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윤세현은 인내심이 바닥 나 있었기에, 남경도 더 이상 군말 없이 바로 본론을 꺼냈다.“난 세자랑 서영이가 혼인하여, 앞으로도 계속 남진에 남아 있기를 바라네. 만약 혼인한다면, 자네한테 반드시 높은 지위와 권력을 줄 것을 약속하네…”“그거 말고, 다른 걸로 하시죠.”윤세현은 조건을 끝까지 들을 생각조차 없었다.이서영과의 혼인이라니, 절대 불가능했다.그의 단호한 태도에 남경과 한상궁은 서로 눈짓을 주고받았다.곧이어 한상궁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세자 나리, 만약 현주와 혼인하시고 훗날 현주가 즉위하게 되면, 세자께서는 이 모든 세상을 통제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경이 외에는, 이 생에 다른 어떤 여자도 아내로 맞이할 생각이 없습니다.”윤세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한상궁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그리고 만약 누군가 경이의 목숨을 해친다면, 전 제 생이 다하는 그날까지 지구 끝까지 달려가 그 자를 반드시 죽일 겁니다!”평생 쫓아가 죽여버린다고?그 한마디에 남경의 심장은 순간적으로 조여들었고, 다시금 기침을 할 뻔했다.한상궁 역시 얼굴빛이 어두워졌다.“세자, 저희는 구공주의 목숨을 노린 적이 없습니다. 방금 전 충분히 힘을 조절하고 장풍을 날린 것입니다!”그러나 윤세현은 덤덤한 표정으로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그렇다, 한상궁은 분명 힘을 조절하였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경은 중상을 입게 됐다.“세자, 서영이는 비록 지금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지만 그 아이는 엄연히 남진의 현주일세. 존귀한 신분인데, 정말 그 아이를 한 번도 눈여겨보지 않는 건가?”하지만 무표정인 윤세현의 모습에, 남경은 그가 정말로 마음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게다가 마음이 없을 뿐만 아니라, 몹시 싫어하는 것 같은 기색이었다.남경은 한참동안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가, 이내 천천히 입을 열었다.“좋소. 사람마다 뜻이 다른 법이니 세자가 우리 남진에 남고 싶지 않다면, 나도 억지로 남아라고 하지는 않겠소.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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