 알아챈 뒤였다. 그녀는 윤세현의 성격 상 절대로 좋은 말은 하려 하지 않을 거라 짐작했지만 그는 여전히 그녀의 손을 꼭 잡아줄 뿐이었다. 꽉 잡은 이 손보다 더욱 설득력 있는 말이 뭐가 있겠는가? 청지는 결국 참지 못해, 이경의 뒤에서 나지막이 한마디 하였다. "세자 나리께서 저희더러 짐을 준비하라고 하셨습니다. 언제든지…" 그는 목소리를 더욱 낮춘 상태로 말을 이었다. "공주 마마와 함께 도망칠 준비를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에 이경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녀는 급히 고개를 들어 윤세현을 바라보았다. 칼에 찔리고 나서 크게 화를 낼 줄 알았는데, 그는 화를 내기는 커녕, 오히려 함께 도망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정말 듣던 대로 도도하고 고고한 세자 그 자체였다. 윤세현은 여전히 그녀에게 시선 한번 주지 않은 채, 남양에게 차갑게 말했다. "이 일은 당연히 폐하께 알려졌을 것입니다. 그러니 장공주 마마, 원하시든 원치 않으시든 폐하의 결재를 받아야 합니다." "만약 마마께서 폐하의 결재를 기다리지 않고 이곳에서 먼저 선수를 치신다면, 그것 또한 마마께서 누군가를 감싸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신 거라 생각하게 되는데요?" 남양은 눈을 가늘게 뜬 채 윤세현을 바라보았다. 역시 자신이 눈여겨본 남자 다웠다. 위급한 상황에서도 전혀 굴하지 않는 모습…남양은 더욱 윤세현을 차지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하지만 이 와중에 이경과 꽉 맞잡은 그의 열 손가락이 좀 눈에 거슬릴 뿐이었다.이내 남양은 고개를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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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남명월이 죽었다는 소식에 남경의 눈빛은 급격히 무거워졌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이경을 바라보며 물었다. “구공주, 할 말 있으신지?” “진범은 따로 있습니다.” 이경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자 남양은 벌컥 화를 내며 말했다. “내가 묻는 것에만 대답해. 당신, 명월이가 사고를 당하기 전에 명월이를 만난 적 있지?”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밤 당신은 계속해서 명월이를 뒤쫓고 있었지?” “그렇습니다.” “대체 무슨 일 때문에?” 단단히 화가 난 남양의 얼굴은 굳어져버렸다. “당신이랑 명월이 사이에, 대체 무슨 원한이 있었길래?” “저랑 명월 공주 사이에는 아무런 원한도 없습니다. 다만 오늘 밤, 제 곁을 지키던 어린 궁녀 한 명이 사라졌는데, 명월 공주가 이 일과 관련이 있다고 의심되어 뒤쫓은 것뿐입니다.” “허튼소리하지 마! 명월이가 왜 네 곁의 어린 궁녀를 신경 쓰는 건데?” 남양은 고개를 돌려 남경을 바라보며 애써 분노를 억누르고는 말했다. “폐하, 이 일은 구공주가 저지른 짓이 분명합니다. 폐하께서 부디 잘 판단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러자 남경은 한상궁과 눈빛을 마주치고는, 이내 시선을 이경에게로 돌리며 물었다. “구공주, 진범을 증명할 증거가 있다고 했지?” 지금 이경이 증거를 내놓지 못하게 된다면, 이 일은 매끄럽게 넘어갈 수가 없었다. “증거가 있긴 하지만, 지금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경은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헛소리로 사람을 속이지 마!” 남양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노려보았다. “증거가 있다면 당장 제출해. 아니면, 그저 시간을 끌고 있는 거라 생각할 수밖에 없어!” 그녀의 말대로 사실 이경은 핑계를 대면서 시간을 끌고 있었다. 연지로부터 아무런 소식을 접하기 전까지는 함부로 움직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남명월이 칠조를 숨긴 일에 대해, 남박민도 알고 있는지 여부 역시 지금으로서는 확실하지 않았다. 당시 칠조가 목격한 사람은 분명 남명월과 남박민, 두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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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화

두 시간이면 남은 일들을 해결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그래서 혹여 이경이 몰래 증거를 날조하거나, 사람들을 데리고 도망이라도 가면 어떡하나 싶은 의심까지 들게 됐다. 게다가 이경의 곁에는 윤세현도 있었기에, 만약 그들이 정말 마음을 먹고 도망가게 되면 다시 잡아오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었다. 이내 남양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폐하, 구공주에게 어느 정도 시간을 주는 건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구공주를 감금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말에 윤세현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증거를 찾겠다는데, 감금되면 어떻게 증거를 찾아라는 건가?” “세자 나리, 모두가 보았듯이… 명월이가 사고를 당했을 때 현장에는 오직 구공주만 있었습니다.” 남양은 고개를 돌리고는 차갑게 말했다. “그러니 지금으로선 구공주의 혐의가 가장 큽니다. 그런 사람을 밖에 내보냈다가, 정말 증거를 찾을지, 증거를 없앨지, 혹은 증거를 조작하려 할지 누가 장담할 수 있나요?” 혐의가 있는 자더러 증거를 찾게 하라니, 이게 말이 되냐고? 윤세현이 반박하려던 순간, 이경이 먼저 입을 열었다. “상관없습니다. 폐하께서 직접 명월 공주의 시신을 지켜주겠다고만 약속하신다면, 전 기꺼이 두 시간 동안 감금되어 있겠습니다.” “정말이야?” 윤세현은 의아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두 시간을 이용해 무언가를 하려고 했던 게 아니었어? 이경이 직접 나서서 조사하지 않는 한, 다른 이들이 그렇게나 짧은 시간 안에 무언가를 알아내기란 어려울 것이었다.필경 남명월이 죽기 전,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아는 건 오직 이경뿐이니까. “전 괜찮습니다.” 이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제 아내가 감금되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전 절대 아내 혼자 억울하게 둘 생각은 없습니다.” 평소 같으면 이경은 이 한마디에 분명히 반박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내는 무슨, 이미 이혼한 사이이기에, 그녀는 지금 굳이 반박할 마음도 없었다. 윤세현은 남경에게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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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이들과 맞서 싸우는 것은 불가능했다.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시위들만 수천수만 명이었고, 깊은 내공을 품은 남양과 한상궁 두 사람을 상대하는 것까지도 이미 골칫거리였다. 전에 윤세현은 남양과 맞붙은 적이 있었는데, 당시 중상을 입은 그는 몸이 미처 회복되지 않은 상태라 당연히 남양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비록 지금은 내상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완전히 회복한 것도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남양과 다시 싸우는 것은 그 또한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이경은 그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이왕 자신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려 하는 이상, 윤세현은 반드시 목숨을 걸고 싸울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녀가 아는 윤세현은 가끔 미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니…그러니 차라리 두 시간 정도 감금되는 편이 나을 거라 생각하였다. "한상궁님, 제일 얇고 가벼운 비단 천 수십 장이랑 밝은 야광주 하나를 준비해 주십시오." 끌려가기 전, 이경이 한마디 부탁하였다. 한상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이경이 요구한 물건들은 궁 안 어디에나 존재하여 준비하기에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이경과 윤세현은 함께 감금되었다. "아까 청지랑은 무슨 얘기한 거야?" 이경이 먼저 입을 열었다. 감옥 안으로 들어오기 전, 윤세현은 눈빛으로 청지와 알 수 없는 교류를 했는데, 청지는 그의 눈빛의 뜻을 알아챈 듯 바로 물러섰기 때문이다. 그동안 생사를 넘나들며 수많은 세월을 함께 해온 두 사람은, 이젠 호흡이 척척 맞았다. 사실 이경은 이런 점이 다소 부러웠다. 문정수나 청지나, 세자에게 평생 한결 같이 끝까지 변함없는 충성을 보이는 것이 부러웠다. "네가 연지한테 시킨 일, 나도 청지한테 똑같이 시켰어." 감옥 안에는 바깥 벽에 있는 초의 희미한 불빛만이 들어올 뿐이라 매우 어두웠다.겨우 서로의 형체를 볼 수 있을 뿐이었지만, 윤세현의 눈에는 이경의 작은 얼굴이 매우 선명하게 보이는 것 같았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이경이 대체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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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이경의 얇은 입술이 윤세현의 상처에 닿으려는 순간, 그녀는 잠시 멈칫하고는 고개를 들었다. 마침 윤세현 역시 고개를 숙이고 있었기에, 그 순간 두 사람은 눈을 마주치게 됐다. 감옥 안의 빛은 매우 희미했지만, 두 사람의 시선만큼은 매우 정확하게 서로를 향했다.그 순간, 이경은 자신의 심장이 쿵하는 소리와 함께 요동치는 것을 느끼자,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려 애썼다. 이 남자, 가까이서 보니 또 다른 매력이 있네. 잘생긴 데다가, 사람을 홀리는 듯한 매력. “내가 뭘 하려는 줄 알았어?” 어느새 그녀의 목소리도 약간 힘이 풀린 듯했지만 최대한 감춘 덕에, 다행히 윤세현이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윤세현은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 그는 이경이 단지 자신의 상처를 소독해주기 위해서 방금전의 행동을 한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치료는, 그도…이경이 갑자기 고개를 숙이자, 촉촉하고 따뜻한 입술이 그의 상처 위를 스쳐 지나갔다. 윤세현의 온몸의 근육은 순간 긴장되었고, 그는 마음 같아서는 당장 이경을 들어 올려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기고 싶었다. 하지만 그랬다가 자신의 몸의 비밀을 알아채기라도 할까 봐 두려웠다. 그 비밀을 알게 되면, 틀림없이 그의 정신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것이 뻔했다. 결국 그는 간신히 손을 내려놓았고, 주먹을 꽉 쥔 채 절대 함부로 굴지 않기로 다짐했다. 그러나 어깨 상처 위로는 여전히 따뜻한 기운이 맴돌고 있었다. 이경이 마치 얌전한 어린 고양이처럼 자신의 몸 위에 엎드려 있다니, 윤세현은 한 번도 이런 일을 겪어본 적이 없었다. 그는 주먹을 더욱 꽉 조였고, 호흡은 어지럽게 흐트러진 나머지 숨이 턱까지 막혀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상처 소독에 집중하고 있는 이경은 전혀 그런 눈치를 채지 못한 듯했다. 얼마 뒤, 소독을 마친 이경은 비로소 손을 들어 올렸다. 그 따뜻한 감촉이 자신의 어깨에서 사라지는 순간, 윤세현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순간적으로 공허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인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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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8화

윤세현은 여전히 아무 말 없었다. 이마에서는 그저 식은땀이 계속하여 흘러내릴 뿐이었다. 그 뜨거운 땀방울만 봐도, 그가 지금 몹시 괴로워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경은 의사의 촉으로 물었다. "내가 한번 봐볼까?" 그녀의 한마디에, 윤세현의 얼굴은 다시 새파래졌다. 어떻게 그걸 여자한테 보여주라는 거야?!윤세현은 고개를 들어 이경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이미 한번 모욕한 것도 모자라서, 이젠 도발까지 하려는 건가? "다른 뜻은 없어. 그냥... 자세히 어느 부위를 다친 건지 보려고..." 이경도 이렇게까지 난처한 상황은 겪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도 스스로 저지른 일이었기에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는 짐작이 갔지만, 그녀는 정말 고의는 아니었다. "설마... 후유증이 있지는 않겠지?" "내가... 후유증이라도 생기는 거 바라는 건 아니겠지?" 윤세현은 이경을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 날 아예 불구로 만들고, 남백훈이랑 함께 잘 살아보려고 그러는 건가? 꿈 깨! 내가 그렇게 쉽게 망가질 것 같아? "나쁜 뜻은 없었다니까." 이경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왜 그렇게 무서운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건지 이해할 수 없는 듯했다. 하지만 윤세현의 목소리는 이미 쉴 대로 쉬어 있어, 일단은 다투지 않기로 했다. "심호흡 몇 번 해봐. 좀 나아질지도 몰라." 그러자 윤세현의 싸늘한 시선은 다시금 이경에게로 날아들었고, 놀란 이경은 바로 입을 다물었다. 그래, 남자의 자존심을 건드렸으니 일단은 쓸데없이 참견하지 말자. 어차피 시간이 좀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이경은 자신이 그저 한 번 움켜쥐었을 뿐인데 이렇게까지 고통스러워할 줄은 몰랐다. 뜻밖의 소란 때문에, 감옥 안의 분위기는 다시 어색하게 되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평온을 되찾았다. 스며드는 촛불 사이로, 그의 잘생긴 얼굴에 맺힌 콩알 같은 땀방울이 희미하게 보였다. 윤세현은 여전히 한쪽 다리를 굽히고 있었다. 무덤덤한 얼굴로, 아무렇지 않은 척 애쓰고 있었지만 얼굴 가득한 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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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이경은 괜히 감회가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그제야, 자신이 이 남자에게 생각보다 훨씬 덜 거부감을 느끼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리저리 돌고 돌아도, 윤세현은 여전히 그녀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게다가 이경은 왠지 모를 편안함까지 느끼고 있었다. 이경은 문득 얼마 전, 자신이 윤세현에게 했던 냉정한 한마디가 떠올랐다. ‘당신은 나를 편안하게 해 줄 수 없어.’당시 그 한마디가 그의 마음에 얼마나 큰 상처가 되었을지…“무슨 생각해?” 바로 그때, 윤세현의 낮은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들려왔다. 밖의 촛불은 점점 희미해지더니, 결국 아예 꺼지고 말았다. 그 때문에 사방이 깜깜해져 손가락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무서우면 이리 와.” 아직 고통의 여운이 남아있었던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쉬었지만, 낮고 거칠어서 꽤나 유혹적이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내 이경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무서워할 것 같아?” 그러자 윤세현의 눈빛은 가라앉았다. 이 여자가 정말, 가끔은 좀 나약한 모습을 보여줘도 되는 거잖아? 바로 그때, 이경은 갑자기 일어나 그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순간 윤세현의 심장은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이경은 그의 곁에 다가와 앉더니, 바로 몸을 기댔다. “너…” “좀 추워서.” 깊은 가을의 한 밤 중이라 제법 날씨가 쌀쌀하긴 했다. 반면 윤세현은 건장한 체격에, 체온도 높고 혹한과 폭염에도 익숙해서 추위를 느끼는 감각이 조금 둔했다. 자연스레 손을 든 윤세현은 저도 모르게 이경의 손등에 부딪히게 됐다. 그는 본능적으로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는데, 작은 그녀의 손은 정말로 차가웠다. 그는 이내 자신의 옷을 벗어 이경에게 덮어주었다. “아직 한 시간 남짓 남았으니까, 누워서 좀 자.” “내가 자는 사이에 나한테 못된 짓 하지는 않겠지?”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이경은 정말로 편히 누웠다. 그의 무릎을 벤 채로 말이다. 윤세현은 수많은 고민에 마음이 답답한 상태였는데, 이경의 머리가 그의 무릎에 닿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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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화

윤세현은 마음 같아서는 이경을 팍 한 대 때려주고 싶었다. 이 여자 눈에는, 내가 그렇게 권력에 욕심이 많은 사람으로 보이는 건가? "왜 그래? 그냥 농담한 거야!" 거부감을 드러내는 듯한 그의 모습에, 이경은 내심 기분이 좋아지며, 말할 수 없는 감회가 밀려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두 사람은 치고 받고 싸웠었는데…사실 어쩌면, 그도 이경과 싸우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세상 일이 원래 이렇게 변덕스러운 건지, 아니면 처음부터 두 사람은 이렇게 다정했어야 됐는지…"내려갈 거야." 그런 생각이 들자, 이경은 괜히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윤세현의 품에서 자려하니 뭔가 이상했다. "나랑 사이좋게 지내는 게 싫어?" 윤세현이 눈썹을 추켜올리고는 물었다. 우린 원래 가까이 지내야 하는 사이가 아닌가? "어색하지 않아?" 이경은 똘똘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어둠 속이라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타오르는 듯한 그의 눈빛은 선명하게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 윤세현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쉬어 있었지만, 그는 매우 단호했다. "내 아내를 안는 건데 왜 어색해?" "우린 이미..." "그건 네 생각일 뿐이고." 이혼 합의서는 그에게 있어서 그저 종이 한 장에 불과할 뿐이라, 아무 효력도 없었다. 다소 졸린 이경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게다가 한 시간 뒤에는, 큰 싸움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결국 이경은 천천히 눈을 감았는데, 이내 흐릿한 정신 속에서 한마디를 듣게 됐다. '너는… 평생 내 아내야.' 그 뒤에 이어진 윤세현의 얘기는 듣지 못했지만, 그녀는 짐작할 수 있었다. '내 아내라면 내 아내인 거야.' 고집 가득한 그의 태도에도, 자신은 부정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는 것을 말이다. 윤세현의 품에서 몸을 뒤척이며 더욱 편한 자세를 잡고는, 느긋하게 잠들었다. 이 남자의 품에서 이렇게나 편안할 수 있다니. ... 그렇게 한 시간 남짓 후, 21세기 시간으로 새벽 3시가 되었을 즈음.감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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